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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클럽창비 1기 회원이 되어 알게 되었고 창비 한국사상선시리즈 독서모임 지원 이벤트에 당첨되어 불교 공부를 하면서 수행,정진하는 3명의 도반과 함께 읽게 되었다. 시나 소설이 아니라 대선사들의 행적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어려웠지만 중요하게 느낀 글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창비 60주년 대기획으로 한국 사상선 시리는 간행의 말에 문명전환을 이룰 대안사상의 모색이라는 과제로 한국사상의 면면한 바탕을 발견하는 과정이라는 말에 딱 부합하는 듯하다. 조선 초 억불의 거센 파도가 휘몰아칠 때 불교의 가치를 옹호하고 선과 교의 전통을 지켰던 함허 기화, 임진왜란 당시 의승군을 일으켜 구국 항쟁을 이끄는 한편 간화선 우위의 선교겸수라는 수행 체계를 정립해 조선 후기 불교의 방향성을 제시한 청허 휴정, 끝으로 전통에서 근대로의 이행기에 선의 중흥을 도모하고 승속의 경계를 뛰어넘는 삶을 살다 간 경허 성우의 일생과 사상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함허 기화스님에 대한 글에서 밑줄 그은 부분을 옮겨보면, "하나의 책에 한 글자도 없음을 안다면 경전을 보며 어찌 다시 하나하나 언어로 설명하겠는가?" "청정하게 욕심을 적게 하고 법을 위해 몸을 잊으며 많이 듣고 힘써서 기억하여 뒤에 오는 이들을 맞이해 이끄는 것이 진실로 불자가 해야 할 일이다." 청허 휴정스님에 대한 글에서는, "이익과 손해, 기쁨과 슬픔은 밖에 있을 뿐 내 안에 있지 않으며, 나가고 물러남, 영광과 치욕은 일신상의 문제이지 본성과는 상관이 없다." "조사와 부처를 알려고 하는가? 그대 앞에서 법을 듣는 이가 바로 그이다." " 이 마음은 나올 때도 근본이 없고 들 때도 통로가 없으니, 실상은 있지만 있는 곳이 없고 늘 움직이며 작용한다." "참선이 곧 염불이요 염불이 바로 참선이라 본성은 방편을 떠나서 밝디밝고 매우 고요하도다." "여관에 잠시 몸을 맡기듯이 태어남과 죽음을 마치 봄과 가을처럼 보는데 하물며 만물이 이루어지고 무너지는 것은 말할 것이 있겠는가?" 경허 성우스님에 대한 글에서는 이러하다. "부처가 간 곳을 알고자 한다면 바로 말하는 이 소리로다." "모든 수행을 다 하지만 오직 무념을 근본으로 여긴다." "새의 노래와 꽃 웃음 마음에 끝이 없고 달 밝고 바람 맑으니 도는 가난하지 않도다." "흰 구름 흐르는 물 곳곳에 있으니 부처 한번 되어놓으면 무슨 걱정 있을런가 보고 듣고 앉고 눕고 밥 먹고 옷도 입고 말하고 잠도 자고" 경전과 어록의 원문을 이해하기 쉽게 각주에 설명을 해 놓았고 본문의 내용 또한 구어체로 표현한 부분은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창비 60주년을 축하드리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한국사상선 #창비 #한국사상 #한국철학 #책추천 #북스타그램 #함허기화 #청허휴정 #경허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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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유 억불의 조선에서 불교사상을 계승하고자 한 세 승려의 글을 모은 창비 한국사상선 4권 『불교사상의 계승자들 함허기화 · 청허휴정 · 경허성우』
여말 선초를 거쳐 조선 후기까지 한국 불교를 빛낸 거장들, 함허 · 청허 · 경허, 세 승려의 일생과 핵심 저작들을 통해 불교사상을 살펴보고, 그 역사적 위상을 평가한 뒤 사상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책이다. 조선이 세워진 후 배불의 정치적 기조 속에서도 불교계는 시대와 공존하면서 스스로의 활로를 찾았고 선과 교, 신앙과 의례 전통 등의 복합적 계승이 이루어졌다. 현존하는 전통 사찰과 불상 및 불화, 불서의 대부분은 본격적 유교사회라고 할 수 있는 조선 후기에 조성된 것이다. 이 시기에 간화선 수행과 선종 우위의 인식, 교학의 전승과 화엄의 중시, 염불 정토 신앙의 확산 등 조선 불교의 내적 정체성이 형성되었고 이는 현재 한국 불교의 원형을 이루게 된다.(15면)
함허 기화(1376~1433) 조선 초기 불교계를 대표하는 선승이면서 교학에도 정통하여 『금강경』 『원각경』 등에 대한 해설서를 남겼다. 또한 『현정론』을 지어 당시의 불교 비판론을 잠재우고 불교의 장점을 내세우며 유교와 불교가 공존해야 하는 이유와 당위성을 밝혔다. 그는 당시 불교계를 주도했던 나옹계의 법맥을 이었고 태종과 세종 대에 시행된 억불 정책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불교 전통을 계승하고 그 가치를 지켜내고자 했다.(23면)
청허 휴정(1520~1604)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고승으로 임진왜란 때 의승군을 일으켜 충의의 공적을 쌓은 ‘서산대사’라는 별호로 잘 알려진 분이다. 『선가귀감』은 조선 불교 법통의 연원인 임제종의 간화선을 내세우면서도 선과 교를 함께 닦는 수행 방안을 제시한 책이다. 휴정은 부처가 마음을 전한 것이 선이고 말로 드러낸 것이 교임을 전제로 하면서도, 선종 5가 가운데 임제종을 높이 평가하고 화두를 의심하고 참구하는 간화선의 우월성을 내세웠다. 문자나 대상에 집착하지 말고 자신을 직시해야 한다고 보았다. 결론적으로 휴정은 유가의 천리, 현묘한 도를 비유하는 도가의 곡신을 불교의 일심으로 회통시켜 삼교를 아우르고자 했다.(27~29면)
경허 성우(1849~1912) 한국 근대 선불교의 중흥조로 알려진 승려로, 일상에서의 선의 실천과 대중화를 추구했다. 경허 성우의 선 사상은 죽음에 대한 실존적 고민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화두 참구의 간화선을 택했으며, 자유자재한 주체를 지향했고, 마음의 분별이 사라진 무심의 경지를 추구했다. 대화와 문답을 통해 선의 기풍을 새롭게 일으키고 승가 안에서부터 선의 대중화를 추진했다. 경허 성우는 전통과 근대의 격랑 속에서 큰 혼란을 겪던 불교계에 선의 일상화와 대중화의 화두를 들고 실행에 옮긴 선각자이자 실천가였다.(37면)
이 책을 읽으며 불교가 한국사상사 전반에 미친 영향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