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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우연히 이 책을 봤을 때, 뭔가 장엄(?)해 보였던 ‘그 숲에 살다’라는 제목과 지나치게(?) 심플하고 정갈한 표지의 언밸런스가 오히려 맘에 들었다. 마치 여기저기 화려한 책들 속에 피곤해진 내 눈에 휴식을 주려는 듯했다고나 할까…
그동안 내가 ‘산’을 보며 느꼈던 그 모든 것들 (편안함, 안정감, 시원함, 청량감, 여기저기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맡아지는 건강한 땀내음 등)이 이 책의 첫인상이었다. 표지의 ‘이용직 산림소설’이라는 낯선 문구도 시선을 끌었다. 일단 표지는 합격! 내용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구입했다.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표지에서 보았듯이 산림소설이라고 해서 대충 짐작은 갔다. 하지만 나무, 숲, 산. 이런 심플한 명제들이 어떻게 소설로 엮여질지가 궁금했던 거다. (단순한 내용의 나열이나 반복일지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감도 있었다는 건 안 비밀^^!) 옴니버스식(적어도 나에겐 그렇게 느껴졌다)으로 엮여진 일화 하나하나는 일제 강점기, 해방 이후, 6.25 전쟁을 지나 무장공비가 출몰하기도 한 암울했던 60~70년대를 거쳐 현대까지 우리나라 역사를 관통하는 하나의 대하드라마(?)라 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주인공 달수가 겪은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는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 불행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처절하다. 그의 삶은 흔히 회자되는 ‘가난한 민초의 삶’을 훨씬 벗어난 영역이었다. 하지만 달수는 좌절하지 않고 불행이 닥칠 때마다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비록 그의 삶은 ‘이래도 포기 안 해? 누가 이기나 두고 보자!’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맞서나갔다. 나무와 숲을 포기하면 더 큰 영화를 누릴 수도 있었건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좀 모자른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리고 평생 동안 외길로 나무를 아끼고, 숲을 사랑한 그는 그 숲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었다. 그 숲에 살며, 그 숲을 지키며 살다간 그는 죽어서도 그 숲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을 우리에게 선물로 남겨준 것이다. 이 책은 뻔한 듯 결코 뻔하지 않은 달수 씨의 삶 속으로 나를 초대했고, 난 한 상 멋들어지게 차려진 달수 씨와 등장인물들의 살아온 모습을 보면서 최대한의 대접을 받은 듯해 배부르고 만족한 오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