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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xpress'
박찬호는 1994년에 태평양 바다를 건넜다. 그 이전 최동원이 완수하지 못한 MLB에 진출해서였다. 곧바로 LA 다저스 선수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했고, 2년이 지나서야 다시 빅리그 마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처음부터 다저스의 25인 명단에 포함된 그는 다저스의 유망주로 성장해 나갔다. 이후에는 다저스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가 됐다.
케빈 브라운이라는 에이스가 부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하는 와중에도 박찬호는 마운드를 호령했다. 약물의 시대를 지나가는 와중에 상대해야 했던 많은 선수들과 직접 대결을 피하지 않았다. 약점도 많은 투수였지만, 그는 네셔널리그를 대표하는 투수가 됐다. 다저스에서만 80승 이상을 쓸어담으면서 그는 이후의 꿈도 키워 나갔다. 정규시즌 200승과 사이영상 수상 그리고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하지만 박찬호는 위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2001년에 허리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탓이었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당시 박찬호는 그러지 못했다. 단년 계약을 맺으면서 이후 다년 계약을 노렸기 때문이었고, 팀의 에이스였기에 한국인이던 그가 선뜻 아프다는 말을 입밖으로 내놓지 못한 것도 컸다. 결국 그는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지만, 이후의 구위와 제구를 보이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가 텍사스에서 달성했던 100승이 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약 90승을 만드는 동안 필요했던 시간이 필적한 시간이 오간 느낌이었다. 텍사스에서 한 시즌에 6승에 그치기도 했고, 부상으로 인해 자리를 비운 시간이 많은 탓이었다. 100승. 100승을 달성한 그 해로 기억하는 2005년에 그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트레이드됐다. 샌디에이고에서 브루스 보치 감독(현 샌프란시스코 감독)을 만나 재기했다.
샌디에이고에서는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정규시즌에서는 오랜 만에 3안타 경기를 펼치는 등 투타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대타로 출전하기도 했다. 그만큼 박찬호가 샌디에이고에서 만들어 낸 이야기는 길지 않았지만, 다저스 시절처럼 압도적인 투수는 아니었지만, 응원하는 이들을 들썩이게 할 수 있는 멋진 선수였다.
더 큰 위기는 따로 있었다. 장출혈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이후 계약을 따내지 못했다. 보치 감독의 제안(?)대로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까. 그는 선발투수로 뛰길 바랐고, 이적시장에서 뉴욕 메츠와 계약했따. 하지만 한 경기 만을 뛰는데 그쳤다. 운도 없었다. 땅볼을 유도했지만, 야수들의 실책으로 주자가 쌓여갔다. 이후 그는 강판됐고, 메츠에서 방출됐다.
그가 택한 곳은 무더위가 함께하는 라운드락이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인 라운드락 익스프레스가 박찬호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박찬호는 그 곳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정규시즌 100승, 올스타 선정 등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현재와 분투하고 있었다. 지난 2009년에 MBC에서 방영됐던 '박찬호는 당신을 잊지 않았다'에서 그가 라운드락에서 공을 뿌리는 영상이 잠시 나온 바 있다. 마이너리거들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그는 또 다른 야구를 꿈꿨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얻어낸 자신의 발전을 위함이었다. 물론 이전처럼 호투하는 선발투수가 됐다면 좋았겠지만, 그는 자신의 발전을 심도 있게 바랐다. 그가 던지는 공은 곧 인생공부였다. 그 또한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말한 바 있다. 또한 해당 서적의 저자인 민훈기 기자의 질문에 "기자님은 언제까지 사실꺼냐?"는 반문으로 국내에서 은퇴를 언급하는 이들이 있다는 질문에 답했다.
박찬호는 자기가 좋아하는 야구를 계속하길 바랐다. 누구는 꼭 돈과 성공 그리고 명예를 운운하면서 은퇴를 말했지만, 박찬호는 달랐다. 과거의 영광과 실패보다는 오늘의 본인보다 내일의 스스로가 좀 더 발전하길 갈망했다. 어렵사리 1년을 보낸 그는 2008년에 다저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25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구원투수였지만, 그는 역할을 했다. 클레이튼 커쇼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던 해에 박찬호는 다저스 불펜을 지켰다.
다저스에서 영광의 기억을 뒤로 하고 구원투수로 전업했다.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그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했다. 캠프를 통해 5번째 선발자리를 보장받았지만 여의치 않았고, 계투조로 밀려났다. 그는 필라델피아에서 확실한 우완 셋업맨으로 자리를 잡았고, 필라델피아가 2년 연속 네셔널리그 우승 및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데 일조했다. 아쉽게 월드시리즈에서는 뉴욕 양키스에 패했지만, 그가 써간 재기의 이야기는 그토록 험난했고, 또 대단했다.
이후 양키스에 둥지를 틀었지만, 시즌 도중 방출됐고, 부상도 겹쳤다. 이후 그는 만년 약체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했다. 피츠버그에서 그는 구원승으로 124승이라는 역작을 만들어냈다. 피츠버그는 노장으로서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끄는 그와 재계약을 원했지만, 박찬호는 바다 건너 고국에서 뛰길 원했다. 비록 곧바로 건너갈 수 없어 한 시즌 동안 일본을 경유했고, 이후 특별 규정으로 인해 KBO에서 뛸 수 있게 됐다. 박찬호는 한화 이글스와 1년 계약을 맺었고, 자신의 연봉을 모두 기부했다.
민 기자는 전 세계에서 박찬호의 경기를 가장 많이 취재한 인물이다. 야구를 대표하는 기자로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통해 지금도 국내 야구 중계에서 접할 수 있는 기자이자 해설위원이다. 박찬호 외에도 2000년대 미국에서 뛰었던 여러 메이저리거와 마이너리거들을 두루 취재했고, 지난 2014년에 '박찬호'라는 제목의 책으로 그가 달성했고, 이룩했던 역사들의 발자취를 남겨놓았다. 책이 출간하자마자 사서 읽었으며, 지금도 책장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지금보다 좀 더 어렸을 때는 박찬호의 홈페이지에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가 전하는 마음과 태도를 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고, 지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인지해야 하는지에 대해 깨칠 수 있었다. 쓸 때 없이 혼란스러운 환경에서 자라면서, 아직 스스로가 부족해 마음을 들여다 보지 못했고 상황보다는 스스로에 집중하지 못했을 때, 박찬호가 안겨주는 속 이야기는 곧 나로 하여금 진지하게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그랬기에 박찬호를 좋아하면서도 존경한다.
코 흘리던 시골 아이는 어릴 적에 꿈을 꿨다. 큰 돈을 벌면, 미국에 가서 그의 경기를 직접 보길 바랐다. 애석하게도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가 일본에서 뛰고, 한국에서 마운드를 누빌 때도 찾아가지 못했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살고 있는 곳에서 멀다는 핑계를 대기 일쑤였다. 그 후회가 아직도 남아 있다. 스스로가 온전히 자립하지 못해 무엇인가 하기 늘 두려웠다는 변명만이 남아 있다.
그리고 배웠다. 모든 것에는 늦고 빠르고를 떠나 때가 있다는 것을. 그 때라는 것은 올 것 같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살고 있는 현재에 있다는 것을. 무엇보다 내가 스스로 뒤처지는 느낌이 들어 힘들 때면, 내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들을, 그를 통해 알아갔다. 아직 한 번도 만난 적도 없지만, 꼭 보고 싶은 사람이며 언젠가라도 만난다면 야구에 대해, 메이저리그에 대해 많은 것들을 물어보고 싶다. 무엇보다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다. blog.naver.com/seung46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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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직접 쓴 자서전들이 몇권 있다. 이 책은 박찬호가 직접 쓴 책은 아니지만 그에 대해서 꽤나 가깝게 느껴볼 수 있는 책으로서는 상당히 만족스럽다. 자기가 자신을 돌이켜 보면서 하는 이야기와 다른 사람'이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이야기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어느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함께한 관찰자 입장에서의 책이어서인지 또다른 읽을거리들이 존재한다. 기자'와 나누었던 이야기, 그 당시 몰랐던 비하인드 미국 전역을 같이 떠돌아 다니며 박찬호의 예전 경기들을 관람하고 있다는 착각을 줄 만큼 자세하고, 설명하는 장면이 떠오르게끔 해주는 매력이 있다. 책의 저자인 민훈기 기자는 다저스 시절 전부터 미국 메이저리그 특파원 기자로서 활동한 유명 스포츠 기자'이다. 그리고 이 책은 한줄로 평하자면 기자, 특파원의 좋은 예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을 한다. 박찬호가 메이저 마운드에 올라서기전 부터 그리고 IMF시절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희망을 던져준 시기. 그리고 메이저리그에 남긴 기록과 흔적들을 매 시즌 경기 리뷰 형식으로 책에서 다루고 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2년간 내 블로그는 리뷰 형식으로 상대팀 선발투수를 알아보려고 글을 적곤 했다. 이렇게 해본 가장 큰 이유는 박찬호가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이후에는 메이저리그에 도통 관심이 없어진 탓인지 재밌게 경기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떤 투수와 맞붙고 타자와 대결하는지 보면 조금 더 관심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되었고 그렇게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을 조금 늘려보고 싶었다. 그 만큼 코리언 특급 박찬호에 대한 향수가 상당히 컸던 반증이기도 하다. 팬으로서 그의 최고였던 시절의 발자취를 다시 따라간다' 이 자체 만으로도 책을 읽으면서 좋았다. 물론 선수 생활 내내 좋은 기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난 그냥 비판, 비난하기 보다는 그가 메이저리거로서 마운드에 선다는 자체만으로도 자랑스러웠고 좋았던 팬이었다. 시간이 지나니 희미하게 기억나는 부분도 있고 엉터리 기억으로 채워져 있던 박찬호에 대한 추억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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