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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말한 것처럼 '총알탄 사나이' 1편이 '정치적으로 비열'하다는 오해를 일각으로부터 받게 되자, 이후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지는 코미디물은 성향 면에서 정반대로 치닫다시피 한다. 당장 해당 프랜차이즈의 후속물들부터 풍자의 코드와 방향을 180도 다르게 선회했는데, 어차피 할리웃 패권을 잡는 쪽은 리버럴인데다, 레드넥의 티켓 파워가 크지도 않으니 공급자측 트렌드가 그리 흐르는 건 당연할 뿐이다. 이 영화는 '못말리는 비행사'의 속편이다. '총알탄 사나이' 연작과는, 문법과 코드 양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ZAZ의 A인' 짐 에이브러햄스가 메가폰을 잡았음에도 불구, 주커 형제와는 또 꽤나 그 개성이 다르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이지적인 맛은 덜하지만 호흡이 빠르고 보다 촘촘한 개그를 박아넣는 주커 형제의 솜씨를 선호하는 편이다. 전편 '못말리는 비행사'가, 아메리칸 쇼비니즘을 비꼬고 조롱하는 의도였다면, 이 작품은 '람보'를 모티브로 하여 더 신랄한 정치 풍자를 시도했다는 점이 눈에 크게 띈다. 적군에 생포되어 그 생명이 위태롭고, 아마도 극한의 학대까지 받고 있을 GI(물론 거물이나 요인이 아닌, 그저 평범한 미국의 자식들이다)들을 구출하러 간다는 컨셉은 주로 '람보 2편'에서 따 온 것이나, '람보 3', '프레데터',' 그리고 '플래툰' 따위의 걸작, 화제작들에서 셀 수 없이 많은 테마를 빌려 와 보는 이들을 정신 없이 웃게 만든다. 이 무렵 개봉되었던 다른 장르의 흥행작을 패러디한 잠면도 많은데, 그 중 하나가 '원초적 본능'이다. 이 영화의 마지막 씬은 또한 '지옥의 묵시록'의 그 유명한, 지는 하늘의 태양을 비껴 비행하는 헬기 장면도 언급하고 있다.
공공도서관 건축을 위한 첫 삽을 뜨는 뜻깊은 자리에 미국 전직 대통령 5인과 현직 대통령(가상 캐릭터로 벤슨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딱히 누굴 염두에 둔 것 같지는 않다. 참고로 1988년 민주당 듀카키스 후보의 러닝 메이트로 재무장관을 역임한 로이드 벤슨이란 늙은 상원의원이 있기는 했었다)이 한 자리에 모였고, 이를 기자가 보도하는 장면. 이 영화부터가 걸프전을 소재로 했지만, CNN이 뉴스를 상품화하며 거대 방송사, 혹은 문화적 유력 변수의 하나로 등장한 게 불과 이 무렵부터의 일이기도 하다. 기자 제리 켈터 역을 맡은, 차분한 인상의 저 흑인 여성은 실제로 CNN을 비롯, 많은 채널에서 기자,앵커우먼으로 활약하여 미국 시청자에게 얼굴이 익은 사람이며(세월이 세월이다 보니 지금은 많이 늙었다), 따라서 '팻 하비'라는 자랑스러운(그리고 유명한) 자기 이름으로 등장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으나, 다만 이 영화가 제작될 무렵에는 그녀가 아직 무명이었다는 사정이 있었겠다.
지미 카터의 앞을 지나
레이건의 무릎을 깐 후 (기자는 물론 등을 돌리고 현장에서 보도하므로 알 수는 없지만. 방송 진행 설비 여건상 리어 미러로 이를 볼 수도 있겠다)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아버지 부시)가 그 다음
리버럴들에게 악마로 통하는(마치 한국에서 엠 모 대통령이 특정 세대에 찍힌 것만큼이나) 리처드 닉슨은 얼굴에 흙이 뿌려진 후 강타 당하기까지.. 가장 심한 응징(?) 대상이 된다.
전직 대통령 4명이 현직의 삽질에 쓰러지는 여기까지는 그저 슬랩스틱일 뿐 별반 웃길 것은 없다
문제는 여기서, 벤슨 현 대통령(로이드 브리지스 扮)이 아무 손찌검, 발찌검, 삽찌검(...)을 하지 않았는데도, 닉슨과 카터 사이에 서 있던 제럴드 포드가 갑자기 픽 쓰러진다는 사실이다.
이게 왜 개그인지 이해하려면 팩트를 좀 알아야 한다. 제럴드 포드는 선거 당선을 통하여 부통령이 된 게 아니라, 비리로 사임한 스피로 애그뉴의 뒤를 이어 닉슨의 직접적 '지명 절차'를 통해 그 자리에 취임하고 나중에 닉슨까지 없어지자 대통령이 된다. 이 사람은 호인형으로 누구에게도 적의를 사는 타입은 아니었으나, 대신.. 운동 신경이 둔해서, 대통령 시절 헬기에서 내리다 넘어진다든가, 어디에 머리를 부딪힌다든다 하는 해프닝이 잦았다. 닉슨은 재임 중에 '제럴드... 좋은 사람이긴 한데, 걷는 도중에 다리를 놀리면 그땐 입으로 껌을 못 씹는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지.'란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괜히 자빠지는 코미디는 쌍팔년도 웃으면 복이와요 아니냐고 욕을 먹겠지만(이런 건 바닷바람에 쩐 저 남쪽의 수준 낮은 칸츄리가 엄청 좋아한다), 이 영화의 이 장면은 여기 들어간 이유가 있다.
여자는 배에 타면 안 된다고 해서 나름 위장한 게 저건데, 사담 후세인의 코털이 시대의 개그 코드였던 까닭도 있다.
리처드 크레나는 람보 연작에서와 똑같은 제복을 입고 똑같은 계급으로 그대로 출연하여 큰 웃음을 선사한다.
Hell is the impossibility of reason. 어쩌구 하는 건 영화 '플래툰'에서 읊은 유명한 대사다. 그 아들 찰리 쉰이 이 영화의 주인공 토퍼 역이므로 이게 개그가 되는 것이다. 마틴 쉰은 이 영화에서 목소리, 실물로 그대로 출연, 아들과 조우하기도 한다. (요 바로 다음 장면)
'월스트리트에서 짱이었어요!' 서로 같은 대사를 왜 치냐 하면, 이 두 부자 배우가 실제로 1987년작 '월스트리트'에서 共演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아들 찰리 쉰이 주연이고, 아버지는 단역.(이 영화에서도 그렇지만) 이 사실을 모르면 여기서 왜 웃어야 하는지 알수가 없다.
영화의 내레이터가 배경을 설명하며, assassinate라는 단어의 철자가 헷갈리자 쓰고 지우길 반복하다, 결국 포기하고 kill이란 단어로 대신하고 맒.
무슨 용무였건 간에 이런 미녀가 병영에 파견되면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재미있는 건 이 영화 개봉 시점이 1993년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지도에는 (2년 전에 망한)USSR 표기가 남아있다는 점. 프로덕션 진행상 마이너한 차질 때문에 조금 개봉이 늦었다는 걸 눈치챌 수 있다. Iraq의 발음이 rock(미국식)과 비슷하다는 데서, 이란을 a hard place라고 쓴 게 재밌다(the도 아니고 a라고 적은 게 포인트). 영어로 진퇴양난이라고 할 때, rock and a hard place 라는 표현이 있다는 데 착안한 것. 실제로 위 지도에도 이라크 동부 지역만 다른 경계로 갈라 놓고 있다.
양키스 로고가 잠옷에 박혀 있음(스트라이프 디자인을 동기로 한 유머)
오른쪽의 스케줄러에 적힌 말도 웃기지만, 더 의미심장한 건 왼쪽의 기념 촬영 사진이다. 미국 대통령에게 '현금(금액 표시도 없이 그냥 '현금'!)'이라고 쓰여진 프라이즈 써티피킷을 수여받고 있는데(무슨 대회에서 1등을 했기에...), 실제로 이란과 이라크가 전쟁을 벌일 때 미국은 이라크를 지원했으므로, 위에 언급한 '총알탄 사나이 1편'에서는 '미국의 적들' 회동 장면에 사담 후세인이 빠져 있었다. 어쩌면 '정치적 불공정성'에 대한 에이브러햄스 나름의 작은 반성인지도 모른다.
'大統領令: 이 사람들 넣고, 넌 짜져!'
아무려면 대통령 관저에 포로소용소가 나란히 있겠는가(위) 엘비스 우표(아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