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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원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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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했던가. 먹기 위해서 일하고 땀 흘린다. 먹는다는 것은 살아간다는 뜻이다. 먹고살기 위해 일하러 가서 사람들이 죽는다. 너무 많이 죽는다. 한 해에 2000명이 목숨을 잃는다. 작업장에서 출근길에서 집에 가서 자다가, 죽는다. 왜 사람들이 죽는 것일까, 질문하는 그대에게 『노동자, 쓰러지다』를 추천한다. 조선소와 건설 현장, 제철소가 멀게 느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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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했던가. 먹기 위해서 일하고 땀 흘린다. 먹는다는 것은 살아간다는 뜻이다. 먹고살기 위해 일하러 가서 사람들이 죽는다. 너무 많이 죽는다. 한 해에 2000명이 목숨을 잃는다. 작업장에서 출근길에서 집에 가서 자다가, 죽는다. 왜 사람들이 죽는 것일까, 질문하는 그대에게 『노동자, 쓰러지다』를 추천한다. 조선소와 건설 현장, 제철소가 멀게 느껴지는가. 우리 사는 도시에서 누군가는 거대한 배 안에서 몸을 움직일 수도 없는 협소한 공간에서, 안전벨트 하나 메지 못하고 매달린 공사 현장에서, 10만 원만 주면 설치할 수 있는 안전 펜스를 만들지 않은 제철소에서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거대한 크레인이 휘어지고 사람이 다치고 죽는다. 이 짧은 문단들 안에 죽는다는 말이 너무 자주 나온다. 살아보니, 그래도 살다 보니 알겠다. 죽음은 멀리 있지도 아득하지도 않은 거리에서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 가스가 빠지지 않은 배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잠시 쉬었다는 이유로 어떤 노동자는 살고 가스가 차 있는 것을 모르고 들어갔다가 일을 하던 노동자는 죽는다. 인과 관계가 성립되지 않은 이야기가 『노동자, 쓰러지다』에서는 빈번히 등장한다. 
  기업은 현장에서 쓰러진 노동자의 안부를 묻지 않는다. 산업재해로 인정해주지 않으려고 공상으로 처리한다. 공상이란 공무(公務)로 인하여 입은 상처를 의미하지만 산업 현장에서 공상은 산재를 신청하지 않고 회사나 개인이 비용을 들여 업무를 재해를 치료하는 일이다. 산업재해보험으로 노동자의 보상을 처리하면 기업은 보험료가 올라간다. 정부에서 산업재해가 낮은 기업에게 주는 혜택도 전보다 줄어든다. 회사는 다친 노동자를 119 구급대에 태워 보내는 것이 아니라 트럭에 실어 보낸다.
  노동 유연화라는 명목으로 기업은 비정규직을 대거 양산해 낸다. 하청이라는 구조를 만들어 업무를 외주화 시켜 버린다. 노동자들은 자신이 어느 곳에 소속되어 있는지도 모른 채 외로운 노동을 한다. 다치면 산재 처리를 받지 못하고 의료보험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유일하게 산업재해보험만 흑자를 보고 있다. 기계값보다 싼 노동자들은 월급제가 아닌 도급제 즉 시급제로 임금을 받기 때문에 법정 노동 시간인 여덟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일을 한다. 잔업과 특근으로 이어지는 철야 작업은 노동자들을 돌연사나 뇌졸중으로 쓰러뜨린다. 
  우체국은 정규직을 뽑지 않고 그 자리에 비정규직과 외주 업체의 인력들을 대거 투입한다. 요일별로 집배원이 다르게 오는 까닭은 우체국 정규직 집배원이 있고 상시 위탁 집배원 등 단시간 근무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건당 돈을 받기 때문에 뛰어야 하고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장비조차 갖추지 못한 채 (우체국은 집배원들에게 내구성이 강한 헬멧을 지급해주지 않는다.) 오토바이의 속력을 높인다. 조도가 낮은 우편 집중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역시 안전하지 않다. 먼지가 많고 빛이 약한 형광등 아래에서 주소를 찾아 우편물을 분류하는 동안 시신경이 손상되고 어깨 근육이 파열된다. 
  우체국 노동자와 병원 간호사가 추가 근무를 하는 이유는 당연히 돈 때문이다. 여덟 시간에 맞춰 일을 하면 받을 수 없는 돈을 잔업을 하면 받을 수 있다. 그 돈은 20만 원이다. 20만 원 때문에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인간관계를 포기 한다. "20만 원만 더 얹어주면 노동환경이나 건강 이야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을 노동조합도 알고 사 측도 알고, 노동자 자신도 안다."라는 노동조합 간부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수억 원 많게는 수조의 매출 이익을 올리고도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돈은 최저 시급에서 100원 더 많을 뿐이다. 그 돈을 위해 비정규직은 몸을 혹사해 가면서 일한다. 정규직은 새로 뽑지 않은 신입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추가 근무를 해야 한다. 불소가 누출돼도 회사는 노동자에게 알리지 않고 작업장에서 일을 시켰다. 남아 있는 불소를 다 쓰려고 한밤중에 직원을 불러 고장을 고치게 했다. 불소 누출 사건을 기자들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모텔에서 자고 오라고 했다. 이름만 들으면 다 알만한 때론 누군가에겐 선망의 기업들이 한 일들이다. 
  화장품을 팔다가 시식 코너에서 음식을 굽다가 만난 진상 손님들 때문에 울고 싶어도 울 수 있는 휴게 공간조차 갖지 못하는 노동자들. 손님으로 가장한 채 나타나는 모니터 요원들 때문에 솔 음의 목소리로 항상 인사를 하고 제품 설명을 해야 하는 그들은 눈물을 흘릴 시간도 없다.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를 하고 마음을 다잡고 나오는 것이 전부다. 백화점 판매원들이 자살을 하고 민간 기업으로 넘어간 KT 직원들이 목을 메거나 뛰어내린다. 
  『노동자, 쓰러지다』를 읽고 나면 사람들이 일터에서 왜 죽는지 살기 위해 일하러 간 곳에서 왜 다치는지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알았기 때문에 가슴에 칼로 베인 것 같은 아픔이 남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도 못한 어린 학생은 혼자 일을 하느라 프레스기에 목이 끼어 죽었다. 철도 선로를 고치다가 열차를 보지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죽었다. 어린 학생은 생일을 불과 나흘 앞두고 사고를 당했다. 철도 사고를 당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어머니를 살뜰히 챙기는 아들이었다. 인건비를 줄이느라 사람을 더 쓰지 않은 현장에서 그들은 외롭게 죽었다. 책의 일들은 현실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노동자, 쓰러지다』의 죽음은 끝나지 않고 2017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결코 끝나지 않은 죽음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운명이다. 


s*****m 2017.12.1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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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가 사람이 왜 죽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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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이다. 유리컵을 깨뜨리는 바람에 손이 다쳤다. 일을 못하는 일주일 치 시급은 날아갈 테지만 병원비는 내 지갑에서 지불되지 않았다. 병원에 가서 손을 세 바늘 꿰맨 뒤 카드를 하나 받았는데 뒷면에 '勞'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노동자 재해보상 보험. 한국의 산재보험에 해당하리라. 그 후로 약 일주일간을 매일같이 병원에 드나들며 소독하고 붕대를 새로 감아 나왔다. 오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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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이다. 유리컵을 깨뜨리는 바람에 손이 다쳤다. 일을 못하는 일주일 치 시급은 날아갈 테지만 병원비는 내 지갑에서 지불되지 않았다. 병원에 가서 손을 세 바늘 꿰맨 뒤 카드를 하나 받았는데 뒷면에 '勞'라는 도장이 찍혀 있다. 노동자 재해보상 보험. 한국의 산재보험에 해당하리라. 그 후로 약 일주일간을 매일같이 병원에 드나들며 소독하고 붕대를 새로 감아 나왔다. 오륙 년 전쯤 일본에 있을 때 벌어진 일이다. 부러운 건 솔직히 부럽다고 말해야겠다. 당시 손에서 피가 나자 동료들이 밴드를 가져와 붙여주었고 그래도 멈추지 않자 지배인은 병원을 수배한 뒤 스스로 택시를 잡아 나를 태웠었다. 『노동자, 쓰러지다』를 읽으면 딴 나라이자 별세계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무대는 한국이다. 뉴스와 신문에서 단신으로 처리되곤 하는 산재 말이다. 페인트칠을 하다 코가 헐고 콧속에 혹이 생기며 진상 손님을 응대하고는 마음을 다친다. 시간이 없어 쓰레기 수거차에 매달려 아슬아슬하게 이동하는가하면 실제로 어딘가 부상을 입어도 산재라는 단어를 입밖에 꺼내기가 힘들다. 산재보험이란 일단 개인비용으로 치료비를 부담한 뒤 신청하게끔 되어 있기 때문이며, 산재로 인정받기 힘든 까닭에 그마저도 신청해 볼 엄두를 못 낸다. 산재보험이 아닌 건강보험으로 때운다. 그리고 상처 난 몸에는 파스가 덕지덕지 붙는다. 오늘날 전태일의 바보회는 없는 한국이다. 10만 원짜리 안전펜스가 없어 용광로 쇳물에 빠져 죽고, 감시원 하나가 없어 선로 보수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열차에 치인다.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리고 타이어 공장의 벤젠에 중독되어 사람이 쓰러진다. 2012년 조선소에서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는 46명. 1년에 광고비로 10조를 넘게 쓰는 대기업의 안전관리 비용은 천 억 안팎. OECD의 최저임금 권고는 평균임금의 50퍼센트인데 비해 한국은 35퍼센트 수준. 한 해 평균 80만 명이 일하다 다친다는 독일에 비해 한국은 8만 명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OECD 가입국 중 한국의 산재사망률은 1위다. 왜? 한국의 노동자들은 '덜 다치지만 많이 죽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사람이 죽는 것은 감출 수 없다 해도 부상을 입은 것 정도는 얼마든지 감출 수 있다. 건강보험은 적자를 면치 못하지만 산재보험은 5조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는 나라이므로. 더군다나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이렇다 할 호소를 하기도 어렵다. 그들의 고용구조가 하청에 하청 또 하청인 탓에 그렇다. 산재처리를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는 순간 다음 계약은 없을지도 모르며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변모하는 것 또한 요원하다. 2013년 2월, 알바연대는 소위 '알바 오적'을 선정했다. GS25, 파리바게트, 카페베네, 롯데리아, 고용노동부. 「해당 기업들은 매출 규모가 급성장해 당기순이익이 수백억에서 수천억에 달하는데 알바들은 여전히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 영세 가맹점을 양산해 알바들의 노동조건을 취약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p.334, 이 오적에 고용노동부를 넣은 것이 눈에 띈다) 책을 펼치자마자 나오는 추천사와 서문만으로도 머릿속이 뜨거워져 열이 뻗친다. 학교에서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배우지만 학교를 벗어나자마자 그 논리는 박살이 나며 실제로 계급사회 밑에 있는 노동자의 이야기는 잘 들려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알지만 모르며(모른 척하며) 모르고 있지만(모르는 척하지만) 다 알고 있다. 그리고 숨기거나 눈을 돌리고 귀를 막는다. 내 이야기가 아니니까.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내 아버지도 노동자이며 할아버지도 노동자였고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또한 노동자였을 것이다. 나 또한 노동자가 될 수 있으며(아니면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나보다 어린 사람들도 근미래에는 노동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며 당신의 이야기.

u******o 2014.11.2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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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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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오늘 읽은 웃긴 사설 하나로 시작해 보자. 다들 바쁘시더라도 한번 읽어보시라. 진짜 재밌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092212211  제목이 '인문계 졸업생 홀대 이유 아직도 모르나'다. 아니, 강신주가 힐링캠프에 나왔는데, 무슨 소리?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글인데, 이런 독자를 위해서 사설을 쓴 필자는 좀 더 제목을 구체적으로 적었어야 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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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오늘 읽은 웃긴 사설 하나로 시작해 보자. 다들 바쁘시더라도 한번 읽어보시라. 진짜 재밌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092212211 

 

제목이 '인문계 졸업생 홀대 이유 아직도 모르나'다. 아니, 강신주가 힐링캠프에 나왔는데, 무슨 소리?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글인데, 이런 독자를 위해서 사설을 쓴 필자는 좀 더 제목을 구체적으로 적었어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저 글은 인문대 졸업생이 왜 취직하기 힘든지를 다룬다. 충분히 흥미로운 소재다. 그런데, 필자가 든 '이유'라는 게 참 거시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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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모두 잘못된 인문학 교육이 빚어낸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인문학적 상상력은 고사하고 지독한 반기업 정서에 물든 인문계 졸업생들에게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말한다. 반시장주의, 반자본주의를 인문학으로 위장하는 강남좌파식 교수들이 판을 치니 당연한 결과다. 이들은 시장경제가 만들어낸 정의로운 체제와 그것이 확산시키는 평화와 평등의 질서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했던 사람이 바로 도덕주의 철학자 칸트였다는 사실을 알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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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론, 신문에서 '사설'이라는 건 꽤나 높은 분이 쓰는 건데, 한국경제 참 구리다. 인문대생이 취업하기 어려운 현실이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였을까. 게다가 한국 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렇게 선망하는 미국에서도 인문대 졸업하면 딱히 취업하기 어렵다더라. 문제야 여러 가지겠지. 드미트리가 생각하기에는 고등학교와 대학 제도가 가장 큰 문제다. 20세기 초 유럽과 미국의 대학 제도를 그대로 들고 와서 대학이라면 모름기지 문리대가 있어야지, 해서 인문대와 사회대 다 갖춰놨다. 

 

경제성장 잘 될 때야 문제 없었다. 어느 전공을 하든 취직 잘 됐다. 경제성장 안 되니, 거기서 거기지만 그래도 상대 학생을 뽑고자 한다. 고도성장이 끝나가기 전에 경쟁력 없는 대학에서는 알아서 이런 쪽 기초 학문은 줄여야 했을 텐데, 그게 잘 안 됐다. 이건 입시 위주의 고등학교에 책임이 크다. 고등학교에서는 대학 진학률이 선생을 판단하는 척도이니, 재수를 하더라도 일단 어떤 대학에라도 붙이려고 인문대든 사회대든 원서를 넣도록 강제한다. 졸업생 취업하기 어렵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신입생은 꾸역 꾸역 생기니까 대학에서는 알아서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없지. 드미트리가 03학번인데, 이때만 해도 그럭저럭 지방대 인문대도 입학 정원을 채운 걸로 기억한다.

 

이마저도 학생 수가 줄고, 청년 고용 문제가 나아지지 않으면서 지방대 인문대와 사회대 중심으로 폐과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드미트리도 한국의 수많은 대학에서 영문과, 독문과, 불문과, 고고학과, 철학과를 모두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민족주의자인지라 국문과와 국사학과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지방 국립대와 서울 유명 사립 중심으로 인문대나 사회대 끌고 가면 되고, 나머지는 구조조정해야지. 어쩌겠어, 시대가 그런데. 어쨌든, 하고 싶었던 말은 인문대가 취업하기 어려운 이유가 절대로 '반기업 정서'에 물들어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사실, 반기업쪽 정서는 사회대 쪽이 더 강하지, 인문대는 오히려 그런 데 덜 민감하단다, 사설 쓴 필자님하.

 

『노동자 쓰러지다』 리뷰를 쓰는데, 서두가 길어졌다. 그렇다, 이 책은 '노동'에 관한 책이다. 아니, 지금이 어느 시기인데 그런 구닥다리 이야기냐, 할지도 모르겠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노동은 지속적으로 관심 밖으로 밀려났고, 1997년 IMF 구제금융 이후 노동이 유연화된 지금, '노동' 이야기를 꺼내 어쩔 건데, 라는 열패 의식이 알게 모르게 퍼져 있는 듯도 하고. 확실한 건 고용 상황은 점점 안 좋아졌지만, 내가 기억하기로 지난 대선이나 지지난 대선 때도 주된 논제에 노동이 포함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 중요한 문제이나 중요하지 않게 취급되는 게 노동 문제 같다. 이명박은 다시 높이 성장해 보겠다고 해서 대통령이 되었고, 박근혜는 복지를 이야기하면서 당선됐다. '노동'은 없었다.

 

'지금이 전태일 열사가 분신했을 그 시절이냐? 주5일제에 대체휴일도 도입되고, 예전처럼 야근 죽도록 하고 주말 출근까지 하는 그런 시기는 아니잖아?'

 

드미트리도 『노동자 쓰러지다』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저런 생각이 없었다면 거짓말. 여전히 한국 직장인이 야근을 많이 하고, 직장에 따라서는 주말 출근도 하지만, 막 죽을 만큼 빡세게 일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우선, 드미트리부터 그렇고. 드미트리 지인도 보면, 그렇게까지 미친 듯이 일하지는 않는다. 간혹, 새벽에 퇴근하는 친구도 있긴 했지만, 그런 친구는 대개 회사를 관두고 좀 더 나은 근로 환경의 회사를 찾아가더라. 물론 그 빈 자리는 다른 사람이 채웠겠지만...

 

하지만 이 책을 보니, 많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한국에서 노동 환경은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제가 '르포, 한 해 2000명이 일하다 죽는 사회를 기록하다'이다. 처음에는 2천 명이라는 숫자는 그리 잘 와닿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생각보다 그리 많지는 않네, 정도의 감상이었다. 과거에 조선소에서 일했던 친구 말을 들어봐서, 위험한 작업장에서는 생사가 한 순간에 갈릴 수 있다는 걸 알아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생각 자체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스웨덴에서는 일하다 죽는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사회적 분위기라고 한다. 적어도 노동은 인간에게 당연한 권리니까. 그렇다면 그쪽에서는 어떻게 하느냐. 간단하다. 죽지 않는 환경을 만들면 된다.

 

그렇다면 왜 한국은 죽음을 감수하면서까지 일해야 하나. 그만큼 목숨값이 싸기 때문이다. 저자는 첫 장에서 조선소와 건설 현장을 다룬다. 대표적으로 위험한 작업장이다. 책에서 다뤄진 사례에서 저자는 똑같이 주장한다. 조금만 비용을 더 들인다면 안전을 보장할 수도 있다고. 일례로, 선진국에서는 승강장으로 오르내리는 고층 크레인을, 한국에서는 그냥 사다리로 인간이 오르내린다. 안전 장치는 없다. 승강기를 쓰면 그만큼 비용이 높아지니까. 이런 예는 책 속에서 계속 반복된다.

 

눈에 딱 보이는 위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위험도 존재한다. 바로 구조조정. 어떻게 보면 구조조정과 위험한 작업장은 연결된 문제다. 책에서는 코레일과 KT를 다루는데, 특히 철도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1년 공항철도에서 근무하던 근로자가 열차에 치여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터지자마자 언론은 작업자의 안전 불감증을 지적했다. 사건을 조사해볼수록 그 속에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는 게 밝혀진다. 작업자들이 어떤 작업에 투입될지 알지 못했고, 당연히 열차 시간도 몰랐다. 그렇다고 이런 걸 종합해서 지휘해야 할 통제 쪽에서도 작업 사실을 알지 못했다. 왜? 바로 외주화 때문이다. IMF 이후로 전 사회적으로 비용 절감을 위해 최소한의 몸통만 남기고 나머지는 외주로 쓰는 경향이 강해지는데, 철도도 마찬가지. 외주가 외주를 주고, 그 외주는 또 외주를 주다 보니 어떤 부서에서 어떤 작업을 하는지 공유될 수가 없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 KT의 사례도 다뤄진다.

 

저임금 고강도 노동의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 택배, 퀵서비스도 이 책에서 주목하는 사례. 그외에도 감정 노동, 대한민국을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전자와 자동차 산업의 노동자도 다뤄진다. 한결같이 산업재해를 당해도, 산업재해를 신청할 수 없고, 아파도 쉴 수 없는 열악한 노동 상황을 고발한다. 읽는 내내 참 씁쓸했다. 씁쓸하다고 외면해야 할까, 직시하고 고쳐 나가야지. 

 

그렇다고 이 책은 서두에서 잠시 거론했던 '반기업 정서'를 부추기는 책인가? 아니다. 노동이 있기 위해서는 기업이 존재해야 한다. 기업 외 공간에서 노동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일자리는 기업이 제공한다. 여기서 떠오르는 게 헤겔이 빚댄 주인의 덕과 노예의 덕. '노예'라는 표현이 다소 그렇다면, 자본과 노동의 덕, 이라고 바꿔 보자. 관계가 좋을 수야 없겠지만, 서로가 의지해야 할 관계이다. 이왕 함께 간다면, 좀 더 사이 좋게 가는 게 서로에게 덕이 아닐까. 노동의 유연화로 경제 성장이 가능하지 않다는 건 지난 15년이 증명해줬다. 유연화하면서 기업을 향한 애정은 떨어졌고, 기회만 생기면 이직하려는 노동자가 이끄는 회사에서 어떤 생산성이 나오겠는가.

YES마니아 : 플래티넘 l****i 2014.10.03. 신고 공감 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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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환경의 근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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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근로환경과 조건에 대해 부정적이고 안 좋은 면만 모아 놓은 이야기다. 산업별로, 조선소 용접자, 크레인 기사, KT 직원, KORAIL,우편집배원과 택배기사,간호사, 계약직, 백화점 판매사원과 하청업체들까지 제일 고생하는 사람들 사례를 잘 도 골랐다.   화장실도 없이 점심때까지 갑판위에 있고 안정장비구매를 안 해줘서 사고를 당하는 조선소. 구조조정땜에 다른 부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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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근로환경과 조건에 대해 부정적이고 안 좋은 면만 모아 놓은 이야기다.

산업별로,

조선소 용접자, 크레인 기사, KT 직원, KORAIL,우편집배원과 택배기사,간호사,

계약직, 백화점 판매사원과 하청업체들까지 제일 고생하는 사람들 사례를 잘 도 골랐다.

 

화장실도 없이 점심때까지 갑판위에 있고 안정장비구매를 안 해줘서 사고를 당하는 조선소.

구조조정땜에 다른 부서로 발령나서 사표를 간접적으로 강요당하는 KT,

일인승무제로 고생하고 심각한 업무스트레스를 받는 기관사.

장시간 중노동에도 생활고에 시달리는 택배기사들.

주야간 근부와 중노동으로 고생하는 간호사 예기 등등.

 

다 맞는 예기다.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의 애로상황을 숨가쁘게 그려낸다..

물론 배임에 횡령에, 배당도 없이 경영권을 무조건 자식에게 승계하는 상당수 한국기업인들은,

나쁜 놈이 많지만, 사례에 나온 기업들은 좀 특수한 환경이 많다.

 

경쟁력이 없어 적자가 나는 조선소, 적자가 안 나더라도 낮은 영업이익에 근로자들 고액 봉급을 받아

가는 KT,  구 한국통신메리트가 없다면 도태될 업체,수요에 비해 공급과잉인 식당,치킨집같은

택배업체들 , 우편물 감소에 따른 세계만국의 공통현상등,

 

적자가 나서 경비를 줄이려 한 하는 회사, 경쟁력이 없어서 도태되야 핳 집단들이 대부분이다.

당연히 봉급도 줄이고 인원도 당연 줄여야 한다..

144페이지 삼천만달라는 3조원이 아니고 300억원이다...

 

처음엔 근로와 작업환경의 안전에서 출발하더니 ,

점차 적자가 나고 경쟁력이 없어 세금으로 인원을 유지하고

높은 급여을 줘야 한다는 식으로 삼천포로 빠지니 아쉽다.....

 

공급과잉산업,적자조직은 마땅히 경영개선을 해야 한다.

코레일 직원들 몇만명의 높은 봉급을 그 보다도 30~40% 적게 받는 중소기업직원 몇백만명이

보태줄 이유는 없다.

YES마니아 : 로얄 d******3 2014.09.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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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필독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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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날 수 밖에 없는 환경과 구조를 만들어놓고 노동자 실수 운운하는 것은 본말전도이다. 문제는 '안전불감증' 이 아니라 한국기업의 노동자생명에 대한 책임회피,속도경재 실적위주의 관리와 운영이 문제인 것이다. 가임기여성이 없다고 하짐나 사창가로 내몰려 죽는 수많은 여성들 1년에 실종아동만 5천명. 젊은 군인사망자,젊은 근로자들 이들만 구해주는 시스템만 잘 정비해도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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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날 수 밖에 없는 환경과 구조를 만들어놓고 노동자 실수 운운하는

 

것은 본말전도이다.

 

문제는 '안전불감증' 이 아니라 한국기업의 노동자생명에 대한 책임회피,속도경재

 

실적위주의 관리와 운영이 문제인 것이다.

 

가임기여성이 없다고 하짐나 사창가로 내몰려 죽는 수많은 여성들

 

1년에 실종아동만 5천명.

 

젊은 군인사망자,젊은 근로자들 이들만 구해주는 시스템만 잘 정비해도 인구감소

 

운운하는 말은 없지않을까 인명경시,승자독식풍조

 

p113철도민영화가 부른 독일,일본,영국의 참사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한숨 또 한숨만 나온다 안타까운 현장들.

 

한국의 40대남성 사망자가 1위인지 이제알겠다.

 

교통사고 사망자 1위자리를 내주듯 산재희생자 1위도 다른 나라에 내줄때가

 

되었다 생각한다.

 

p312<감정노동> 읽어보십시오

 

위장취업자에서 늙은노동자로 어언30년,떠날 수 없는 사람들

 

이렇게 큰 책을 이제야 직접읽다니 나도 참 헛살았다.

 

안전에 관한 노력을 하게만드는 강제력과 경각심이 우리사회에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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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s*****6 2020.11.0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노동현장을 멀리 떨어진 곳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노동현장을 멀리 떨어진 곳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내용보기
추천사부터가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마세요' 다.더 많은 현실을 알게 되는 일은,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는 현실 수만 개를 알게 되는 일이라고.더 많은 불평등과 더 많은 차별 이야기를 모으는 것이 변화의 한 걸음이 된다고 말이다. 먼저 위험한 일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1부가 가장 와닿았다.이 장에서는 압착, 추락, 절단 등으로 매년 700명 가량 죽음이 반복되는 건설 현장에 대해서
"노동현장을 멀리 떨어진 곳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내용보기
추천사부터가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마세요' 다.
더 많은 현실을 알게 되는 일은, 다른 이야기를 품고 있는 현실 수만 개를 알게 되는 일이라고.
더 많은 불평등과 더 많은 차별 이야기를 모으는 것이 변화의 한 걸음이 된다고 말이다.

 

먼저 위험한 일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1부가 가장 와닿았다.
이 장에서는 압착, 추락, 절단 등으로 매년 700명 가량 죽음이 반복되는 건설 현장에 대해서 말한다.
문제는 돈에 맞추고 기한에 맞추기 위해 하청의 하청에게 위험도 외주화시키기 때문이다.


여기서 슬픈 이야기 셋.
하나. 노동조합 지회장에게 산업재해를 당한 적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하니, 아무나 붙잡고 말하면 된다고 했다.

둘. (매년 100만명이 다치지만 산재 처리를 안 해주기 때문에) 산업재해를 당해놓고도 산재보험이 아닌 의료보험 혜택을 받는 이들이 많아, 적자에 시달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런 환자들을 찾아내어 산재신청을 종용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이런 아이러니는 산재를 은폐하는 기업과 이를 방조하는 국가 때문이다.

셋. 이조차 끔찍하지 않고 안타까움만 느껴진다면, 그것은 우리가 이 괴담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없다고 여기기 때문 일 것이다.
여자 혼자 사는 원룸, 엘리베이터에 따라 탄 낯선 사내, 검은 봉고차가 생생한 공포로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 일상과 밀접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사장은 우리에게 일상에서 멀리 떨어진 공간이다.

우리가 후진국형 산재라는 가벼운 말로 누군가의 공간과 생을 '후진'으로 치부해버리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면,
그들의 죽음을 반복시키는 일에 무관심하다면,
시선이 가 닿지 않은 등 뒤에 선 진짜 공포가 우리를 위협할 것이다.


노동건강연대 임준 교수는 스웨덴 사람에게 '일하다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사람이 일하는데 왜 죽느냐'고 의아해했단다.
슬프다.





2부는 구조조정이 부른 죽음.
이것은 <대한민국 나쁜기업 보고서>에서도 접했던 내용들이다.
(사실 '나쁜기업 보고서' 이 책을 읽고, 어떻게 이런 내용을 책으로 낼 수 있었지? 놀라웠는데
지금 찾아보니 이 책도 오월의봄이다)
누군가의 자살을 그 사람의 약한 의지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누구도 그 자리에 서보지 않고는 그렇게 말할 수 없다.

철도공사 이야기는 너무 어이없다.
야간작업 때 정확한 정보 전달 없이 하청에 밀어붙여 일을 진행했으면서, 열차에 치어 사람이 죽자 말한다.
"어? 작업 시간도 아닌데, 왜 일을 했대요?"



3부에서는 우체부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이 분들이 이렇게 애쓰시는지 몰랐다.
우체국도 하청의 하청, 개인사업자를 강요한 소위 '알바'들에게 배달을 시키는지 몰랐다.
택배와 퀵에 대해서는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그 분들은 계속 취재하면 뭐하냐고 하신다.
달라지는 게 없기 때문이다.


4부에서는 장시간 근무라는 현실을 지적한다.
이 장을 읽으면서는 나도 공감이 많이 되었다.
잔업을 지시하는 환경도 문제지만,
야근이나 시간 외 업무를 하라고 직접 말하지는 않지만 그것을 할 수밖에 없게끔 많은 일을 안겨주는 곳도 문제다.


자신들이 다루는 게 어떤 독성물질인지도 모르고 죽어간 사람들,
그걸 알면서 방직기계를 우리나라에 팔아넘긴 일본,
그리고 그 기계를 다시 중국에 팔아넘긴 우리나라.
한숨만 나온다.

이 세태를 꼬집는 한마디.

그래도 몰라 속은 편하니, 암의 주요 요인이라는 스트레스는 안 받겠다.



6부는 감정노동에 대한 이야기.
감정노동.... 많이 겪어봤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 흔히 그렇다.
육아카페에서도 이런 서비스가 말이 되냐며 글이 많이 올라온다. 사장님들이 속상해하고 심지어 문을 닫는 곳도 있다.
속상하다.



최소한 이런 사실들을 알면, 사람들을 대할 때의 태도는 달라지는 것 같다.
주변에 공사장이 많은데
그들을 바라보는 내 시선,
매일 마주치는 경비 아저씨,
마트 직원, 우체부 아저씨, 택배 아저씨 등등...
돈으로 서비스를 사니까 당당히 요구해도 된다는 태도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자신과 멀리 떨어져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들의 목소리에 같이 귀기울이면 좋겠다.

s******2 2015.07.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