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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주요한 원동력이 되었던 기생충이 없었다면 성性도 없었고, 진화의 역동성은 훨씬 낮았을 것이며, 인류 역사의 많은 부분 또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을 것이다. 기생충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역사의 흐름을 재조명해주기도 하고, 진화의 과정이나 생태계의 조절 들을 반영하는 좋은 지표 생물이 되기도 한다. 말 그대로 기생충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생물과 역사를 다듬어 왔다. - '프롤로그' 중에서
지구상 생물의 약 절반 가량이 기생생활을 하고 있다. 기생충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면, 지구 생명의 절반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기생충은 단세포 생물부터 조류 같은 복잡한 생물들까지 거의 대부분의 생물군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기생생활을 통해 다양한 생물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기생충은 단순히 질병이나 흥밋거리로서가 아니라 많은 다른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최근엔 구두충의 가시 모양을 흉내내어 접착제 없이 붙일 수 있는 상처 치료용 패치가 개발되기도 했다. 기생충을 이용한 친환경농법도 선보이고, 또 생태계의 오염 정도를 측정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구두충
기생충이 우리들에게 흥미로운 세상을 보여주지만, 그 세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적다. 그리고 제대로 된 정보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현실에 EBS 다큐멘터리 <기생寄生>은 실로 유익한 과학 프로그램임을 또 다시 입증하고 있다. 생생한 영상과 함께 기생충들의 생활, 진화적 동반자로서의 중요성, 앞으로의 가능성 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기생충을 단순히 박멸 대상으로만 취급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서민, 정준호, 박성웅 등은 기생충 연구자이자 애호가로서 우리들에게 새로운 과학의 지평을 열어 준다. 물론 다큐멘터리라는 방송의 특성 때문에 제한된 이야기에 그치고 말았다. 이에 못 다한 뒷 얘기들을 책 속에 담아 출간했다.
기생충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기생충이란 무엇인가? 기생충의 정의, 기생생활의 시작, 기생충과 진화의 역사, 기생충학의 역사 등을 먼저 살펴보도록 하자. 기생충이란 말에 우린 흔히 회충, 촌충, 편충 등과 같은 기생충들을 떠올린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기생충이 사람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마치 불결한 환경이나 저소득 빈민 지역에서나 존재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기도 하지만, 세계 도처에서 기생충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947년, 걸출한 기생충학자 노먼 스톨은 자신의 논문 <벌레로 가득 찬 세상>에서 전 세계 인체 기생충 감염률을 발표했다. 당시 세계 인구는 약 22억 명이었는데, 기생충 감염자는 22억 명이 훨씬 넘었다. 한 사람이 여러 기생충에 감염된 사례도 많았다. 지금도 연간 15만 명 이상이 구충이나 회충 등의 원인 때문에 사망하고 있다. 인간에 기생하는 기생충만 392종이나 된다고 하니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한 종의 생물이 다른 종의 생물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데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득을 취하며, 핵막을 가진 진핵생물이어야 한다" - 서민, <기생충 열전>중에서 기생은 지구에서 가장 보편적인 생활 방식 중 하나로, 남이 일궈 놓은 양식을 그대로 빼앗아 먹는 행위는 어느 생물, 어느 집단, 어느 사회에서나 공통적으로 나타난 방식이다. 진핵생물이 갖고 있는 중요한 기관이 바로 미토콘드리아다. 미토콘드리아는 진핵생물이 산소를 흡수하여 가공하고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존재이다. 진핵생물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며 다세포 생물, 그리고 다양한 생물군을 탄생시켰다. 식물 역시 지표면을 빠른 속도로 장악해가며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어 대기를 육상 생물들이 서식하기 적합한 환경으로 바꾸어갔다. 결국 기생충과 숙주의 공존이 없었다면 지금의 지구와 생태계가 형성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기생충과 숙주가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은 최근에도 찾아볼 수 있다. 기생벌과 기생 박테리아의 관계다. 기생벌 안에는 월바키아라는 기생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 이 박테리아가 다른 기생벌로 전파될 수 있는 것은 암컷이 산란하는 과정에서 알을 감염시키는 것뿐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기생충이 감염된 알을 모두 암컷으로 바꿔치기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생벌은 수컷이 없으면 짝짓기 없이 자가수정이 가능하다. 마침내 이는 새로운 종의 탄생을 유도한 것이다. 나는 전지전능하며 자애로운 신이 왜 다른 애벌레의 몸 속을 파먹으며 자라나는 기생벌 같은 생물을 창조해 내셨는지 이해할 수 없다. - 찰스 다윈 또 쥐며느리의 체내에 기생하면서 쥐며느리 수컷 새끼를 암컷으로 바꿔서 쥐며느리의 번식에 기여하는 월바키아 박테리아, 이는 단순한 기생의 차원을 넘어 영악한 생존전략인 것이다. 구두충에 감염된 쥐며느리는 그늘지고 습한 장소 대신 밝고 건조한 장소에서 활동하므로 감염자들과 비감염자들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활동하는 공간적 장벽이 형성된다. 결국 감염자는 감염자끼리, 비감염자는 비감염자끼리 짝짓기할 확률이 높아진다. 과거 공룡들이 집중적으로 서식했던 지역에는 많은 대변 화석들이 있다. 이 화석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양한 기생충 알들이 있다. 가장 흔한 것이 바로 회충알이다. 과거 공룡들도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공중화장실을 가졌던 것은 아닐까? 기생충을 피하기 위해 생물들은 다양한 방법을 개발했고, 기생충 또한 이에 대항코자 공격기법을 개발했던 것이다. 기생충은 숙주의 냄새를 바꿔놓기도 하고, 페로몬이나 양분의 냄새에 반응하는 행동 양식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날아다니는 곤충의 날개짓 소리, 즉 주파수를 바꾸기도 하고, 소리에 대한 반응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기생충에 의한 숙주 행동 변화는 엄청 무궁무진하다. 인간의 진화에 있어서도 기생충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현생인류는 동부 아프리카에서 15만 년 전에 나타나 1만 5천 년 전 빙하기가 끝날 무렵 아메리카로 건너가 마침내 지구 전체를 뒤덮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인류는 수많은 기생충들을 아프리카 밖으로 유출시켰고, 또 새로운 기생충들과 조우했던 것이다. 대표적인 기생충 전파의 사례는 바로 16~17 세기 노예무역에 의해 아프리카에서 남아메리카로 퍼져나간 다양한 기생충들이다. 최근에는 기생충의 화석기록을 이용해 고기생충학이라는 학문분야가 생겨나 미이라나 화석화된 과거 사람과 동물들의 대변에서 기생충 충란, 혹은 원충을 찾아내는 일을 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기생충의 흔적을 통해 인간이 아프리카에서 다른 대륙으로 어떻게 이동했는지, 과거의 생물들은 어떤 습성을 가지고 살았는지도 알게 되었다. 2억 4천만년 전 초식동물의 공중화장실, 아르헨티나 (영국 BBC 뉴스, 2013년 11월 28일) 그렇다면 이 기생충 알을 먹으면 감염될 수 있을까? 아니다. 기생충은 숙주가 죽으면 더 이상 살지 못한다. 하지만 고기생충학이 가능한 이유는 기생충이 죽어 분해되더라도 기생충의 알은 그 형태를 유지한 채 길게는 몇만 년까지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보존된 것일 뿐, 사람을 통해 다시 부화되지는 못한다. 생명의 탄생 이래 언제 어디서나 기생충은 함께 있어 왔다. 생명과 기생충은 항상 공존했기에 해당 생물의 진화 역사를 추적하기 보다 그 생물에 기생하는 기생충들을 추적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도 있다. 인간과 다른 영장류가 공통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시기를 추적할 때도 이들에 기생하는 머릿니를 사용하는 것이 정확성을 더욱 높여 준다. 이처럼 진화의 고리를 기생충에서 찾는다. 인간의 90퍼센트는 미생물이다 1958년, 33살의 나이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죠수아 레드버그는 무성생식을 통해 번식과 진화가 이뤄진다고 믿었던 박테리아 세계에서도 상호 유전물질을 나누며 섹스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그는 미국 나사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지구의 미생물로 우주 공간이 오염될 수 있다는 개념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미생물총이란 단어를 처음 만들었다. 인간의 몸에는 약 10조 개의 세포가 있다. 인체의 안팎에 살아가는 미생물을 모두 합하면 100조 개가 넘는다. 따라서, 한 사람을 기준으로 할때 인간의 90퍼센트는 미생물인 셈이다. 미생물총은 '우리 몸과 공간을 공유하고 있는 공생, 기생. 혹은 무해한 미생물들이 구성하고 있는 생태 집단'으로 정의한다. 같은 숲이라도 온대 지역의 소나무 숲과 아마존 열대우림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그만큼 우리의 몸 안에서도 다채로운 생태계가 펼쳐져 있다. 미생물총 관련 연구는 비만인 사람의 장내 미생물총이 다른 사람과 큰 차이를 보인다고 발표했다. 동일 유전정보를 지닌 쌍둥이일지라도, 비만인 쪽과 마른 쪽의 미생물 다양성에 매우 큰 차이가 나타난다. 비만일 경우 다양성이 크게 낮았다. 미생물총의 영향은 단순히 신체적 질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우울증, 불안장애, 자폐증과의 연관성도 드러나고 있다. 우울증을 유도한 쥐에게 유익균(프로바이오틱스)을 투여하면 신경전달물질의 분비에 변화가 생겨 우울증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면역계뿐 아니라 진화의 과정에서도 미생물총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기생충이 유성생식의 발생을 촉진시킨 것처럼, 미생물군도 진화의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최근 산호 개체수의 감소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박테리아 감염이다. 산호는 오랜 시간에 걸쳐 박테리아에 면역력이 있는 유전형질 개체가 나타나야 질병에 대항할 능력이 생긴다. 2002년에서 2003년 사이, 불과 1년 만에 동지중해에선 박테리아 감염에 저항력이 있는 산호군집들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는 산호와 공존하고 있는 미생물군이 해로운 박테리아에 저항력을 갖도록 해주었으며, 이 집단이 진화적으로 선택되었다는 가설이 설득력을 얻었다. 생태계의 온전한 복원이란 다양성의 회복을 의미한다. 이때 기생충은 생태적 다양성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숲 속 연가시와 귀뚜라미의 생태적 의미를 살펴본 일본 논문이 있다. 나라현 토츠강 유역은 1912~1916년 대규모 벌목이후 순환림이 조성되어 주기적으로 벌목이 이루어진다. 연구팀은 연가시가 생태계의 순환과 복원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연가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연가시의 숙주조종이란 특성 때문이다. 귀뚜라미 등에서 성장기를 거쳐 성충이 된 연가시는 감염된 곤충이 물에 빠져 자살하기 쉽게 만들기 때문에 뭍과 물 사이의 에너지 전달을 촉진하는 역할인 셈이다. 연가시에 감염된 곤충이 물에 빠져 죽을 확률은 미감염곤충에 비해 20여 배나 높았다. 숲이 벌목된 상태에서 숙주인 귀뚜라미가 이전 개체수를 회복하는데 약 30여 년이 소요되었고, 연가시의 경우는 50년이 걸렸다. 신은 왜 생물을 낳고 기생충도 낳으셨나 모든 생물들은 신에 의해 적절하게 디자인되고 창조되었다고 믿었던 찰스 다윈과 지지자들에게 기생충의 존재는 큰 자극이었다. 현대적 의미의 기생충학이 탄생한 것은 19세기 말엽, 유럽 열강들의 세력 확장이 한창일 때다. 식민지에 관리원을 파견하면서 다양한 기생충에 많은 사람이 죽어갔기 때문이다. 때문에 유럽에선 열대의학이라는 분야가 생겨났다. 주로 열대지방에서 발견되는 기생충 질환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레벤후크가 현미경을 개발하자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에 과학자의 눈을 뜨게 해주었다. 사람의 체내, 그리고 분비물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기생충들은 주요 관찰 대상이 되었다. 이때부터 근대적인 의미의 기생충학이 탄생할 수 있었는데, 기생충을 박멸과 퇴치의 대상으로 바라보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기생충 박멸 사업들이 실패로 돌아가자 생태계의 조정자 역할에 다시 주목하게 되었다. 조선시대의 사료史料를 보면 기생충은 욕이었다. 상대방을 욕하거나 낮추어 빗대는 말로 많이 사용되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역적을 회충에 비유하고 있는 글도 볼 수 있다. 기생충 감염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이집트 테베에서 발견된 기원전 1500년경 에버스 파피루스를 꼽는다. 우리의 몸은 내부에 기생충을 갖고 있는 것에 익숙하도록 진화해왔습니다. 없애는 것이 아니라, 적은 수를 지니고 있을 정도로 말이죠. 그래서 정글의 수렵채집인 같은 사람들을 보면 대다수가 기생충을 몸에 지니고 벅테리아 감염에도 노출되어 있지만 그로 인해 큰 질병을 앓지는 않습니다. - 칼 짐머, <기생충 제국>의 저자 기생, 생명체의 가장 큰 적이자 동시에 생명 진화의 원동력 기생은 숙주에게 그 삶을 의지하게 된 단순한 퇴화가 아니며, 진화의 긴 역사를 통해 자연의 선택을 받아온 삶의 방식이다. 생명 40억년의 역사에서 기생이 없었다면 지구상의 생명체는 미토콘드리아 이전 단계에서 그대로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기생충은 그저 하찮고 더러운 생명체, 혐오와 박멸의 대상이 아니라 생명과 인류 진화의 파트너로서 필요불가결한 존재이다. 이제 기생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키우자. 체체파리 얼핏 보기에 체체파리와 같은 매개 동물이나 가생생물들은 인류에게 이로움은 전혀 없고 해가 되는, 없어져야 하는 그런 생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구에 아예 없어도 좋은 존재란 과연 있을까? 이는 인간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경이로운 대자연의 선택일 뿐이다. |
기생 寄生 생명진화의 숨은 고리 저자 서민, 정준호, EBS 다큐프라임 <기생> 제작팀 | MID | 2014.06.09 | 페이지 320
상대할 가치 없는 생물 혹은 사라져야 할 생명체로 인식하는 혐오의 대상인 기생충. 기생충이란 단어를 듣자마자 생각나는 건 우리 어린 시절의 채변봉투가 번뜩 생각날 정도로 당시에는 회충, 촌충 등 박멸의 대상으로 당당히(?) 자리 잡고 있었던 터라 쉽게 와 닿는 생물이긴 하네요. 근래에는 연가시 때문에 기생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던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박멸해야 할 대상으로만 와 닿는 기생충입니다. 하지만 기생충은 나쁘기만 한 생물이 아니라는 것을 EBS 다큐프라임 <기생>에서 보여줬고, MiD 출판사의 《기생 寄生》 책으로 더 자세히, 방송에서 미처 다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들과 함께 나왔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기생충의 세계를 알고 나면 기생충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될 겁니다.
회충, 구충, 편충, 촌충, 이, 벼룩 외에도 파리, 모기 등 흔히 알고 있던 인간 기생충 외에도 기생 식물이나 정보를 강탈하는 방식으로 기생 생활하는 동물들 등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기생충의 종류가 아주 많습니다. 학자마다 기생충의 정의는 다르긴 하지만, 변하지 않는 핵심은 기생충과 숙주의 관계에 있다고 합니다. 지구 생물의 약 절반가량이 기생생활을 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과 더불어 기생충이란 무엇인지, 기생충과 숙주의 관계, 기생충과 인간의 관계를 통해 기생충 박멸과 공존의 역사를 보며 기생충의 존재 의미를 생각해봅니다.
『 기생충은 생명, 그리고 우리의 삶에 있어 기본 배경 같은 역할을 해왔다. 이들은 진화의 과정에서 생물의 형질과 특성이 선택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쳐왔으며 지금도 이런 영향은 계속되고 있다. 기생충을 이해한다는 것은 생물 간의 관계를 이해한다는 것이며, 그 관계를 알아가는 것은 우리 주변을 둘러싼 생명 현상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 p25
다큐 프라임 <기생> 촬영의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우리나라 연구 실태 현황, 촬영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네요. 다큐멘터리 촬영 때 숙주 내부에 있는 자연상태 그대로의 기생충을 촬영하는 것이 힘들었다는데 기생충 연구 역시 살아있는 기생충 관찰의 까다로움을 이야기하며 자가 인체 실험의 역사를 소개하는 파트에서는 기함할 듯 놀라기도 했네요.
남이 일궈 놓은 양식을 그대로 빼앗아 먹는 행위인 기생은 어느 생물, 어느 집단, 어느 사회에서나 공통으로 나타난 지구에서 가장 보편적인 생활방식 중 하나라고 합니다. 박테리아같이 단순한 생명체들에서도 다양한 기생충이 발견될 정도라네요.
기생 생활은 진핵생물을 출현했고, 엽록체를 가진 식물의 등장을 일으켰습니다. 기생충과 숙주와의 공존이 없었다면 현재의 생태계가 형성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진화의 원동력이 되고 종의 분화가 일어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준 존재 의미로서의 기생충입니다. 기생충과 숙주와의 기발한 공격과 방어 기법들을 보면 헉 소리 날 만큼 놀라울 따름이더군요.
상상만으로도 몸이 근질거릴 지경인 연가시 정도는 우스운 축에 속할 정도로 기상천외한 기생충의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특히 인간을 조종하는 메디나충을 보면서 기생충의 무시무시한 생존전략에 입이 떡 벌어질 지경이었네요. 흥미진진하고 새로운 정보도 많이 알게 되었는데 얼룩말의 줄무늬 비밀은 특히 그럴싸했습니다. 얼룩말 줄무늬가 수면병을 일으키는 체체파리 때문에 생겼다는 가설은 흥미로웠고요, 사마귀에서 탈출하는 연가시의 모습이나 체체파리의 출산 장면 등 신기한 자료가 많네요.
『 기생충은 우리에게 질병을 가져다주지만, 오히려 기생충이 사라지면서 나타난 질병들이 있는가 하면, 역으로 이에 대한 치료제로도 사용될 수 있다. 』 - p25
톡소포자충의 오해, 돼지 편충을 이용한 크론병 치료 등 면역질환에서 기생충이 오히려 해결사가 될 수 있는 연구 진행 과정도 소개합니다. 기생충 박멸과 더불어 증가하는 질환들을 기생충을 이용한 치료법으로 다가가고 있는 셈입니다. 백해무익해 보이는 기생충이 치료 역할을 한다 해도 사실상 그동안 우리가 가졌던 부정적인 편견을 물리치는 게 관건이긴 하지만요.
박멸하기 위해 사람이 생태계에 가한 인공적인 개입의 영향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많은 생각을 낳게 합니다. 토끼와 점액종바이러스의 생물학적 방제법 에피소드 등 인공적 개입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은 사례를 소개하며 박멸 대신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다가서야 하는 이유를 알리고 있습니다. 의학 역사상 인간이 의도적으로 개입하며 박멸한 질환은 천연두 단 한 가지라는 사실도 놀라웠네요. 그만큼 끊임없이 공격, 방어의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겠지요. 기생충과 숙주 사이의 공진화 관계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질병 통제를 해야 하는가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한 종을 박멸하면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생태계가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기생충과의 대결은 공존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아토피, 알레르기와 관련해서 면역계와 장내 미생물과의 관계에 관한 주제의 책을 예전에 읽었는데 그 때문에 미생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었답니다. 이런 면역계 질환과 관련된 인간의 미생물총 같은 기능을 생태계 내에서는 바로 기생충이 담당하고 있는 거였습니다. 그렇기에 오로지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관리' 역할로 다가가야 합니다. 한 생물 종의 진화는 그와 연계되어 살아가는 생물들도 변화에 맞추어 진화하도록 만듭니다. 기생충이 인간의 역사에 미쳐온 영향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했습니다. 《기생 寄生》을 통해 기생충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생명진화의 파트너이자 숨은 고리인 생태계의 중요 조정자 역할로 바라보는 관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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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이 책의 저자들이 책의 프롤로그 제목과 마지막 문장으로 쓴 글이다. 혐오스럽기만 한 기생충에게 무슨 관심과 사랑 씩이나.. 할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감동을 딸에게 그대로 전해주고파 딸에게 권했더니 아이가 하는 말, "이런거 보면 나 잠 못자"란다. 책 표지때문인가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사전적 혐오감과 예단적 거부감을 극복하며 책을 끝까지 놓치 않고 읽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제목과 같은 문장에 공감할 것이다. 이 책이 의도하듯, 진화의 잃어버린 링크인 기생충에 대해 관심이 마구 일어나다가, 진화의 숨은 손인 기생충에 대한 경외감까지 드는가 싶더니, 결국은 인간과 대결국면에만 서 있던 기생충을 이제는 공존의 대상으로 삼는다고 하니. 기생충에게 관심과 사랑을 쏟을만 하지 않겠는가.
이 책을 읽기 전에 서민교수가 저술했던 <기생충 열전>도 구입했었다. 그게 아마 1년 전일 것이다. 사놓고 책장에만 꽂혀 의아스러운 장식품 역할을 하고만 있었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분명 재미있었을 책이었을텐데 손이 잘 가지 않았다. 서민 교수께서 종종 블로그에 올리던 글을 재미있게 읽고 있던 차에 구입했던것이라 그런지 새로운 흥미가 일지 않아서였던 듯하기도 하다.
그러나 이미 방송으로도 방영되었다는 이 책은, 그 방송의 내용을 전혀 접해보지 않았던 덕분에 손에 잡는 순간부터 단 6시간만에 모두 읽어내려가버렸다.
그러므로 몰입도에 있어서는 확실히 탁월한 책이다.
"인간의 몸에는 약 10조 개의 세포가 있는데 우리 몸 안팍에서 살아가는 미생물을 모두 합치면 100조 개가 넘는다. 우리가 '한 사람'을 지칭할 때 인간의 90%는 미생물인 셈이다."라는데, 어찌 몰입하지 않을 수 있을까(책 39쪽).
다윈도 항해를 하며 직접 몸니를 수거해 배에 타고 있던 영국인 선원들에게 이식을 함으로써 기생충을 통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조상으로부터 유래했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고 하는데 어찌 몰입하지 않을 수 있을까(책 52쪽).
그러나 사실 기생충은, 나의 역사에서는 언제나 증오의 대상이었다. 어릴적 채변봉투에 변을 담아 수치스러운 마음을 숨길 수 없이 제출했던 기억, 행여나 나의 변에서 회충이라고 발견되어 학우들이 보는 앞에서 회충약을 삼겨야하기라도 하면 어쩌나 수도 없이 번뇌했던 기억, 기어이 나의 변에서 회충이라는 놈이 발견되어 하얗고 동그란 그놈의 알약을 느글스럽게 웃는 담임의 앞에서 꿀꺽 삼켜야 했던 그 굴욕스러운 기억..
그놈의 기생충만 없었더라면 아마 '국민'학교 생활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을까 싶은 그놈의 증오스러운 기생충에 관한 기억들.
그러나 사실 기생충에 대한 근대의 혐오감은 "생태계를 인간의 윤리 도덕에 빗대어 설명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면서 기생충이 생태적 의미에서 설 자리는 점점 좁아졌고, 기생충은 무조건 나쁜 것으로" 받아들여진 결과라고 하니, 이제 조금은 미안한 마음을 가져볼 수 있을 듯하기도 하다(책 55쪽).
여러 기생충과 관련한 메시지들이 감동적으로 다가오기는 했지만, 고양이를 참 사랑하는 입장에서 그래도 가장 고마웠던 기록은 "고양이기생충은 오해다"라는 것이었다(책 243쪽).
고양이기생충으로 알려진 톡소포자충 때문에 고양이를 버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이 오히려 톡소포자충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들은 톡소포자충의 중간숙주인 쥐를 잡아먹을 일이 없으니 톡소포자충에 걸리고 싶어도 걸릴 수가 없다는 것, 그러니 "고양이를 버릴게 아니라 오히려 톡소포자충으로 오염된 세상으로부터 고양이를 지킨다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그건 이왕 키우던 가족 같은 고양이를 계속 잘 키움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책 244쪽).
이 책은 정말 흥미롭기도 하지만, 유익한 책이기도 하다. 기생충에 대한 사전지식을 잘 갖춘 사람이라도 이 책의 저자들이 한 편의 댜큐를 만들어 내기 위해 겪은 여러 고생담과 함께 기생충에 대한 여러 편견과 정보, 예방과 구충 등의 내용은 한번 이 책을 잡으면 절대 놓지 못하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울러, 단돈 만원짜리 모기장 하나면 말라리아로 목숨을 잃는 사람 몇 명을 구할 수 있다니 이 책을 읽음으로써 단돈 만원으로 사람 몇명의 목숨을 살리는 예기치 못한 선행도 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하게 된다.
참 고마운 책이다.
누구에게나 적극 추천해줄 수 있을 만한 책이다.
가까운데 두고 궁금할 때마다 늘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끝.
추신) 그러나.. 부작용도 분명히 존재한다. 당장에 내일 약국에 가서 구충제라도 한알 사먹어야 마음이 훨씬 가벼워질 것 같은.. 그런 중압감이 마구 마구 몰려들고 있다. 요즘도 약국에 구충제 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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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내 전공과 관련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EBS 다큐프라임에서 방송되었던 것을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덧붙여 책으로 펴낸 것이다. 나는 이런 류의 책들을 무척 좋아한다. 방송은 챙겨보지 못해도 무슨 기획으로 나온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나온 책들은 꼭 읽어보는 편이다. 이번에도 역시 내 선택은 적중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생충'은 우리 몸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 해로운 생물체이다. 오죽하면 '기생충 같은 놈'이란 욕까지 나왔을까.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물론 감염된 개체에겐 커다란 고통과 피해를 주는 기생충들도 많다. 하지만 하나의 개체 수준이 아닌 종 전체로 보았을때 기생충들은 숙주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진화를 하도록 이끌뿐만 아니라 그들과 공존하면서 심지어 숙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나도 과학을 전공하긴 했으나 일반적으로 과학자란 종족은 일반 사람들과는 달리 좀 괴팍한 구석이 있는 편이다. 이 책에서 소개된 일부 과학자들의 기생충 실험은 가히 엽기 베스트에 오를만한 것들인데 스스로 기생충에 감염되어 그 모습을 관찰하는 대목에선 저절로 얼굴이 구겨졌다. 이런 사람들때문에 지금의 과학지식이 있는 것이겠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격적인 실험도 많았기 때문이다. 생물을 공부하긴 했지만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이 많았다. 우선 지금 각종 알레르기 반응이나 천식, 자가면역질환이 급증하게 된 것은 기생충의 숫자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원래 우리는 오랜 기간의 싸움끝에 몸속의 기생충과 어느 정도 평화 협정을 맺어온 상태로 지내 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작스레 위생개념이 철저해 지면서 기생충이 없어지게 되었고 기생충을 감시하며 대비하던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할일이 없어져 버렸으며 할일이 없어진 면역체계가 몸의 다른 곳을 공격하여 생긴 것이 위의 질병들이다. 그리고 예전부터 궁금했던 것, 숙주 몸에 기생하는 기생충의 입장에선 숙주의 개체수가 늘어나고 그들이 오래 살수록 유리할 것 같은데 어떤 기생충은 숙주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들의 생식을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 기생충이 숙주의 생식을 방해하는 경우는 숙주들이 생식에 과도하게 에너지를 투자하는 생물들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회충같은 사람에게 흔한 기생충의 경우는 생식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 이것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식에 열을 올리는 종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등한 생물쪽으로 가면 갈수록 생식에 투자하는 에너지 비율이 높고 이럴 때 기생충은 숙주를 거세시켜 생식으로 들어가는 에너지를 자신의 생존 에너지로 돌린다고 한다. 그리고 기생충의 특성상 빠른 진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조건 약품을 개발해 그들을 박멸하려는 것보다는 감염이 일어나더라도 치명적이지 않을 정도로 통제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이미 기생충을 연구하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항생제와 기생충약의 황금기가 지나가고 있으며 감염성 질환에 대한 다른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한다.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기생충을 치료약으로 쓰는 방법도 있다. 크론병 환자에게 돼지편충알을 처방하는 것이나 구더기를 절단 등의 심각한 외상 치료에 활용하는 것, 톡소포자충의 생태를 이용하여 치매나 암의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 등이 그 예인데 이것 말고도 기생충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하나의 이야기가 끝난 뒤에 다큐프라임을 연출한 PD의 촬영 뒷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선진국의 기생충 연구에 대한 지원 부분이었다. 우리나라에선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는데다 심지어 '기생충'을 연구한다 하면 그런 쓸데없는 것을 왜 돈들여 연구까지 하느냐하는 분위기지만 선진국에선 이런 연구가 무척 활발하다고 한다. 기생충을 이용한 치료법은 거의 선진국에서 나온 것들이다. 바로 눈앞에 빠른 결과가 보이는 연구도 중요하지만 멀리 내다보는 근본적인 연구에 지원과 투자를 더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무조건 없애야 하고 더러운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생충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알게 되니 기생충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역시 아는만큼 보이고 아는만큼 사랑까진 아니더라도 호감을 갖게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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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독자들은 '기생충'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라면 초등학교 시절의 채변봉투와 선생님이 나눠주던 회충약을 받을때 느꼈던 그 창피함과 곤혹감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이제는 우리의 관심사에서 멀어져버린 '기생충'이란 주제가 알고보면 참으로 다양하고 흥미로우며 생명 탄생 이래 우리의 삶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기생충'의 정의를 알아보자. '기생충 제국'의 저자 칼 짐머는 '기생충이란 다른종에 붙어 살면서 자신의 이득을 위해 다른 생물에게 피해를 주는 모든 생물'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나 기생 생활과 기생 생물의 범위를 살펴보니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숙주의 몸에 들어가 영양분을 빨아먹는 것 뿐만 아니라, 뻐꾸기처럼 다른새의 둥지에 알을 낳고 새끼를 거저 키우는 경우도 기생의 범위에 들어가며 다른 생물의 정보를 강탈하는 과정까지 기생에 포함된다.
기생생물 역시 포유류부터 단세포 생물, 바이러스까지 다양한 생물을 포함한다. 인간에게 기생하고 있는 기생충만도 392종 이라고 하니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이 기생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래전에는 이나 벼룩, 회충,파리,모기처럼 인간을 괴롭히는 기생충들을 모두 박멸할 대상으로 보고 없애려 했다. 그러나 기생충을 멸종시킨 다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하며 복잡한 문제를 초래하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조안 엘리자베스는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라는 저서를 통해 아무리 작은 종이라도 하나의 종이 멸종할 경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난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된 다양한 종류의 기생충들은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숙주의 몸을 빌어 자신의 삶을 살아가며 원하는 것을 획득한다.
이 과정에서 숙주의 면역체계와 싸워 더 강한 종으로 변이가 되기도 하며 나름의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한다. 숙주 역시,기생충으 침투를 막기 위해 새로운 방어체계를 개발하며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왔다.
우리가 박멸해야 할 대상으로만 보았던 기생충이 인간과 생태계에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는지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되었다. 기생충이 생명 탄생 이래 진화의 원동력이 되고 종의 분화가 일어나는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기생충을 통해 과거 생물들의 습성, 감염여부뿐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다른 대륙으로 이동했는지등 많은것을 유추해 볼 수 도 있다고 하니 기생충을 이해한다는 것은 생물간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고 우리를 둘러싼 생명현상을 이해해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책은 EBS 다큐로 제작한 내용을 정리했고, 방송에 미처 다 담지 못한 내용을 보태어 책으로 엮은 것이다. 한편의 타큐,그것도 모두가 도외시하는 '기생충'을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일이었는가를 책을 통해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촬영장면을 찍기 위해 체체파리에 물리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는 TV를 통해 '기생충'이라는 흥미로운 세계를 접할 수 있었다.
백해무익 하다고만 여겨졌던 기생충을 이용해 질병을 예방하고 암이나 치매의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중이라고 하니 기생충에게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저자의 바램처럼 편견을 버리고 '기생충에게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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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이 열린것 같다. 기생생물이라고 하면 회충같은 지저분한 없어져야 할 생명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주변에 수없이 펼쳐져 있지만 우리가 무시하고 살아오던 그토록 수없이 많은 기생생물의 세상을 알게 되었다. 사실 기생생물의 존재를 빼 놓는다면 오늘날 인류의 존재를 비롯해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군의 모습이 아주 다른 모습이 되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지구상에 제대로 된 생물군이 존재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없앨수도 없고 없는 것이 좋지도 않은 우리곁에 분명히 존재하는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생물군이지만 이재껏 그 존재가 너무나 폄하되어 왔던 실체에 대해 눈을 뜨게 된 이후 세상을 보는 시선이 어마어마 하게 달라졌다.
어느날 갑자기 특이점이라고 불리는 작은 공간이 빠른 속도로 팽창을 하기 시작하고, 그 팽창의 과정에서 물질들이 만들어졌는데, 그 분포가 다행히 인플레이션이라는 과정떄문에 불균형하게 퍼지는 바람에 가스구름들이 만들어졌고, 그 구름들이 자체의 인력들 때문에 응집하게 된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하여 초신성이 폭팔하여 은하계 내에 무거운 원소들을 흩뿌리게 되었고, 우연히 그 무거운 원소들이 응집하여 지구라는 이름의 행성을 만들게 된 덕에 긴긴 시간과 골디락스 군에 위치했다는 엄청난 행운 덕분에 지구상에 생물이 탄생하게 되었고, 그 후손들 중 우연히 나타난 존재가 '나'라는 것을 꺠닿게 되는 눈이 뜨이게 된 과정. 내가 사멸하여 다시 나를 구성하던 원소들로 해채된후 몇십억년후에 태양이 적생거성이 되어 지구를 삼키게 될때까지는 나를 구성하던 원소들이 지구상 여기저기를 떠다니게 될 것이라는 깨달음만큼이나 엄청난 꺠닳음을 주는 책이 바로 이 기생생물에 관한 지식을 얻은 것이다.
내 몸속에 수없이 많은 기생생물이 존재하고 있고, 그것들을 없앨방법도 없으며 없앨수도 없는. 그런 이유를 이해하고 나면 세상을 보는 눈이 얼마나 혁명적으로 달라지게 될까.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이라고 믿던 사람이 반대로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을 꺠닿게 되었을떄 겪는 놀라움만큼이나 어마어마한 놀라움을 담고 있는 책이다. 그러나 어렵지 않게, EBS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부드러운 나래이션으로 우리에게 우리가 미처 그 존재를 꺠닿고 있지 못하던 세상의 어마어마한 비밀을 알려주는 책이 바로 이 책 '기생'이다. 지식에 목마른자, 자신이 존재하는 세상의 참 모습을 알고 싶은자, 그리고 좋은 읽을 거리는 찾아 두리번거리는자, 무언가 모르던 것에 대한 깨닳음을 찾는 자라면 반드시 읽어야만 할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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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 출판사의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좋은 책을 빨리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저자분들 중 서민 교수님은 방송이나 신문의 글로 자주 뵙던 분이고 네이버 캐스트의 기생충 이야기도 구독하고 있어서 특히 반가웠다. 겉모습때문에 혐오스럽게 여겨지는 기생충의 역할과 특징들을 비전문가도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해주신다.
사진도 풍부하고 글도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 기생충에 관심이 생겼다면 요 네이버 캐스트도 꼭 한 번 읽어보자 :)
서민 교수님의 기생충 네이버 캐스트 http://navercast.naver.com/author_contents_list.nhn?acknowledgeId=au59
|진화의 미싱링크, 기생충 생명과학책을 그렇게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기적인 유전자>,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 <눈먼 시계공> 등을 통해 느낀 점은 지구에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과 환경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쌓고 살아나간다는 것이었다. 인간의 도덕적 관념에 맞게 해석한대로 무조건적인 타협과 이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적인 약육강식의 세계가 펼쳐지지도 않는다. 선과 악의 개념을 벗어나 생명체에게 유일한 목표가 있다면 "후손을 남긴다"는 것이다. 군비경쟁을 벌이며 끊임없이 진화를 하는 것도, 다른 새의 둥지를 뺏어 자기 새의 알을 키우게 하는 것도, 모두가 후손을 퍼뜨리려는 행동의 일환이다. 특히 기생충은 숙주의 몸을 통해 양분을 얻거나 자손을 퍼뜨린다. 어떤 기생충은 숙주의 몸에 해를 끼치지 않고 오히려 다양한 미생물집군을 이루어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생벌이나 연가시 등 중간 단계에 속하는 숙주를 조종하여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기생생물도 존재한다. 인간의 경우, 몸에 들어와 40분 만에 간으로 이동, 적혈구를 통해 퍼지는 말라리아 균에게 대항하기 위해 스스로 기형을 일으켰다. 말라리아가 적혈구로 들어갈 때 붙잡게 되는 더피 항원이 존재하지 않는 아프리카 인류가 자손을 퍼뜨려 삼일열말라이라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더피 항원이 없어도 적혈구에 침투할 수 있는 더 강력한 말라리아가 창궐하게 된다. 이에 대항하여 생겨난 적혈구가 돌연변이 형태의 낫모양(겸상) 적혈구다. 이처럼 기생충과 숙주가 되는 생명체는 오랜 군비경쟁을 지속해왔으며, 현재도 계속해서 이와 같은 진화(자연선택설)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득히 먼 일의 시간이라고만 여겨지는 진화가 이런 형태로도 목격이 된다는 것은 아주 흥미롭다.
심지어 성분화가 남성/여성으로 분화된 것 또한, 다양한 병원균에 대비한 다양성을 보유하기 위한 결과라는 점이 놀랍다. 실제로 무성생식을 할 경우 자기 자신의 복제 또는 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적어 병원균에 취약하지만, 반대의 경우 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적응하는 자손이 태어날 확률이 높아진다.
|기생충의 숙주 조종 연가시가 사마귀나 귀뚜라미를 조종하여 물에 빠져 죽게 만든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있다. 이처럼 뇌가 없어, 전략적인 사고가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는 기생충이 고도의 화학적 작용으로 숙주를 죽게한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게다가 단순히 "더 이상 먹을 양분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거나 "더 좋은 숙주를 찾기 위해서"가 아닌, "후손을 퍼뜨리기 위해서"라는 점이 놀랍다.
다음 내용은 본문 중에서도 특히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내용이다.
기생충 리베이로리아흡충은 개구리 다리를 기형으로 만든다. 처음에 환경론자들은 다리가 없거나 6개 이상 다리가 달린 개구리를 보고 비슷한 현상이 사람들에게도 미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래서 수질을 조사해봤더니, 개구리가 살던 물 자체에는 이상이 없었다. 그러다 기형 개구리와 정상 개구리가 사는 곳의 차이를 조사해본 결과, 기형 개구리가 사는 호수에만 플라노벨라 달펭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플라노벨라 달팽이는 리베이로이라는 디스토마의 제 1 중간숙주다. 달팽이에서 탈출한 유충이 개구리 몸속으로 들어가 기형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숙주가 오래 살아야 기생충도 그 안에서 편안하게 오래 살텐데, 왜 이 흡충은 개구리를 기형으로 만드는 걸까? 이유는 기형 개구리에서 발견된 기생충이 성충이 아닌, 유충이라는 데 있다. 기생충의 최대 목표는 자손을 많이 낳아 퍼뜨리는 것이며, 종숙주라고 부르는 동물에게 도달해야지만 출산이 가능하다. 리베이로이라의 종숙주는 새이지 개구리가 아니다. 즉, 이 기생충은 개구리 뒷다리에 기형을 만들어서 새에게 잡아먹히게끔 하는 게 목적이었던 것! 실제로 잘 알려진 연가시의 경우도 종숙주는 귀뚜라미나 사마귀가 아니다. 연가시는 물 속에서 알을 산란시키고 하루살이나 모기 유충이 알을 먹으면, 이 유충을 먹은 사마귀나 귀뚜라미 안에서 부화하여 자란다. 그러다 산란할 때가 오면 사마귀를 물로 뛰어들게 해서 물 속에서 산란을 하는 것이다. 즉, 연가시의 종숙주는 곤충류가 아닌 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성체로서의 삶보다 자손을 남기려는 욕구가 훨씬 크기 때문일 것이라고 한다.
개미선충의 경우도 신기하다. 최종숙주인 새에게 먹히게끔 하기 위해 유충이 개미의 배를 새가 즐겨먹는 열매로 착각하도록 새빨갛게 부풀린다는 것이다. 또한 이 개미선충에게 감염된 개미는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올리는 버릇이 있는데, 유충이 신경을 자극해서일 걸로 추측하고 있다. 의도적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러한 행동이 새에게 더 잘 보이는 건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새에게 먹힌 유충은 새를 타고 날아가 새의 변을 통해 더 멀리까지 알을 퍼뜨릴 수 있게 된다.
마치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느꼈던 것과 같이, 생물학적 알고리즘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게 모르게 작용하고 있다. 어떤 기생충은 게으름을 유발하고, 우울증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어떤 기생충은 먹으면 청력을 잃게 하고 눈을 멀게 하지만, 치매를 치료하는 약으로서의 연구가 지속되고 있기도 하다.
다른 벌레나 애벌레를 양분으로 삼고 자라다 숙주의 몸을 찢고 나오는 기생벌은 그로테스크하지만, 기생벌을 생태학적 살충제로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어떻게 보면 징그럽고, 필요없을 거라고 여겨지는 생물들이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 공조관계에 있거나 영향을 끼친다. 인간이 섣불리 재단하기에는 알 수 없는 수많은 나비효과들의 결과물과 원인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혐오감또한 진화의 결과물일 수 있지만,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것들을 바라보아야겠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
이는 마치 헤어진 연인 사이의 관계를 정의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헤어진 연인의 감정에도 좋고 싫음이 뒤섞여 있고 사랑함과 사랑하지 않음의 복잡한 양가감정이 줄타기를 하고 있듯이, 기생충도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반대로 긍정적인 역할을 미치기도 하고 생물간의 관계를 돈독히 해주는 역할도 한다. P.17
생물과 생물 사이의 관게를 이해하는데 생물을 의인화시키고 인간의 잣대로 재단하는 것은 생물의 참모습을 이해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다. P.23
기생충에 의한 숙주조종은 근본적으로 중간숙주를 조종해 최종숙주에 좀 더 잘 도달할 수 있는 환경, 간단히 말해 중간숙주가 최종숙주에 더 쉽게 잡아먹히도록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 P.32
모든 사람들은 내면에 그의 이익과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기생충을 지니고 있다. -윌리엄 s버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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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서민 교수의 『기생충 열전』을 재미있게 읽었기에 너무나도 기대가 되었던 책이었다. 물론 EBS 다큐프라임을 나는 보지 못했으나 '기생'이라는 제목과 그 내용에 대한 설명으로 충분이 이 책은 내게 끌렸다. 인간 또한 어떻게 보면 지구라는 곳에 기생을 하는 존재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에서 정의한 것을 바탕으로 한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리고 삶 속에서도 그런 생활을 하는 이들이 드물지 않다. 아쉬울 때만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도움을 준 사람이 아쉬울 때면 싹 안면을 바꾸는 사람처럼... 책의 내용들은 예상하지 않고 읽었다면 조금은 징그럽거나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내용들이 꼭 거부감을 느끼는 것만은 아니며 그런 생활 속에 진화를 해왔고, 지금까지 살아온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기생충에 대해서 아는 것은 『기생』을 읽기 전 지난해 읽었던 『기생충 열전』을 통해서였다. 그냥 기생충은 나쁜 것이라 매년 먹던 회중약을 생각했을 뿐이나 기생충이 어떻게 숙주로 이동을 하고 어떤 과정을 통해 번식을 하는지 알았다. 그리고 우리 나라의 기생충 연구가 세계적인 사실에도 놀랐다. 아마도 기생충하면 더럽고 나쁜 존재로만 인식을 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징그러운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이미 다른 책을 통해 알았던 부분들이었기에 큰 거부감을 느끼진 않았다. 기생이 어떻게 보면 생존 방식의 하나이고, 진화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기생충 때문에 숙주는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진화를 해오거나 기생 때문에 생겨난 변이로 인해 기생의 방식이 유지가 된다는 것 또한 흥미로웠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들이 말한 '기생충에게 관심'은 줄 수 있으나...책을 다 읽어도 사랑을 주는 것은 꺼려진다. 하지만 책을 통해 과연 우리의 삶은 기생하지 않는 삶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했다. 리뷰를 마치며 『기생』의 시작이 된 EBS 다큐프라임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며 교양과학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읽어보길 권하며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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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기생> 서적은 기생충 관련 책이니만큼 다소 징그럽게 느껴질 수 있는 기생충들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첨부한 메디나충은 본 서적에서 가장 충격을 받았던 사진. 메디나 충은 인간을 조종하는 기생충으로 더 유명하죠. 물론 모든 기생충이 숙주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겠지만, 메디나충은 좀 악질이더군요. 기생충 계의 악의 축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메디나충은 EBS 다큐프라임 <기생>이 방영되었을 당시에도 가장 이슈가 되었던 기생충이기도 했는데요. 메디나충은 사람의 발에 끔찍한 고통을 수반하는 수포를 만들고, 치료법은 막대기로 벌레를 돌돌 말면서 끄집어내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합니다. 메디나충을 빼낼 때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성공적으로 꺼낸다고 해도 관절의 기형 등 다양한 후유증을 남긴다고 하죠. 또한 메디나충은 새끼를 낳기 위해 발을 불타는 듯한 고통에 빠지게 하여 사람을 물가로 유도하는데요. 성서에 언급된 "불뱀"이란 이 메디나 충을 묘사하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게다가 1일 4센티 정도밖에 뽑지 못하니 모두 꺼낼 때까지 20일~1달 정도가 걸리고, 충체가 원체 길어서 빼다가 끊기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답니다. 외모만큼이나 이래저래 끔찍한 기생충...
물론 메디나충 같은 끔찍한 놈들만 기생충은 아닙니다. 그렇다기에 <기생>은 작가가 기생충을 너무 사랑하더군요. 제법 공평한 구성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아는 것만큼 기생충이 징그럽고 끔찍하고 해가 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풀어나가고, 그러면서도 기생충에 대해 안이하게만 생각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는 파트를 내밀어줍니다. 기생파리처럼 많은 개미들이 둥지 안에서 버섯을 키워 먹는데, 이 진균류가 배신을 했을 때 생겨나는 것이 동충하초라고 합니다. 껍질을 파고 들어 내부의 장기를 영양분 삼아 자라나는 균. 이게 바로 동충하초인데, 결국 동충하초도 기생충의 일종인 셈이죠. 다들 몸보신을 위해 기꺼이 찾는 동충하초지만 기생충이라고 하면 분명 찝찝한 표정 지을 사람들, 더러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녀석들이 나오더군요.
인류는 기생충과의 끝없는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생충이 발전한다고 해서 숙주가 그저 당하고 있기만 하는 것은 아니죠. 기생충이 숙주를 감염시켜 번식하려고 하는 만큼, 숙주 역시 이를 방어하기 위해 다양한 면역 체계를 만들고, 기생충과의 대결에서 이기기 위해 성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온 방법이 바로 섹스. 배우자를 선택하며 기생충과의 투쟁에 들어간 것입니다. 동물들 역시 기생충의 조종으로 인하여 감염된 상대만 찾기도 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기생충에 감염된 상대와의 교미를 피하기도 합니다. 배우자 선택 및 선호도에 있어 기생충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죠. 또한 현재는 정말 마음만 먹으면 기생충을 박멸할 수도 있는 시대입니다만, 그러지 않는 것은 역시 '생태계'라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기 때문이겠지요. 기생벌처럼 기생충이 사라지면 죽어버리는 생물도 있을 것이고,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해도 어떤 부작용이 있을 지 모르는 거죠. 기생충 중에는 분명 인간에게 유익한 영향을 주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공생의 관계를 찾아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기생충 연구의 마지막 목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도 그 동안 기생충을 그저 혐오스러운 존재로만 생각했었는데, 이번 도서를 통하여 여러 가지 방면에서 기생충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저 기생충 뿐만이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기생관계가 얼마나 다양한지도 깨닫게 되었구요. 다큐멘터리도 제법 흥미로웠는데, 책도 참 즐겁게 읽었습니다. 생각난 김에 다큐멘터리도 한 번 더 보고....구충제도 한 번 먹어야겠네요(....) 자세한 리뷰는 블로그에: http://introwjdgur.blog.me/2200381300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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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寄生 - 생명진화의 숨은 고리] 박성웅, 서민, 정준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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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기생, 혹은 기생충.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더럽고 음습하며 이기적이고 천한 것…. 오죽하면 " 이 기생충 같은 놈아!" 라는 욕까지 있을까… 사실 나도 기생충에 대해 근거없는 미움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많은 망설임의 시간들이 필요했다. 그러나 아무 근거도 이유도 없이 다짜고짜 미워만 하는건 아무리 기생충이라해도 너무하지 않나. 또 한자와 뜻은 다르지만 나는 妓生 좋아한다 곱고 예쁘니까……..(먼 산)
이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와 함께 총 4Link로 이루어져 있다. Link 1 - 진화의 미싱링크, 기생충 기생충에 관한 정의와 기생의 시작,역사에 대해 가볍게 시작하여 Link 2- 진화의 숨은 손, 기생충의 세계 기생충의 종류와 기생의 방식들을 좀 더 다양하고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Link 3- 붉은 여왕과의 달리기 승자는 누가 될까 이제 본격적으로 인간과 동물과 식물 그리고 그들의 기생과 공생, 면역계의 공진에 관한 여러 실험과 사례등이 나오고 Link 4- 대결에서 공존으로 각 질병들과 기생충을 이용한 치료 사례들과 함께 본격적인 공진화의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마치 기생충 나라를 여행 하고 온 듯한 감탄사를 연발할 때 쯤, 부제에서 부터 끊임없이 나온 질문이 마침내 에필로그로 마무리 된다. "기생충의 미래에 인류의 미래가 달렸다." 억지스러운 주장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 책은 계속해서 묻고 있는 것이다. '기생은 정말 나쁜 걸까?' '기생과 공생의 올바른 공진화를 통해 인류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이 질문의 해답은 각자 다를수도 있다. 나 또한 책 한권만으로 쉽게 답을 내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내가 알던 기생충은 그런 기생충만이 아니며 기생 없이 공생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과 조금은 기생충이 귀엽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 바뀌었달까… (사실 책에 실린 구충의 사진은 해맑게 귀엽다…)
이 책은 EBS의 다큐멘터리를 시작으로, 두명의 작가가 각각의 링크를 나누어 썼으며 과학 칼럼니스트 이자 [기생충 제국]의 저자인 칼 짐머Carl Zimmer 와 진화 생물학자 이며 [전염병 시대]의 저자 폴 이왈드Paul W. Ewald 와의 인터뷰도 실려 있어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전문가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다. 또 각 챕터에는 EBS 박성웅 PD의 다큐멘터리 [기생寄生, Parasite] 에 얽힌 촬영 뒷 얘기들도 깨알같이 실려있어 보는 재미까지 톡톡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방대한 역사와 생명체들의 종류, 다양한 실험들과 사례들까지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들이 306Page 짜리 책 한권으로 나올 수 있다는게 놀라울 만큼 알찬 내용으로 꽉꽉 차 있을 뿐 아니라 간결하고 쉬운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쯤 잠시 멍- 했다. 조금 엉뚱한 마무리를 짓자면, 때때로 누군가가 이유없이 미워지거나 어려운 선택의 난관에 부딪힐때 어쩌면 내 손에 다시 이 책을 들게 될지도 모르겠다.
"기생충은 생명, 그리고 우리의 삶에 있어 기본 배경같은 역활을 해왔다.이들은 진화의 과정에서 생물의 형질과 특성이 선택되는데 큰 영향을 미쳤으며 지금도 이런 영향은 계속되고 있다. 기생충을 이해한다는 것은 생물간의 관계를 이해한다는 것이며, 그 관계를 알아가는 것은 우리 주변을 둘러싼 생명 현상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세상에 이토록 중요한 역활을 하고 있는 기생충을 폄하하고 혐오하는 것은 기생충에게--- 그리고 기생충 연구자들에게--- 무척이나 억울한 일이다." P.25 "기생충은 역설의 생물이다. 기생충은 우리에게 질병을 가져다주지만, 오히려 기생충이 사라지면서 나타난 질병들이 있는가 하면, 역으로 이에 대한 치료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P.25 "면역계에서 숙주와 기생충의 싸움은 두 생물 간에 가장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는 곳이다. 그만큼 진화의 속도가 빠른 지점이기도 하다. 인간 또한 겉으로만 보기에는 별다른 진화가 일어나고 있지 않은 것 같지만, 기생충과의 경쟁을 통해 빠른 속도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중략) 이처럼 미시적인 수준에서는 마치 자연을 정복하고 진화의 굴레에서 빠져나온 듯 보이는 인간 역시 계속해서 기생충과 경쟁하며 살아남아 진화했다. 진화는 인간 내에서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P. 204~205 "박멸이 문제가 되는 것은 완전한 박멸의 단계에 가까워 질수록 생명체에 대한 자연선택의 힘이 더욱 커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병원균을 박멸하려 할 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그 매개체를 박멸하려 할 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P.222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만약에 당신이 이러한 생명체를 전쟁에서처럼 쫓아가 파괴하려고 한다면 역사가 말해주기를 이 적들은 이에 반응해서 당신이 사용한 무기의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아예 쓸모없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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