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가 되기 위해선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해 주어야 합니다. 시로미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나무가 있다. 이 이름과 비슷한 예쁜 이름을 가진 '로미'라는 주인공을 화자로 내세워 나무의 생애와 나무 사랑의 길을 가르쳐주는 좋은 책이 나왔다. 특히, 나무들의 사회성과 생태적인 의미를 인간의 사회적 특성과 결부시킨 대화법이 독특하다.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나 누구나 태어난 환경을 알면 친구가 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등 매 주제마다 끄트머리에 요약하는 명제를 실어 단순히 나무에 대해 아는 지식의 성장과 함께 한 인간으로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사회성 혹은 인간 세상의 생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는 점은 요즘 어린이들이 겪고 있는 사회성의 부족을 메꿀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식물 자체보다는 식물이 처한 환경에 대한 이해 도와 '무심코 밟는 발자국 크기만한 흙 속에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미생물이 삽니다.' 여름 낮에 더위를 식히려고 흙마당에 물을 뿌리면 나는 향긋한 냄새가 흙속에 사는 방선균의 냄새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게다가 그 미생물이 유기물을 소화하여 흙을 부드럽게 만든다는 사실까지 아는 사람은 학자가 아니면 드물지 않겠는가. 지렁이가 중요한 이유를 말할 때는 지렁이가 사람들이 삽으로 흙을 뒤집어 놓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흙을 뒤집어 놓는다는 사실 외에 징그러운 지렁이의 겉모습만 보고 흉칙하다며 발로 짓이겨 죽이려고만 하는 어린이들에게 자연과 사람을 대하는 중요한 철학을 일깨워준다. 오늘날 난개발로 어지럽혀진 생태계는 이 한 마디만 항상 기억하고 있어도 어느 정도 적절한 선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열매는 씨앗의 식량. 우리가 맛있게 먹는 각종 열매들은 나무가 맺은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잘 자라도록 미리 마려한 자양분이라는 사실이 경이롭지 않은가? 게다가 나무들은 그 열매를 사람과 동물들까지 먹고 살아갈 수 있도록 충분한 양을 맺는다는 사실은 얼마나 여유로운 이야기인가. 여름 한 낮에 나무에 물을 주면 나무도 배탈이 난다고 너스레를 떠는 이야기도 너무 재미있다.
아는만큼 사랑한다. 우리는 자연을 아는만큼 더 사랑하게 되고 우리가 자연을 제대로 알고 보살피게 되면 자연은 우리에게 그보다 더 갚진 것으로 혜택을 준다. 그리고, 그 공동체 안에서 사람과 자연은 공생하고 시너지 효과를 거둔다.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공동체 의식과 사회성을 키워주는 것은 영재 교육이나 값싼 지식 교육으로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자기 중심주의(자기 중심주의가
반드시 나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에만 몰골하게 할 것이 아니라 여유를 가지고 다른 세계를 바라보게 이끌어주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인상깊은구절] 친구가 되기 위해선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해 주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