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코리아에서 모집한 신간 서평단에 선정되어 이 잡지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1. 〈'우리'의 검투사 트럼프는 복수를 할 수 있을까?〉(p.10~19) 전직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고, 다시 대선에 출마해 당선이 꽤 유력한 건 미국 선거 역사에서도 분명 드문 일이다. 16년 대선에서 승리해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트럼프가 다시 돌아올 준비를 마쳤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그리고 전 세계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을 한 번 경험해 보았기에 충격의 강도가 조금 약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안보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트럼프는 기존 미국 정치권에서 통용되지 않았던 정책을 대담하게 밀어붙였다. 선거 유세 기간 동안에 그가 공언한 걸 보면 분명 특이한 정치인이다. 물론 그가 제도권에서 주류 정치인으로 성장한 게 아니라, 평생을 사업가, 협상가로 살아왔기에 그런 면모를 보이는 거란 생각이 든다. 어찌 됐든 트럼프는 정치인이 선거 승리를 위해 흔히 쓰는 외연 확장 정책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 대신 그는 '집토끼', 그러니까 핵심 지지층을 더욱 충성스럽게 하는 공약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그가 처음 정치권에 진입했던 때 트럼프 지지자는 극소수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엄연히 미국이라는 거대 국가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아닌가. 또다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걸고 넘어질 게 뻔하기에 한국인 입장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껄끄러울 거 같긴 하다. 하지만 워낙에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니, 그가 내세우고 추진할 다른 공약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2. - 〈독일 정치를 뒤흔드는 새로운 '보수 좌파': 자라 바겐크네히트는 무엇을 상징하는가?〉(p.44~50) - 〈신보수주의 이념의 씨앗을 뿌리는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위험한’ 유럽 청사진〉(p.51~55) 두 기사를 읽고 나서 기존에 통용되는 진보와 보수에 대한 개념이 조금씩 흔들리는 게 아닌가 싶었다. 특히 시리아 내전 이후 유럽으로 유입된 난민이 사회 문제로 성장하면서, 기존에 난민 수용에 적극적이던 독일 좌파마저 극우 정당 AfD와 같은 입장을 취한다는 건 무척 상징적이다. 자라바겐크네히트연합-이성과 정의를 위하여(BSW)는 독일 사민당(SPD)나 녹색당, 그리고 좌파당과 노선을 달리한다. 사회 보장과 경제 분야에서는 진보를, 사회·문화 분야에서는 보수를 표방하기 때문이다. 대도시권 고학력자 진보층에 적극 구애하는 기존 좌파 정당과는 달리, 중소기업 노동자로 구성된 중산층과 서민층을 연합한 사회 진영을 구축하려는 게 핵심이다. 이런 독일 정당 구조 재개편은 EU 집행위원장 폰 데어 라이언의 구상과는 무척 상극처럼 보인다. 러시아에 대한 적대감, 우크라이나를 향한 지지는 EU에서 중심 역할을 하던 독일의 상황을 무척이나 크게 바꿀 것이다. 보호주의가 정당화되면 수출 중심이던 독일 산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러시아를 견제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NATO를 강화하고 군수산업을 육성하면 기존 독일의 군사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등이다. 숄츠 총리는 이에 대립각을 세우니 예측하기 어렵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민지가 계속 유입되고, 독일 경제 성장이 정체하며, 인플레이션은 잡을 수 없는 이런 국면이 AfD 같은 정당에게 무척 큰 기회다.
3. 〈강대국 탐욕의 희생양이 된 오세아니아 섬나라들〉(p.71~74) NATO가 대서양을 넘어 인도양과 태평양에까지 관심을 기울이는 건 미국의 대 중국 봉쇄 전략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중국을 더욱 압박할 수 있으니 말이다. AUKUS나 파이브 아이즈보다 훨씬 더 파급력이 큰 일이다. 국제 정치를 공부하다 보면 강대국들의 이권 경쟁과 화합에 중소국이 피를 보는 경우가 무척 많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건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라서, 오세아니아 섬나라들은 기후 위기 탓에 영토가 사라질 와중에도 치열하게 셈법을 하여 어느 한 편을 선택해야 한다. 냉전 때 비동맹국가들이 자유주의와 공산주의 진영 중 한 쪽을 택해야 했던 압박을 받았듯이 말이다. 미국이냐, 중국이냐보다도 중요한 건 결국 국익이다. 태평양도서국포럼(PIF)는 '푸른 태평양' 전략으로 국제 사회에 자신들이 처한 위기 상황을 알리고 있다. 부디 이 목소리가 강대국의 이익에 잠겨 사라지지 않고 온전히 전해지길 바란다. |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10월호의 제목은 <우리의 검투사 트럼프는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입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고 해리스 대 트럼프 여론조사 결과도 엎치락뒤치락하는데요. 현재의 미국 정치를 논할 때, 소셜미디어와 선전 영상이 점점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공화당원들은 선거 주도권, 미국의 위대함, 과거의 남성성 등 잃어버린 모든 것을 자신들이 도둑맞은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박수 소리에 따라 문화 전쟁의 방향을 정하는 트럼프’라는 구절도 인상적입니다. 트럼프는 어떤 정책의 세부 사항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가 관심을 두는 것은 오직 자신의 인기와 당선 가능성에 관한 것뿐이니까요. 프랑스 언론의 이스라엘 편들기라는 기사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국민을 선동하고 심판 역할까지 자처한다고 하는데요. 프랑스 친구에게서 스페인 빼고는 모든 나라가 이스라엘을 편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그런지 더욱더 공감이 가는 기사였습니다. 프랑스의 주방 폭력에 대한 이야기도 신선했습니다. 젊음을 갈아넣는 대가로 신분 상승이 보장되는 요식업 특유의 생리는 부당한 규칙과 관행을 군소리 없이 받아들이게 만듭니다. 욕설과 모욕이 정당화되는 요식업계의 이야기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주방문화와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유럽에서 신보수주의 이념이 부상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재밌습니다. 보호주의가 정당화되고, 군수산업체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유럽 사람들은 경제적 불황과 불평등, 실업과 같은 많은 것을 이민자들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이지요. 이는 어느새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습니다. ![]() #르몽드디플로마티크 @lediplo.kr |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 2024.10
잡지《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프랑스《르몽드》의 자매지로 전세계 27개 언어, 84개 국제판으로 발행되는 월간지입니다.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라는 언론관으로 유명한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Le Monde)》의 자매지이자 국제관계 전문 시사지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국제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참신한 문제 제기로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 민주주의, 평등박애주의, 환경보전, 반전평화 등을 옹호하는 대표적인 독립 대안언론입니다.
10월호 ‘우리’의 검투사 트럼프는 복수를 할 수 있을까?
“트럼프는 우리를 위해 열심히 싸워. 그들은 그를 감옥에 보내려고 해”
미 대선이 11월5일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대통령 선서에 뛰어들어 공화당 트럼프와 경쟁하게 되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주도하지 않은 극적인 상황을 싫어했고 특히 그것이 그에게 금전적 손실을 줄 때 더욱 그러했습니다. “우리는 조 바이든을 물리치기 위해 1억 달러를 썼다.”그런데 갑자기 그들(민주당)이 그를 제거하고 다른 사람을 그의 자리에 앉히기로 했다. 그리고 7.13일에 있었던 암살 기도로부터 극적으로 살아남은 사건으로 세계가 놀랐습니다. 트럼프는 그가 살아남은 암살 기도 덕분에 자신이 민주당, 언론, 세무당국, 사법부, 그리고 이제는 그 수상한 저격수로부터까지 박해받고 있다는 이미지를 완성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사회학자 아를리 호크실은 공화당원들은 선거주도권, 미국의 위대함, 과거의 남성성 등 잃어버린 모든 것을 자신들이 ‘도둑맞은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세계가 미국 대선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 과연 누가 제47대 대통령이 될 것인지 독자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우리 업계는 이 위기를 혼자서 헤쳐나갈 수 없습니다.” 아몽이 말했다. “외부의 도움, 새로운 시각, 업무 감독, 사회학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요식업계 종사자와 고객, 그리고 고객 요구와의 관계도 변화해야 한다. “요식업계가 종속 관계로 점철된 이유 중 하나는 우리의 일이 고객에게 지나치게 종속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p.82
어느 목요일 오후, 메츠 호텔 고등학교 학생 50여명이 모여 각자의 요식업계 첫 경험을 털어놓습니다. “사수가 저를 벽으로 몰아세우고 때렸어요.” “머랭을 오븐에 넣는 것을 깜빡했더니 곧바로 달걀이 머리로 날아왔어요.” “직원들이 젖은 행주를 제 얼굴에 던지며 너는 노예야라고 말했어요.” 2021년에 고틀레가 공동 설립한 단체 Bondir.e는 어린 학생들이 주방에서 자행되는 학대를 부당하다고 인식하고 나아가 거부할 수 있도록 교욱합니다. 2015년에는 유명 셰프인 조엘 로부숑을 고소합니다. 수습생일 때 멱살을 잡혔던 이야기와 뜨거운 냄비에 화상을 입은 사연, 냉장실에서 일어난 성폭생 등 소규모 동네 식당부터 고급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주방에서 폭력에 대한 인식은 사안의 심각성과는 달리 여전히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기사가 눈에 띕니다. 이는 피라미드식 주방 업무가 불러온 종속관계가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명셰프에 대한 과도하고 지나친 예찬은 방송을 통해서도 우리가 알 수 있습니다. 흑수저와 백수저를 나누고 탈락시키는 이유도 가지각색으로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셰프 폭력에 피해자는 발생할 것입니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유명 셰프이기 이전에 사람이라는 사실과 분명 자신도 초보 요리사 시절이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이 밖에도
-사하라,마크롱 대통령의 위험한 선택 -그들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가 두렵다 -정신의학과를 찾는 아르헨티나 사람들 -브라질 민주주의를 위해 체포에 동의했던 ‘룰라’ 등 읽을 거리가 풍부합니다.
흥미로운 기사는 미슐랭 3스타 셰프도 시인한 ‘주방 폭력’에 관한 글로 요즘 ‘흑수저 백수저’라는 요리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인기로 관심이 갔습니다. 급변하는 세계에 발맞추어 나가기 위해 보통의 알권리는 필요하다고 느끼면서 무르익는 가을 10월호도 기대가 됩니다. 다음호에서는 우리나라 노벨 문학상 수상이야기도 다루어 주셨으면 조심스럽게 기대해 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