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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h, Du lieber G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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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위험한 것은 그것이 진실이 아니며, 그리하여 현실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그 거짓말이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서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거짓말쟁이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씨앗처럼 바람을 타고 날아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싹을 틔우고, 마침내는 불모의 절벽에서 자라나 거짓말쟁이가 관상하는 외롭지만 튼튼한 나무가 된다. 그것은 거짓말쟁이를 경탄에 빠뜨리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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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위험한 것은 그것이 진실이 아니며, 그리하여 현실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그 거짓말이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서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거짓말쟁이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씨앗처럼 바람을 타고 날아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싹을 틔우고, 마침내는 불모의 절벽에서 자라나 거짓말쟁이가 관상하는 외롭지만 튼튼한 나무가 된다. 그것은 거짓말쟁이를 경탄에 빠뜨리며 그에 못지않게 슬픔에도 빠뜨릴 수 있다. 그 나무는 어떻게 그곳에 자리 잡게 되었을까? (p.5)

 

이탈리아인 어머니와 벨기에인 아버지를 둔 미국인. 십대에 파리로 건너가 모델로 활동. 프랑스 국립영화센터로부터 최우수 시나리오상 수상. 하버드 대학교에서 문학 공부. 현재 가족과 뉴질랜드에 거주하면서 글쓰기에 전념. 세 대륙에 걸쳐 진행중인 작가의 이력이 신기해서 아무 정보 없이『갇힌 하늘』을 읽으며『사라의 열쇠』과 『책도둑』이 떠올랐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 박해를 다룬 작품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지만 십대 소년 요하네스의 눈으로 본 전쟁의 실상에서 시작해 사랑을 가둘 수 있는가, 갇힌 육체와 갇힌 정신 중 어느 쪽이 더 불행한가로 나아가는 심오함이 읽는 내내 마음을 경건하게 만든다.

 

실제로 광장에서 프로이트 서적(유대인 서적)을 불태우는 장면과 평범한 가족이 파탄의 지경에 이를 때까지 투쟁과 저항을 거듭하며 지하실에 유대인을 숨겨 돌봐주는 장면은 『책도둑』과, 아이의 시선으로 본 권력에 대한 탐욕과 전쟁의 역사를 탁월하게 서술해나가는 점은 『책도둑』,『사라의 열쇠』 모두와 묘하게 일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갇힌 하늘』인가를 말하려면 우선 화자가 십대 소년 요하네스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시대의 부름에 발맞춰 히틀러 유겐트로 활동하지만 아빠와 엄마가 한뼘의 지하 벽장에 숨기고 있는 사람이 가엾게 죽은 누나의 친구 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현상황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혼란을 겪는다. 게다가 호기심으로 시작된 지하 벽장에의 관심이 증오와 집착, 연민과 사랑으로 이어지면서 잔인할 정도로 얽매인다. 처음 배운 사랑은 그를 놓아주지 않는다. 요하네스는 엘자를 사랑한다.

 

"건반 소리에 귀를 기울여봐. 이 소리는 내가 네 얘기를 들었을 때의 내 감정이 어떤지 말해줄 수 있어. 논리는 인생에서 가고자 하는 곳으로 너를 데려다 주지 못해. 물론 다양한 곳으로, 멀고 먼 곳까지 데려갈 수 있겠지. 하지만 네가 나중에 인생을 돌아봤을 때 네가 정말 가려 했던 곳으로는 데려가지 못할 거야. 장담한다. 감정은 우리 안에 있는 하느님의 머리야.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느끼는 방법을 배우도록 해." (pp.28-29)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함께 지내던 할머니와 사이 좋은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사랑스런 소년에게 비밀이 생겼다. 이 비밀은 아주 오래 잔혹할 정도로 계속 소년을 놓아주지 않는 광기 어린 사랑이다. 아빠는 말없이 강제 수용소로 끌려가 소식이 없고, 엄마는 공개처형 당한다. 남은 할머니와 엘자를 지키기 위해 강해질 수밖에 없는 소년은 더이상 응석 부리고 사랑 받는 걸 당연히 여기는 예전의 그 소년이 아니다. 엘자는 헤어진 연인 나탄만을 그리워하고, 요하네스는 질투와 집착에 휩싸여 그녀 곁을 떠나지 않는다. 곧 전쟁이 끝날 거라는 소식이 마을에 파다하지만 아무도 전쟁의 자세한 내막을 모른다. 요하네스는 누구도 엘자의 행방이나 존재를 모른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바깥 상황을 그녀에게 전하지 않은 채 그녀를 작은 벽장 안에 더 오랫동안 가둔다. 사랑이 돌아오리라, 저만이 그를 지킬 수 있으리라 판단하면서.

 

사랑의 열정은 어느새 집착으로 변하고, 요하네스와 엘자는 서로가 원하는 것만을 서로에게서 취하려 애쓸 뿐이다. 갇힌 자와 가둔 자. 육체의 가둠과 정신의 가둠. 어둠과 절망 속에서 절규하는 엘자를 새장 안에 가두려한 요하네스는 스스로 사랑이라는 감옥 안에 갇힌다. 불멸하는 권력, 핏빛 의지, 공포와 애증 속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인간 본연의 강력한 생존 의지와 승리자와 패배자 사이의 여러가지 갈등-총통과 인민 혹은 요하네스와 엘자-이다.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며 물자배급에 가슴 졸이고 불안, 어둠, 두려움에 저항하는 시간이 지속되면서 사람들은 승패와 상관없이 다치고 부서졌다. 어떤 식으로든 이 상황이 종료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엘자에게 부지불식간에 전쟁이 끝났고 이제 자유로울 거라는 소식을 전해주려던 요하네스는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그녀가 자신을 떠날 것이며, 그녀의 비밀 은신처를 향해 가는 게 이번이 마지막일 거라는 희미한 예감에 슬퍼한다. 자유롭지 못한 두 사람을 돌보려니 할일이 태산이었지만 아빠가 돌아오실 때까지 그것만으로 버텼다. 힘든 하루만이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는 최대한 길고 완벽하게 이 상황을 지속하기로 마음 먹는다.   

 

"검정은 색깔이 아니라고 나탄이 그랬어. 검정은 그냥 어떤 색도 없는 것이라고. 그러니까 나는 색의 부재 속에서 살고 있는 셈이야. 내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까 내가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어.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내게는 존재해." (p.110)

 

열두 살부터 시작된 요하네스의 심리를 따라 그가 성인이 되기 직전까지 진행되는 소설이다. 광기 어린 전쟁과 권력의 잔혹함을 주제로 삼지만 소년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은 여전히 사랑이 있어 아름다운 세상이다. 부모님이 모두 집을 비울 때에도 할머니보다 엘자에게 더 신경쓰고, 엄마가 처형당한 사실을 알았을 때도 자신이 정확히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자각하지 못하는, 사랑에 미친 소년 요하네스. 광기와 두려움 역시 역사의 일부지만 이 고통을 되새기고 곱씹을지 결정하는 일은 우리 몫이다. 전쟁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권력을 탐하는 자는 몰락했고, 그에 반하는 자와 두려워하는 자는 죽거나 사라졌다. 제2차대전을 소재로 한 일반소설 중 가장 위대하거나 감명깊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하늘이 하나였던, 그 하늘이 무너지면 죽는 줄 알았던 요하네스와 엘자의 기묘한 동거는 독특한 의미로 남길 것이다. 여전히 어딘가에 갇힌 우리를 위로하거나 애도하면서.

s*****d 2014.08.31.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