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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일러스트 #미술입문서 #한국화 #미술감상 ![]() 한국화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는 책 한 권을 만났다. |
![]() 세련된 전통미를 듬뿍 느낄 수 있는 우리 옛 그림의 매력을 만나는 시간 <한국의 일러스트>. 여느 미술책처럼 작품 이야기가 길지 않고 한 페이지로 끝나는 짧은 분량이지만 우리 그림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데 손색없습니다. 제목부터 독특합니다. 한국화 대신 요즘 세대에게 친숙한 일러스트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한국화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틀을 넘어서 현대적인 해석과 새로운 미감으로 작품을 바라본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전통적인 한국화를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현대 시각 예술의 한 영역으로 확장시키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가 느껴집니다. <한국의 일러스트>는 한국화 속에 담긴 감각적 아름다움과 현대적 미감을 오감으로 다시 해석해 보라고 권합니다. 동양화라 하면 단조로운 그림을 떠올리기 쉽지만, 미술사학자 이종수 저자는 한국의 고전 작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첫 번째 챕터 '視 아름답다'는 우리 그림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마치 현대 풍경화를 보는 것처럼 세련된 색감과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 많습니다. 한국화가 단순히 과거의 예술이 아니라 현재에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 ‘聽 감미롭다’ 챕터는 그림 속에서 들리는 소리와 감각을 상상하며 감상해 보는 시간입니다. 봄의 활기찬 소리와 분위기를 담은 김홍도의 「춘작보희」, 매미 소리가 들리는 듯한 심사정의 「초충도」처럼 시각적 감상이 청각적 경험으로 확장되는 지점이 매력적입니다. 그림 속의 세세한 표현이 시각에 머무르지 않고 다채로운 감각으로 확장된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바람 소리, 사람들의 속삭임까지도 느껴질 정도로 생동감이 넘칩니다. 혼자서 감상했다면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들에 대해 탐색할 기회를 안겨주는 저자의 해설이 돋보입니다. ![]() 그림은 눈으로만 감상하는 것이 아닙니다. ‘觸 짜릿하다’ 챕터에서는 그림 속의 촉각적 요소를 상상하며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털이 보드라운 고양이를 쓰다듬는 느낌이나 나비의 가벼운 날갯짓을 상상하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림 속에 담긴 숨겨진 재미를 더 깊이 탐색할 수 있었습니다. 고양이와 닭을 실감 나게 잘 그렸다는 변상벽의 작품을 보면서 감탄사를 내지릅니다. 병아리를 데리고 있는 암탉과 수탉 그림의 해석이 재미있습니다. ‘嗅味 향기롭다’ 챕터는 그림 속의 향기와 맛을 떠올리며 감상하는 법을 보여줍니다. 그림 속의 과일과 꽃들은 자연의 향취를 상상하게 만듭니다. 감각적 경험이 더욱 풍성해집니다. 마지막으로, ‘心 황홀하다’ 챕터는 그림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적 경험을 다룹니다. 마음을 울리는 정물화를 통해 깊은 사색의 시간을 선사하기도 하면서, 한 폭의 예술이 감정에 얼마나 큰 울림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한국의 일러스트>는 그림이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마음으로 느끼는 예술이라는 점을 일깨웁니다. 한국화의 미감 속에 담긴 다양한 메시지를 전해 받은 기분입니다. 다양한 감각으로 그림을 해석하는 경험을 선사하는 <한국의 일러스트>. 오감으로 느끼는 우리 옛 그림의 신비로운 매력을 발견해 보세요. #도서협찬 #한국의일러스트 #이종수 #아트북스 #동양미술 #한국화 #옛그림 #인디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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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일러스트]는 조선시대의 예술을 중심으로 전통과 감성의 조화를 보여주는 책이다. 나는 조선 시대를 사랑하는 독자로 이 책이 담고 있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조선 시대는 문화와 예술이 꽃을 피운 시기였고, 그 당시의 회화는 조선의 역사적, 문화적 유산을 잘 담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화가로 꼽히는 김홍도, 신윤복, 장승업 등은 역사 속 인물일 뿐 아니라 그들의 작품 속에서도 여전히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이다. 교과서 속에 등장하는 이들의 그림은 민화, 회화를 넘어 당대의 사회와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내고 있어, 실제로 그 작품들을 직접 보고 싶다는 열망을 불러일으킨다. 그들의 작품 속에는 조선의 일상과 사회적 분위기, 사람들의 생동감 있는 모습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 중 하나는 바로 심사정의 '삼일포'였다. 이 그림은 18세기에 그려진 작품으로, 책의 첫 부분에 소개되었는데, 그 순간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푸른 바탕에 그려진 조용하고 아담한 언덕, 섬, 호수, 그리고 하늘이 하나로 이어지듯 자연스럽게 표현된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그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림 속에서 자연이 한데 어우러지는 장면은 조선 회화의 진정한 미학을 보여주는 동시에, 동양적 사상인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상징하는 것 같았다. 특히나 이 그림에서 눈에 띄는 점은 작품에 점점이 찍혀 있는 흰색의 동그라미였다. 처음에는 눈을 표현한 것인가 생각했지만, 책을 통해 이 자국들이 종이에 좀이 먹은 흔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보통의 경우 이런 자국은 복원 작업을 통해 제거되곤 하지만, 간송미술문화 재단에서는 이 자국을 그대로 두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이는 화가가 의도한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존중하고, 작품과 함께한 시간을 인정하는 미술관의 철학이 느껴졌다. 그 자체로 완성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삼일포’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완성된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사정의 붓놀림뿐만 아니라, 그가 살았던 시대의 흐름과 시간이 이 작품 속에 깃들어 있는 것이다. 이는 그림 자체가 예술작품을 넘어서 시대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하나의 역사적 유물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또한 조선 시대의 다양한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그들이 어떠한 철학과 예술관을 가지고 작품을 그렸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다. 이들 화가들이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당대의 철학적, 사회적 흐름을 반영하며 그림 속에 담아내었던 그들의 열정과 예술성은 오늘날에도 큰 영감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인디캣책곳간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 이종수 (지음)/ 아트북스 (펴냄) 고려대학교에서 국문학과 미술사학을 깊이 공부하신 분야 전문가. 그는 옛 그림이나 역사 속 인물에 대한 책을 주로 쓰셨다. 유튜브 채널 #이종수의그림문답 을 운영 중이시다. 영상을 보기 전 남성이신 줄 알았다^^ 여러 편의 영상을 공부하는 느낌으로 보다가 그중 신윤복에 대한 영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최근 간송미술관에서 《미인도》를 감상한 후 한눈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도화서의 화인으로써, 직업인으로써 그가 담은 그림들 정말 매력적이다. 무려 73점의 그림이 수록된 책이다. 책에는 신윤복, 김홍도, 정선을 비롯한 많은 화가들의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화가도 있다. 조선 3대 화가는 안견, 김홍도, 장승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의 최애는 신윤복 화가, 물론 조선의 3대 화가에 속하지 않은 그가 훗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의 그림에는 이야기가 담겨있으며 또 있을만한 풍경을 솔직하게 그려낸, 누가 봐도 알아보기 쉽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름답다, 감미롭다, 짜릿하다, 향기롭다, 항홀하다의 네 챕터로 책을 나누고 그에 걸맞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백선도팔곡병》을 그린 박기준 화가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다양한 부채들이 묘사되어 있다. 임금님의 초상화인 어진을 그렸을 만큼 실력 있는 화가, 모두 같은 부채가 아닌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는 부채였다. 또 인상에 남는 그림을 떠올려보면? 저자의 그림 소개는 정말 기발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선의 작품 《함흥본궁송》을 소개할 때, 상상으로 그려낸 실경이라고 표현한 점 정말 탁월한 해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암의 《모견도》를 보면서 따뜻한 이름 하나라고 표현한 점도 눈에 띈다. 그림은 해석하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다르게 와닿는다는 것을 같은 그림을 보면서 나는 왜 이렇게 폭넓은 사고를 하지 못했던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무려 500년 이상 된 그림들을 대하며 전혀 촌스럽다거나 감각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서양화를 볼 때의 느낌과 사뭇 달랐다. 그저 편안한 느낌, 어떤 그림을 봐도 이해되는 것만 같은 느낌은 아마도 내가 한국인이라서 그런 걸까? 만약 우리 집 거실에 단 하나의 작품을 걸어놓고 볼 수 있는 영광이 주어진다면 과연 어떤 작품을 걸어볼까? 아마도 책가도?^^ 한국화의 여백, 그 빈 공간이 주는 여유와 멋스러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내 눈길이 닿는 곳에서 내 이야기가 시작되는 그런 독특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추천합니다!! |
이종수 저자가 쓴 '한국의 일러스트'라는 책은 한국화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과 오해를 바로 잡고자해서 쓰여지게 된 책이다. 보통 한국의 그림, 한국화라고 하면 보통 검은 먹으로만 그려져 별다른 색채가 없는 그림을 연상하곤 한다. 비슷해 보이는 구도이거나 구분이 잘 안가는 그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건 한국화의 여러 얼굴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다. 한국화에는 예쁘고 다정한 그림들이 많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현대 작품은 다루지 않고 고전 한국화 작품만 다루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책 제목을 일러스트라고 지은 이유가 궁금하지 않은가? 일러스트라면 삽화나 도안 등을 뜻하는데, 실제로 우리는 이보다 조금 더 폭넓은 의미로 사용한다. 예쁘고 선명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물론 단독 회화 작품, 특히 옛 그림과는 거리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서 이 제목을 가져와봤다. 한국화를 다른 마음으로 만나보자는 저자의 생각이 담겨있다. 현대인의 눈으로 보아도 산뜻한 한 점의 일러스트 같은 73점의 그림을 골라 담았다. 시대와 무관하게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한국화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새로운 아름다운을 맛보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가끔 그림을 보면서 그림이 그려진 역사적 배경이나 화가의 인생사를 공부해서 그림을 더 깊게 이해하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기도 하지만, 가끔은 그런 역사적인 배경을 빼고 가만히 그림 자체를 즐기면서 감상하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그림들은 그렇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로 선정하였으니 마음 편하게 마음껏 감상하셔도 좋을 것 같다. 간만에 눈이 즐겁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을 접하다 보니 마음이 푸근해졌다. 첫 장에 나온 '우리들의 이야기 / 전기 '매화초옥도' 그림부터 눈이 호강하고 마음이 따듯해지는 느낌이다. 일상의 삶에 지친 사람들이라면 옛 한국화 그림들을 보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ㅡ '인디캣 @indiecat_hermitcrab'님을 통해 '아트북스 출판사'의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인스타 #하놀 @hagonolza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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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그림 감상, 너무 무겁게 시작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 물론 알고 보면 좋은 그림도 있지만, 그림 감상이라는 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설명이 더해지지 않아서 감상할 수 없는 그림이라면, 어느 정도는 그림의 책임이다. 5쪽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너무 어렵게 그림에 접근하지 말라고 말한다. 총 73점을 우리가 느끼는 감각에 맞게 구분하였지만 순서를 따르기보다는 편안하게 아무 페이지나 펼쳐지는대로, 눈(마음)이 가는 대로 보길 권한다고도 말한다. 그런 저자의 제안을 따라 시월이지만 너무 더웠던 지난 어느 날, 내 맘속으로 총총 걸어들어온 몇 작품들을 소개해본다. 김홍도의 '무동' (18세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은 원으로 동그랗게 모여 앉아 화면 바로 앞쪽에 한 아이가 입꼬리를 슬쩍 올려가며 신명나게 춤사위를 보여주는 작품은 나뿐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TV광고를 통해서도 쉽게 접했던 그림이다. 이전에는 별다른 감흥을 주지 않았던 작품인데 저자의 조언대로 분석하는 마음 대신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까지 두루두루 시선을 던져가며 바라보니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흥'이 느껴졌던 것이다. 동그란 원 안에 빈틈이나 사방 곳곳에 여백이 있는 것이 '삶의 여유'마저 느껴졌다. 한참을 내 맘대로 흥겨워하다가 저자의 부연설명을 읽는 맛이 참 달았다. 이어지는 김홍도의 '황묘농접'은 아이들마저 사랑스러운 고양이와 팔랑거리는 나비의 날갯짓에 눈이 머물거 같다. 이 작품은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품으로 앞서 소개한 작품과 달리 전시작품으로 만난 적은 없었다. 그래서 '묘접도'란 말대신 '모질도'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것, 노년의 장수와 평안함을 기원한다는 그림의 의도도 잘 알지 못했다. 그러니 다음의 해석에 '그저 사랑스럽다'라는 말로 퉁쳐서 바라보았던 것도 영 부끄러울 일만은 아닌 듯 싶다. 고양이가 놀리고 있는 게 나비인지 봄볕인지. 어쩌면 볕에겨워 졸고 있는 고양이를 건드린 건 오히려 나비 쪽인지도 모른다. 아니, 그마저도 모르겠다. 이 따스한 풍경에 휘둘리는 건 그저 우리들 마음인지도. 83쪽 이번에는 단순히 흥겹거나 사랑스러운 분위기 때문이 아니라 제법 사색에 가까운 상태로 머물게 했던 작품, 윤두서의 '유하백마도'다. 이 작품은 앞서 소개한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18세기 작품으로 고산윤선도박물관 소장품이다. 한 가운데 말 한 마리가 서있는데 안장을 채운 것도 아니고 말의 표정 또한 심상치가 않아 더 궁금해졌다. 책 모서리에 당시의 감상을 적었는데, '말의 표정이 얕지도 깊지도 않은 '적당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자구 자꾸 보게 된다.'라고 쓰여있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윤두서는 여느 문인 화가와는 달리 사실적인 그림에 능한 인물이다. 대상에 대한 치밀한 관찰을 바탕으로 그림 연습 또한 성실하게 이어나간 화가(101쪽)'이라고 하니 더더욱 말의 표정을 어떤 까닭으로 저렇게 표현했을지 궁금해진다. 마지막 작품은 김홍도의 '포의풍류도'로 화가의 방안을 보여준 듯한 그림으로 개인소장품이다. 저자의 말처럼 '나를 보여주기에 소품만한 것도 없다(169쪽)'. 화가가 자신이 사랑하는 것 혹은 자주 사용하는 것을 모두 펼쳐보이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저자의 말처럼 그렇게라도 무언가를 증명해보이고 싶었거나 아니면 백남준의 '버마 체스트'처럼 반쯤 열린 서랍장처럼 누군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을 넘어 교류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짐작할 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생각, 나라면 내 방안에 있는 소품 중 무엇을 꺼내어 그렸을까 싶은 것이다. 어쩌다보니 김홍도의 작품이 세 작품이나 소개되었다. 책을 다 읽고 밑줄 그어진 페이지를 펼쳐보다 내 스스로도 놀라며, 이렇게 되뇌었다. '나 김홍도 좋아하네. 어쩌면 동양화를 좋아하는지도.' 같은 날 한국화와 관련된 책을 산 것도 굳이 숨기지 않겠다. 저자의 말처럼 시작이 이렇듯 자유롭고 가벼우니 오히려 동양화에 관심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무겁지 않게 감상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
우리의 그림, 동양화로 묶어 분류하기엔 아쉬움이 크다. 분명 우리나라의 귀한 문화 유산이기도 하고 또 시대마다 또는 작가마다 그 기법이라든가 표현하고자 했던 주제가 다르기에 세세히 살펴보면 할 이야기가 참 많을텐데 의외로 옛 그림을 직접 마주하기란 쉽지 않다. 나 역시도 실제로 우리 그림을 본 적이 흔치 않아 유명한 작품들의 경우에는 미술 교과서나 미술관련 도서에서나 보았는데 그래도 간혹 전시 등을 통해 보게 되면 흔히 말하는 여백의 미가 있는 듯 하지만 의외의 것에서 집요하리만치 디테일함을 선보이고 해학이 묻어나기도 한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이런 우리 그림은 색채감에 있어서 유럽의 그림과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화려한 색채감을 자랑하는 그들의 그림들과는 다른 은은함에 너무 옛날 그림인가 싶은 생각에 현대적 감각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번에 만나 본 『한국의 일러스트』는 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의외의 발견이라는 말에 걸맞게 연대와 화가의 이름을 보지 않는다면 충분히 현대 그림처럼 보이는 작품들을 실어 우리 그림의 색다른 멋을 느껴보게 하여 그 기획이나 제작 의도가 참 괜찮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 그 자체보다는 그림이 그려진 배경지가 유화를 담아낸 캔버스가 아니라는 점에서 색이 바란 것 같은 느낌이 저절로 오래된 그림처럼 보이게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확실히 현대적 감각으로 봐도 좋을 그림들, 대상을 상당히 깔끔하게 컴퓨터로 그린것 같은 그림도 있어서 신기하기도 하다. 다섯 가지의 주제인 視 아름답다 / 聽 감미롭다 / 觸 짜릿하다 / 嗅味 향기롭다 / 心 황홀하다로 분류해서 총 73점의 우리 그림이 담겨져 있어서 다수의 우리 그림을 한 권의 책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도 꽤나 괜찮은 책이다. 작품의 포인트가 되는 부분을 소제목으로 하고 그 아래 화가, 제목, 재료, 크기, 소장된 곳이 잘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해당 그림이 한 페이지를 차지한다. 그림이 참 재밌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아마도 작품에 대한 해석이 있기에 가능할 것이다. 뭐든 알고 나면 그 만큼 보이는 법이다. 설명을 몰랐다면 놓치는 줄도 몰랐던 디테일한 부분들까지도 챙겨볼 수 있으니 말이다. 작품 구도 속 그려진 것들에 대한 설명(의미나 의도)이 나오고 이 모두를 아우르는 작품이 갖는 의미까지 만나볼 수 있는데 이는 비록 이 책의 저자가 담아낸 사견이 담겨져 있을수도 있지만 이 또한 감상평의 하나로 생각하며 자신의 느낌은 어떠한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도 될 듯하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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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캣책곳간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런 말이 있다.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이는 우리가 잘 알다시피 봉준호 감독이 시상식 때 그의 오랜 우상인 마틴 스콜세지의 말을 인용했던 말이다. 특히나 그는 한국의 정서가 잘 담겨 있는 영화로 수상을 하였기에 그의 말이 우리에겐 잘 와닿는 말이기도 했다. 이종수 작가의 <한국의 일러스트>가 그러하다. 책에서는 우라 나라 고유의 문화와 색깔을 잘 보여주는 옛 그림들을 하나하나 소개해준다. 제목도 그에 걸맞게 잘 지어진 듯하다. 보통 '한국화'라고 하면 어째서인지 좀 멀고 어렵게만 느껴지는데, 한국의 '일러스트'라고 하여 지금의 문화와 잘 맞게 가깝게 다가온다. 또한 이종수 작가의 이력이 남다르다. 고려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하였고, 명지대학교 대학원에서는 미술사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한국 일러스트> 출간 이전에는 <이 순간을 놓치지 마>, <조선회화실록>, <옛 그림 읽는 법>, <그림 문답>, <벽화로 꿈꾸다>, <그림에 기댄 화畵요일> 등 한국의 옛 그림과 관련된 책들을 여럿 출간하였다. 그녀가 미술사학자로서 한국의 그림에 얼마나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있다. 그렇다면 이종수 작가가 엄선하여 소개하는 <한국의 일러스트>들, 한 번 보러 가볼까?
<한국의 일러스트> 책 표지(*「영조정순왕후가례도의감궤 반차도」 중 일부)부터 흥미를 이끈다.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보면 이종수 작가의 책 소개와 그 다음으로 다섯 개의 목차가 나온다. 순서는 '(볼 시) 아름답다', '聽(들을 청) 감미롭다', '觸(닿을 촉) 짜릿하다', '臭(맡을 후)味(맛 미) 향기롭다', '心(마음 심) 황홀하다'로 이어진다. 즉, 책에 소개되는 그림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감미롭게 듣고, 짜릿함을 만져보고, 향기를 맡고 음미하며, 황홀함을 느껴보라는 뜻이다. 그만큼 그림 하나로 우리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작가의 깊은 의도가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즐겁게 읽었던 목차는 '觸(닿을 촉) 짜릿하다'와 '臭(맡을 후)味(맛 미) 향기롭다'다. 한자 그대로 '짜릿하다'에서는 우리가 만져보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 동물 친구들 그림이 주로 소개된다. 읽으면서 놀랐던 건 우리가 그림에서 보는 고양이, 나비 같은 동물들이 한국화에서는 각자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를 소개하자면, 고양이의 猫는 칠십 노인을 뜻하는 모 , 나비의 접蝶은 팔십 노인인 질 과 발음이 비슷하다고 한다. 그리하여 위에 보이는 김홍도의 「황묘농접」은 '묘접도'가 아니라 '모질도'라고 불리운다고 한다. 또한 배경으로 나오는 꽃들마저 의미가 있다. 고양이와 나비, 그리고 꽃들을 전부 합하여 해석해보면 이종수 작가는 "7, 80이 되어도 젊은 그대로 변치 말기를, 모든 일이 내 뜻대로 술술 풀리기를."이라고 해석한다. 단순히 보기 좋은 동식물 그림일 줄 알았는데 이러한 해석까지 더해지니 그림을 보는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한국의 일러스트> 일부 내용 (2)그 외에도 '짜릿하다'에서 소개되는 동물들마다 각자의 의미가 있고, 그와 함께하는 식물들에도 그에 걸맞는 해석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화가 별로 전문적으로 특정 동물을 그리는 화가가 있다고 소개된다. 이를 테면 변상벽 화가는 고양이를 잘 그려서 '변고양이'라는 호칭으로 불리었고, 남계우 화가는 나비를 전문적으로 그려서 '남나비'라는 호칭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동물이라고 하여 고양이나 강아지만 소개되지 않는다. 메추라기부터 시작해서, 암탉과 수탉, 고슴도치, 황소, 게 등 다양한 동물들이 나온다. 그렇게 화가들의 다채로운 동물 사랑을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목차는 다음으로 넘어간다.
'짜릿하다' 다음으로 즐겁게 본 목차인 '향기롭다'에서는 제목에서부터 유추할 수 있듯, 식물이 주를 이룬다. 여기서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신사임당의 「수박과 들쥐」가 소개된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그림 별로 이종수 작가가 그에 어울리는 제목을 지어준다. 여기서 이종수 작가가 지어준 제목은 '다채로운 여름의 맛'. 제목을 보기만 해도 싱그럽고 아삭아삭한 수박의 맛과 달큰한 내음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수박 위로 날아다니는 나비와 들쥐도 한 폭의 그림이 되어서 '다채로운 여름의 맛'에 잘 어우러진다. 그렇게 작품 하나하나를 감상하다 보면 이야기는 어느새 끝이 난다. <한국의 일러스트> 일부 내용 (4)혹시나 노파심으로 덧붙이는 말이지만, '짜릿하다'와 '향기롭다'를 제외한 다른 목차는 재미없었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절대로 아니다. 단지, 동식물 애호가인 나에게 있어서 가장 즐겁게 읽고 감상하였던 목차가 위에 언급된 두 목차였을 뿐이지, 다른 목차에서 소개되는 그림들도 만만치 않게 즐겁다. 특히나 '한국화'라고 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고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난 그림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가 있다. 사진 속의 '그림일까, 글씨일까?'라는 제목이 지어진 「문자도」가 그러하다. 20세기에 그려진 그림(인지 글씨인지)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세련되고 재미있는 그림이다. 저 글씨와 함께 그려진 그림 또한 의미가 있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고정적인 이미지에서도 보기 즐거운 그림은 분명 존재한다. '가을의 풍요, 혹은 수고로움'이라는 제목을 붙여진 이방운 화가의 「빈풍칠월도」를 주목해주었으면 좋겠다. 산뜻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그림이 시선을 이끈다. 거기에 이종수 작가의 해석과 설명을 함께 곁들이면 그림의 매력은 한층 더 높아진다. 그러니 책에 소개되는 모든 그림들을 하나하나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었으면 좋겠는 바다. 그렇다고 해서 책에 소개 되는 순서대로 볼 필요 또한 없다. 그냥 마음에 들어오거나 눈길을 이끄는 그림대로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책에 나오는 그림들을 전부 다 보게 될 것이니. <한국의 일러스트> 책 뒤표지이종수 작가의 <한국의 일러스트>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친근한 도슨트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책을 보았을 때 대체로 왼편에는 그림이 나오고 오른편에는 그림에 대한 설명과 해석이 적혀 있어서 가독성 역시 좋았다. 그리고 책을 전부 다 읽고 덮었을 때는 또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기분이 들었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또 세 번 보고, 볼 때마다 다른 생각과 감정이 들고 그림 속에서 주목하게 되는 점도 다르니 읽을 때마다 색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그림 하나하나를 감상하다보면 내 마음 속에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이 몇 점 남기 마련이다. 각 그림마다 전시 되어있는 곳이 어디인지 친절하게 설명해주어서 다음에는 이 책을 들고 해당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미술관까지 가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바로 이런 점이 한국의 일러스트에 더욱 푹 빠져들게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하여, 한국화는 고리타분하다, 고루하다, 어렵다 등의 생각을 가지고 있던 이들에게 <한국의 일러스트>를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평소 한국화를 보아도 시각적인 정보를 담는 것으로 그쳤던 나에게 좁았던 폭을 넓혀준 책이다. 이종수 작가의 유튜브 채널책을 읽은 뒤에 한국화를 더 깊이 탐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에게는 이종수 작가의 유튜브를 추천한다. '이종수의 그림문답'이라고 옛 그림으로 우리 역사를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니 한 번쯤 가서 보면 좋을 듯하다. 무엇을 예상했든 예상을 뛰어넘는 한국화의 다채롭고 신비한 이야기에 푹 빠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 인디캣책곳간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한국화, 동양화, 전통 그림 하면 '어려움'이나 '따분함'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인상파 화가들을 포함하여 유명한 외국 그림의 전시회는 곧잘 찾아다니며 일부러 보러 가지만 상대적으로 한국화는 박물관에 걸려 있는 그림, 교과서에나 실리는 그림이라는 인상이 강한 것 같다. 그러나 한국화에도 얼마나 다정하고 예쁜 그림이 많은지, 제대로 알게 되면 놀랄 것이다.![]() <한국의 일러스트>는 현대인의 눈으로 봐도 예쁘고 산뜻한, 일러스트같은 한국화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김홍도, 신윤복 등과 같은 유명한 화가가 그린 익숙한 그림도 있고, 조금 낯선 그림도 있으며 재미있는 그림으로 커뮤니티에 떠돌던 그림도 있다. 저자는 오감과 함께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 75점을 골라 5개의 챕터로 구분했다. 저자가 제안하는 감각에 집중하면서 지금 봐도 참 어여쁜 한국화들을 감상해 보자. <한국의 일러스트>의 다섯 가지 감각들
챕터 '아름답다'에 실린 첫 번째 그림은 19세기 중엽의 그림 전기, 「매화초옥도」(국립중앙 박물관)이다. 사람은 붉고 푸르게 그려졌고 온 산에는 백매화가 가득 피었다. 설산 사이에 작은 집이 하나 있는데 작은 집에 사는 이는 '임포'라는 중국 시인이라고 한다. 그리고 붉은 옷을 입고 다리를 건너는 이가 화가 고람 전기, 벗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옛 시인의 고사에 자신을 그려 넣은 화가의 센스, 우리도 이렇게 그림을 감상하며 눈 덮인 산에 고즈넉히 앉아 있는 벗을 찾아가는 마음을 헤아려 본다.
박기준의 「백선도팔곡병」에는 어여쁜 부채들이 한가득 나와 있다. 실제로 사용했을 법한 부채들, 접이식 접선과 손잡이가 있는 단선 등 모양도 손잡이도 다양한 부채들이 여기 다 모여 있다. 자세히 보면 부채마다 그려져 있는 그림도 다 다르다. 그림 속에 그림이 도 있는 셈, 이 화려한 부채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달은 기울어 밤은 삼경, 두 사람 마음은 둘만 알리라 조선의 그림을 이야기하면서 신윤복의 「월하정인」을 빼 놓으면 섭섭하다. 보름달처럼 밝지 않은, 초승달이 뜬 날 연인들이 담벼락 뒤에서 몰래 만나고 있다. 여인은 새초롬한 표정을 짓고 쓰개 치마로 살짝 얼굴을 가리고 있다. 남자도 깔끔한 흰색 도포를 입고 연인을 바라본다. 삼경에 연인이 만나 어떤 마음을 주고 받았을 지는 상상에 맡긴다. ![]() <한국의 일러스트>에서 가장 재미있게 봤던 챕터는 바로 귀여운 동물들이 총출동하는 3장. 짜릿하다 이다. 첫 페이지부터 김홍도의 「황묘농접」의 귀여운 치즈고양이가 우리를 반긴다. 따뜻한 날씨에 피는 패랭이꽃과 제비꽃을 보고 나비가 날아왔고, 고양이는 나비와 함께 장난 칠 준비를 하고 있는 듯 하다. 옛 그림에는 각 소재마다 상징하는 바가 있는데, 한자의 음을 가져와 일종의 말놀이로 그림 주제를 만든다고 한다. 고양이의 묘猫는 칠십 노인을 뜻하는 모?, 나비의 접蝶은 팔십 노인인 질과 발음이 유사하여 이런 그림은 '묘접도'가 아니라 '모질도'라고 부른다고 한다. 또한 제비꽃과 패랭이는 장수와 평안함을 기원하는 꽃이며 조촐히 옆에 그려진 바위는 십장생의 하나로 영원한 생명을 상징하는 존재이다. 귀여운 고양이와 나비가 노는 그림이 장수를 기원하는 그림이라니, 옛 그림은 참 재미있다.
고슴도치가 과일을 훔쳐가는 그림으로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었던 홍진구의 「자위부과」도 있다. 말 그대로 고슴도치가 오이를 짊어지고 가는 그림이며 옛 그림에 종종 등장하는 주제라고 한다. 포도나 오이는 다산을 기원하는 소재이며 고슴도치의 많은 가시도 마찬가지이다. 이 외에도 변상벽의 「묘작도」, 김식의 「고목우도」 등 다양한 동물 그림들이 차례로 나와 있다. 눈으로 그림을 보고 제목과 그림의 상징들을 알아보며 한국화 읽는 방법도 재미있게 알아본다.
지금 봐도 잠 어여쁘다 한국화, 하루하루가 바빠 박물관이나 전시회는 가지 못하더라도 <한국의 일러스트>를 보면서 예쁜 우리의 그림들을 감상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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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러 가기도 좋고, 책 읽기도 좋은 가을이다. 가을아 천천히 지나가줘... 최근 관람한 전시 중에서 기억에 남는 전시는 국립춘천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어느 수집가의 초대” 삼성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였다. ( ~11/24까지 강추) 한국화와 우리나라 문화재, 그것들을 창작했던 삶과 사람들에 대한 상상력이 더해져 옛것은 지루하다가 아닌, 그것만의 매력에 풍덩 빠질 수 있는 시간을 선물했다. 무척 재미있게 관람했고, 문화재를 수집한 이건희 회장에게 감사했으며, 수집과 기록에 대한 그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더 흥미로왔다. 무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도 볼 수 있었으니, 우리나라 문화재, 그림에 새로운 관심이 내 안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때 인디캣님이 운영하는 서평단의 여러 가지 책 중에서 한눈에 들어온 책이 있었으니, 이종수 저자의 한국의 일러스트. 사람은 시각적 동물이라 솔직히 제목과 표지 디자인에 첫눈에 반했고, “어느 수집가의 초대" 전시를 보고 난 뒤라 한국 문화재에 대한 여운이 가득했던 때라 꼭 읽어보고 싶어져서 서평단에 신청했다. 선정되었다는 댓글을 받고 며칠 뒤 크지 않고 얇은 책이 도착했다. 자그마한 크기, 이 좋은 가을날 들고 다니며 읽기 부담 없을 거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춘천에 오고 가는 기차 안에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볍게 휘리릭 넘겨보는데, 챕터마다 편집된 그림들이 너무 예뻐서 꺄~ 소리칠 뻔했다. 한국화가 이렇게 세련된 그림이었다니, 새로운 시선이 새롭게 장착되는 순간이었다. 표지는 물론 내지까지 디자인이 정말 예뻤다. 빨리 읽어보고 싶은 마음을 간질간질 자극한달까! 글도 좋았다! 보통 전시 보러 가면 도슨트 시간을 확인하고 가능하면 꼭 듣는 편이다. 그림에 대한 배경이나 작가에 대한 이야기, 그림에 담긴 사연? 등을 알고 감상하는 것과 그냥 눈으로 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일러스트는 도슨트가 그림을 읽어주는 느낌이랄까? 글이 없었으면 놓쳤을 그림 속 이야기를 찾고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글이 참 좋다고 느낄 때쯤, 이종수 저자님의 소개를 보니 역시, 학부 전공이 국문학!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공부하셨다. 왼쪽에는 그림, 오른쪽에 글, 적당한 글 밥 덕분에 한국화의 매력에 빠져들기 더 좋았다. 글을 읽고 왼쪽 그림 속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사임당의 “수박과 들쥐”와 같은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접한 익숙한 한국화도 있었고, 처음 접한 한국화도 많았다. 고슴도치 위에 오이를 얹고 가는 그림이라니, 너무 귀엽다. 그림에 담긴 화가의 재치와 센스를 발견할 때마다, 저자의 글을 읽을 때 마다 한국화는 진부하다는 고정관념에 조금씩 금이 갔다. 이렇게 심플하게 표현된 화병이라니, 우리나라 그림의 소재와 표현법이 다양하다는 걸 알아가면서 그림 감상하는 재미도 덩달아 커졌다. 좋은 그림들이 참 많았는데, 마음에 오래 남을 한국화는 심사정 삼일포 흰색의 점이 눈이 아니라 수백 년이 지나는 사이 좀이 먹은 흔적이라는 것! 글이 없었으면 몰랐을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훼손된 것조차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으로 승화된 거 같아서 시선이 한참 머물렀다. 예쁜 한국화를 도슨트가 설명하듯 흥미롭고 재미있게 접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1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