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3)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00%
  • 리뷰 총점8 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10.0
  • 40대 10.0
  • 50대 0.0

포토/동영상 (1)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오기를 기다리며
"오기를 기다리며" 내용보기
#오늘의책 #하리뷰 #시인의산문집#나와오기#유희경 의 9월#시의적절#난다     작년에 이어 매월 출간중이 시의적절 시리즈. 작년 라인업은 좋아하는 작가들이 많아서 몇 권 빼고는 거의 다 샀었다. 유희경 시인의 9월 「나와 오기」역시 사두었는데 이제야 읽는다. 일년을 묵혀둔 책인데 올해 시의적절 무궁무궁을 읽기 전에 나와 오기를 먼저 읽었다.     시인은 위트 앤 시니컬이라는
"오기를 기다리며" 내용보기
#오늘의책 #하리뷰 #시인의산문집


#나와오기
#유희경 의 9월
#시의적절
#난다
     
작년에 이어 매월 출간중이 시의적절 시리즈. 작년 라인업은 좋아하는 작가들이 많아서 몇 권 빼고는 거의 다 샀었다. 유희경 시인의 9월 「나와 오기」역시 사두었는데 이제야 읽는다. 일년을 묵혀둔 책인데 올해 시의적절 무궁무궁을 읽기 전에 나와 오기를 먼저 읽었다.
     
시인은 위트 앤 시니컬이라는 시집전문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위트 앤 시니컬이 신촌 2층에 있던 시절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때 시인이 카운터에 앉아 동료시인(인지 확실하진 않지만)과 이야기를 나누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차분하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던 그 곳에서 김소연 시인의 i에게를 필사했었다. 그리고 무더웠던 어느 여름날에 상수쪽이었던가, 무튼 위트앤시니컬 2호점에서 시를 좋아하는, 그래서 내가 더 좋아했던 언니와 시원한 맥주와 감자튀김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현재 혜화에 자리잡은 위트 앤 시니컬은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야 하는 2층에 자리잡고 있다. 23년 겨울, 그때도 역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곳에 다녀왔었다. 시집을 선물받았고 행복한 시간을 선물받았고 잊지못할 방명록을 남기고 왔던 위트 앤 시니컬. 시인님을 제대로 마주하진 못했지만 그곳에서의 시간은 떠올릴 때마다 애틋하다.
     
시를 쓰고 서점에서 시집을 팔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일상의 모든 시간을 시와 함께하는 시인의 하루하루가 담겨있다. 
     
그 어디에나 오기가 있고 그 어디에도 오기는 머물지 않음에, 그의 흔적을 따라가는 우리로서도 ‘오기’는 누구일까, (출판사 책소개)
     
오기란 무엇일까. 누구일까? 시일수도, 사랑일수도, 삶일수도 있을까? 당신일지도 모르겠다.당신이 생각나니까. 당신이 오기를 바라니까. 가을이 오기를 바라는 것처럼. 시인의 시를 읽을 때도 그랬지만 산문집 역시 나는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는 마음으로, 오기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P. 17 나는 젖은 커피잔을 엎어두고
젖은 손을 닦으려 하는데
엎어둔 건 커피잔이 아니었고
곤란하게도
젖은 내 손이었다
커피잔 대신 손을 엎어두었다고
곤란할 이유는 또 무엇인가
젖은 내 손은 옛일과 무관하고
네가 꺼내 읽을 것도 아니다
성립하지 않는 변명처럼
오늘은 볕이 좋다 아직
네가 여기 있는 기분
너는 책에 푹 빠져 있고
손은 금방 마를 것이며
네가 두고 간 커피잔은
어디 있을까 나는
체념한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_9월 1일 「대화」

P. 58~59 오기는 천천히 계단을 밟아 서점으로 올라온다. 무척 독특한 리듬이라, 나는 그가 첫 계단을 밟는 즉시 그가 왔음을 알 수 있다. 내가 반가움을 애써 감추며 무심한 척 표정을 가장하는 동안 그는 올라온다. 우리는 가볍게 인사를 나눈다. 그리고, 예열하는 엔진처럼 잠시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는다. 오기가 있는 동안, 서점의 빈 책상 하나는 오로지 오기의 것이다. 오기는 그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쓴다. 오기는 컴퓨터나 키보드로 글을 쓰지 않는다. 아무 펜, 아무 종이나 잡고 쓴다. 쓴 것을 아무렇게나 접어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다시는 꺼내보지 않을 사람처럼. 어쩌면 정말 오기는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쓴 글과 작별하는지도 모른다. 그가 쓰는 것은 여전히 희곡일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희곡을 그는 어떻게 하려는 것일까. 알 수 없다. 이윽고 그는 일어나 내게로 온다. 와서 말을 건다. 그렇게 또 한번의 대화가 시작된다.
_9월 7일 「오기 이야기」

P. 93~94 하긴 커피. 그러면 얼마나 많은 기억이 넘실대는가. 커피한 잔 혹은 두 잔을 놓고 쌓아왔던 모든 사연, 기다렸고 만났고 웃고 떠들었으며 이따금 엎드려 울었던, 너무나 진부하지만 그만큼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마치 성냥개비로 만든 탑처럼 와르르 무너지고 차근차근 다시 쌓여올라간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언젠가의 자판기 앞 쌀쌀맞은 그애처럼 느닷없이 떠오르며 아픈 것도 쓰린 것도 아니고 하여간 설명하기 어렵게 아슬아슬한 감각을, 차마 통증이라 이를 수 없는 감각을 불러올 것이다. 오기, 커피를 끊는 건 그리쉬운 일이 아니란다. 그러면서 나는 내 자리로 돌아와 인터넷 창을 띄워 ‘위통에도 마실 수 있는 커피’라든가 ‘위통에 어울리는 커피’ 따위의 문장을 검색해보는 것이다. 물론 세상에 그런 커피는 없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며칠 커피를 단절한 채 보내야겠지. 그로부터 며칠 뒤 명치의 통증이 가시고 나면 나는 오랜만에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볼 생각이다. 마침 근처에 구닥다리 자판기가 한 대 있다. 내가 커피를 뽑으려 할 적에 혹시 누가 동전을 넣어준다면, 나는 반환 레버를 돌리지 않고 한껏 그이를 사랑해줄 마음이다.
_9월 11일 「위통과 커피」
     
P. 102~103 나는 새로이 사람을 만나 알고 싶어지면, 그런 경우는 거의 없지만 말이야, 그의 언덕을 상상해봐. 얼마나 높을지, 어떤 재질의 언덕일지, 그곳의 저녁은 어떤지. 나는 너의 언덕도 상상해본 적 있어. 너는 알면 알수록 가파르고 양옆에 숲을 키우고 있는 밤의 언덕을 가진 사람이야. 무섭겠지. 하지만 너는 용감해. 거침없이 달리고 있어. 그래서 나는 너를 존경해. 너를 알고 싶고 너의 언덕을 알고 싶어져. 물론 언덕은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니야, 드러나는 거지. 그러니 너도 나의 언덕을 상상해봤으면 좋겠어. 한편 나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나의 삶을, 어린 시절 어떤 저녁에 엄마의 심부름으로 두부를 사기 위해서 내달리던 언덕에서의 꿈이 아닐까 의심하기도 해. 나는 내게서 마치 떨어져나갈 듯 길게 늘어진 나의 그림자를 봐. 언덕은 붉게 달아올랐고 나의 그림자는 까맣고 나는, 달려가 가게 앞까지. 두부 앞에 다다를 때까지.
_9월 12일 「오기와의 인터뷰」
YES마니아 : 골드 y*******2 2025.09.0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나와 오기
"나와 오기" 내용보기
나와 오기 읽는 동안 오기이야기를 만날 생각에 작은 기대 속에서 매번 책을 펼쳤던 기억이 난다.다 읽고 나서도 뭔가 아쉬워졌던.. 오기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데 ..하는 생각에.여기저기 포스트잇이 가득하다. 기억에 남을 오기 이야기. 읽기 전에도 읽는 동안에도 읽은 후에도 좋았다.
"나와 오기" 내용보기
나와 오기 읽는 동안 오기이야기를 만날 생각에 작은 기대 속에서 매번 책을 펼쳤던 기억이 난다.
다 읽고 나서도 뭔가 아쉬워졌던.. 오기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데 ..하는 생각에.
여기저기 포스트잇이 가득하다. 기억에 남을 오기 이야기. 읽기 전에도 읽는 동안에도 읽은 후에도 좋았다. 
s*******4 2025.06.0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도서 리뷰] 나와 오기
"[도서 리뷰] 나와 오기" 내용보기
1. 대나무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쳤던 한 신하의 일화는 현대 사회에 블라인드 어플로 나타났다. 가족과 친구 사이에도 말하기 어려운 것을 익명성을 빌려 말을 해야 할 때, '오기'라는 친구의 존재는 모두의 부러움을 살만하다.  시인은 '오기는 이름이고 아니기도 하다. 오기는 나의 친구이지만, 오기 또한 나를 친구로 여기리라 믿고 있지만, 나는 과연 오기에 대해 얼
"[도서 리뷰] 나와 오기" 내용보기
1. 대나무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쳤던 한 신하의 일화는 현대 사회에 블라인드 어플로 나타났다. 가족과 친구 사이에도 말하기 어려운 것을 익명성을 빌려 말을 해야 할 때, '오기'라는 친구의 존재는 모두의 부러움을 살만하다.  시인은 '오기는 이름이고 아니기도 하다. 오기는 나의 친구이지만, 오기 또한 나를 친구로 여기리라 믿고 있지만, 나는 과연 오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말할 존재가 있다는 것에서 부러움을 사는 것은 확실하다.

2. 내게 가을은 별똥별만큼 빠르게 지나가는 계절이다. 한 해의 결실을 맺는 계절이기도 한 가을은 나를 분주하게 만들면서 지나간 계절의 흔적을 더듬어가며 아쉬워 하고는 했다. 2024년을 일주일가량 앞둔 시점에서 읽기 시작한 [나와 오기]는 내게 지나간 가을을 선물한다.

3. 책 속의 이야기
1) 가방
나는 가방 없이 외출하지 않는다. 한번 열어볼 일이 없을 듯한 날에도 가방만은 반드시 챙긴다. / 가방 없이는 어디까지 가보았더라. 열심히 궁리해봤지만, 편의점 앞에 놓인 간이 테이블과 플라스틱 의자 몇 개만 떠오를 뿐이다. / 읽고 쓰는 사람, 살피고 담아내는 사람임을 내게 수시로 상기시켜주는, 한번 열어보지 않더라도 거기 내가 나를 입증하는 물품들, 나는 그것을 하루 종일 어딜 가나 짊어지고 걷는다.

2) 우산
우산 쓰기와 독서. 오롯하게 혼자가 되는 일이다. 우산 속에서 사람은 마음이 깊어진다. 책을 읽는 것은 쏟아지는 무언가로부터 가만히 대피하는 일이다.

3) 오기와 시
시를 쓴다는 건 아마 원두 생산부터 시작해야 하는 일일 거야. 커피나무 열매 수확 말이야. 아니지, 커피나무를 키우는 거랄까. / 좋아. 실제로 수확한 커피 열매를 말리고 로스팅까지 무사히 마쳤다 치자고, 그걸 그 커피 머신에 넣는다 해도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것도 아니야. 나는 라뗴나 에스프레소를 원하는 데 줄창 나오는 건 아메리카노일 수도 있다는 뜻이야.

4. 시인과 오기의 사이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을 발견할 때마다 펼친 책으로 얼굴을 가리고 웃게된다. 마치 그 장면을 상상하게 만드는 이 대목을 읽고 안 웃을 수 있을까.

■ 건너편 오기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다. 수박을?하고 되묻는다. 냉면이나 수박이나 이 배신자야. | 40 
■ 나는 종이를 돌려주며 어디서든 그 카메라를 찾거든 꼭 그 속의 사진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나의 얼굴 사진을 회수해야 하므로. | 135

5. '책을 사랑하여 서점을 열었고, 서점 주인이 된 다음 책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한 권 한 권 아끼지 않는 것이 없으며, 더러 책이 팔릴 때에 내어 주고 싶지 않다는 이상한 감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는 문장을 읽으면서 서가에서 책을 정리하고, 손님을 기다리는 시인의 모습을 상상하며 시인과 오기의 이야기에 더 몰입하게 된다.

6. 우연한 기회에 방문한 서점 1층은 환하게 밝은 내부가 어느 동네에나 있을 법했다. 하지만 서점 중앙에 나선형 계단을 조심스럽게 올라가면 글의 무대인 시집 서점 '위트앤시니컬'에 도착한다. 마치 영화 해리포터 속 지팡이 가게에 온 것처럼 어둑한 조명 아래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서가에서 우연과 운명으로 연결된 시집을 찾는다. 이곳에서만은 오롯이 혼자가 되고, 혼자가 되는 것이 이상하지가 않다. 조심스럽게 시집을 고르는 손길에서 오기와 같은 시집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더해진다. 

#시의적절9월
#나와오기
#유희경
#난다
#문학동네
#한국에세이
#도서리뷰
#독서기록
s*****1 2025.01.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