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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 책을 읽던 당시의 소란스러움과, 그 카페를 채웠던 냄새, 침침한 조명, 낙서투성이의 벽, 웅크린 곰의 뒷모습을 닮은 의자..흠집이 많고 묵직했던 카페의 나무문..카페를 나서면 만나지던 전경들과 일명 닭장 차라 불리던 전경들의 버스. 웅성웅성 수상한 분위기까지도. 때는 87년이었고, 6월이기도 했다.(허거덕! 그게 벌써 16년전이다.) 또 나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 당시 나를 뒤흔든 이 책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주인공의 이름은 무엇이며..어떤 줄거리를 가졌었는지..무엇이 그토록 나를 이 책에 빠져들게 했으며, 왜 나는 아직도 나를 흔들어 깨운 몇권의 책중에 이 책을 으뜸으로 떠올리는지. 예전에 허접이지만, 홈페이질 만들었을 때도 책읽기방에 맨 처음 독후감으로 이 책의 독후감을 올렸었다. 대체 뭐라고 썼던지..아무 기억도 없지만 여기 멋방에 다른 책들을 읽고 독후감을 올릴 때마다..언제 뭐라고 써야하나 (아무도 묻지 않고, 권하지 않아도^^..나혼자 밀린 숙제처럼) 이 책을 떠올렸었다. 작가는 [갈매기의 꿈]인가, [갈매기 조나단]인가..하는 책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87년 6월, 넥타이를 맨 아저씨들까지도 나와 길거리를 메우고 앉아 시위를 하던 시끄럽던 때..뜻밖의 휭재처럼 남는 시간덕분에..값싼 책카페에서 실컷 책을 읽었었다. 얇다는 단 한가지 이유로 내 손에 잡혀..여태까지 내 책꽂이를 지키게 된..책. 나는 이 얇은 책을 단숨에 읽고, 다시 읽고..밑줄까지 쳐가며 읽었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도둑질을 생각했으며, 계획했고..실천했고..성공했다.(잊고 여태 성사도 안본 사실인데..) 다른 많은 사람들이 더 중요한 어떤 것을 위해..길바닥에 나앉아 연대감을 느끼며 구호를 외칠 때였다...그러나 한심한 청춘^^* 이란 생각은 별로 않는다. 국가적으로 뿐 아니라..내 개인적으로도 위기의 시절이었으므로 책에다 밑줄을 그어대다가 (정말로 책에 낙서하는 사람을 싫어했으면서) 나중엔 다 외워야 할 것같아서 그만 두기도 했었다. 결국 외지도 못했다^^;; 처음 데미안을 읽었던 열세살 무렵만큼..쯤..흔들렸고, 조금 자란것도 같다. 독후감을 쓰기 위해 책을 들춰보니..얼룩지고, 낡고, 먼지가 풀썩이고, 더럽다...내가 연필로 그은 밑줄을 훈장처럼 달고 있는 문장들도..그다지 감동적이지 못하다. 다시 한번 더..추억은 추억 속에 갇혀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그래도 문장을....골라보았다. " 무지의 깊이는 불공평과 비극을 믿는 믿음의 정도이다. 애벌레가 세계의 종말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주님은 나비라고 부른다." 옮겨 적으면서 다시 보니, 정말 한때는 외고 다니기도 했던 것들이다. 책의 말미에..적힌 더욱 맘에 드는 한마디 말. "이 책에 쓰인 모든 말은 틀릴지도 모른다.(everything in this book may be wrong.)" [인상깊은구절] " 네 인생의 모든 사건과 친구들은 네가 끌어 당겼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들이 어떤 행동을 선택하느냐도 너에게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