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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크가 물질의 기본 입자로 정립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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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머리가 다섯 개 달린’ 천재 이론물리학자 머리 겔만은 물질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입자에다 ‘쿼크(quark)’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일랜드의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가 쓴 (정말 읽기 어려운 소설) 『피네간의 경야』 2부 4장에 나오는 “마크 대왕을 위한 세 개의 쿼크!”에서 가져온 말이었다. 『피네간의 경야』에는 사전을 찾아도 나오지 않는, 기이한 단어들이 가득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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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머리가 다섯 개 달린’ 천재 이론물리학자 머리 겔만은 물질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입자에다 ‘쿼크(quark)’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일랜드의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가 쓴 (정말 읽기 어려운 소설) 『피네간의 경야』 2부 4장에 나오는 “마크 대왕을 위한 세 개의 쿼크!”에서 가져온 말이었다. 『피네간의 경야』에는 사전을 찾아도 나오지 않는, 기이한 단어들이 가득한데 쿼크도 그중 하나였다. “마크 대왕을 위한 세 개의 쿼크!”라는 말도 정작은 무얼 의미하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실은 잘 모른다. 물리학은 물론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던 겔만은 이 난해한 소설에서 쿼크라는 이름을 가져왔는데, 처음에도, 그리고 꽤 오랫동안 쿼크라는 물질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단지 수학적인 계산을 위해 필요해서 도입한 개념일 뿐이었다. 

 

그렇게 계산을 위해서 도입한 쿼크는 결국 실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제는 겔만이 그 이름을 생각할 때 고려했던 “세 개의 쿼크”가 아니라 여섯 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제 물질의 근본 입자는 원자가 아니라 쿼크다. 

 

『강력의 탄생』에서 1895년 뢴트겐이 엑스선을 발견하는 장면에서 시작하여 1947년 이전에 유카타 히데오가 예측한 강력의 존재를 확인하는 파이온을 찾아내기까지의 역사를 그린 김현철 교수가 이번에는 그 이후 강력의 본질을 찾아서 고민하고, 계산하고, 실험한 물리학자들의 고군분투를 다루고 있다. 쿼크를 예측하고, 글루온과 함께 실체를 확인하면서 강력의 본질이 양자색역학이라는 것을 밝혀낸 과정이었다. 

 

사실 입자물리학은 몇 번을 읽어봐도 어지럽다. 그리스 문자에 기초한 물질의 이름도 어지럽고, 스핀의 개념도 어렵다. 새로운 물질을 발견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이론물리학자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새로운 물질을 예측하게 되는지, 또 실험물리학자들은 어떤 결과를 가지고 그것이 새로운 물질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지 이 책을 통해서도 명확히 알 수 없다. 나의 부족한 지식, 혹은 관심 탓이이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현대 물리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 책은 의외로 재미있다. 재미는 이 책의 이야기가 물리학자들, 즉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의 천재들의 이야기인 셈인데, 그 천재들이 천편일률적이지 않다. 어떤 천재들이 홀로 문제를 술술 풀어내기도 하지만, 가끔은 잘못된 길로 접어들어 헤매기도 한다. 그 천재들도 다른 사람을 우연히, 혹은 의도적으로 만난 이후에야 문제의 본질을 깨우치고, 문제 해결 방식의 열쇠를 찾아내기도 한다. 거대 과학으로 접어드는 과정에 고스란히 담겨있기도 한데, 현대의 물리학은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덤벼들어야 하는 과학이 되었고, 어마어마한 시설이 필요한 과학이 되었다. 이렇게 사람들의 이야기가 물리학에서도 흥미롭게 펼쳐졌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도 된다. 여기에 한무영이나 이휘소와 같은 한국인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덧대어지면서 흥미를 더한다. 

 

이야기가 가끔은 1980년대를 넘어 2000년대까지도 삐져나오기도 하지만, 주된 줄거리는 1970년대 말까지로 정리되고 있다. 김현철 교수는 다음 책에서 그 이후의 이야기를 펼쳐보겠다고 한다. 그건 정말 우리 세대의 이야기가 될 것임에 분명하다. 그 이야기엔 또 어떤 흥미로운 논쟁이, 발견이 있었는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n*****m 2024.11.18. 신고 공감 6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보이지 않고 영원히 갇힌 입자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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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서 오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고갱Paul Gauguin고전물리학은 이제 지겹고, 전자기학은 재미가 없고, 양자역학은 잘 모르지만 불편했다. 작은 습관 하나 바꾸는데도 지칠 정도로 힘이 드는데, 인간으로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이 무용한 세계를 배우는 일이 불편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양자역학이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면서 물리학을 여전
"<보이지 않고 영원히 갇힌 입자의 탄생>" 내용보기

“우리는 어디서 오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고갱Paul Gauguin

고전물리학은 이제 지겹고, 전자기학은 재미가 없고, 양자역학은 잘 모르지만 불편했다. 작은 습관 하나 바꾸는데도 지칠 정도로 힘이 드는데, 인간으로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이 무용한 세계를 배우는 일이 불편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양자역학이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면서 물리학을 여전히 좋아하지만, 관련 과학책을 읽는 일은 덥석 반가워지지 않았다. 이 책은 당혹스러울 정도로 수식이 없는, 재밌는 과학사 같은 양자역학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얇지 않은 책이 도전일 거라 생각했는데 술술 읽힌다.

물론 관련 물리학 지식이 있으면 - 관심이 있으면 더 좋다 - 채워가고 보충하며 이해하는 기분으로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언급했듯이 수식 없는 이야기책 같은 구성이라서 누구나 읽고 즐길 수 있다. “자연에는 네 가지 근본적인 힘이 있다”*는 것은 꼭 기억하시길.

* 중력, 전자기력, 강력(상호작용), 약력(상호작용)


“양성자는 쿼크로 이루어져 있지만, 쿼크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양성자 바깥으로 끄집어낼 수도 없었다. 세 개의 쿼크는 영원히 양성자 안에 머물렀다.”

물리적으로 입증할 수 없다면 과학이 아니다. 아무리 수학적으로 정합하다고 해도 그렇다. 아인슈타인의 예언 같은 추론은 인류가 우주를 깊이 들여다보고 신호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한 기계(과학기술)가 탄생한 후에야 인정받았다. 


낯선 입자strange particle인 쿼크의 발견도 마찬가지다. 입자물리학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가속기’나, CERN(핵물리 연구를 위한 유럽 위원회)같은 명칭을 알아차릴 것이다. 간략하게 알고 있던 발견의 역사를, 이 책 덕분에 처음으로 상세하게 배울 수 있었다. 인물들과 연구들이 무척 흥미진진하다.

“쿼크가 등장하면서 그제야 비로소 강력의 모습도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갔다.”


쿼크의 ‘색깔’은 “강력의 근본 이론인 양자색역학(quantum chromodynamics, QCD)을 세우는 데 주춧돌이 된다. (...) 양자전지역학에서 전자기력의 원천이 전하이듯, 색깔은 양자핵역학에서 강력의 원천이었다.”


물리학자들이 우여곡절을 겪는 시간을 편안하게 읽는 호사를 누리며, ‘눈에 보이지 않아도 실재하는 입자’로 쿼크가 자리매김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물론 영원히 강입자 속에 갇힌 사실을 증명할 명징한 수학적 방법은 아직 없다. 

그러니 이야기꾼인 저자가 다음 책에서 풀어낼 “다섯 개의 쿼크로 이뤄진 중입자” 관련 이야기들이 더 궁금하다. 물리학의 난제,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수학언어에 대한 두려움 없이 책을 펼쳐 보시길 바란다.


k****k 2024.11.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