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년들 책이 좋아서 올해도 책을 구매했다. 정확히는 구성이 좋아서. 물론 수상작가들의 글도 좋아서 이기도 하고. 그런데 조금 실망스러운건 전년과 포맷이-구성이 살짝 바뀌었다. 전년도 구성이 구매에 큰 힘으로 작용했었는데. 해마다 다양한 수상작품집을 사서 읽었었는데, 비슷비슷한 수상 작가들을 피해 올해는 이 책 하나만 구매했었다. 아쉬운 마음은 뒤로하고 올해 수상자는 <끝없는 밤>의 손보미 작가이다. 작품을 읽고 한동안 갈피를 잡지 못했었다. 그간의 작품들과는 결이 살짝 달랐다. 나의 문학적 소양의 부족함때문일 것이라 판단하고서, 심사평을 찾아 읽어보니, "이 소설이 갖춘 형식적 원미함의 미덕뿐만 아니라 그 소설적 물음의 끈기가 삶의 고통을 온전히 복원하려는 고고학적인 소설가의 태도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고 있기에 <끝없는 밤>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는 심사평은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특히나 '형식적 원미함의 미덕'이란 뜬구름 같은 모호한 표현은 더더욱 이해를 어렵게 하였다. 심사위원들의 고매함이 부러울 따름이다. 읽고도 이해하지 못하였다. 개인적으론 '소설적 물음의 끈기가 삶의 고통을 온전히 복원하려는 고고학적인 소설가의 태도'에 공감하기로 하였다. 각 개별적 인간의 삶의 고통을 살펴볼 수 있는 작가의 태도가 주는 기회에 공감한 것이다. 그리고 그 고통에-상처에 "그녀는 두리번 거리며 어부들을 찾았다. 이마의 상처에 정성스럽게 약을 발라주고, 거즈를 대주고, 반창고를 붙여줄 사람들을. 물론 배 안에는 상비약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녀가 미처 몰랐던 건, 상처에 약을 바르고 거즈를 대고 반창고를 붙이는 건 그녀 자신이 해야할 일이라는 점이었다." 그렇자 각자의 삶의 고통과 상처에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이고 상처를 싸매주는건 그 누구도 아닌 본인 스스로의 일이라는 것이다. 이 깨달음이 그녀만의 발견에서 우리의 공감으로 이어지는 것일테다. 저자는 수상 소감에서 독자가 소설을 통해 현실과는 상반될 수 있지만, 소설 속 인물들이 겪고 있는 슬픔과 상실과 좌절감을, 이상한 선택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작가적 믿음을 반영하고 확인시키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이 그러한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현실과 소설이 상화작용하며 "서로를 더 넓어지게 하고 깊어지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작가의 말은 공감할 수 밖에 없을것이다. 기실, 소설을 쓰는 모든 글쟁이들은 소설쓰기가 두려울것이다. 작가 역시 소설을 쓰는 것이 두렵다 말한다. 그럼에도 소설이 주는 현실의 상처를 싸매듯 삶을 더 확장시켜 줄 것을 믿고 있기에 계속적인 작품활동을 하며-계속해서 소설을 쓰고 있는 것일테다.(모든 작가들 포함하여.) 오히려 동시대성을 강조하며 소설이 현실을 투영한다고 강조하는 것이 소설을, 소설의 영향과 작동의 기능을 축소하는 게 아닐까? 더큰 우주를 발견하게 하고픈 것이 작가의, 독자의 소망일 테다. 자기와 정체성 사이에서 나를 발견하고 깨닫고 인식하면서 말이다. 손보미의 <끝없는 밤>은 나에게 다양성의 '나'를 보게 하였다. 상황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서각의 '나'. 삶의 상처들 속에서 스스로 상처를 싸매며 상처를 어루만지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하였고, 모든 관계에 대해서, 신뢰와 신뢰에 대한 배신을, 믿음과 좌절을 통해서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물론 명확하게 알기에는 부족했지만, 다시한번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 ...). 책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4>는 6개의 작품과 한편의 기수상작가의 자선작이 수록되어 있다. 손보미의 <끝없는 밤>, 문지혁의 <허리케인 나이트>, 서장원의 <리틀 프라이드>, 성혜나의 <혼모노>, 안윤의 <담담>, 예소연의 <그 개와 혁명> 순이다. 기수상자인 안보윤의 <그날의 정모>를 포함한다. 모두 독자에게 소비적 성향의 만족감을 줄만하다. 전년 기수상자인 안보윤의 <그날의 정모>도 작가의 또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자유자리뷰, #이효석문학상수상작품집2024, #북다, #202408, #손보미_끝없는밤, #문지혁_허리케인나이트, #서장원_리틀프라이드, #성혜나_혼모노, #안윤_담담, #예소연_그개와혁명, #안보윤_그날의정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