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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섯개 만점에 별 일곱개를 주고 싶다. 앞으로는 모르겠고, 과거에 읽은 책 중으로는 삼국지 이후로, 우리나라 소설로는 정말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처음에 이책을 접한건 솔직히 말해서 친구의 책장에서였다. 제목만보고 그냥 넘겼다. 머야? 건축이야기인가?? 하면서... 그러다가 손석춘 씨를 여러 매체에서 접하고, 그리고 학교에도 온 손석춘 씨의 책이라는데 믿음을 가지고 택하게 되었다. 물론 그전에 손석춘 씨의 신문읽기의 혁명을 읽어보아서 그를 신뢰했기 떄문이었다. 작가에 기댄 측면이 많다. 처음엔 제목만 보고서는 조금 망설였다. 단순하면서도 뭔가 촌스러운 듯한 표지에...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표지까지 한자도 빠짐없이 다 읽고, 책을 앞으로 바로 하면서 이보다 멋진 제목은 없다 생각했다. 머리 속에 많은 생각과 여운이 그리고 뭔가 말로 못할 희열, 감동, 슬픔이 감도는데 글로는 다 정리가 안 될듯하다. 읽어보기를 정말 권한다. 400여쪽이 조금 넘는데 하나도 지루하지 않다. 이분같이 세상을 바꾸는 일에 조금이나마 말과 개의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두서없는 긴글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 또한 많은것을 느꼈다. 이런 좋은 책을 빨리 읽는 것이 아까워 일부러 다른 책들을 중간중간에 읽었다. 이규태 칼럼집, 화인열전,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며 화내는방법, 그리고 심지어 삼국지까지 읽으면서 이책이 빨리 읽히는 것을 아까워했다. 그정도로 뜻깊은 책이다.
마지막으로 감동적인 구절 한 부분만 소개한다. 민족과 계급을 떠나 인류 모두가 사랑과 노동 속에 창조적으로 살아갈 아름다운 집을 지으려는 열정의 불꽃은 수천 년 동안 우주의 어둠을 밝혀왔습니다. 그 불꽃은 인류의 마지막 한 사람이 남더라도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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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남북통일 관련 단체에서 일하는 선배와 카페에 앉아 애기를 하던 중 함께 공감했던 대목 중의 하나가 북한에 대한 것이었다. 북한 인민들 삶의 곤궁함은 물론, 북의 정치체제가 조선시대를 방불케 하는 봉건적 절대왕조체제인 점, 정권 지배계층의 안정이 인민의 생존보다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처리된다는 점, 남북관계 악화로 실제 고통받는 쪽은 집권자측보다 인민들과 하위 조직구성원들이라는 점이었다.
사실 북한이 그동안 자의반, 타의반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정보가 차단되어 있고 미국과 남한의 경우 지배계층들이 정치적, 사적 목적을 위해 북한의 정보를 왜곡, 조작해왔기 때문에 보통사람들이 북한의 실상을 알기가 쉽지는 않다. 겉보기에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전후의 경제강국으로 보이지만, 내부에서 보면 수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실업자, 빈민들이 과반수에 이르고 어린 학생들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자살율이 OECD 국가 중 1위에 이를 정도로 빈부격차가 심하고 사회적 공동체가 크게 무너져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북한 역시 그동안 외부적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소식과 달리 실제 내용은 무척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북한 정권이라도 해서 완벽하게 내부 정보를 차단할 수는 없는 일이고 중국과는 경제,문화교류가 활발한 상태이며 그동안 남북간 경제교류도 진행되어 왔고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지원이 계속되기 때문에 이제는 사정이 많이 다른 것 같다. 기본적인 정보는 외부에 제공될 수 밖에 없는 일이고 특히 지난 20~30년 간 북한정권이 경제위기 극복에 실패함에 따라 주민들의 사정이 더 열악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아주 빈약한 정보와 편합한 언론 기사, 미국이나 남한정권의 적대적인 공세, 중국이나 일본과의 또 다른 오묘한 정치외교적 관계 등으로 일반인들이 북한 내의 자세한 사정이나 과정을 어떤 흐름을 통해 자세하게 알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더하여 우리나라의 근현대 역사적 상황으로 인하여 조선 후기부터의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연구가 터무니 없이 부족하고 편협한 상황인 것 같다.
북한 내에는 지배계층과 조선노동당이나 군대, 다수의 인민들만 존재할까? 오로지 북한정권에 맹복적으로 충성만 하는 이들과 탈북자만 있을까? 탈북자의 경우도 황장엽 같은 고위 간부, 김만철과 같은 인민들만 있을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에 전두환, 박정희, 박그네 같은 꼴통들이나 무조건 기득권 세력을 타도하려는 사람들만 있는게 아니라 그 사이에 무수한 스펙트럼을 지닌 수많은 생각과 태도를 지닌 이들이 있는 것처럼 북한에도 북한정권을 반대하고 남한 수구기득권 세력을 선호하거나 민주진보 세력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남북의 지배계층을 모두 반대하고 제3세계를 원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북한정권을 반대하면서 장기적으로 북한을 '인민주권'의 국가로 변화시키겠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작품은 실화 같은 소설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처음 이 책을 읽으면서부터 책장을 덮을 때까지 '실화'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책 속의 줄거리와 주인공의 생각, 처지, 고민, 상황들에 깊게 몰입되었다. 그가 쉽게 결단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거의 내 모습이 떠올랐고 미군의 평양 폭격으로 처자식이 폭사될 때 허탈감과 분노에 몸을 떨어야 했다. 한국전쟁 후 북한정권의 안정을 위해 박헌영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을 인정하는 주인공의 태도에 나도 그의 입장을 두둔하기도 했고 그가 변질되어가는 북한체제에 점차 곤혹스러움을 느끼고 절망할 때 공감할 수 있었다. 암울한 현대사로 인해 중년에 찾아온 '인연'을 맺지 못한 주인공의 안타까운 사정에 연민을 느낄 수 밖에 없었고 일흔 여덟이라는 고령임에도 끝내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죽음으로써 최고책임자에게 인민의 삶과 대의를 알리고자 했던 주인공의 헌신에 고개가 숙여지고 마지막에 드러난 진실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1938년, 식민지 조선에서 연희전문에 등록한 청년 이진선의 일기 형식을 띤 이 소설은 우리 현대사를 장식한 굵직한 인물들의 행적과 우리 민족이 걸어왔던 길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장중한 역사의 흐름 못지않게 이진선이라는 순수한 사회주의자의 삶을 조망하기도 한다.
이진선의 일기를 관통하고 있는 순수한 민족애와 휴머니즘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에 여전히 묵직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최첨단 통신기기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폭넓은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개인과 개인, 조직과 조직 사이의 벽이 더욱 단단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진보와 보수 단체의 갈등은 점점 깊은 골을 이루고, 경제적으로는 빈부의 격차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고, 인문학의 몰락이 예견될 정도로 사상의 가치가 홀대받고 있는 형편이다. “나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우리 지금 어디에 있는가.”(p.17)라는 첫 문장은 개인의 삶과 사회주의의 사상적 가치를 우리 시대에 맞게 모색해보려는 작가의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기의 작성자인 이진선을 통해 우리 현대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들과 사건을 지척의 거리에서 마주하게 된다. 시인 윤동주, 불교계의 거목인 휴허 스님, 남로당의 거물인 김삼룡과 박헌영, 일본 유학시절에 만난 황장엽, 월북한 후로는 김일성과 그 주변 인물들과 어우러지면서 안타까움과 분노의 60년 세월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이진선, 개인의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삶을 목격하게 된다. 사랑하는 아내 여린과 아들 서돌이 미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눈앞에서 사라지는 광경, 최진이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그 이면을 들여다본다. 아름다운 집은 역사의 흐름과 개인의 삶을 거미줄처럼 잘 짜낸, 실화보다 더 실화 같은 소설이다. 독자들은 주인공의 순수한 꿈이 일그러져 가는 과정을 통해 불신과 분열 그리고 새로운 사회를 향한 희망의 우리 현대사를 살펴보고, 현실의 문제에 대해 피부로 대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실한 삶이 무엇인지, 역사적인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진선의 일기를 통해 지원병 제도와 조선교육령이 1938년에 실시된 사실, 민족지를 자처하던 신문들이 지원병제도와 조선교육령을 지지하는 사설을 게재한 사실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냉혹한 비판을 쏟아붓는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진선의 일기가 비판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분단된 조국과 그 분단을 고착화하는 남과 북의 정치인들과 권력가들의 행태이다.
주인공은 남한의 현실뿐 아니라 북한 권력의 심장부에도 가차 없는 비판을 가한다. 그들이 순수한 민족애를 어떻게 좌절시켰는지, 지금의 분단 현실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지 냉철한 시선으로 되돌아본다. 그 과정 속에서 쉽게 접하지 못한, 낯선 북한의 현대사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전후 사상 재검토의 피바람, 남로당의 숙청, 이해관계에 따라 중국과 소련 공산당과의 소원해지기도 하고 긴밀하기도 했던 정치적 상황뿐 아니라 전쟁으로 인해 남녀 성비가 맞지 않으면서 과부와 적령기를 넘은 처녀들이 넘쳐나는 등의 사회적 문제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4·19혁명이나 5·16쿠테타, 518 광주민중항쟁, 6·29 민주화 선언 등 굵직한 남한의 역사적 사건을 북한 지식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대면할 수도 있다. 북한의 실상에서 사회주의 사상에서 점점 멀어져가며 몰락하는 봉건왕조의 모습을 주인공은 비정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나 이 소설은 비참한 과거와 현실을 들추어내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만들어야 할 세상, 즉 ‘아름다운 집’을 세우자는 뜨거운 희망을 담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작품은 잃어버린 우리 현대사를 직시하고, 진실한 삶을 모색케 하는 성찰을 선사해 준다.
지금 이 시간에도 북한 땅 어딘가에서 인민들의 삶과 민족의 운명을 생각하고 있을 제2, 제3의 이진선, 최진이씨에게 격려와 감사를 드리고 싶다.
[ 2012년 4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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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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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 자꾸 불안감을 떨칠 수 없고, 관련뉴스에 더 관심이 집중된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다. 천암함 사태로 안타까운 젊은이들을 떠나보낸지 얼나마 되었다고 이제 민간인들이 사는 곳에 폭격을 해 민간인 피해자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더군다나 아직도 수시로 큰소리를 치면서 분위기를 한껏 불안한 정국으로 몰아가고 있는게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벌써 60년 우리의 분단 현실이다.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생각할수록 암담함을 느낀다.
여든이 넘은 조선족에 의해 넘겨 받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손바닥크기만한 수없이 많은 낡은 수첩 보자기. 그것은 한 사람의 평생의 기록을 담은 일기장이었다. 연희전문학교 철학과를 다니면서 시작되는 '이진선' 이라는 인물의 60년 동안의 기록인 수첩은 죽음의 순간까지 사회주의자의 길을 걸으면서 느꼈던 고민과 방황의 시간들이자, 한 사람의 슬프고 아픈 삶을 담아내고 있다. 마지막 죽음조차 자살을 택함으로서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당에게 문제를 제기해야 했던 한 사람의 양심의 흔적이다. 그가 자신의 자살을 결심하고 마지막으로 남긴 일기에는 그의 평생의 삶과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다시 돌아보거니와 명백히 난 실패했다. 그러나 실패가 반드시 그르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했으나 그보다 더 분명하게 자부할 수 있다. 옳은 길을 걸어왔노라고. 내게 주어진 삶을 온 순간마다 사랑했노라고. 주어진 한계 속에서 최선을 다했노라고. 그 한계는 아직 오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언젠가 무너질 것을 확신하노라고. ' - 본문 492 쪽 - (그의 마지막 날의 일기의 한 부분) 그는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도 삶을 사랑했고, 우리민족의 안녕을 기원했다. 그리고 한 순간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꽃같이 사랑스러운 아내와 어린 아들을 자신의 눈 앞에서 미국의 폭격으로 잃어야 했던 그. 아들은 아버지가 길을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두 잘살게 아름다운 집을 짖는 것' 이 혁명이라고 생각하며 아버지를 밝게 보낸다. 아버지는 평생을 아들이 말한 아름다운 집을 집기 위한 혁명의 길을 걷지만, 갈수록 자신이 생각했던 혁명과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북한의 모습을 보면서 실패한 혁명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집> 을 읽으면서 자꾸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었다. 광복이전이었던 1938년 부터 시작되어 1998년 10월 까지의 우리나라의 근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역사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책은 '이진선'이라는 삶의 평생의 이야기를 담은 일기장이다. 그저 한 사람의 삶을 담아낸 일기장이지만, 그의 삶의 하루 하루는 우리 분단의 역사의 하루 하루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유일한 분단국에 살고 있는 우리가, 아니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이 얼마나 분단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고, 알고 있을까 생각하다보면 남,북의 현실이 갈수록 더 골이 깊어짐을 느끼게 된다. 곧 사회주의 국가에서 유일하게 3대 세습을 준비하고 있는 북한의 어제와 오늘을 이 일기장보다 더 깊이 받아들일만한 책이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특히 절실하게, 가슴으로 다가올 수 있는 방법에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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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근대사 내용을 조금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리 긴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른 그 어느 시대에 못지않을 만큼의 방대하고 중차대한 역사의 궤적들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 우리는 스스로의 자주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현실을 직시하려는 인식의 부재 등으로 사분오열 하며 총체적 난국을 자초했으며,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오늘날까지도 쓰라린 아픔으로 간직 할 수밖에 없는 남북 분단이라는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 우리 현대사와 가장 근접하게 맞물려 있는 이 시기의 이야기들에 대해서 그 실상들을 제대로 알고 있거나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해방이후 우리의 혼란스런 정국을 틈타 주변 강대국들은 우리의 생각과 주장에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실질적인 이익을 위해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그들 임의대로 38선을 그어버렸고 이제는 봉합 할 수 없을 만큼 그 간극이 커져버린 오늘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데 있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한번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과거에 연연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는 왜 아직도 우리민족의 일을 우리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지 또한 이를 위해 지금까지 어떠한 노력을 해왔으며 앞으로 고통스런 민족분단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여 갈 것인지를 다시금 우리 스스로 냉철하게 판단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순수한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한 남자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통해 평생을 걸쳐 자신의 변함없는 조국애에 대한 끝없는 열망과 회한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이다. 주인공 이진선은 1930년대의 후반부터 1990년대의 후반까지의 기간 동안, 마치 자신의 일기를 적어가듯 그가 경험했고 느낀 바를 생생하게 수첩에 남기기 시작하는데, 일제 치하로부터의 해방 그리고 미소군정의 시기를 지나 남과 북으로 갈라져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지나간 역사의 흔적을 전반적으로 상세하고 치밀하게 나열하고 있어서, 격변기 속에 그 당시 우리의 정치 사회상은 물론 우리 민중들의 삶을 한 발자국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주인공은 광복의 꿈을 안고 대학에 첫 발을 내딛지만 일제의 악랄하고 잔악한 행위에 억눌린 조국의 현실에 안온하게 살아가려 하는 자신의 욕망에 죄책감을 느끼며 비록 고단하고 힘들지만 대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자신의 시대적 사명이라는 신념하에 희망찬 조국의 미래를 위하는 일에 몰두하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가 염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고 마침내 해방 이후 혼란한 정국을 틈타 남과 북으로 갈라지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암울한 상황이 되어, 평생 자신을 자책하는 고통스러운 삶으로 점철되는 회한의 인생으로 남고 만다.
한편의 실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이 작품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많은 실존적인 인물들이 자주 등장 하는데, 특히 이 책에서 주인공은 친일적인 행동에 앞장서는 언론들의 기회주의적인 행태와 권력의 달콤함에 물들어 나라와 민족의 안위를 돌보지 않는 남과 북의 독재 권력자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은 물론 타의에 의해 강제적으로 분단된 우리나라의 통일에 대한 당위성을 잘 그려내고 있어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는 좋은 책이 아닌가 싶어 많은 독자들이 시간을 내어 한번 정독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누구나 시대적 사명감이라는 것이 있게 마련인데 이러한 점에서 과연 우리 모두는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릇된 이데올로기에 사로 잡혀 편협하고 자신의 안일함만을 생각하는 무의미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이쯤에서 한번 되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우리의 남북관계는 그 지향하는 바가 매우 다른 상반된 현상들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좌익이니 우익이니 우리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이념대립과 같은 불필요한 싸움에 지금까지 너무 많은 힘을 소비해 온 것은 아닌지, 또한 자주적인 정신을 가지고 우리 스스로 해야 할 중요한 일은 내팽개쳐 버린 채 사대주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이제껏 범해왔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자국의 이익이 철저하게 요구되는 오늘의 국제사회를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는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앞으로 우리가 추구하고 나아가야 할 길이 진정 무엇인지를 깨닫고 이를 실천하는데 노력해야 할 시기처럼 보인다. 또한 우리의 분단된 조국의 역사는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따라서 이 책 주인공에서의 이야기에서 보듯 언제까지나 민족의 아픔을 이대로 좌시하고 방치하기보다는 이제라도 그 해결의 길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이를 극복해내기 위한 최대한의 역량을 모으는 것이 바로 지금 이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시대적 사명은 아닐지 깊이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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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우연히 잠깐, 본 소설이었는데 새로 나온 표지를 보고 구입했다.
다시 읽으니 코끝이 찌릿해진다. 처음엔 픽션이 아닌줄로만 알았다.
"아부지 어디 가는지 난 다 안다."
근심이 가득한 여린을 바라보며 난 웃었다.
"응, 그래? 우리 서돌이 똘똘하구나, 어디 가는데?"
"혁명하러 가시죠?"
다시 여린과 눈길이 마주치며 눈웃음을 지었다.
"우리 아들이 혁명이 뭔지 알까?"
"그럼요, 왜 몰라요."
서돌이의 해맑은 눈이 다소 진지해졌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두 잘살게 아름다운 집을 짓는거에요.맞죠?"
샛맑은 목소리였다. 코끝이 살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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