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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가 글을 참 잘쓰는구나. 톨스토이처럼 긴문장으로 묘사하지 않고 짧은 문장들로 묘사하는데도 단어의 선택 때문인지 장면들이 영화처럼 눈에 그려진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문장들이 많았다. 읽기가 힘들만큼. 한강작가의 인터뷰 기사에서 글을 쓰면서 울면서 쓴 문장들이 많았고 멈추며 쓸수밖에 없었다는 글을 책을 다 읽은 후에 봤는데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이해가 갔다. 다른 책들도 읽어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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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입다물고 있어!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영혼은 어디로 가나요. 육신이 싸늘하게 식어갈 때 제 집을 잃은 영혼이 가야할 곳은 어디일까요. 《소년이 온다》는 한강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먼저 이 소설을 읽은 사람들이 읽기가 쉽지 않다고 하길래 무슨 연유인가 했더니 너무 괴롭고 슬픈 마음 때문이었네요. 이토록 잔인한 학살을 진두지휘했던 독재자는 뻔뻔하게 거짓투성이 회고록을 출간하고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다가 죽는 날까지 단 한 마디 사과도 참회도 없었으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어요. 한국 현대사에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역사적 죄인을 제대로 심판하지 못했고, 여전히 그를 추종하며 역사를 왜곡하는 이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답답한 상황 속에서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숨통을 틔워주었네요.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에서야 소년들이 왔네요. 학살이 오고, 고문이 오고, 강제진압이 오고, 거기에 짓밟히고 쓰러진 소년들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요. 자신이 왜 죽었는지 그 이유를 알 길 없는 소년들의 영혼은, 어쩌면 줄곧 그 자리를 맴돌고 있지 않았을까요. 무고한 시민들의 죽음을 철저하게 은폐하고 덮으려 했던 자들은 자신들이 이겼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면 없는 일이 된다고 여겼을 테니 말이에요. 소설 속 인물들은 가상의 인물이 아니라 그때 그 순간 그 자리에 있었던 실존 인물들이며, 끔찍한 장면들은 독재 정권이 저지른 수많은 악행의 일부분일 뿐이에요. 활자로 읽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힘들고 괴로운데, 무자비한 총격과 폭행, 고문을 당한 이들은 어떠했을지 감히 짐작할 수도 없어요. 우리 군인이라고 여겼던 그들이 쏜 총에 맞을 때까지, 우리를 보호해주는 국가라고 여겼던 그들이 고문할 때까지, 설마 아닐 거라고,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믿었던 무고한 시민들은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했을 것 같아요. 응어리진 마음의 한을 풀지 못한 채 침묵해야 했던 세월을 지나 이제 그 목소리를 듣게 되었네요. 소설이 아니라면 닿을 수 없는 혼과 마음의 목소리였네요. 독재의 잔재들을 완전히 뿌리뽑아내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다시 벌어질 비극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해요. 다행스럽고 기쁜 소식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이 소설을 읽게 되었다는 거예요. 세상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지만 사람은 바뀔 수 있어요. 썩어가는 내 옆구리를 생각해. 거길 관통하는 총알을 생각해. 처음엔 차디찬 몽둥이 같았던 그것, 순식간에 뱃속을 휘젓는 불덩이가 된 그것, 그게 반대편 옆구리에 만들어놓은, 내 모든 따뜻한 피를 흘러나가게 한 구멍을 생각해. 그걸 쏘아보낸 총구를 생각해. 차디찬 방아쇠를 생각해. 그걸 당긴 따뜻한 손가락을 생각해. 나를 조준한 눈을 생각해. 쏘라고 명령한 사람의 눈을 생각해. 그들의 얼굴을 보고 싶다, 잠든 그들의 눈꺼풀 위로 어른거리고 싶다, 꿈속으로 불쑥 들어가고 싶다, 그 이마, 그 눈꺼풀들을 밤새 건너다니며 어른거리고 싶다. 그들이 악몽 속에서 피 흐르는 내 눈을 볼 때까지. 내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왜 나를 쐈지, 왜 나를 죽였지. (58-59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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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이 생각나 구매했으나, 읽고 마음이 아플 것 같아 읽기를 미루다, 노벨문학상을 타신 것을 보고 읽었습니다. 읽다가 자려고 누워서도 자꾸 생각나는 대목과, 문단이 있습니다. 그리고 읽다보니 광주사람으로서 제가 출근하는길이라 더 마음이 아프고 충격적이더라구요. 어릴때부터 518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왔지만 소년이온다를 읽으며 또 다른 사실을 알기도 했습니다. 모두가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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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작가님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을 정말 축하드립니다!!! 기득권이 다 묻어버리려는 우리의 아픔을 직시할 수 있도록,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한국인인 것이 너무나도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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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24년도 40번째 책 '소년이 온다' 리뷰입니다. 군인들이 쏘아 죽인 사람들의 시신을 리어카에 실어 앞세우고 수십만의 사람들과 함께 총구 앞에 섰던 날, 느닷없이 발견한 내 안의 깨끗한 무엇에 나는 놀랐습니다. 더 이상 두렵지 않다는 느낌, 지금 죽어도 좋다는 느낌, 수십만 사람들의 피가 모여 가대한 혈관을 이룬 것 같았던 생생한 느낌을 기억합니다. mobile e-book : 173p 자세한 리뷰는 아래의 링크에 남겨두었습니다. 리뷰를 읽으시는 분 모두 다(多)독 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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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민주화 운동과 민주화를 향한 열망을 주제로 한 콘텐츠들이 참 많다. 내가 아주 애정하는 드라마 <오월의 청춘>, 가장 대중적인 영화들 중 하나일 <화려한 휴가>나 <택시운전사>, 그리고 비교적 최근 작이었던 <서울의 봄>까지.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1980년대의 그 때를 역사적 관점으로 바라본다는 데에 있다. 평범한 삶이 국가의 폭력으로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거대한 흐름 속에서 보여준다. 그리고 여기, 이 지점에서 <소년이 온다>의 특별함이 있다. 이 소설은 다른 광주 소재의 작품들과 달리 개인의 내면과 심리, 목소리에 집중한다. 그건 때로는 살아남은 자의 이야기이기도, 때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자의 이야기이기도, 심지어는 죽은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개개인들의 내면 깊은 곳에 꽁꽁 숨겨져 있어서 어쩌면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을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언어로 남겨 기억하고 애도하는 것이 이 작품이 가진 특별함이다. 그리고 총 6개의 장에서 각각 달리 설정된 서술자와 중심 인물은 더욱 극적으로 개인의 내면을 전달하는 데 활용된다. 당시의 기억과 이후에 이어지는 삶을 오히려 담담하게 전달하는 문체는 독자의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든다. 이 작품이 가지는 특별함 덕분에, 나 역시 처음으로 1980년대의 대한민국을 더 제대로 알아야 겠다는 생각과, 어떻게 해도 그들의 고통을 다 헤아릴 수 없다는 사실에 몇 번이고 마음이 무너져 내리며 이 책을 읽었다. 작가도 집단적 비극이 아니라 한 명 한 명 개인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에 큰 부담과 책임감을 느꼈을 텐데, 나 역시 서평 한 자 한 자가 감히 내가 이렇게 생각해도 될까, 내 표현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까 조심스러운 마음이다. 제대로 알지 못했던 부끄러움과 애도의 마음으로 이 글을 열어본다. <소년이 온다>는 계엄군 집단 발포가 있었던 5월 21일부터 5월 27일 전남도청 최후 항쟁까지의 사건과, 과거를 뛰어넘어 살아남은 자들의 현재까지 모두 다룬다. 집단 발포 직후 근처 안치소에서 시신을 수습하던 15살 소년 동호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인물이며 등장인물들은 모두 동호의 주변 인물들이다. 1~2장은 사건 당시의 현장을, 3장은 폭력적인 색출 조사를 당한 인물의 이야기를, 4장은 잔혹한 고문을 당한 이들의 이후의 삶을, 5장은 그 날의 이야기를 내뱉기 조차 힘든 이들의 고통을, 6장은 유가족의 슬픔을 다룬다. 특히 1~2장의 서술자는 이미 죽은 동호의 친구 정대, 즉 죽은자로 설정되어 파격적이다. 2장까지 이어지는 죽은 정대의 서술은 충격 그 자체였다. 죽어 영혼이 된 정대는 고문과 구타로 짓이겨진, 켜켜이 쌓아올려진 자신과 다른 이들의 육체를 응시하며 혐오와 역함을 느낀다. 영혼이 있다면, 죽은 자들의 영혼은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느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하지만 그 침묵조차 언어로 남겨 진실은 결코 사라질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 또렷해진다. 한편, 처음 마주하는 죽은 자의 영혼의 언어에, 나는 내가 차마 다 알 수 없고 온전히 공감할 수 없을 그들의 감정에 덜컥 겁이 났다. 누가 이들의 고통을 어루만져 주고, 위로해줄 수 있을까. 살아남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말이다. 3장과 4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폭력과 고문 장면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 박탈’을 마주하게 된다. 그간 계엄군의 잔인한 폭력성이 미디어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든 묘사될 때마다 줄곧 육체적 고통에 얼굴을 찡그려왔다.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까, 눈에 보이는 것에만 인상을 찌푸리던 때가 있었다. 고문과 감금은 그들에게 신체적 외상을 남겼지만 더 큰 고통은 정신적 상흔이란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폭력에 저항없이 손상입은, 피/땀과 똥/오줌으로 얼룩진 육체를 보며 박탈당한 인간으로서의 존엄, 영원히 영혼에 새겨져 버린 기억과 트라우마, 폭도로 내몰려 정상적인 사회 생활조차 어렵게 된 이후의 삶,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자기 혐오…. 감히 상상도 못했던, 살아도 살았다 하기 힘든 삶의 모습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는 문장 앞에서 책장을 차마 넘기지 못하고 몇 번이고 머뭇거렸다. 5장은 2인칭 서술자가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는 요청을 받은 임선생의 시선을 따라가며 서술한다. 여성에게 가해졌던 성적 모독과 폭력, 그리고 말해야 한다는 역사적 책임과 차마 내뱉지 못하는 자신 사이에서 겪는 내적 갈등, 죄책감 등의 감정이 등장한다. 자신을 끔찍했던 그 때 그 곳에 다시 한 번 세우는 일이 어찌 어렵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살아남은 자들의 침묵도, 말하지 못하는 순간 조차도 다 우리가 끌어 안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 6장은 가장 많은 눈물을 쏟았던 장으로 기억한다. 동호의 어머니가 1인칭 시점에서 아들이 살았을지 모른다는 희망과 죽었을지 모른다는 고통 사이에서 동호를 찾아다니던 그 날의 기억과 그리움과 상실 속에서 살아야만 했던 남은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식을 잃고 그 기억 속에 갇혀 평생을 살아야만 하는 유가족들의 슬픔에 마음이 무너져 내리고, 어찌할 수 없는 눈물이 계속 흘렀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어도 남겨진 사람들은 끝없이 살아가야 했다. 그들을 살리지 못했다는 자책과 후회가 버무려진 감정 속에서 그리움과 상실만을 느끼며. <소년이 온다>는 그 어떤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작품들보다 집필이 쉽지 않았으리라 막연하게 생각해 본다. 에필로그에 동호의 형이 동호의 이야기를 써도 좋다는 허락과 함께, 누구도 다시는 동호를 모독할 수 없게 써달라는 말을 했다. 이건 아마 무거운 책임감이었을 것이며, 그래서 역사적 비극 자체 보다 개인의 내면과 목소리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어렵고 조심스러운 이유였을 것이다. 또, 영혼의 목소리와 침묵은 어떻게 언어로 옮겨야할지 깊게 고민했을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위해 9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해외의 역사적 자료까지 참고했다고 한다. 이 작품을 통해 그 날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나는 이렇게 들었고, 이렇게 고민하며 썼다고 말하며 남은 질문은 독자를 향해 던지는 듯하다. 이 무게를 우리 모두 함께 짊어져야하지 않겠느냐고.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는 정의와 양심, 희생자로 기억되기 싫다는,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 그렇게 했다는 그들의 목소리를 우리는 기억해야 하고 제대로 알아야만 한다. 국가에 의해 폭도로 매도되어 숭고한 죽음 위에 덧씌워졌던 검은 그림자를 우리가 완전히 거두어 주어야 한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그 날과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다는 이야기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리고 그 날의 이야기도 절대 역사에 묻힐 과거가 아니다. 소년이 ‘온다’는 현재형 동사처럼, 그날의 기억과 목소리는 우리가 외면하지 못하게 매일 매일 우리에게 오고 있다는 사실을 새겨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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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님의 소년이 온다 리뷰입니다. 지금 이 책이 가지는 의미가 지금 현실과 맞물려 가슴이 아픕니다. 왜 사람은 어리석은 짓을 또 다시 반복하는지..... 지금 현재에 많은 사람들이 이 책 "소년이 온다"를 읽었음 좋겠습니다. 이 책은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바탕으로 한강 특유의 정교하고도 밀도 있는 문장으로 써 내려간 책으로 5·18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됩니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가 있는 상무관으로 들어오는 시신들을 수습하면서 열다섯 어린 소년은 '어린 새' 한마리가 빠져나간 것 같은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고, ‘시취를 뿜어내는 것으로 또 다른 시위를 하는 것 같은’ 시신들 사이에서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합니다. 정대는 동호와 함께 시위대의 행진 도중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져 죽게 되고, 중학교를 마치기 전에 공장에 들어와 자신의 꿈을 미루고 동생을 뒷바라지하던 정대의 누나 정미 역시 그 봄에 행방불명되면서 남매는 비극을 맞는다. 무자비한 국가의 폭력이 한순간에 무너뜨린 순박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과 무고하게 죽은 어린 생명들에 대한 억울함과 안타까움이 정대의 절규하는 듯한 목소리로 대변된다. 열다섯살 소년 동호의 죽음을 중심으로 5·18 당시 숨죽이며 고통받았던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하나하나 힘겹게 펼쳐 보이며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그 시대를 증언하는 숙명과도 같은 소명을 다한다. ‘살아남았다’는 것이 오히려 치욕이 되는 사람들이 혼자서 힘겹게 견뎌내야 하는 매일을 되새기며, 그들의 아물지 않는 기억들을 함께 나눈다. 한강 작가는 “무덥고 습했던 여름 끝에 가로수 아래를 걷다가, 잘 마른 깨끗한 홑청 같은 바람이 얼굴과 팔에 감기는 감각에 놀라며 동호를 생각”한다. 따뜻했던 봄날의 오월을 지나 ‘그 여름을 건너가지 못한 동호, 이런 아침을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동호’를 떠올리며 작가는 우리가 ‘날마다 만나는 모든 이들이 인간이란 것을’ 되새기고, 인간으로서의 우리가 이들에게 어떠한 대답을 해줄 수 있는가를 간절한 목소리로 묻는다. 그리하여 이제는 더이상 억울한 영혼들이 없기를, 상처 입은 영혼들이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나아가 평온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5·18 희생자들의 ‘눈 덮인 무덤들’ 사이에서 못다 핀 소년 동호를 추모하기 위해 작가 한강이 마음을 다해 밝힌 작은 촛불들이 안타까운 세상에 온기를 더해줄 것이다.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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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짧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기는게 너무 힘이 들었던 책 반드시 알아야하고 외면해서는 안되는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눈에 담기 끔찍하고 비참한 이야기들이라서 읽다가 마음이 문드러지는 것 같았다 이런 비극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읽었는데, 12.3 비상계엄선포때 어쩌면 세상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수있었다는 그 사실이 끔찍했다 모든 상처가 나을 수는 없겠지만 그 상처를 다시 건들지는 말기를 간절히 소원하게 된다. |
소년이 온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구매부터 해두었던 책인데 올해의 시작으로 읽어보자는 이가님의 제안으로 읽기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너무 좋은 책이었지만, 동시에 너무 힘든 책이기도 했습니다. 우스갯말로 하루에 50페이지 이상 읽을 수 없는 책이라는 말도 자주 했네요. 뭔가 이 책의.. 표지를 보는 순간 1월의 처음 이 책을 열고 마지막 날에 덮겠구나 하는 직감이 스쳤습니다. 페이지가 많지 않은 책인데도 아주 오래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도 그랬구요. 소년이 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하나 뿐이었네요.. 모든 시민들은 역사에 중심에 서는게 아니라 그냥 시민으로 살아가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왜냐하면 지난 달인 12월에 있었던 많은 일들이 우리를 광장에 서게 했으니까요. 아마 이때 대부분의 시민들이 느꼈던 감정이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그런 .. 근거 없는 유대감을 느꼈습니다. 좋았던 구절들을 필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마음에 깊게 남은 문장은 그 들은 피해자가 되고 싶어서 그 장소에 있었던게 아니라, 피해자가 되고 싶지 않아서 그 장소에 있었다는 문장이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인륜을 저버리지 않는 사람이라면 시민을 짓밟고 쏘지 않았을 겁니다. 항복을 뜻하는 두 팔을 보고도 총을 들이대지 않았을 거예요. 그들은 죽기 위해서가 아니라 막기 위해서 거기에 있었던 거니까요. 같은 땅을 밟고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언어를 말하는 존재를 어떻게 그렇게 쉽게 쓸어버릴 수 있었을까요? 책이 담은 의도와는 다르지만 저는 .. 그 날 그 장소에 있었던 학살자 집단 모두가 자신이 쏜 사람의 얼굴을 끝까지 잊지 못하길 바랍니다. 죄는 수용성이 아니니까 영원히 도망쳐도 영원히 자기 자신의 가슴 속에 담고 살길 바래요. 왜냐하면 이 책을 덮은 독자들 모두 이제 영원히 그들을 기억하게 되었으니까요. 소년이 온다, 소년이 왔습니다. 비록 원하던 형태가 아니었지만 기어코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누군가의 가슴에 다시금 불을 지피고, 2024년 시민들은 깃대를 들고 흔들게 되었습니다. 소년이 책장과 잉크를 타고 우리에게도 와준 것 처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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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소년이 온다를 읽고 “묵묵히 쌀알을 씹으며 그녀는 생각했다. 치욕스러운 데가 있다, 먹는다는 것엔. 익숙한 치욕 속에서 그녀는 죽은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배가 고프지 않을 것이다, 삶이 없으니까. 그러나 그녀에게는 삶이 있었고 배가 고팠다. 지난 오년 동안 끈질기게 그녀를 괴롭혀온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허기를 느끼며 음식 앞에서 입맛이 도는 것.”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많은 희생자가 있었다. 많은 이들의 목숨과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가족, 알고 지낸 모든 사람들의 고통의 값을 지불하고 살아남은 것처럼, 여전히 일상을 보내고 가족과 알고지내는 모든 이들과 숨쉬는 것이 치욕스러운 구석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계속되기에, 평소보다 조금 덜 들뜨고 더 분해하며 하루 그리고 하루를 지낸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80년 광주에서 목숨을 잃은 자와 그와 함께 싸우던 자,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의 증언이다. 여느날과 같았던 당시 현장의 증언, 인간성을 상실한 자들의 고문과 부조리함에 대한 증언, 굶기고 고문 당하며 무엇을 느끼게끔 하는지에 대한 증언, 고문이 끝난 한참 뒤에도 삶이 삶처럼 이어지지 않아 죽음 혹은 미쳐버리는 것을 택한 것에 대한 증언. 작가 한강은 이러한 증언을 남기는 일이 사명인 것처럼 기록하고, 그들의 고통이 타인의 것이 아니며 여전히 당신들의 피와 살을 구성하는 가족의 그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지난 12월 3일의 계엄, 29일의 여객기 사고 이후 우리 모두 “더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자고 있다. 분수대에서 물이 나오는 것도 죄스러워 슬퍼하는 것 대신 분해하는 것을 택한 많은 사람들과 이 아픔이 잊혀지지 않도록 기억하고 지켜가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