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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MZ 세대가 대세인 시대입니다. 이렇게 2000년대 이후의 친구들과는 다르게 살아온 일명 86세대도 있고요. 바로 이분들이 주로 활동하던 7080 노래방이 생각나는 시대가 존대합니다. 세대를 넘어서는 시대의 차이, 과연 그런 제가 70년대 대한민국의 삶과 계엄령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특히, 비상계엄이 발동되었다가 해제되고 다시금 촛불이 일어서고 있는 지금과 같은 시간 속에서 말이지요.
이번에 읽었던 책은 다분히 외국인(일본인)의 시선으로 대한민국의 서울에서 바라보고 느끼고 만났던 이들에 대한 적당량이 사실과 가명과 소설의 문장을 담아서 그려냅니다. 너무 무섭지도, 그렇다고 따분하지도 않게 따스한 햇살도 비추는 서울의 모습과 이문동 하얀빛 장미까지.
책은 11장에 걸쳐서 주인공의 이야기로 서술되어 나갑니다. 책 제목과 같은 ‘계엄’과 관련된 본격적인 내용은 가장 마지막에 가서야 만날 수 있었고. 그럼에도 그 이야기가 펼쳐지게 되는 배경과 같은 부분을 하나씩 마주하게 되고, 당시의 한국 사회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플롯이 좋았습니다. 어찌, 외국인의 처지에서만 당시를 모르겠습니까. 지금 2020년대의 대한민국과 1970년대의 대한민국이 얼마나 달라졌는데, 같은 단어를 놓고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을 텐데.
삶의 자리(Sitz im Leben)가 다르기에 적어도 나는 그(녀)의 삶을 이해하기란 어렵습니다. 나의 우주와 너의 우주가 너무나 멀리 떨어진 100만 광년의 차이 같으니까. 날마다 광속으로 팽창하는 우주처럼.
그럼에도 시간은 흘러서 다시금 ‘계엄’이 엄습해 왔습니다. 그 어둡고, 무섭고, 붉었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새하얗던 장미를 붉게 물들일 수 있는 찰나가, 정말 찰나처럼 지나갈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아픔만큼은 찰나처럼, 행복만큼은 억겁의 시간이기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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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말은 많아지는데, 오히려 사람들은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 때문일까요. 그래서 더더욱, 누군가의 침묵 속에 담긴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런 저에게 소설 『계엄』은 굉장히 인상 깊은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1979년, 조용하지만, 불편한 서울
이 소설은 1979년 유신 말기, 박정희 정권이 끝나기 직전의 서울을 배경으로 합니다. 무대는 그 시대 서울이지만,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인공은 일본에서 파견된 강사, 즉 외국인의 눈을 통해 그 시절을 들여다보게 되는 구조입니다. 사실 저는 그 시대를 직접 살지 않았고, 역사 교과서 속 '군사정권'이라는 단어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묘사한 서울은, 말이 없지만 감정이 가득하고, 사람들이 눈치로만 살아가는 무거운 분위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이 소설은 그런 시대를 고발하거나 선동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조용하고 세련된 시선으로 관찰합니다. 그래서 더 신뢰가 갔고, 오히려 더 크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징병제”
소설에서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는 바로 징병제와 군대 경험입니다. 이 부분은 정말 묘하게 공감되었습니다. 남편이나 지인 중에도 군대 이야기가 나오면 말을 아끼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괜히 과장하거나 농담처럼 넘기다가도, 어떤 얘기에서는 갑자기 조용해지기도 하고요. 『계엄』 속 한국 남성들은 군대 얘기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침묵합니다. 그런데 그 침묵 속엔 말로 하기 어려운 굴욕, 고립감, 복종, 폭력, 그리고 체념 같은 것들이 묻어 있습니다. 외국인 주인공은 이걸 이해하지 못하다가 점점 그 감정을 따라가게 되고, 저 역시 독자로서 그 침묵을 이해하려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그런 군대 시절이 힘들면서도 때론 그립다는 모순된 감정이었습니다. 그걸 보며, 저도 가끔 육아나 고된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라고 말하게 되는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모든 고된 시간에는 그런 이중적인 감정이 있는 것일까요?
바보들의 행진, 그 시절 청춘들의 모습
소설 중간에 <바보들의 행진, 1975>라는 영화가 언급됩니다. 저는 이 영화를 예전에 케이블에서 우연히 본 기억이 있는데, “왜 사느냐?” “그럼 죽지 뭐.” 하는 대사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외국인이라 그 감정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그 말이 농담이 아니라, 말하지 못하는 시대를 살아야 했던 청춘들의 비명일 거라 생각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무거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이 요즘 청년들과도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지금도 누군가는 "왜 사느냐"고 묻고, 누군가는 "그냥 살아야 하니까"라고 말하니까요.
일본 문화의 모순된 흔적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건, 당시 한국이 겉으로는 일본을 멀리하려 하면서도 실제로는 일본 문화와 상품, 표현 방식들을 무의식적으로 모방하고 있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소설 속 “정신 유신” 같은 말이 일본 메이지유신에서 가져온 말이라는 걸 보며, 우리가 얼마나 과거를 지우고 싶어 하면서도 그 안에 잠겨 살아왔는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당시 대학생이나 서민층이 일본 문화를 즐기면서도 일본을 강하게 비난하는 모습은, 지금 우리가 온라인에서 외국 문화를 받아들이면서도 경계하고 혐오하는 모습과도 닮아 있기도 합니다.
40대 주부로서 이 책이 특별했던 이유
『계엄』은 단순한 정치 소설도, 무거운 역사책도 아닙니다. 그 시대를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도 자연스럽게 중립의 시선으로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준 책입니다. 한 시대의 억압과 침묵, 그 속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모순된 감정, 그리고 외국인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우리 자신을 다시 보게 됩니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내가 살아온 시간과 지금 자녀들이 살아갈 시간을 잇는 작은 다리를 하나 더 놓는 느낌이 들어요.
역사는 단순히 아는 것이 아니라,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조금은 그 침묵을, 그 복잡한 마음을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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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에 소방 벨이 울리면 많은 사람이 오작동이라 판단하고 하던 일을 이어간다. 물론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그런데 작년 12월, 건물에서 울린 소방 벨 소리를 들은 나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이후였기에 불안해 손이 떨리고 ‘집에 어떻게 가야 하지? 아이는 그때까지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다행히(?) 실수로 울린 소리였고 일을 마치고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단어 중 하나가 ‘계엄’이다.
정은문고에서 출간한 『계엄』은 요모타 이누히코라는 일본인 저자가 1979년 서울의 한 대학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며 경험한 한국 사회를 기록한 소설이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암살과 계엄령 등 당시의 불안한 정치 상황, 그로 인해 일반 시민들이 겪는 일상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국 현대 정치를 다룬 다큐멘터리와 책은 많지만 『계엄』은 ‘외국인의 시선’으로 그려져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특히 공권력이 투입되고 시민들의 행동을 통제하던 당시의 ‘계엄령’은 문화가 다른 외국인에게는 더 큰 두려움이었을 것 같다. 모두가 뭔가를 아는 듯이 행동하지만, 누구도 정확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언론은 통제되고, 전화가 끊긴 상태라 저자는 단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일본에 있는 저자의 가족들도 연락되지 않는 그를 걱정하며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불안감이 어땠을지 소설 속 상황이 고스란히 짐작된다.
만약 내가 외국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더라면, 내가 말하는 언어가 정확하게 통하지 않는 공간에서, 가족이 없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루트가 모두 끊긴 채 지내야 했더라면, 나는 평정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나는 한국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보리라 예상된다. 그런데 주인공 세노는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서 여러 사람과 교류하며 일상을 이어간다. 그 담담한 일상에 막막함과 공포가 세노라는 인물을 통해 전달된다.
이 소설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지금의 한국도 떠올랐다. 그 짧은 시간 동안의 계엄 상황을 겪고 나서야, 영상과 책으로만 만났던 ‘계엄’이 실제로 파급력이 큰 위험한 일이었다고 알게 됐다. 그리고 『계엄』을 통해 1979년의 ‘계엄’을 경험하니 작년에 겪었던 일이 내가 짐작했던 것보다 더 위험한 일이었음을 역으로 깨닫는다. 『계엄』은 단순히 과거를 회고하는 소설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긴장의 역사, 지금도 반복될 수 있는 위험의 순간을 다시 상기시켜주는 기록이다.
이 소설은 단순히 과거 한국의 한 시점을 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낯선 상황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외국인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누리는 일상의 자유가 너무도 소중한 것임을 알려준다. ‘나라면 어땠을까?’ 그리고 ‘나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계엄』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일본소설이지만 전혀 가볍지 않은 이야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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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모타 이누히코의 '계엄'은 1979년의 서울을 배경으로 한 자전적 소설로, 일본인 세노는 사고 같은 우연으로 인해 일본을 떠나 낯선 서울에서의 일상이 시작합니다. 한글과 서울에 점차 익숙해져 가는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한국 현대사의 한 장면, 한 장면이 새로운 각도로 다가옵니다. 그속에는 외면하고 싶은 우리의 모습도 그려집니다. 서툰 한국어 보다 알아듣지 못하는 유창한 영어에 더 공손해지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나 보신탕을 먹는 에피소드에서는 읽어가던 속도에 브레이크가 걸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일본인의 시선에서 묘사되는 서울 거리와 사람들의 일상은 독특하고 새롭습니다. 장미아파트와 주변에 대한 묘사 역시 현재의 모습을 알고 있는 저에겐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동시에 2001년, 부산에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서울에 올라와 사투리 때문에 이방인처럼 느껴졌던 저의 개인적인 기억이 소환되기도 했습니다. 서울 사람들의 빠른 걸음과 말투가 어색했었고, 2002년 월드컵을 집에서 TV로 시청하며 밖에서 들려오는 환호성에 느꼈던 묘한 소외감을 떠올리며 읽게 되었기 때문이었을까요? 소설을 읽으며 주인공이 서울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겪은 정서를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소설이 담아내는 1979년의 시대상은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로만 느껴지지 않습니다. 특히 2024년 12월3일, 또 한번의 비상 계엄이 선포되었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내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읽어낸 글들은 절대 가볍게 읽히지가 않았습니다.
그것은 전 셰계의 다른 시선들이 실시간으로 우리의 현실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지금 상황을 한 번 더 객관적으로 바라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나에게 국가란 무엇인지 그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도 있었습니다.
그 시절의 주인공이 본 서울과, 오늘의 내가 마주한 서울은 다르면서도 같은 도시입니다. 소설 [계엄]은 역사적 사건을 기록하기보다는, 그 속에서 살아간 평범한 사람들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 같은 책입니다. 낯선 공간, 낯선 시대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고독, 불안, 그리고 묵묵히 살아가려는 의지, 그 감정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중년이 된 지금, 나는 이 소설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계엄]은 한 일본인의 개인적인 기록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시대의 얼굴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서울에서 다시금 그 감정을 떠올리는 나는 그 낯섦 속에서 깊은 공감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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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일 밤 11시, 중2 아들이 "엄마, 계엄령이 선포되었대"라고 말하며 방에서 나왔다. 빨래를 널던 나는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야" 하고 웃어넘기려 했지만, 속으론 조금 불안했다. 그런데, 진짜 뉴스였다. 텔레비전 화면에 붉은 자막이 떴고, 아들의 말은 현실이 되었다. 역사책에서나 보던 '계엄령'이라는 단어가 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계엄』은 1979년, 군사정권 하의 서울에 일본어 강사로 부임한 일본 청년 ‘세노 군’의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본다. 그는 외국인이다. 한국의 정치에도 무지하고, 언어도 서툴고, 문화는 낯설다. 하지만 그런 ‘거리감’이 오히려 한국 사회의 민낯을 더욱 또렷하게 드러낸다. 공포와 억압 속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가고, 청년들은 입대를 앞두고 갈등하고, 예술과 사상은 불온시되며 억눌린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연대와 질문은 끊임없이 꿈틀댄다. “나는 지금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거대한 연극을 목격하고 있었다.” (p268) 거리의 사람들, 캠퍼스의 기운, 금지된 음악, 검열된 영화, 그리고 일상의 두려움을 보며 그 시대의 공기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한국이지만 그 시대가 지금과 전혀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그리고 2024년의 밤, 나는 내 아들의 목소리를 통해 또 한 번 그 ‘연극’의 무대에 소환되었다. 『계엄』은 말한다. 우리가 잊었다고 해서 역사가 끝난 것은 아니라고. 그 시대의 두려움, 질문, 침묵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깊은 곳에 남아 있다. 나는 그 밤, 계엄이라는 단어 앞에서 멈춰 섰고, 소설 속 세노 군처럼 낯선 현실을 마주했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외면하지 않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응답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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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모타 이누히코의 소설 <계엄>은 아주 낯선 시선으로 한국 군사정권 시절의 풍경을 비춘다. 1980년대 초, 건국대 사범대학에서 외국인 교사로 체류한 일본인 세노 아키오. 그는 ‘외국인’이라는 경계인의 위치에서, 한국 사회의 억압과 균열, 사람들의 생존 방식, 침묵과 저항의 언어를 하나하나 관찰해 나간다. 이 소설의 작가인 요모타 이누히코는 일본의 대표적 비평가이자 영화학자, 문화사학자이며, 아시아의 근현대사를 깊이 탐구해 왔다. 그는 한국 사회를 단순히 외부자의 시선으로 소비하지 않고, 그 안에서 살아 본 시간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기록하고 말한다. 소설 <계엄>은 그가 한국에서 체류하던 시절 직접 보고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전적 픽션의 형식을 취하며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마치 송희구 작가의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나, 장류진 작가의 <달까지 가자>처럼, 그 시대의 생존 방식을 날것 그대로 담아내며, 우리 사회의 ‘구조’를 직면하게 만든다. 흥미로운 지점은, 주인공 아키오의 시선이 지극히 ‘바깥’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사는 우리의 모습이 선명하게 투영된다는 데 있다. 그가 느끼는 불안과 위화감은 당시를 살아낸 우리 부모 세대, 혹은 지금도 비슷한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처럼 느껴진다. <계엄>은 특정 시기의 이야기이지만, 읽는 내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 미묘하게 겹쳤다. 마치 과거를 통해 현재를, 그리고 우리 자신을 되비추는 거울처럼 말이다. 한국에 사는 일본인, 세노 아키오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무심하게 또는 쉽게 지나쳐온 일상적 관례 속의 불편함을 바라보게 된다. 시선의 차이가 사회를 어떻게 갈라놓고, 한 개인의 삶을 규정해 버리게 되는지 보여주어 우리 스스로를 다시 보게 만드는 이야기다. 역사나 사회에 관심은 있지만, 무거운 이론서보다는 소설을 통해 시대와 사회를 가볍게 탐색하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