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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대한민국 정체성총서라는 시리즈는 현재(라고는 하지만 출판시기가 2014~2015년) 대한민국 상황을 바탕으로 쓰여진 정치비평서적이라 상당히 드라이한 문체로 쓰여졌다. 그런 점에서 『김정은 이렇게 망한다』는 약간 파격적인 분위기이다. 읽다 보면 감성충만한 문학적 표현이 상당히 많고, 분석적인 서술보다는 비유와 상상이 곁들여진 가정법의 문장들이 출몰한다. 정치비평서를 읽는 기분이 아니라 정치를 바탕에 깐 한 편의 대체역사소설을 읽는 기분도 들 지경이다. 아마도, 제1장에서 김정은의 몰락을 단정적으로 예측하는 게 더더욱 소설적 느낌을 준 것 같기도 하다. 책이 출판된 시점으로부터 10년 가까이 세월이 흘렀지만 ‘어쩌면 오늘내일’일 것 같았던 ‘북한 급변사태’가 아직도 요원한 것 같고, ‘통일은 대박’이라던 호언장담이 있었건만 그 후 북한 붕괴보다 대한민국 붕괴를 더 걱정해야만 했던 상황이 책 제목의 현실감을 떨어뜨려서가 아닐까? 하지만, 소설처럼 보이는 격정적인 문장들을 곰곰 톺아보면, 요 몇 년 구독하고 있는 이정훈TV 유튜브 채널의 제안들 - 대북심리전 실행, 고위층 균열과 이탈을 위한 회유작전, 공산당과 주민을 분리하는 대응 등 - 이 겹쳐보이기도 한다. 햇볕정책으로 북한을 연명시킬 게 아니라 내부에서의 붕괴를 이끌어내야한다는 것인데, 이 책이 이야기하는 바가 딱 그렇다. 눈에 띄는 좀 섬찟한 부분은, 4장 ‘자유통일을 피하면 결국 적화(赤化)로 간다’에서 이석기의 통진당 사례와 더불어 이번 하마스의 공격과 유사한 침투시나리오를 예시로 들고 있는 것이다. 2014년 무렵에도 이미 북한의 기습시나리오에 대해서 알 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는 건데, 그럼에도 ‘전쟁이냐, 평화냐?’, ‘그럼 전쟁하자는 겁니까?’, ‘북한을 자극하면 전쟁이 납니다’와 같은 논리적 궤변을 주장하던 이들이 지금도 똑같은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국가안보를 도외시하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 이념으로 무장된 종북세력에 맞서야할 보수정당이 웰빙주의 클럽프렌즈라는 거센 비판은 덤. 정치비평서로서는 좀 독특한 스타일이긴 하지만, 이 책이 좀더 널리 읽혀서 대한민국 주도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통일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통일 공포증을 가진 이들이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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