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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읽었던 소소한 상식 중에, 식탁에서나 파티에서 정치, 종교, 돈 얘기는 하지 말라는 것이 있었다. 사실 어렸기 때문에 그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도 나의 관심사는 아니었지만, 정치나 종교가 결코 합의점에 도달할 수 없는 주제라는 건 굳이 공부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더랬다. 그 시절 많이 봤던 미국 영화에서도 정치 얘기가 나오는 순간 날을 세워 대립하는 장면들이 곧잘 묘사되었으니까. 합의점에 도달하기 불가능하다는 정치 성향 때문에 대한민국이 지금처럼 분열된 적이 있었을까 한탄하는 글들이 요즘 보이던데, 나는 지금보다 훨씬 심했던 시기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해방 직후부터 1950년대까지가 바로 그 시기였다. 그리고 그 때의 좌우대립은, 지금처럼 SNS나 인터넷 댓글로 싸우는 정도가 아니라 유혈사태로 이어지기도 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제주 4.3사건이다. 해방 후의 어지러운 정국을 교과서나 책으로만 배운 세대로서 제주 4.3사건의 진실을 내가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정치사회 관련 서적을 읽어나가며 최근 우리나라의 근대사는 정치논리에 의해 진실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정치성향에 따라 눈 감고 외면하며 두둔하는 사례들을 볼 때마다, 역사적 진실조차 정치논리에 의해 재단되는 게 아닌지 갑갑하기만 하다. 이 책의 저자는 1940년에 제주에서 출생, 불과 8살의 나이에 제주 4.3사건을 목도하며 성장했다. 당시 일들에 대해 정치적 입장을 가질 만한 나이가 아니었기에 오히려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는 쪽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무고한' 일반 양민의 시각에서는 오히려 총체적 진실에 더 가깝지 않을까? 제1장은 당시의 시대 상황과 역사, 2장에서는 노무현 정부에서의 4.3위원회 인적 구성에 대한 비판과 문제점, 그리고 마지막 3장에서는 자신이 5년간 목도한 사실들과 주변 친지들의 이야기를 엮은 기록을 서술하고 있다. 비록 크고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이 한 권을 통해 정치 이념의 대립이 불러온 반목이 어떻게 증오를 낳고 유혈사태를 부르고 테러와 보복의 악순환에 빠지도록 만드는지 충분히 간접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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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섬의 반란, 1948년 4월3일> 나는 제주 4.3 사건을 최초로 문학작품으로 알린 <순이 삼촌>이라는 작품을 이 분이 쓴 줄 알았는데, <순이 삼촌>은 현기영 작가가 쓴 작품이다. 나는 어른이 되고나서도 우리나라 근현대사나 정치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독서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광주 사태와 제주 사건 등에 대한 이야기, 노근리 이야기 같은 아픈 역사의 트라우마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미군정과 경찰, 서울 정치인들은 이때 제주도 사람은 모두 빨갱이 좌익이라는 꼬리표를 붙여버린다. 그뒤 남한정부 단독 투표가 실시되었고, 인민위원회는 이를 방해하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
"유격대가 퇴각한 후에 그곳에 수용되고 있던 많은 귀순자들이 모두 처형되었다. 이들은 그 전날 오후 석방이 결정되었는데도 해안 마을로 내려가지 않고 하루 밤 지나서 내려가려던 입산자들이었다.
인터넷 자료를 찾아보면, 2000년 1월 12일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 공포되었는데, 당시 토벌대에 참가하여 사망한 군인과 경찰관과 그 가족들도 국가 유공자로 인정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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