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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에서는 반공사상이 희미해져 버렸다. 엄연히 휴전선 이북에 대한민국의 존망을 위협하는 세력이 버티고 있음에도 ‘반공’은 이미 구시대의 유물인 것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6.25 전쟁의 영웅 맥아더 장군의 동상은 좌파적 색채를 띤 이들에 의해 툭하면 훼손되곤 한다. 이 책의 서문에서는, 그래도 맥아더는 ‘칭찬과 비난을 여전히 동시에 받으니 잊히지는 않’아 더 나은 편이라면서 잊혀진 영웅 리지웨이를 소개한다. 하지만, 사실 잊힌 게 리지웨이 뿐이던가? 현재의 대한민국을 보면 6.25 자체를 잊어버린 것만 같다. 이 시대의 지식인들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고들 하지만, 희한하게도 일제 시대에 대해서만 잊어선 안 된다고 떠들 뿐 그보다 더 가까운 역사인 6.25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가까운 역사라서 그렇다고 하기엔 또 모순인 게, 5.18에 대해서는 어떤가 말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리지웨이의 전기라기보다는 6.25의 발발과 전황, 그리고 휴전회담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아우르고 있다. 오히려, 리지웨이는 1장에서 등장한 다음 모습을 감췄다가 책의 절반을 넘긴 10장에서 재등장해서 책의 제목이 무색할 지경이다. 물론, 덕분에 10월 1일 국군의 날이 어떤 의미로 정해진 것인지, 당시 미국 정가에서 대한민국과 6.25를 보는 시선이 어떠했는지, 왜 맥아더가 해임되었으며 그럼에도 휴전 협상에 도달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맥아더의 전략을 채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등등 미처 몰랐던 역사적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었는데, 우선 6.25전쟁을 다룬 자료가 미국 쪽에서 나온 게 더 많아서인지 아니면 리지웨이에 대한 자료들이 이 책 내용의 주 출처이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거리 단위가 우리에게 익숙한 미터법이 아니라 야드, 마일 등으로 서술되어 거리를 짐작하는 데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처럼 영상 자료가 흔해진 시대에 지도와 같은 그림 자료가 전무하다 보니 이미지에 익숙한 세대로서는 전황을 머리 속에 그리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도 불편했다. 백지도와 사회과부도로 공부했던 경험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낭림산맥, 청천강, 운산, 장진호 등등 여러 지명은 가물가물해서 인터넷 검색으로 위치를 확인해보는 노력이 필요했다. 그 외에 ‘사주방어진’, ‘후위부대’ 같은 군사용어들 역시 일종의 진입장벽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이념 갈등이 극에 달했음에도 공산주의와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한 경계가 느슨해진 현재의 우리나라 실정을 보면, 이런 6.25 관련 서적이 지금보다 많아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문에서 저자가 밝혔듯, 우리 사회엔 6.25전쟁의 역사적 중요성에 비해 일반인들을 위한 저서는 드물다. 일방적으로 밀려 서울이 사흘만에 북한군의 수중에 떨어졌음에도 북한이 침공한 게 아니라는 주장을 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릴 정도인 시대에, 6.25전쟁을 소재로 한 대하드라마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일까? 일제시대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의 절반, 혹은 반의 반이라도 6.25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이 등장할 때가 다시 올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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