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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섭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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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마지막 책으로 읽은 권창섭 시인의 『우리 그런 말 안 써요』는 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 교실에서 피어난 청소년들의 성장 서사를 담은 시집이다. 시인은 교단에서 마주한 학생들의 생생한 언어를 시적 언어로 승화시키며, 청소년들의 내밀한 고민과 성장통을 섬세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 학년도의 시간을 따라 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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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마지막 책으로 읽은 권창섭 시인의 『우리 그런 말 안 써요』는 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 교실에서 피어난 청소년들의 성장 서사를 담은 시집이다. 시인은 교단에서 마주한 학생들의 생생한 언어를 시적 언어로 승화시키며, 청소년들의 내밀한 고민과 성장통을 섬세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한 학년도의 시간을 따라 흐르며 청소년들의 일상과 내면을 담아낸다. 특히 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라는 특수한 공간 속에서 시를 쓰며 성장해가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 「자기소개」에서 "시를 쓰기 시작한 이유는/숨기고 싶은 게 많아서가 아니라/말을 고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이어서"라고 말하는 화자의 목소리처럼, 이들에게 시쓰기는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이다.이 시집의 특별함은 예비 시인이면서 동시에 수험생이라는 이중적 정체성을 지닌 청소년들의 복잡한 내면을 진솔하게 담아냈다는 점이다. 「꿈틀!」에서 "시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무엇이 시가 아닌지만 알다가" 졸업해버릴까 두려워하는 학생들의 고민이 드러나고, 「모의고사」에서는 부모님의 성적 핀잔에 너스레를 떨며 넘기는 평범한 수험생의 모습도 보인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오늘날 청소년들이 겪는 현실적인 고민들을 섬세하게 담아냈다는 것이다. 「어른들의 일」에서는 "가르쳐 주는 것보단/가르쳐 주지 않는 것들이 더 궁금"하지만 오로지 "학업에 충실해야" 하는 현실을, 「한 번 더, 12월」에서는 "들어야 할 말들을 듣다가 너무 많은 말을 들어서" 정작 "내 맘속 말은 하나도" 듣지 못하는 답답함을 토로한다.시인의 언어는 기발하고 독특하다. 발음이 비슷한 단어들을 활용한 언어유희와 반복되는 문장의 변주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며, 이는 청소년들의 재기발랄한 감성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4월」에서 "남의 일을 너무 오래 생각하면/나의 일처럼 느껴지듯이/나의 일을 너무 오래 내팽개치면/남의 일처럼 느껴지는데"라는 구절은 타인과 자신 사이에서 흔들리는 청소년기 정체성의 혼란을 예리하게 포착하며, 관계성에 대한 시인의 섬세한 사유를 보여준다. 

이 시집의 가장 큰 미덕은 청소년들을 스테레오타입으로 규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 그런 말 안 써요"라고 말하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어른들이 자신들을 쉽게 규정짓는 것에 대한 부드러운 저항이면서 동시에 자신들만의 언어로 세상을 이해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특히 「한 번 더, 2월」에서 "올해는 그냥/열아홉 살 하기로 했다/(스무 살 되는 게 넘 어려워서)"라는 구절은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의 불안과 두려움을 담담하게 드러내며, 청소년기의 마지막 순간을 지나는 이들의 심정을 절실하게 전달한다. 이처럼 시인은 성장의 과정에서 마주하는 불안과 고민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이겨내려는 청소년들의 의지와 용기를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우리 그런 말 안 써요』는 단순히 청소년들의 일상을 기록한 시집이 아니다. 이는 예술가를 꿈꾸는 동시에 수험생으로서의 현실을 살아내야 하는 청소년들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 성장의 기록이자,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청소년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우리그런말안써요 #권창섭 #창비교육 #창비 #권창섭시집 #책읽는샘 #함께성장
j********4 2025.01.0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노래책시렁 538 우리 그런 말 안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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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6.3.28.노래책시렁 538《우리 그런 말 안 써요》 권창섭 창비교육 2024.10.15.  혼자 열스물 일을 다 하지 말라고 나무라는 큰아이입니다. 작은아이는 이렇게 나무라는 말을 딱히 안 합니다. 어쩌면 속으로 혼일을 하는 어버이를 나무랄 수 있습니다. 한집안을 이루어 함께 지내는 사이라서 늘 마주보고 말을 섞고 마음을 헤아립니다. 우리는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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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6.3.28.
노래책시렁 538

《우리 그런 말 안 써요》
 권창섭
 창비교육
 2024.10.15.


  혼자 열스물 일을 다 하지 말라고 나무라는 큰아이입니다. 작은아이는 이렇게 나무라는 말을 딱히 안 합니다. 어쩌면 속으로 혼일을 하는 어버이를 나무랄 수 있습니다. 한집안을 이루어 함께 지내는 사이라서 늘 마주보고 말을 섞고 마음을 헤아립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이자 삶이기에 오늘 이 보금자리에서 새롭게 만난다고 느껴요. 《우리 그런 말 안 써요》는 푸름이를 마주하는 푸른길잡이가 푸른배움터 한켠을 옮긴 노래꾸러미일 텐데, 그야말로 ‘한켠’인 모습입니다. 왼켠도 오른켠도 온켠도 아닌 한켠입니다. 서울푸름이하고 시골푸름이는 다릅니다. 서울(도시)도 ‘그냥 서울’과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같은 큰고장이 다르고, 강릉·순천·구미·전주·진주 같은 작은고장이 다릅니다. 시골도 모든 고을이 다르지요. 누구나 다르게 살아가기에 다르게 말하게 마련일 텐데, 어쩐지 갈수록 서울이건 시골이건 여러 큰고장이나 작은고장이건 어린이·푸름이·어른 말씨가 그냥 똑같아 보입니다. 사투리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다르게 짓는 보금자리와 살림”도 사라지거든요. 한때는 “똑같은 배움책”을 들여다보기에 틀에 박히는 푸른나날이었다면, 이제는 “똑같은 손소리”를 손에서 못 떼느라 판에 박히는 푸른굴레입니다. 부디 다 다른 집과 마을과 배움터에서 ‘푸른소리’가 다 달리 깨어나기를 빕니다. 푸른길잡이로 서는 이웃님은 ‘문학’이 아닌 ‘살림글’을 들려주기를 바라요.

ㅍㄹㄴ

들어올 때 뒷문 닫으랬지 / 사물함 문 잘 닫으라니까 / 핸드폰 집어넣으라 했을 텐데 / 지금이 화장 고칠 시간이니 / 벌써 같은 학교 삼 년째 다니면서 / 같은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해야 하니 (3월/8쪽)

우리가 쓰는 말이라고 해 주시니 / 앞으로 잘 쓰겠습니다 /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사용하겠습니다 /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더욱더 갈고닦겠습니다 / 후대에 잘 전승하겠습니다 (우리 그런 말 안 써요/48쪽)

+

《우리 그런 말 안 써요》(권창섭, 창비교육, 2024)

하나 둘 셋 하면 삼켜지는 오늘 점심 급식
→ 하나 둘 셋 하면 삼키는 오늘 낮밥
→ 하나 둘 셋 하면 넘기는 오늘 모둠밥
21쪽

1연에선 배경이 되는 정황을 제시하려 했다
→ 첫갈피에선 뒷자락을 풀어내려 했다
→ 첫갈래에선 바탕길을 펼쳐내려 했다
23쪽

네 말에서 흐느낌이 들린 것 같은데
→ 네 말은 흐느끼는 듯한데
→ 너는 흐느끼며 말한 듯한데
→ 넌 흐느낀 듯한데
33쪽

1등급까진 아니라도 꽤 쓸 만한 사회적인, 문화적인, 윤리적인 사람인 건 아닐까요
→ 첫눈까진 아니라도 꽤 쓸 만큼 너르고 멋스럽고 곧은 사람이진 않나요
→ 첫째까진 아니라도 꽤 쓸 만큼 트이고 빛나고 바른 사람이진 않나요
42쪽

앞으로 잘 쓰겠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사용하겠습니다
→ 앞으로 잘 쓰겠습니다. 이제부터라도 힘껏 쓰겠습니다
→ 앞으로 잘 쓰겠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알뜰히 쓰겠습니다
48쪽

후대에 잘 전승하겠습니다
→ 뒤로 잘 물려주겠습니다
→ 뒷날 잘 이어주겠습니다
48쪽

돌아오지 않는 것들에 대해 오래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 돌아오지 않는 길을 오래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 왜 안 돌아오는지 오래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52쪽

나의 일을 너무 오래 내팽개치면 남의 일처럼 느껴지는데
→ 내 일을 너무 내팽개치면 남일처럼 느끼는데
→ 내 일을 오래 내팽개치면 남일처럼 느끼는데
52쪽

그 문장을 오늘 기억의 증표로 삼는 거지
→ 이 글월로 오늘을 되새기지
→ 이 글을 오늘을 떠올릴 자국으로 삼지
66쪽

유명해지겠다고 했으니 아마 넌 꼭 그렇게 될 거야
→ 드날리겠다고 했으니 아마 넌 드날려
→ 이름을 높이겠다 했으니 넌 꼭 이름을 높여
75쪽

언어가 낭비이다 못해 사치네 사치
→ 말이 헤프다 못해 주제넘네 주제
→ 말을 막쓰다 못해 꼴값이네 꼴값
→ 말이 아깝다 못해 내버리네 버려
→ 말을 흘리다 못해 넘치네 넘쳐나
89쪽

근엄하게 물어보면 머뭇거리게 된다
→ 딱딱하게 물어보면 머뭇거린다
→ 무뚝뚝히 물어보면 머뭇거린다
15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h*******e 2026.03.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