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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세이를 싫어한다. 마치 인생의 지침서라도 되는 듯 제목만 번드르르한 에세이에 속아 욕을 입안에 머금은 채 공감을 못하고 일기장에 쓸 것을 왜 책으로 내냐며 열폭을 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인의 추천으로 또 한번 속는 셈치고 에세이를 또 샀다. 제목이 살짝 구릿한데? 발가락 사이로 어떤 행복이 오길래? 한번 더 속아 봐? 조금 읽어보고 별로면 치워버릴 셈이였다. 그런데 참 기가 막히다. '삶이 막막할 때 고전을 읽는다. 읽다가 막히면 쓴 사람도 있는데 읽지도 못하냐?면서 계속 읽는다.' 작가 소개부터 재미있는 이 책은 촌스러움을 가장한 세련된 재치와 센스가 넘친다. 작가의 글은 대충 던지면 받아 피식 소화하는 농담같고 어제 봤던 친구에게 오늘 또 늘어놓는 의미없는 수다같으며 이웃에게 건네는 아침 인사같이 일상적이지만 아무렇지않게 넘기기에는 묵직함이 목에 걸린다. 고루한 아재가 늘어놓는 것 같은 대머리, 똥, 술, 스님, 어머니이야기 속에서 농익은 인생이 진하게 묻어나온다. 늙수구레한 아재들의 술상에 정치 문화 역사가 상식이라는 MSG에 버무러져서 맛깔나게 차려진다. 게다가 나의 얕은 지식을 테스트라도 하는 듯 공자와 노자가 "너 이런 건 알고 있냐?"라고 말을 건다. 작가는 '전에는 공자가 좋더니 무릎이 아픈 뒤로는 노자가 좋다'는데 공자도 어색하고 노자는 초면이나 다름없는 난 이 책을 완독 하고 다시 한 번 더 읽어보련다. |
적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들이 많은데, 이 책을 읽으면서 발가락 사이로 금세 사라졌던 많은 행복들을 다시 마주하는 느낌이 들어서 단숨에 한 권을 읽었습니다. 행복에 조건이 있으면 행복해질 수 없어. 사람은 순간순간을 사는 거지. 행복은 나는 이것을 할 때 행복하구나 하고 깨닫는 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