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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데이트'는 죽었다! 『사랑은 노동』 데이트의 사회문화사
"'데이트'는 죽었다! 『사랑은 노동』 데이트의 사회문화사" 내용보기
모이라 와이글 (지음)/ 아르테 (펴냄)「결혼이 연애 시장에 뛰어든 모두가 바라는 장기 계약직이라면,데이트는 가장 불안정한 형태의 무급 인턴십이다.」이 책은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쓴 사랑, 구애, 섹스의 역사를 담은자본주의 사회에 이르기까지 구애, 사랑, 섹스( 혹은 그 순서가 바뀌기도 합니다)의 함의적인 총론이다. 먼저 책을 펼쳤을 때, "와! 이런 책이 있었던
"'데이트'는 죽었다! 『사랑은 노동』 데이트의 사회문화사" 내용보기






모이라 와이글 (지음)/ 아르테 (펴냄)








「결혼이 연애 시장에 뛰어든 모두가 바라는 장기 계약직이라면,

데이트는 가장 불안정한 형태의 무급 인턴십이다.」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쓴 사랑, 구애, 섹스의 역사를 담은

자본주의 사회에 이르기까지 구애, 사랑, 섹스( 혹은 그 순서가 바뀌기도 합니다)의 함의적인 총론이다. 먼저 책을 펼쳤을 때, "와! 이런 책이 있었던가?" 남성 작가가 쓴 성문화사에 관한 책은 읽어본 적 있어서 상대적으로 이 책은 놀랍기도 하고 또 여성의 입장에서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마르크스주의적이고 페미니즘적인 데다가? 회의적이고 비판적이기도 하다. 뭐 어떻든 저자 개인의 견해이기에 반대 사상을 가진 분이라면 뭔 소리냐고 불편해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저자는 분명히 말한다. 사랑을 위해 노력하는 삶의 가치에 대해!! 다만 사랑과 노동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는 오늘날의 현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저자의 관점이라면 우선 '데이트의 정의'부터 다르게 쓰인다.' 데이트'의 용어 탄생은 1880년대 농장이나 작은 마을 출신의 여자들이 고향을 떠나 도시로 오면서 생겨났다. 데이트를 규정하기 위해 '노동'의 정의부터 새로 언급되어야 한다. 일은 남성이 공적으로 하는 것이며, 여성이 집에서 하는 것은 일이 아니었다. 여성이 하는 일은 모조리 본능적으로 하는 것이었다. 여성들은 시간과 기력을 남들에게 준다. 여성이 하는 돌봄은 천연자원이다. 이러한 세계관에서 여성의 노동은 계산에 반영되지 않는다. 여성은 무상으로 일해야 마땅하다. 많은 여성은 심지어 사랑을 위해 뭐든 하는 것이 순전히 자신의 본성이라 믿게 됐다. 이 부분 읽다가, 갑자기 그 문장이 떠올랐다.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서 대신 어머니를 보내셨다."어쩌고 하 문장 ㅎㅎㅎ( 나 역시 이 문장을 처음 들었을 때 참 아름다운 문장이라고 생각하며 자라났다. 그런데 조금 입장을 달리해보면 신은 모든 곳에 동시에 계실 수 있는 전지전능한 분이다. 대리자를 보낼 필요가 있을까? ) 모성 신화를 남성 편의적으로 쓰기 위해 강요된 모성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찾아보면 위와 같은 문장이 참 많다. 얼마나 강요된 모성인가!! 강요된 시대의 삶을 살았던 수많은 여성들, 할머니, 어머니가 떠오른다..... 태어날 때부터 본능인가에 대한 문제는 이미 이전에 읽었던 많은 책에서 아니라고 말해준다. 심지어 애 낳지 않은 여성들에게조차 이 신화는 강요된다.


여전히 부성애에 대해서는 '본능'을 강요하지 않는다. 남성은 자궁이 없기에 자신의 2세와 본능적인 연결이 없다는 시각.




각 챕터 내용을 다 적을 수는 없고 이런 식으로 저자는 사랑을 감정을 담은 행위라기보다는 경제적인 여러 요소가 충돌하는 행위로 본다. 사랑의 상품화와 데이트로 인해 생기는 수익성을 생각하면 오늘날 결혼시장은 다른지를!






결론에 이르기 전에 사람들은 책에 대해 오해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을 하지 말자는 얘기인가? 결혼하지 말라는 얘기인가라고!!

그렇지 않다!!!!!!!!!! 상당히 도발적인 주장이지만 현대사회의 다양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정화된 성 의식, 강요된 모성, 자본으로 계급화된 사회, 여전한 불평을 전반적으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책이다.









r******7 2024.12.2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환전, 교환, 거래되는 사랑의 현장을 연구한 탁월한 사회문화서, 동시대 여성들의 필독서.
"환전, 교환, 거래되는 사랑의 현장을 연구한 탁월한 사회문화서, 동시대 여성들의 필독서. " 내용보기
“우리가 하는 돌봄은 천연자원이다. 이러한 세계관의 결과로 여성의 노동은 계산에 반영되지 않는다.”p30 “재생산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은 여성의 본성이라는 이와 같은 허구는, 여성에게 막대한 중압감을 안긴다. 그리고 많은 여성을 옥죈다.”p386 신랑(?) 밥은? 애들 요즘 시험기간 아니야? 요점은 너는 지금 네 몫의 노동을 하지 않고 밖에 나와 있다는 의미다. 남성들은 평생
"환전, 교환, 거래되는 사랑의 현장을 연구한 탁월한 사회문화서, 동시대 여성들의 필독서. " 내용보기

“우리가 하는 돌봄은 천연자원이다. 이러한 세계관의 결과로 여성의 노동은 계산에 반영되지 않는다.”p30

“재생산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은 여성의 본성이라는 이와 같은 허구는, 여성에게 막대한 중압감을 안긴다. 그리고 많은 여성을 옥죈다.”p386


신랑(?) 밥은? 애들 요즘 시험기간 아니야? 요점은 너는 지금 네 몫의 노동을 하지 않고 밖에 나와 있다는 의미다. 남성들은 평생 들을 일 없는 질문들이다. 살림과 양육, 재생산 노동은 여성의 책임이다. 왜냐고? 정상적이고, 좋은 엄마라면 가족들을 ‘사랑하니까.’ 정상성과 도덕, 애정의 진위까지. 삼중의 구속이 여성을 억누른다. 내가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나쁜 배우자, 양육자인가. 자체 검열에 들어간다. 노동은 사회적 정상성의 기준, 그리고 감정의 정동과 깊이 연루되어 있다.


필로스 시리즈 신간 <사랑은 노동>은 ‘사랑’이라는 지극히 사적이고 내밀해 보이는 감정과 사회경제적 동인으로 기획되고, 거래되는 ‘노동’이 만나는 접점들을 미국 현대사와 문화사를 통해 분석한다. 미국을 배경으로 연구가 진행됐지만, 한국의 현실도 여실하게 투영된다. 정치경제, 기술, 대중문화가 하나의 리듬으로 출렁이며 급변하는 세계이니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이 지닌 현실감은 자연스럽다.


“데이팅의 구조에 깊이 내재한 거래 논리는, 사랑을 남들과 경쟁해서 얻는 어떤 것으로 바라보도록 부추긴다.” p426

“사랑을 위해 노력하는 삶보다 더 나은 삶은 없다. - 중략 - 하지만 우리 문화는 노동과 사랑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노동도 사랑도 평가절하한다.” p17


하버드대 비교문학과 교수인 저자 모이라 와이글이 이 책을 쓴 동기가 읽히는 문장들이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는 구조를 영속하기 위해 사랑과 노동을 왜곡시키고, 비틀고, 쥐어짠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가 결탁해 만들어내는 사랑에 관한 이미지들은 ‘정상성’이라는 명령어로 개인들을 특정 역할과 노동의 실천으로 몰아간다. 시즌별로 갱신되는 사랑의 이미지 속에서 실속을 차리는 것은 언제나 권리로 무장한 가부장들, 거대한 플랫폼들과 소비시장을 소유한 자본들이다.


"사랑을 수행하는 방식을 우리가 마음대로 이끌어 갈 자유가 있을 때, 노동은 골칫거리가 아니다." p428


모이라 와이글은 사랑과 노동의 가치를 되찾아 오기 위해 사랑의 역사, 데이트의 사회 문화사를 써내려간다. 산업 혁명기부터 데이팅 앱의 대중화까지 데이트의 변천사는 실로 역동적이다. 하지만 그 변화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지리멸렬할 정도로 일관되다. 그것은 젠더 이분법에 기초한 불평등과 차별이다. 차별과 폭력을 은폐하고, 유포하는 기술과 화법이 더욱 세련되어지고, 기만적으로 변해왔을 뿐이다.


욕망이 거래되는 장면을 포착한 ‘속임수’, 가용자원으로서 취향을 분석한 ‘애호’, 데이트의 대중화와 직결되는 공간으로서 ‘밖’, 욕망의 교환(훅업) 장소였던 ‘학교’, 장기 투자로서 선호된 ‘오래 사귀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선포된 평등이 어떻게 여성에게 재갈이 됐는지 묻는 ‘자유’, 비지니스가 된 데이트를 파헤치는 ‘틈새 시장’, 데이트 쇼핑을 위해 소비자가 지켜야 할 ‘소통 규약’, 임신과 출산으로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적 압력을 파고드는 ‘계획’, 감정노동의 메뉴얼로 여성을 비인간화시키는 사회문화적 명령으로서 ‘조언’. 모이라 와이글은 이렇게 열 개의 키워드로 데이트의 변천사 속에서 개인들이 수행한 역할, 노동을 분석한다.


“이제 사람들은 연애의 ‘비용-편익 분석’을 수행하고 가벼운 성관계의 ‘낮은 위험부담과 낮은 투자비용” 운운하며 “스스로를 포지셔닝 해 낭만적 관계의 선택지를 최적화하려고 씨름한다.”p40


이 최적화 방법으로 와이글이 가져온 구체적 사례들에 끄덕이게 된다. 와이글은 상품과 서비스가 된 사랑과 노동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양태들을 분석한다. 영화, 음악, 드라마, 매거진 등 대중 문화는 자본화된 욕망을 반영한다. 저자의 분석은 탁월하다. 한 시절을 함께한 너무도 친숙한 영화, 팝송, 드라마들이 호명되고, 발가벗겨진다. 너무도 흥미롭다.


기후 위기, 심화되는 양극화, 구조적 장기 침체, 불안정한 노동, 사회적 불안. 와이글은 미국의 정치경제 현실의 렌즈로 욕망의 변천사를 들여다본다. 2016년 출간된 이 책에서 와이글이 묘사하는 당시 미국 노동자 계층의 현실(시간제 노동, 프리랜서, 긱 노동, 투잡과 쓰리잡)은 지금 우리 현실과 너무도 닮았다. 그런 현실에서 개인들이 사랑을 추구하고, 실현하는 또는 포기하는 모습도 또한 유사하다.


개인의 욕망 실현은 가장 중요한 정치적 이슈다. 하지만 ‘개인’의 범주는 늘 문제적이다. 사회경제적 소수자들은 여전히 개인의 범주에서 자주 탈락된다. 와이글은 이렇게 기울어진 세계에서 소수자들이 어떻게 사랑이라는 노동을, 역할을 수행해왔는지도 또한 탐색한다.


“젠더화 된 노동 분업은 여성을 정서적 과로 상태, 남성을 정서적 무능 상태로 만든다.”p146

“여성은 사랑을 위해 성관계를, 남성은 성관계를 위해 사랑을 교환한다.”p410


이 책은 우리가 욕망이라고 부르는 것, 사랑이라 부르는 것이 정치경제적 구조에 의해 설계되고, 주입되는 경로를 잘 보여준다. 와이글은 감정이 자원화 되어 관리되고 거래되는 무수한 장면들에 주목한다. 이 장면들에서 여전히 여성들은 더 취약하고, 더 착취당하고, 더 기만당하고, 더 소진된다. (제8장 자유, 제9장 계획, 제10장 조언은 한숨과 분노로 눈을 뗄 수 없다.)


노동의 사전적 의미는 몸을 움직여 일을 하는 것이다. 또 다른 의미는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이다. 사랑은 노동이다. 어떻게 이 문장을 부정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이를 위해 밥을 짓는 것은 노동이다. 누군가에게 욕망의 대상이 되기 위해 취향을 관리하고 그의 비위를 맞추고, 그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것도 노동이다. 환전 가능한 감정을 관리하는 것도 노동이다.


빛에 따라 다양하게 발색하는 매혹적인 핑크색 책 표지에 이끌린 나의 선택은 현명했다. 로맨틱한 핑크색을 정중앙에서 날렵하게 가르는 쟁기를 닮은 대문자 L의 존재를 인식하는데 시간이 걸린 나는 우둔했다. Love(사랑)와 Labor(노동)는 떼려야 땔 수 없다. 사랑이 곧 노동이며, 노동이 곧 사랑이다. L은, 사랑은, 노동은 굳은 대지를 깨부순다. 악습을 깨부순다. 협소한 자아를 깨부순다. 우리는 이렇게 창조적인 사랑과 노동의 의미를 재인식할 수 있을까. 그 가치들을 회복시킬 수 있을까.


얼마 전 “여성은 소유물이다”이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중인 텍사스 주립대 남학생의 사진이 SNS에 공유됐다. 개인의 일탈이라기엔 최근 몇 년 국내외 분위기가 너무도 증후적이다. (여기에 쓰기도 어려운 최근 기사까지 생각하니 팔다리에 힘이 빠진다.) 사랑?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으며, 어떻게 사랑해야 하고, 노동해야 할까.


정희진 선생은 이 책을 “사랑에 대한 최고의 교과서”라고 평했다. 좋은 교과서는 문장을 낭비하지 않는다. 모든 장에 대해 할 얘기가 쏟아져 나온다. 여성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특히 후배나 딸에게는 이 책을 꼭 선물하라고 말하고 싶다. 여성들이 깨닫고, 재확인해야 할 여성들의 위치, 조건, 상황들을 이 책은 상세하게 탐구한다. 지금, 우리에게 너무나 필요한, 아니 절실한 분석과 통찰이이다.


(여성들이여, 더 정신 차리자. 제발 정신 똑바로 붙잡고 살자. 이 책에 관해, 와이글이 시작한 대화에 응답해, 하고 싶은 말은 넘치지만, 일단 그만.)


a*******e 2024.11.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