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하니까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오르네요. 학교가 끝나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집으로 돌아오던 때가요. 아파트 벤치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면 이웃들이 보였어요. 눈이 세 개인 이웃도 있었고, 다리가 열 개인 이웃도 있었어요. 그러다 엘리베이터에 타서 거울을 보면 코가 다섯 개인 제가 보였어요. 그 떄 저는 외로운 아이였을까요? 다시 물어볼게요, 저만 외로운 아이였을까요? -작가의 말 중
야구 팀인 한화를 늘 응원하는 아빠와 이래저래 남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태구는 주변의 이웃들을 관찰하며 지낸다. 요즘은 '관찰'이라는 단어가 '감시'처럼 느껴질 만큼 개인주의가 팽배해졌기에 태구가 관찰한다는 자체에 거리를 두고 싶은 사람이 있겠지만, 자, 그런 마음은 버리자. 사심이나 사리사욕이 담긴 관찰이 아니다, 태구의 관찰은. (이 글을 쓰는 동안 우리가 참 얼마나 냉랭한 사회 속에서 살고 있나 잠시 생각해보게 된다)
태구의 관찰력으로 이웃 할아버지가 집 안에서 돌아가신 채 계셨다는 걸 알게 되었고, 아래층 아주머니가 층간소음 때문에 힘들다고 이야기하러 오는 패턴을 분석해낸다. 매일 보이던 이웃 할아버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자 태구는 이웃 할아버지 걱정이 되어 이웃 할아버지가 사는 집 앞에 섰는데 이상한 냄새를 포착한다. 돌아가신 이웃 할아버지 집 앞에 국화꽃을 놓고 가는 태구의 마음이, 행동이 코 끝을 찡하게 했다. 이웃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이 태구에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한 뼘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래층 아주머니가 시끄럽다고 태구의 집으로 쫓아 올라오는 횟수를 가만히 들여다보던 태구는 아래층에 사는 누나의 시험 기간만 되면 태구의 집으로 쫓아 올라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얼마나 명석한 아이인가!
누구나 다 저마다의 시간으로, 저마다의 이유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누군가가 모여 이웃이 되고 동네 주민이 된다. 도란도란, 두런두런이라는 부사가 어울리지 않는 요즘, 같은 집에 살지 않으면, 가족이 아니면 그저 남이 되어버린다. 이웃이 궁금해서, 걱정돼서 관찰하는 거라는 태구의 존재는 푸석푸석한 이웃을 보드랍게 만들어주는 아이가 아닐까 싶다.
이 이야기에는 태구뿐만 아니라 유쾌하고 재미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웃음이 절로 나게 한다. 야구 팀인 한화의 팬이라 경기의 승패에 기분이 좌지우지되는 태구의 아빠와 오지랖이 넓다고 할 만큼 여기저기 남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이 말 저 말 하기 바쁜 태구의 할머니, 태구의 가족이 한 마디 툭 내뱉는 게 낄낄거리게 만드는 대목이다. 청소년 소설을 읽으면서 따뜻한 방바닥에 배를 누이고 웃으며 만화책을 넘겨 읽던 그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
우연히 추천하는 글을 보게되서 흥미가 생겨서 구입했네요 생각보다 책이 얇아서 놀랬는데 ㅎㅎ 책속의 내용은 알차네요 학생들이 읽어도 어른들이 읽어도 재미있어 할 거 같아요 특히 야구 이야기 나올 때 너무 웃겨서 데굴데굴했어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가벼우면서도 생각할 게 많은 책이네요 |
우리 동네 도서관에 붙어있는 이달의 추천책으로 <태구는 이웃들이 궁금하다>가 있었는데 이 책의 그림을 그리신 분이 내가 좋았했던 <소음 모으는 아파트>,<말거품이 펑!>등의 동화책을 그리신 국민지 작가 분이라 재미있을 것 같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이웃들을 매우 잘 알고있으면서 동시에 이웃들을 많이 걱정해주는 태구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태구는 이웃들의 사소한 정보를 기록한 공책을 가지고 있다. 매일 똑같이 걷는데 어떨땐 올라오고 어떨땐 올라오지 않는 708호 아줌마 사건과 할아버지 집에는 나는 의문의 썩은 된장찌개 냄새 사건, 그리고 이혼하고 혼자 예은이를 키우는 예은의 엄마가 이상해진 사건을 다루고 있다. 태구가 어떻게 그 사건들을 해결했는지 궁금하다면 책을 읽어 보는게 좋을 것 같다. 태구는 자신이 알게된 사건, 사고들을 겪으면서 변화한다. 다른 사람들도 태구처럼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은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태구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나는 이 책에서 할아버지 집에서 나는 썩은 된장찌개 사건이 가장 인상 깊었다. 왜냐하면 충격적이게도 할아버지의 시체가 썩는 냄새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고독사'의 문제점을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핵심주제는 "태구가 가진 이웃들에 관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태구가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 이 책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셜록 홈즈처럼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데 이 책이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사건이어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고독사 하시는 분들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혼자 사시는 분들의 경우 이웃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아마 평생 고독사한 사실을 모를 것이다. 그러니 이웃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 주어야 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새로 이사온 우리 옆집에 추천할 것이다. 그래서 그 가족들과 이 책을 통해 친해지고 싶다. |
뭔가에 홀리듯 구입한 책이에요. 저는 보통 책을 구입할때 중학생인 딸아이와 함께 읽기때문에 상을 받은 책이나, 베스트셀러, 이슈가 된 책, 이벤트성 책..등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이책은 그냥 아무 정보 없이 구입해서 읽었답니다. 재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