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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부터 읽기 시작한 책. 허망함과 분노하는 마음과 함께 시작한 '작은 땅의 야수들'은 감정이 큰만큼 어렵지 않게 읽혀서 금방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틀동안 4분의 1을 읽고, 두달을 쉰 후 보름동안 8분의 1을 읽고, 다시 두달 후인 2월이 되어서야 책을 덮었다. 4달에 걸친 독서가 굉장히 길게 느껴지면서도 1918년부터 1964년까지 47년 동안의 세월을 생각하면 너무 빠르게 성의없이 읽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책은 시작부터 춥고 절절하다. 언젠가는 정호의 이야기였다가 언젠가는 옥희의 이야기이고, 일제강점기를 거쳐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야기가 담담하게 지나간다. 소설의 어조는 시간을 따라 흘러갈 뿐인데 나는 내내 숨이 막힌 채로 읽어나가다가 아주 잠깐씩 웃었다. 인간이 대부분 그렇지만 소설에서는 선이 있기 마련인데, 이 책은 선인과 악인을 완벽하게 나누지 않는다는 점이 이상했다. 그래서 더 시대에 대한 기록같았다. 그래도 잘못한 사람은 확실하게 처벌을 받았으면 했지만 그런 것이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까지 삶처럼 느껴졌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읽어나가는 것이 고통스러운 것을 빼고는 읽어봄직한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역시 사랑에 대한 감정이다.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사랑하지 않고 이렇게까지 사랑한다는 것인지, 이것이 왜 우정은 될 수 없고 모두 애정이기만 한지, 어째서 성을 빼고는 말할 수 없는지를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