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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는 길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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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태어난 소설가 앤드루 숀 그리어는 그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레스』로 2018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나이 듦과 사랑의 본질에 관한 경쾌한 소설. 음악적인 산문과 광활한 구조의 책”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 소설 『레스 길을 잃다』는 『레스』의 속편으로 같은 번역가인 강동혁이 옮겼고 역시 같은 출판사 <은행나무>에서 출간되었다.이 책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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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태어난 소설가 앤드루 숀 그리어는 그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레스』로 2018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나이 듦과 사랑의 본질에 관한 경쾌한 소설. 음악적인 산문과 광활한 구조의 책”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 소설 『레스 길을 잃다』는 『레스』의 속편으로 같은 번역가인 강동혁이 옮겼고 역시 같은 출판사 <은행나무>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왈로니아 출신의 왈론’인 아서 레스라는 ‘비주류 중년 백인 게이’ 작가이다. 소설의 도입부에서 아서는 전 연인이었던 시인 로버트의 부고를 듣고 그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아서는 로버트와 15년간 함께하며 ‘오두막’에서 살았고, 현재는 그의 현재 연인 프레디와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오두막에는 무려 10년 치의 월세가 밀려있던 상황이었고 아서는 이를 모르고 있었다. 월세를 내지 않으면 쫓겨날 위기에 처해진 아서는 그의 연인 프레디와의 공간인 오두막을 지켜내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기에, 그는 돈이 되는 다양한 일들을 수락하고 어쩌다 보니 미국 전역을 돌게 된다. 아서는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그의 고향인 델러웨주를 포함해서 남서부와 남동부를 가로지른다. 이 소설은 아서가 여행 중에 겪게 되는 일화들과 그 속에서 깨닫게 되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이 책은 정말로 미국적이다. 주인공이 백인의 중년 작가 게이이며 그의 연인 프레디가 아시아계로 설정된 것에서부터 책의 도입부가 세상을 떠난 전 연인의 장례식에 관한 것도 말이다. (아서는 전 연인 로버트의 전 부인 메리언으로부터 로버트의 부고 소식을 듣는다. 아서는 메리언과 함께 로버트의 장례식을 계획한다. 정말로 미국적인 상황이다……). 

아서는 오두막을 지키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 여든네 살의 베스트셀러 작가 맨던의 프로필 기사를 쓰기로 한다. 그런데 아서가 소설에서 프로필 기사를 그냥 별사건 없이 쓰게 될 리가 없다. 맨던은 딸을 만나야 한다면서 아서를 데리고 미국을 횡단한다. 그들은 초록색으로 칠해진 낡은 개조형 밴을 타고 미국을 횡단하는데 아서는 이 밴의 운전기사기 된다. 아서가 맨던과 함께 들리는 장소, 나누는 대화, 그들의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또 다른 사람들과의 일화는 한국인인 나에겐 어쩔 수 없이 문화적 차이와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편견 없는 독자인 나는 그들의 여행에서 드러나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관찰한다. 대중문화에서 접한 조각난 이미지들, 여러 책들을 통해 읽어온 산발적인 앎들이 해체되고 다시 뭉쳐진다. 

역자 강동혁의 <옮긴이의 말>에서 ‘ 『레스 길을 잃다』는 어떤 게이 커플의 사랑스러운 연애담에서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이라는 나라에 관한 일종의 알레고리 소설이라는 생각이었다’(361페이지)라고 말한다. 역자의 해석을 읽고 나니 소설을 읽으면서 떠오른 단상들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게 되었다. 물론 역자의 해석이 전부는 아니고 이 소설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는 독자의 몫이기도 하지만 나는 이 설명에 수긍이 갔다.


아서는 미국을 여행하면서 그의 혼란스러웠던 정체성과 경험들 옛 연인과의 추억도 재해석한다. 그리고 그를 기다려준 연인 프레디가 앞으로 만들어 가야 할 미래임을 알게 된다. 늘 자신을 기다려 준 프레디는 이제 그가 매일매일 선택해서 사랑할 존재임 알게 된다.


매일매일 사랑해야 한다. 매일매일 그들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타인을 결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이 우리의 불완전하고 불만족스러운 사랑을 기다려줄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선택하고 노력하기를 포기해선 안 된다. 어쩌면 이 불가해한 세상 속에서 추구할 만한 몇 안 되는 가치가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소설을 써나갈 때 우리는 쉽사리 길을 잃는다. 주인공이 누구일까. 이 소설의 배경은 과연 내가 창조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의심하고 불안해한다. 만약 우리의 소설에 누군가 또 다른 주인공이 나타난다면 꽉 껴안아야 한다. 주인공인 우리가 아무리 어리석고 어설퍼도 과거를 기꺼이 껴안고 새로 나타난 또 다른 주인공에게 다가가야 한다. 친절함을 잊지 않고 되도록 인간적인 영혼을 가지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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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레스, 길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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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이야기라는 책 소개 글을 읽고 기분전한을 읽은 책이건만 나로서는 엄청나게 가슴 아픈 책이었다. 사람에게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우선 순위에 들 수 있을 것이다. 생명을 잃는 것보다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잃는 것이 더 두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아 가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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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이야기라는 책 소개 글을 읽고 기분전한을 읽은 책이건만 나로서는 엄청나게 가슴 아픈 책이었다. 사람에게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우선 순위에 들 수 있을 것이다. 생명을 잃는 것보다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잃는 것이 더 두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아 가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평가가 아주 좋지는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소설 중 데니스 루헤인의 ‘우리가 추락하는 이유’라는 작품이 있는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잃어버린 주인공이 자신의 참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생의 의미를 알려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하여, ‘레스, 길을 잃다’는 그 반대의 위치에 놓여 있는 작품이다. 자신이 어렴풋이 알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하나하나 무너져 가는 모습에서 개인적으로는 무척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혹자는 어리숙한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주인공 레스가 자신의 사랑하는 대상을 잃고, 작가로서의 아이덴티티나 자부심이 다른 유명 작가와의 비교나 동명이인 다른 작가와 착각하는 과정 속에서 무너져 버렸을 것이 생각된다. 게다가 다른 것이 바뀌어도 꾸준해야 할 아버지와의 관계도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 되어 실로 그는 자신을 잃어 버린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아쉽게도 이 이야기의 전작을 일지 못한 사태에서 이 작품을 읽어 주인공의 심정을 100% 이해못한 것이 아쉽지만, 나로서는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이야기로 남을 것 같다. 물론 내가 개인적으로 현재 직장을 바꾸면서 다소 힘든 과정을 겪어 있어 유난스럽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로서는 작가의 의도는 현 단계는 길을 잃은 레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을 냈지만 조만간 새롭게 기운을 낸 그의 모습을 통해 새 출발하는 모습도 분명히 보여 줄 것이라 생각한다.

j********h 2024.11.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