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뉴스에서 유홍준교수님이 책이 출간 되었다는 속식을 듣고, 신나 바로 책을 주문 했어요~!! 다음날 책이 도착하고 1주일간 출퇴근 길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건강하시고 앞으로 출간 하시는 책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다들 꼭 한번 읽어보세요! #유홍준 #나의인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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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한다. 도시도 좋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도 좋다. 고등학교 시절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나왔다. 서점을 좋아해서 자주 가던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답사기는 항상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진열되어 있었다. 베스트셀러라는 자리가 생기고 나서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번호를 달리하며 자주 볼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서점은 좋아했지만, 그 시절에 책을 많이 읽었던 것은 아니다. 경주로 갔었던 수학여행도 실은 여행보다는 답사에 가까웠지만, 그 시절 현장이든 책으로든 답사는 내게 단지 낡은 느낌의 그 무엇이었다. 그러다 처음 만난 유홍준 선생님의 책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국편> 이었다. 언젠가는 읽어봐야지 하면서 사 두었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국내편들은 제쳐두고, 그 때 새로 나온 중국편을 먼저 읽었다. 중국에 관심이 많아서도, 중국 역사를 잘 알아서도 아닌데, 그때는 그 책이 눈에 들어 왔었던 것 같다. 그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세 권으로 이루어진 중국 답사기를 재미있게 읽었던 이유는 아마도 선생님의 글쓰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구어체도 아닌데, 뭔가 말로 전달되는 느낌의 생생함은 물론 문장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이 책은 매일 퇴근길에 듣는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통해 알게 되었다. 책 출판과 함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신 것 같았다. 말씀하시는 건 처음 들은 것 같은데, 유머가 섞인 힘있는 말투에서도 글과 같은 재미가 느껴졌다. 말씀 중에 책 내용들에 대한 소개가 있었는데, 책을 읽고 싶게끔 흥미를 돋우어 주셨다. 바로 책을 구매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출판사에서 서평단 이벤트를 진행하길래 응모했는데 운이 좋았다. 졸지에 두 권의 책을 소유하게 되었는데, 한 권은 선물을 해야겠다. 책은 선생님의 인생에 대한 소회가 담긴 느낌이다. 얼마전에 읽은 김훈 선생님의 <허송세월>과 왠지 모르게 닮은 듯 했다. 느낌은 많이 다르지만 말이다. 처음엔 제목이 너무 '답사기'에 인위적으로 맞춘 것 같았는데, 읽고 나니 인생의 소회를 답사하듯 풀어낸 것 같아 공감할 수 있었다. 인생의 소소한 것들부터 문화, 답사에 대한 이야기와 삶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개인적으로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선생님의 시대와 나의 시대가 같겠지만, 살아가는 나이대는 차이가 있다. 같은 시대를 다르게 살아가는 선생님과 선생님 주변 분들의 삶은 왜 나와 다른 것일까. 각자가 만든 자리가 있을 테지만, 그 차이를 단지 나이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해소되지 않는 갈증을 남긴 것 같았다. 한 사회의 같은 구성원으로써 함께 살아가며 사회를 형성하고는 있지만, 선생님들은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며 발전시켜 나간 반면, 나는 그냥 만들어준 그 사회에 순응하기만 한 기분이랄까. 뭔가 단조로워 보인다. 내가 현 시점에서 나의 인생을 답사한다면 나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 낼 수 있을까. 단조롭고 평범하다.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주인공은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나의 과거 어느 부분으로 돌아간다면 인생만사가 풍요로운 이야기들로 넘쳐 날까. 뚜렷하고 명확하게 어떤 시점들이 떠오르지도 않지만, 혹여 떠오른다 해도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현재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의 인생 답사기는 과거가 아닌 만족스러운 현재를 기록하면 되는 거 아닐까. 직장에서의 소소한 스트레스와 성취, 가정이 주는 안락함과 아이들과 함께 하는 어렵지만 재밌는 시간들 말이다. 선생님 답사기도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과거의 이야기들을 현재에 풀어내면서 바로 지금을 특별하게 살아가는 이야기 말이다. 과거는 돌아갈 수 없는 이야기이고, 현재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니까 말이다. 재밌는 내용의 책이고, 생각거리가 많았던 좋은 잡문이다. |
내가 이렇게 글쓰기에 열심인 것은 일찍이 두 분에게 받은 영향 때문이다. 한 분은 고등학교 3학년 때 국어 선생님으로 그분은 문과생들은 '한 사람의 지성으로 살아가는 길'을 준비하라고 훈도하셨다. 그리고 내가 대학생이던 60년대 후반의 시대적 화두 중 하나는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와 현실참여에 관한 것이었다. 당시 참여문학과 순수문학의 논쟁이 일어난 것에는 이런 사회적 배경이 있었다. 그때 나는 참여문학을 절대적으로 지지하였고 지식은이 채득한 전문적 지식을 대중에게 전해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 한 분은 나하고 동갑내기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고 무엇보다 민주투사였던 채광석으로 그는 "글쟁이의 현장은 원고지이다"라며 집회에 참가하는 것 못지않게 문사로서의 임무를 강조했다. 채광석은 6월항쟁 때 불의의 사고로 나이 30세에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문화운동 동지로서 그의 다짐은 지금도 내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유홍준 교수가 글쓰기에 열심인 덕분에 우리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라는 걸작을 만날 수 있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나올 때마다 마지막권이 아닐까 하는 위기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유홍준 교수가 살아있는한 계속될 것이라 믿고 있다. 약간 쉬어가는 타이밍일까. 이번에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내놓았다. 제목하여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말 제목 그대로 잡문집이다.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에서부터 사적 친분이 있는 지인들의 추모사도 들어 있다. 최근 운명을 달리한 김민기를 비롯하여 우리가 이렇게 다 서로 잘 지내는 사이였다고? 놀라움을 표시할 수 있는 그런 지인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리고 그 어디에서도 말하지 못했던 어머니의 회고담은 마음을 울린다.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지만 그의 어머니느 좀 더 특별하지 않았나 싶다. 유홍준 교수는 방송에서도 자주 부채를 가지고 나온다. 거기에 그림과 글씨를 써서 출연자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본인이 방송할 내용을 적어서 큐시트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원래부터 그렇게 그림과 글씨가 능한 분인줄 알았지, 매월 마지막 일요일마다 초서를 공부했을 거라 생각하지도 못했다. 모임 이름이 재미있다. '말일파초회'. 매월 마지막 일요일에 초서를 격파하기 위해 모인다는 뜻이란다. 나이가 들어서도, 이미 많은 학문이 쌓였어도 본인이 부족한 부분을 메꾸기 위해 공부를 하는데 나는 지금 뭘하고 있나 부끄러워지는 대목이다. 1장에서 3장까지가 개인적인 경험과 답사에 관한 이야기라면, 4장과 5장은 불꽃같은 삶을 살다간 시대적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4장은 예술가와 함께 라는 제목으로 백남준, 신학철, 오윤, 김지하, 김가진을, 5장은 리영희, 백기완, 신영복, 이애주, 박형선, 홍세화, 김민기가 소개되어 있다.
90년대 대학을 다닌 나는 김지하를 변절자로 인식하고 있다. 민주화운동의 변절자로 낙인찍혔을 뿐 아니라 그 이후 이해할 수 없는 정치적 처신으로 그를 존경하고 따르던 사람들조차 그의 곁을 떠났다고 유홍준 교수 스스로도 이 책에 적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연을 끊기에 그의 업적은 너무 위대했다고 평가한다. 그렇게 독재정권에 상처받고 변절자로 낙인찍힌 그의 마지막은 너무나 초라하고 쓸쓸했다고 회고한다. 리영희 선생 하면 대표적인 진보학자로 많은 책을 써냈던 작가이기도 했다. 결국 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전환시대의 논리>라든가,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꽤 유명한 저서로 기억한다. 그런 리영희 선생이 유홍준 교수의 주례였다니. 서울대 미학과 학생과 한양대 문리대 교수가 처음 만난 곳은 바로 서대문구치소 앞이었다고 한다. 시대가 그런 시대였다. 그런 인연은 백기완, 신영복, 이애주, 김민기로 이어진다. 김민기라는 사람은 여러모로 대단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학전소극장에서 한국미술사강의를 진행한 적이 있었던 유홍준 교수는 2023년 문득 김민기의 연락을 받았다. 그 강의기록을 보내주겠다는 문자였다. 두툼한 USB를 받고 의아했던 유교수는 얼마 후 김민기가 암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단다. 아침이슬 등을 작곡한 천재 음악가로, 다양한 장르의 후배를 키워낸 학전소극장의 대표로, 한살림이라는 농민운동의 초대 사무국장으로. 김민기라는 사람은 사는 동안 참 바쁘게 살고 사회에 근간이 되는 사람과 시스템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책 말미에는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과 몇개의 개인적인 편지, 김지하의 글쓰기 지도에 관한 글들이 실려 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유교수에게 글쓰기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유홍준 교수같은 분들이 나이들어가는 것이 많이 아쉽다. 다행히도 아직 책을 여러권 낼 계획을 밝히고 있어 안심했다. <국토박물관 순례>를 두세권 더 내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대장정을 마치려고 한단다. 다만 이번엔 진짜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답사와 문화재 이야기가 아닌 개인 유홍준의 사적인 이야기가 담긴 책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이다. |
역시 유홍준 작가님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작들을 워낙 재밌게 봐서 신간 출간 소식 듣고 바로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배송 받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바로 읽었습니다. 읽고 너무 좋아서 여러 권 사서 지인들에게도 선물해줄까 생각중입니다. |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이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 발표한 '잡문'들을 모아서 엮은 책이다. 저자는 '잡문'이라고 썼지만 저자의 글을 흠모하는 독자로서는 어느 글 하나 '잡문'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멀게는 이십 대 시절부터 가깝게는 최근까지, 대학 전공 시험에 제출한 시험지, 옥중에서 가족에게 보낸 편지, 신문이나 잡지 등에 기고한 글, 타계한 지인을 추모하며 쓴 글 등 각기 다른 시점에 다른 목적으로 쓴 글을 모았을 뿐인데 저자 자신의 삶이 보이고 그 삶이 한국 현대사 그 자체로 여겨질 만큼 치열해, 글 쓰고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어떤 글을 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책에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도 많지만 저자에게 영향을 준 스승, 선배, 친구, 후배들의 이야기도 많이 있다.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나는 1980년대 후반생이기는 해도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할 정도로 역사나 정치에 관심이 많아서 대학생 때 리영희 선생님의 <전환시대의 논리>도 읽고 신영복, 홍세화 같은 분들의 책도 열심히 읽었지만, 역사나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이분들의 존함조차 들어볼 기회가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학생들에게는 이분들의 업적이나 저술 활동 등이 어떤 식으로 전해질지(전해질 수나 있을지) 걱정이다. (저자의 결혼식 주례를 선 리영희 선생님이 혼인서약문의 "나라에 공헌할 것을 맹세합니다"라는 문장을 "사회에 공헌할 것을 맹세합니다"로 수정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그 차이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100년 뒤 지정될 국보, 보물이 있는가'라는 글도 인상적이었다. 그 글에 따르면 현재 국가문화재로 지정하는 유물, 유적은 100년 이상의 수령이 필요조건이다. 문제는 회화 분야에서는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 국가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작품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건축 분야에서는 그런 작품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건축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라 한국의 건축이 예술품으로서 보다는 주택, 부동산으로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으로서 실용성이 있으면서, 부동산으로서 소유자에게 손해가 되지 않으면서, 문화재로서도 보존할 가치가 있는 그런 건축물이 한국에 과연 존재할까(존재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 적 없는 문제인데 앞으로 건축물을 볼 때마다 떠올리게 될 것 같다. |
유튜브 보고 글쓰기 부록이 읽고싶어 구매했습니다 쓰고싶은 글을 쓰는 게 아닌 읽고 싶은 글을 써야한다. 좋은 말이 많구요 정말 가독성 있게 글을 잘 쓰시는 것 같아요. 유홍준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사모으고 싶어졌습니다. 좋은 책들 더 많이 내주시길 바랍니다! |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좋아하는 허준이 교수가 졸업식 축사해서 언급했던 "성실하고 다정한 삶"이 떠올랐다. 소탈하고 담백한 에피소드들을 보고 있노라면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하루 하루를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그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80이 넘은 나이에 아직도 그러한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그는 미학을 전공한 학자이지만, 다른 위대한 사람들 처럼 미학에서만 머무르지 않는다. 보행 정책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고민을 다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작은 것도 결코 작게 보지 않는 비법은 성실함과 다정함이라고 생각한다. 잡초공적비를 찾아가거나, 깊고 넓은 그의 우정들을 보고 있으면 낭만적이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책에서 소개한 옛날 글들(농사꾼 임군에게 보내는 편지 등..)을 몇개 더 찾아서 읽었는데, 내가 의심의 여지 없이 믿고 있던 가치들에 단박에 금을 내어버려서 세상엔 배울게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울림이 컸다. 전체적으로 그는 소탈하고 성실했다. 기교도 없고 담백해서 정말 어른에게서만 느껴지는 그런 아우라를 느꼈다. |
다정하게 인자한 모습이로 이야기해 주시는 만담꾼 할아버지! 유홍준 작가님은 그냥 좋다. 기회가 된다면 답사기에 따라가서 직접 듣는다면 어떨까. 책으로 읽는 것보다 훨씬 감명깊을 것 같긴 하다. 글쓰는 내용까지 있어서 차분히 앉아 읽기 좋은 책!! |
5장으로 이루어진 책으로 잡문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작은 소재에 대한 시대와 사회상에 대한 작가의 메시지라던가 전공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예술의 아름다움 또한 다양한 한국 예술가들에 대한 내용을 다루며 자신과 가까운 이들 스승과 벗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으며 부록으로는 좋은 글쓰기를 위한 조언 또한 추가되어 있습니다 |
아주 오래전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작정하고 읽기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않아 포기. 어째 그렇게 재미없고 지루하던지. 베스트셀러라는데 문화 유산에 대한 관심이나 지식이 전무한 나한테는 소귀에 경 읽는 격인 책이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나온 이 분의 ‘잡문집’ 이라는 형식에 귀가 솔깃해졌다. 어느 방송에서 독자보다 작가가 더 많은 요즘 세태를 어떻게 보시냐는 사회자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유홍준님이 문득 당신이 여태껏 들었던 책에 대한 찬사를 이야기하셨는데... ‘학삐리들이 쓴 글을 읽어보면 어느 구석에서는 거의 반드시 자신이 유식하다, 나는 연구를 많이 했다는 표시를 은근히 내비치면서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데 너는 그런 게 없어서 좋았다. 네가 쓴 감은사 답사기를 다 읽고 나니 너는 없어지고 감은사탑만 남더라’ 이 얘기를 듣고 바로 책을 주문했다. 자신의 글에 대한 책임감을 이토록 막중하게 느낄 뿐더러 나의 유식함을 뻐기거나 작가소리 한 번 들어보겠다는 허영심을 다 버린 겸손한 자세를 가진 사람이 글을 쓸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닐까. 아니 글이야 누구든 쓸 수 있지만 오랜 세월 대중의 사랑과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글이 탄생하는 것은 반드시 이런 분들 손끝으로부터 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난 후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 분 주변에는 참 좋은 벗들이 많았구나….내가 마음 속 깊이 존경했던 신영복님, 홍세화님도 유홍준님과 오랜 지인이셨고, (똘레랑스의 충격은 여전하다..) 잘 몰랐던 신학철, 리영희, 김민기, 오윤, 김지하, 김가진… 등등에 대한 페이지를 넘기면서 구글에 검색도 많이하고 새로운 이야기도 알게 되었다. 이 분들이 살아온 세월이 곧 대한민국 근대사이기에 읽다보면 요즘 한국의 개판이 된 극우세력이 날뛰는 정치 사회가 너무 가슴 미어진다. 그 와중에 어찌도 쉽게 글을 쓰시고 담백함 글 곳곳에 살아있는 위트를 심어놓으셨는지…. 유홍준님, 유시민님이의 글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모두가 읽을 수 있도록 쉽고, 어려운 문장이나 유식한 단어로 독자를 짖누르지 않는 대중에 대한 애정이 스며있는 글.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를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는데… 방대한 책 권수에 놀랐다. 어쩌면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된 이 책들에는 다양한 이야기 속에 빠지지 않은 사람에 대한 애정이 근본일지도 모른다. 이미 과거가 된 사람들이나 현재를 살고 있는 이들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 대한 확장된 애정이 아니고서는 이런 글이 나올 수 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더 감동이 깊었다. 한강 작가의 표현대로 과거가 현재를 살리고,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릴 수 있기에 (이 탁월한 깊이는 듣고 보고 쓸때마다 가슴 한 켠이 뭉클하다.) 현재를 사는 우리는 미래의 인간들에 대한 의무와 애정을 필수로 장착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그 애정을 이어주는 것들이 역사의 유물들이고, 유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가는 것은 너무나도 소중한 행위이다. 어떤 책을 읽으면서 미래에 대한 소망과 꿈을 꾸게 되는 드문 경우가 있는데 나에겐 오랜만에 이 책이 그랬다. ‘한 마지기란 한 말의 씨를 뿌려 생산할 수 있는 면적으로 대개 200평인데 아주 기름지면 150평, 아주 거칠면 300평인 경우도 있다.’ (본문중에서) 한 마지기의 의미를 설명하며 잡초와 민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탁월함에 무릎을 치고….이게 무엇이관대 정신이 고양되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되고 며칠의 행복감으로 이어지는 것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