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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레(열린책들)』는 매그레 반장 시리즈의 마지막이다. 매그레 시리즈 18권 「제1호 수문」에서 매그레 반장은 은퇴하기 직전까지 일을 하더니 19권에서는 은퇴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고단하고 위험한 현장에서 물러났으니 여유를 즐기며 지내면 될 텐데 무슨 일로 다시 등장했을까 궁금할 때쯤 그의 조카가 파리수사국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매그레의 조카 필리프는 울먹이면서 자신이 곧 체포될 거라고 말했고 이모부에게 파리로 함께 가달라고 부탁한다. 아직 어둠이 물러가지 않은 시간에 집을 떠나 파리로 향하는 매그레는 어쩐지 불안해 보였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두렵기도 하고 자신이 없었다. p.34 몇 시간을 구석에 죽치고 앉아 있는 동안, 스스로가 늙고 물러 터져 아이디어도 기력도 없는 존재로 느껴졌던 것이다. p.38
오랫동안 몸담았던 현장을 떠나 있다가 다시 돌아온 매그레는 어색해한다. 자신감도 없어 보인다. 파리로 돌아왔다고는 하지만 은퇴한 신분이라서 수사국 직원이 아니니 정보를 얻을 수도 없고 보호를 받을 수도 없다. 진범을 잡아야만 조카 필리프의 무죄를 밝힐 수 있는데 매그레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 빙그레 웃으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느끼게 만들었던 과거의 매그레와 달리 지금의 매그레는 스스로도 확신이 없는 눈치다. 그래서 그의 발걸음은 무겁게 느껴졌고 그의 행보는 위험해 보였다.
매그레는 지금 자신이 모두를 성가시게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들 어떻게든 그를 내쫓아 버리고 싶어 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고집스럽게 물고 늘어졌다. p.129 매그레는 폭발 일보 직전이었다. 이 정도까지 무력감에 허덕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p.138
지금까지 매그레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안쓰러웠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되짚어보았다. 기억력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매그레가 초라해보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확신할 수 있다. 매그레는 수사국에서 신뢰받았고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그가 나서서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모든 영광은 과거일 뿐이다. 현재의 매그레는 은퇴하였으니 매그레의 조카가 연루된 사건이라 하더라도 민간인 신분인 매그레와 사건에 대해 상의할 필요조차 없다. 매그레가 사건에서 배제되는 게 더 타당하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모든 상황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매그레가 사건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불편했다. 개인적으로 아직 은퇴를 생각하기에는 이르지만 매그레 반장을 보며 은퇴 후에 퇴직자가 느낄 박탈감이 현실적으로 다가와서 씁쓸하기까지 했다.
매그레는 현장에서 떠나있었기 때문에 감이 많이 떨어져있긴 했지만 현직에 있는 경찰이 찾아내지 못한 범인의 약점을 공약해서 보기 좋게 진범을 잡아낸다. 조카 필리프는 누명을 벗었고 매그레는 집으로 돌아왔다. 낚시에서 돌아온 매그레가 편안해 보여서 마음이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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