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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레는 어릴 적 친구의 부탁으로 알자스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기로 한 계획을 취소하고 페캉으로 향한다. 친구는 학교 선생님인데 제자가 살인범으로 체포되었지만 결백을 확신한다며 매그레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피에르 르 클랭슈’는 스승의 믿음처럼 결백할까? 클랭슈는 매그레의 도움이 필요한 인물일까?
피에르 르 클랭슈는 전신기사로 대구잡이 어선 <오세앙>호에 탑승했다. 오세앙호는 석 달간의 조업을 마치고 항구로 돌아왔는데 몇 시간 후 선장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경찰은 선장의 살인범으로 클랭슈를 체포하였다. 매그레가 페캉에 도착해서 먼저 할 일은 사건을 조사한 경찰이나 감옥에 갇혀있는 클랭슈 중 한 쪽을 만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판이었다. 매그레는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정보로만 판단하는 인물인 것을 잊고 있었다. 반장은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카페 <선원의 약속>으로 향했다. 카페에서 술 취한 오세앙호 선원 한 명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만 속 시원한 대답은 듣지 못한다. 매그레가 오세앙호 선원들과 카페 주인장으로부터 얻은 첫 번째 정보는 선원들이 반장을 경계하고 있다는 것과 오세앙호는 출항 당일부터 불길한 징조가 있었고 조업하는 동안에도 ‘마치 저주에 걸린 것처럼(p.20)’ 사건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대체 불길한 징조란 무엇일까 궁금해 하고 있는데 카페를 나서려는 매그레에게 다가온 주인장이 ‘여자’를 언급한다.
이번에는 저렇게들 퍼마시는 데 아무래도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저 친구들, 반장님한테는 아무 말도 안 할 겁니다! 반장님은 뱃사람이 아니니까요. p.18
소설에서 흔히 나오듯, 여자를 찾아보는 것도 과히 나쁘지는 않을 겁니다. 듣자 하니 그런 비슷한 말들이 돌아서…. p.23
『선원의 약속(열린책들)』을 읽으면서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 제12권에 등장하는 세이렌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노래로 지나가는 선원들을 유혹하여 익사하게 만드는 요정 세이렌은 아름다운 여인과 바다가 연결되면 뱃사람을 유혹하여 죽게 만드는 여성을 떠오르게 한다. 오세앙호 선원들을 불안에 떨게 했던 불길한 징조는 항구로 무사귀환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담겨있다. 뱃사람들이 느꼈던 불안에 카페 주인장이 언급한 여자를 연결하면 세이렌의 개념이 완성된다.
매그레는 이번에도 집요하게 사건을 파고들어 클랭슈가 오세앙호 선장을 살해한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하지만 세이렌에게 유혹당하여 죄를 지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매그레는 살인범이 누구인지 알았지만 이번에도 입을 다물기로 한다.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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