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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북단의 작은 도시 ‘델프제일’에 매그레 반장이 나타났다. 매그레 반장이 네덜란드에는 무슨 일로 갔을까?
낭시 대학 교수인 장 뒤클로는 포핑아 씨의 초청으로 델프제일에 방문하였다. 그런데 포핑아 씨가 살해당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네덜란드 경찰이 뒤클로 교수에게 당분간 도시를 떠나지 말라고 하자 파리 경찰 당국에서 네덜란드로 형사 한 명을 파견하기로 한다. 그 임무를 맡은 형사가 매그레 반장이다. 매그레 반장이 델프제일을 방문한 목적은 살인범을 찾아 사건을 해결하는데 있지 않다. 프랑스 국민인 장 뒤클로를 보호하는 게 목적이다. 그런데 매그레 반장은 작은 도시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사건 당일의 정황을 살피기 시작한다.
포핑아 씨가 죽기 직전의 상황은 다음과 같다. 그날은 포핑아 씨가 초대한 장 뒤클로 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강연이 끝난 후 포핑아 씨는 뒤클로 교수와 아내 리스버트, 리스버트의 여동생 아니 그리고 비난츠네 가족, 베이트예 리번스, 코르넬리위스와 함께 집으로 왔다. 포핑아 씨는 밤이 깊어지자 집으로 가려는 베이트예 양을 자전거로 데려다주려고 집을 나섰다. 베이트예 양과 헤어져 홀로 집으로 돌아온 포핑아 씨는 집 뒤쪽 자전거를 넣어 두는 창고 앞에서 총을 맞고 쓰러졌다. 매그레 반장은 아이가 보채는 바람에 일찍 자리를 떠난 비난츠네 가족을 제외하고 사건 당일 함께 모여 있던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네덜란드 경찰을 비롯하여 포핑아 씨의 가족과 그의 정부였던 베이트예 양 등 매그레 반장이 만난 모든 사람들은 포핑아 씨의 목숨을 앗아간 범인을 잡으려는 절박감이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조용한 작은 도시에 발생한 분란을 잠재우려고만 하는 듯 보였다.
「당신은 여기 온 이후로 줄곧,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든 상관없이, 자기 앞만 무작정 파 들어가고 있어요.」 「남들이 범인을 밝혀내고 싶어 하는지 여부는 별 신경 안 쓴다는 얘기겠지!」 뒤클로는 발끈했다. 「왜 아니겠어요! 이건 무슨 파렴치 범죄가 아닙니다. 즉, 살인과 절도를 전문적으로 일삼는 자의 소행이 아니란 말입니다.」(p.153)
솔직히 고백하면 네덜란드 경찰이 무능하다고만 생각했지 사건을 수사할 의지가 없다고 보지 않았다. 경찰이 증거로 수집한 낡은 선원용 챙 모자와 검은 빛깔의 시가 꽁초에만 집착하며 이미 델프제일을 떠난 외국인 선원을 범인으로 단정하고 수사를 종료하고 싶어 할 때 그들은 살인사건 같이 중대하고 어려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단정하였다. 그런데 매그레 반장이 베이트예 양 아버지 리번스 씨와 포핑아 씨가 알고 지내던 뱃사람 바스 씨(포핑아 씨 집에서 발견된 챙 모자의 주인이다)까지 수사해야 할 인물들이라고 힌트를 줘도 받아먹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은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의지도 없고 무능하기까지 하다고 생각했다.
「선원을 찾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그가 범인임을 알게 된 건 천만 다행이지요. 그래야 더는 애먼 사람 의심하는 일이 없을 테니까요.(p.141)」
델프제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매그레 반장에 의해서 포핑아 씨를 살해한 범인은 밝혀졌다. 마을의 평화를 깨고 싶어 하지 않는 공통된 욕망에 의해 살인사건이 묻힐 뻔했지만 결국 세상 밖으로 나왔다. 살인사건이 조용히 묻히길 원했던 욕망은 범인이 밝혀진 뒤에도 범인이 아닌 매그레 반장을 질책하는 분위기로 드러났다. 지저분한 상황을 선명하게 밝혀냈는데도 질책 받는 이상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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