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8)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12%
  • 리뷰 총점8 75%
  • 리뷰 총점6 12%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8.0
  • 40대 8.0
  • 50대 7.0

포토/동영상 (2)

리뷰 총점 종이책
『경성 고민상담소』근대적 성과 사랑에 눈뜬 1930년대 청춘들의 숨겨진 고민을 엿보다
"『경성 고민상담소』근대적 성과 사랑에 눈뜬 1930년대 청춘들의 숨겨진 고민을 엿보다" 내용보기
시대를 막론하고  청춘들의 성과 사랑은 고민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지나고 보면 별일이 아니었는데도 그 시기를 지나는 청춘들은 성과 사랑이 그들의 모든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20대도 그러지 않았는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게 모든 것이었고, 그와 육체관계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도 큰 화두였다. 나의 20대를 기억해봐도 그렇다. 여성은 결혼할
"『경성 고민상담소』근대적 성과 사랑에 눈뜬 1930년대 청춘들의 숨겨진 고민을 엿보다" 내용보기

시대를 막론하고  청춘들의 성과 사랑은 고민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지나고 보면 별일이 아니었는데도 그 시기를 지나는 청춘들은 성과 사랑이 그들의 모든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20대도 그러지 않았는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게 모든 것이었고, 그와 육체관계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도 큰 화두였다. 나의 20대를 기억해봐도 그렇다. 여성은 결혼할 때까지 순결을 지킬것인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할 것인가에 아주 많은 고민을 했으니까.

 

 

그때의 우리 사회는 그랬다. 남자는 순결을 지키지 않으면서 순결을 잃은 여자들을 기피하고 결혼에까지 이르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자유연애를 외친 1930년대의 청춘들도 우리들의 20대와 다르지 않았다. 조혼 풍속 때문에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고, 자신보다 나이도 많고 구여성인 아내가 마음에 들지 않고 보기 싫어 이혼을 원하는 남성들이 많았다. 구태의연하게 집안에서 살림만 하는 구여성보다는 자유연애를 표방한 신여성들이 매력있게 보여지기는 했을 것이다. 부모에 의해 강제로 사랑하지도 않은 여자와 결혼했지만, 나중에야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을 만났으니 이혼을 원하는 남성들도 많았고, 이혼하겠다며 신여성과의 동거도 마다하지 않았다. 아내가 있는 남자인줄 알면서도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첩이라는 용어보다는 '제2부인' 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나올 정도였다.

 

 

조혼이 야기된 외도, 축첩, 이혼, 가출, 살인, 자살 등의 숱한 사회적 병폐들을 고려하면, 부모라고 조혼이 자녀를 불행에 빠뜨릴 야만적인 폐습임을 몰랐을 리 없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불행해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어린 자녀를 혼인시키지 못해 조바심을 쳤던 셈이다. 유교가 지배 이념이었던 전근대 한국 사회에서 가문의 대를 잇는 것은 단순한 풍속을 넘은 일종의 종교적 가치였다. 조혼은 자손을 얻는 일에는 열성적이지만 그렇게 얻은 소중한 자손의 행복에는 무관심했던 전근대 한국 사회의 역설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인습이었다.  (23페이지)

 

 

조혼의 폐해때문에 구여성과 신여성 모두 피해자가 되는 사회가 되었던 것이다. 조혼의 폐습은 몽골 지배기 고려에서 시작된 공녀 진상과 조선 시대 왕실의 간택 때 반포된 금혼령에 있다고 한다. 조혼의 폐습으로 인해 고민하는 청춘들이 많았던지 신문에서 '어찌하리까'라는 신문 지면을 통해 고민하고 그에 때한 해답을 제시하는 기사를 내보이며 청춘들의 고민을 통해 사회, 문화사적 의미를 규명하는 글이다. 부제도 '독자 상담으로 본 근대의 성과 사랑' 이라고 했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1930년대의 고민과 그에 따른 해답을 제시한 것을 보며 지금으로부터 80여년전인 청춘들의 고민이나 현재의 청춘들의 고민이나 시대적 배경만 조금 다를뿐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젊은 청춘들의 성과 사랑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는 '마녀사냥'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방송이라는 이유때문에 함부로 이야기하지 못했던 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스스럼없이 하고, 청춘들의 가장 고민사항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을 직접 목소리로 듣고 그에 따른 답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성에 대한 이야기는 숨기는 거라고 알고 있었던 기성세대들에게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는 소재였다. 하지만 청춘들은 열광했다. 그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딸아이에게 왜 보느냐는 말까지 했었지만 몇번 보았더니 이런 이야기야말로 터놓고 해야하는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청춘들에게 그 프로그램이 인기 있었던 이유를 알수 있었다.

 

 

어쩌면 『경성 고민상담소』는 현대판 '마녀사냥'이라는 프로그램과 맥락을 같이 한다. '어찌하리까'라는 신문 지상에서 어느 한 사건에 대해 토론까지 벌였던 것을 보면 알수 있다. 저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하다보니 그 의견들에 대해 뜨거운 감성을 쏟아부었다.

 

 

상담 내용 중에서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거나 성병에 걸린채 결혼한 여성이 존재했다는 것도 새로웠다. 유교사상이 아직 남아있었을 그 시기라고 생각했지만 봉건적 정조 관념이 서서히 해체되고 있었던 듯 하다. 상담 내용을 보면 기혼 여성이 직장에서 만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다거나 미혼 여성이 아내가 있는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다며 어찌해야 되느냐는 상담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또한 서로 사랑해 임신까지 하게 되었는데 남자가 연락이 끊어졌다는 등 아이는 어찌해야 하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되느냐는 고민까지 아주 다양했다.

 

 

미혼 여성이 미혼 남성을 만나 사랑하게 되면서, '나를 그리 믿지 못하느냐'면서 만날때마다 그녀의 정조를 요구하는 남자때문에 고민하는 이에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말도 있지 않냐면서 절대 허락하지 말라는 대답을 제시한 것을 보았다. 예나 지금이나 육체적 관계를 맺기 위해 여자들을 꾀는 남자들의 수법은 크게 다르지 않은것 같다는 저자의 글을 보며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지나온 20대의 성과 사랑, 현재 20대의 성과 사랑, 80년 전의 청춘들과 성과 사랑은 조금씩 방법과 시대적 배경만 다를 뿐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어느 시대나 성과 사랑은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을 안겨주는 화두인것 같았다. 우리가 역사를 보며 현재의 정치를 이야기하듯, 그 시대의 성과 사랑을 보며 현재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시간이었다. 다가올 아이들의 성과 사랑도 훨씬 더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기 되지 않을까 싶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4.07.14. 신고 공감 3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1930년대 미즈넷?
"1930년대 미즈넷?" 내용보기
경성 고민상담소 – 1930년대 미즈넷? 네이트판? 마녀사냥    1930년을 살아가는 사람이든, 2014년을 살아가는 사람이든, 사람의 본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 청춘의 고민들도 비슷한 고민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경성 고민상담소]는 남성 위주였던 1930년대 남녀 청춘들의 문제들을 보여주고 있다. 1930년대 조선일보 독자문답란인 ‘어찌하리까’와 조선중앙일보 독자문답란 ‘명
"1930년대 미즈넷?" 내용보기

경성 고민상담소 1930년대 미즈넷? 네이트판? 마녀사냥 

 

1930년을 살아가는 사람이든, 2014년을 살아가는 사람이든, 사람의 본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 청춘의 고민들도 비슷한 고민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경성 고민상담소]는 남성 위주였던 1930년대 남녀 청춘들의 문제들을 보여주고 있다.

1930년대 조선일보 독자문답란인 어찌하리까와 조선중앙일보 독자문답란 명암의 십자로에 소개된 사연과 답변을 위주로 당시 남녀 관계 문제들을 정리하고 있다. 사실 살면서 1930년대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가지고 살았는지, 그때 청춘들의 일상을 생각해보려 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막상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들도 지금 이 땅에서 똑같이 살아간 사람들이라는 점이 피부로 와 닿았다.

여기서 고민하는 불륜 등은 지금도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흔한 고민 중 하나다. 미즈넷 등에서 사연을 읽어보면 근대의 불륜과 지금의 불륜이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어느 시대나 사람들의 고민은 비슷비슷한 것이다. 따라서 이런 고민들이 흥미로운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매우 재미있을 것이다. 반대로 미즈넷의 사연들이 답답하게만 느껴지는 독자라면, 이 책 역시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리라. 그렇더라고 하더라도 이 책은 1930년대 사람들의 사고관과 생활상을 훑어볼 수 있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미즈넷이이나 네이트판 말고도 TV 프로그램도 연상케 하는데, 독자 상담이라는 사료를 분석한 자료이니만큼, 비슷한 포맷인 KBS의 고민 해결 프로그램 안녕하세요?”마녀사냥같은 프로그램들을 떠올리게 한다. 모두 본인이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을 이야기하고 그 해답을 듣는다는 점에서 같은 구조를 취하고 있다.

경성 고민상담소의 특징은 당시 시대가 구시대와 신시대의 경계에 있다는 점이다. 유교적 문화와 새로운 문화가 맞부딪치면서 벌어지는 여러 문제점들이 지금 살펴봐도 분명 흥미롭게 다가온다. 조선 시대의 사상과 새로운 사상이 혼재하고 있었다. 전통적인 구여성과 새로운 문물을 익히고 교육을 받은 신여성이 함께 있는 세계였다. 이런 시대는 격변기인만큼 가장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당시 벌어진 문화적 충돌은 마치 시간 여행을 가서 그 시절을 생생히 살펴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한편, 생각해 볼 지점은 그때에서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고민들이다. 시부모의 갈등이 핵가족이 진행된 지금에 와서도 변함이 없다는 점이나, 불륜에 있어서도 구 여성과 신 여성의 차이 뿐만이 아니라, 여전히 지속되는 점들에 있어서 생각해 볼 점들이 있었다.

또한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 남성들에 대한 시선, 가정 폭력, 여성들의 약자적 위치가 지금에 와서도 강도만 달라지고 퍼센트만 달라졌을 뿐, 비슷한 점들이 많다는 것도 아직 사회가 성숙하지 않은 부분들이 많으며, 가족 제도나, 한국 사회의 남녀평등 문제도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점을 다시 깨닫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아직도 남자에 예속되어 있는 여성의 지위 문제나 남녀 사이의 갈등과 폭력 등 근절되어야 할 여러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당시 사회상을 들여다보고, 지금 이 시대를 성찰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책이지만, 논문을 단행본으로 만든 책이기 때문에 구성 자체가 딱딱한 느낌을 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사연을 인용하고, 그 뒤에 다시 한 번 사연을 설명하고 이어나가는 방식이 같은 이야기를 두 번씩 되풀이해서 듣는 듯해서 지루함과 답답함을 주기도 한다. 단행본으로 만들어지면서 이런 부분들은 과감하게 쳐내고 좀 더 간결하게, 대중들을 생각하게 바꿨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연과 답변도 나중 가서는 비슷한 패턴을 보여서 전체적인 서술이 지겨운 느낌을 준다. 따라서 단숨에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종류의 책은 아니다. 말 그대로 재미있는 논문을 읽듯이 접근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서 역사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했다. 그저 몇 년도에 무슨 일이 있었고, 당시 무슨 사건이 벌어졌는지 외우던 역사가 사실은 그 시대에 숨 쉬고 있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 살던 시대였다는 것. 역사 교육이라는 게 그렇게 사실들만 외우는 것보다, 그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풍속사를 보는 것이 더 재미있게 와닿고 역사에 더 관심을 가지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살던 세계로 접근하면, 역사가 어려운 과목이나 지루한 수업이 아니라, 다른 나라나 세계를 엿보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이런 종류의 책들이 더 많이 나올 필요가 있고, 이런 미시사가 역사를 공부하는 청소년들에게도 교육되면 좋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어느 시대나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고민을 하게 된다. 원시인들도 남녀 문제를 걱정했을 것이다. 자신의 외모를 생각하고,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 생각했을 것이다. 그들도 우리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기만하고 걱정하며 살아갔을 것이다. 그들의 삶을 상상하게 만드는 힘이 바로 책에서 연유하는 것이 아닐까. 책은 과거를 되살리고, 머릿속에서 펼쳐지게 만든다. 우린 실제로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할 수는 없지만, 머릿속에서 활자를 통해 체험해볼 수는 있다. 그들의 고민을 공감하면서 내 고민과 연결시켜 볼 수도 있고, 다른 해답을 내놓을 수 있다. 그들의 삶을 엿보면서 과거를 재구성하고, 현재를 돌아보게 만드는 기회로 삼기도 한다.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과거와 역사와 사람을 공부한다. 지금 우리의 삶도, 언젠간 책으로 변할 것이다. 미래에는 지금의 삶을 우리가 남긴 이런 리뷰와 책들, 드라마, 영화, 인터넷 게시판에 남길 글들로 재구성할 것이다. 그리고 깨달을 것이다. 환경이 다를 뿐 우린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r******u 2014.07.2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랑에 대한 고민, 인류의 풀리지 않는 영원한 숙제
"사랑에 대한 고민, 인류의 풀리지 않는 영원한 숙제" 내용보기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수많은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이런 난관을 해결하려고 애쓰다보면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건 인지상정이다. 이럴 때면 보통 주변의 지인이나 가족에게 자신의 고민을 나누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주변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고민도 있기 마련이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주변 사람에게 알
"사랑에 대한 고민, 인류의 풀리지 않는 영원한 숙제" 내용보기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수많은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이런 난관을 해결하려고 애쓰다보면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건 인지상정이다이럴 때면 보통 주변의 지인이나 가족에게 자신의 고민을 나누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주변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고민도 있기 마련이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주변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창구도 생겼다바로 온라인 커뮤니티들이다온라인 커뮤니티를 들락거리다보면 하루에도 수십 건씩 품어왔던 고민거리를 털어놓거나 같은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글이 올라온다익명의 힘을 빌려 자신의 내밀한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배설의 창구가 있어 혼자 끙끙 앓고 있던 고민을 풀어내볼 수 있다지만 인터넷이 없던 과거에는 어떻게 이런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었을까분명 과거에도 말 못할 고민은 존재했을 것이고이런 해결되지 못한 고민들은 개인의 삶을 옥죄고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런 질문에서 시작해 옛 사람들이 품었던 고민의 흔적을 추적한 이가 있다바로 전봉관 교수다전 교수는 1930년대에 발행된 조선일보의 독자문답란 어찌하리까와 조선중앙일보의 독자문답란 명암의 십자로에서 옛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품고 있었는지 발견했다전 교수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개인의 사적 고민 이면에 내재한 사회의 구조적 모순까지 짚어내 경성 고민 상담소란 책을 펴냈다.

 

조혼(早婚)과 자유연애 사이에서

 

"저는 23세의 여자입니다…… 지나간 과거를 회고하건대 7년 전 그 옛날 16세 때에 저는 엄격한 부모의 슬하에서 13세의 남편을 맞이했습니다…… 결혼 시에는 연령 미만으로 혼인신고를 못했습니다그래서 그 후에 남편에게 혼인신고서를 제출하자고 하니까그는 대답도 하지 않고 오히려 성을 냅니다그는 지금 모 중학교 5학년입니다…… 오직 저는 남편 하나만 바라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는 웬일인지 저를 배척합니다그리고 단연히 이혼을 하려고 합니다."(23~24)

 

경성 고민 상담소의 전반부를 이루고 있는 고민은 서구로부터 자유연애사상이 유입되면서 나타난 조혼의 폐해에서 기인한 것이다조혼이란 혼인 적령에 이르지 못한 미성년이 일찍 혼인하던 풍속을 말한다일반적으로 조혼은 십대 초반의 남성과 십대 후반의 여성이 혼인하는 형태로 당시 남성은 대부분 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혼인했다.

 

서구의 교육과 자유연애사상이 유입되기 전이라면 조혼이 문제가 되는 일이 적었겠지만 1930년대의 경우는 다르다조혼에서 파생되는 문제의 보편적인 경과는 이렇다()과 사랑의 감정을 알기 전에 조혼했던 남성이 학교를 다니면서 서구의 교육과 자유연애사상을 접하게 된다사랑이 없었던 결혼에 대한 혐오감이 생긴다그때 만약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기라도 하면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한다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을 때는 그냥 내쳐버리기도 한다.

 

혼인신고를 했다면 이혼을 하더라도 위자료를 받을 수 있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그마저도 요구할 수 없었다아무런 교육도 받지 않았고 남편만을 바라보고 산 아내는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해도 이혼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때문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바로 구여성과 신여성 간의 갈등이다.

 

"저는 금년 19세이고 이름은 정자입니다작년 4월에 우연히 모 전문학교 2학년 학생과 서로 사랑을 속삭이게 되었습니다만일을 두려워하여 민적등본까지 교환해서 보았습니다그는 확실히 미혼자였습니다…… 그 후 9월에 그와 같이 고향에 가보니 뜻밖에 본처와 일곱 살 먹은 여자 아이까지 있었습니다…… 본처는 구여성일뿐더러 뜻이 맞지 않아 몇 해 안에 이혼해 보낼 것이니 고생이 되고 타인들의 조소를 받더라도 참아 달라고 애걸하다시피 했습니다."(53)

 

책에서는 어린 남성과 조혼한 여성을 구여성서구의 교육을 받고 자유연애사상을 받아들인 여성을 신여성이라 표현한다신여성 중에는 조혼한 남성과 사랑을 속삭였음에도 그에게 본처가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당시 중혼을 했을 때 본처가 있다면 첩이 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이전과 달리 본처와 이혼하면 첩도 본처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중혼한 신여성을 규정하기 위해 2부인이라는 단어가 생기기도 했다.

 

"저는 올해 28세 된 여자이온데 직업부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그런데 그곳에 있는 24세 된 청년과 뜻 아닌 사랑을 속삭이게 되었습니다…… 남편에게 성적 불만을 느낀 저인지라 그리된 것도 일시적인 탈선이라 본다면 괜찮겠으나그 남자를 도저히 잊을 수 없고 그 남자도 죽을 둥 살 둥 나를 잊지 못합니다."(129~130)

 

사랑을 찾아 모험하는 일은 조혼한 남성만의 일이 아니었다남성중심주의가 여전했던 1930년대에서도 여성 중에서 사랑을 찾아 외도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앞서 언급한 사연의 주인공처럼 말이다직업부인은 근대적 직업을 가진 여성들을 지칭하는 말인데이들은 직업을 가지고 있어 다른 남성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았다때문에 또 다른 사랑에 눈뜰 수 있었던 것이다.

 

조혼한 남성구여성신여성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랑고민들이 각 신문의 독자문답란에 실렸다예컨대 고부갈등매 맞는 아내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후의 결혼미혼모이중 연애사랑과 우정사이 등으로 현대에도 있을 법한 고민들도 많이 보인다조혼에서 파생된 폐해를 제외한다면 지금이나 과거나 사람 간의 일은 비슷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민을 털어놓는 것은 함께 아파해주길 기대하는 것

 

인생을 뒤흔들 만큼 본질적인 고민이라면 누가 나서서 해결해 줄 수 없는 경우가 일반적이다짝사랑하는 상대의 사랑을 얻지 못하는 것직업을 구하지 못하는 것불치병을 치유할 수 없는 것입학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것 등의 고민을 그 누가 해결해 줄 수 있겠는가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은 해결을 바라서가 아니라 함께 아파해주길 기대해서다.(8)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다우리가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은 고민의 해결을 바라는 것보다 함께 공감해주고 함께 아파해주길 기대해서가 더 크다누군가 함께 공감하고 아파줌으로써 고민의 무게가 약간은 덜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온라인 커뮤니티에 고민을 올리는 것도신문의 독자문답란에 고민을 투고하는 것도 다 같은 맥락에 있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요즘 젊은 세대가 윤리적으로 타락했다는 기성세대의 질타어린 시선이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인 듯한 뉘앙스의 글을 남겼다더불어 과거의 성()의식과 성윤리를 조명함으로써 기성세대의 말과는 달리 윤리는 퇴보한 것이 아니라 진보했다고 선언한다본문의 내용과 달리 저자의 맺음말이 뜬금없긴 하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시대의 사회문화적 한계가 분명 존재하지만 사랑이란 주제로 고민하고 다투고 애쓰는 것은 과거나 현재나 같다는 사실이다역시나 사랑은 풀리지 않는 인류의 영원한 숙제다.

 


PS. 조혼에 관하여

 

조혼의 원인에는 여러 설이 있다하나는 가부장제가 확립되고 중매혼이 발달하면서가능한 빨리 후손을 얻어 가계계승을 안정시키기 위한 이유다다른 하나는 농경사회에서 필요한 노동력을 빨리 얻기 위한 이유다또 다른 하나는 고려 때 원나라에 보내야 하는 공녀의 차출을 피하기 위해 조혼이 성행하게 되었다는 이유다.

s*****1 2015.06.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근대는 각 개인들의 삶에서 시작되었다
"근대는 각 개인들의 삶에서 시작되었다" 내용보기
모년 모월 모일에 홍길동(대체로 정치권의 최상의 자리에한 군주가 대부분이죠)이가 무엇을(이 역시 상당히 공적인 영역의 사건과 더불어 정치적인 의미가 많이 함유된 사건들이 대부분이고 하고요) 어떻게(아 대부분의 역사서에서 이 부분이 취약하게 즉 상당히 러프하게 기술되 있습니다) 했다. 바로 이런식의 나레이션을 우리는 역사서에서 수도 없이 많이 보아왔고 이것이
"근대는 각 개인들의 삶에서 시작되었다" 내용보기
          모년 모월 모일에 홍길동(대체로 정치권의 최상의 자리에한 군주가 대부분이죠)이가 무엇을(이 역시 상당히 공적인 영역의 사건과 더불어 정치적인 의미가 많이 함유된 사건들이 대부분이고 하고요) 어떻게(아 대부분의 역사서에서 이 부분이 취약하게 즉 상당히 러프하게 기술되 있습니다) 했다. 바로 이런식의 나레이션을 우리는 역사서에서 수도 없이 많이 보아왔고 이것이 역사라고 알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물론 학자들은 기술된 단어나 문장뿐만 아니라 행간을 제대로 인식해야 진정한 역사 인식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어디 이게 일반인들에게 가능하기나 하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이런 역사는 정치사에 치중되어 있고 특히 군주를 비롯한 일부 핵심권력층의 일거수일투족을 대변하는 내용이 대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의 반쪽 아니 수적으로는 더 많은 부분의 영역을 떠받치고 있었던 나머지의 역사에 대해선 아는게 그다지 많지 않죠. 또한 정치적인 영역을 떠난 당시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문화사쪽에는 더욱 더 모르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뭐 상고사나 고려사는 시대가 오래되어서 그렇다고 용인하더라도 우리의 근대사 부분인 일제감정기의 경우에도 상당히 취약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입니다. 그 동안 인식의 포커서가 국권강탈과 국권의 회복에 맞추어져 있었으니 사실 개개인들의 삶에 대한 조명은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던 것이고도 하구요. 근대 모던이라는 패러다임이 분명 조선의 땅에도 불어 닥혔을 텐데 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서양식 복장에 모자 그리고 헤어스타일등 외관적인 부분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이런면에서 이번에 출간된 전봉관의 <경성 고민 상담소>는 상당히 주의 깊게 지켜봐야할 저작인 것 같습니다. 비록 개인의 성과 사랑에 관한 담론들이지만 유심히 들여다 보면 당시 근대를 살아갔던 이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담겨져 있어 조선의 근대라는 개념을 인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경성 고민상담소> 왠지 제목만 봐도 대충은 감이 오죠. 조선일보을 비롯한 신문 독자투고란에 독자들의 고민거리를 상담하는 코너를 통해 당시 시대를 살았던 선남선녀들의 고민을 통해서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게 뭐 대단한 것인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전 개인적으로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사료이자 지표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하네요. 근대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거대한 패러다임에 집착하고 포커스를 맟추지만 실상 어디서 부터 근대라고 확정하기가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은 것 역시 사실이니까요. 이런면에서 각 개인들이 추구했던 가치관 그리고 이에 대응하여 현실에 옮겨지는 의사결정등을 통해서 근대라는 큰 그림의 데셍 정도로 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서 소개되는 사연들이 이 시대만의 특이한 현상이라고 보기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이런한 현상들을 다소 객관적인 제3자의 어드바이스와 소통하고 이러한 사연들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지나온 前 시대와는 다른 패러다임 즉 근대라는 개념이 싹을 틔우기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비단 극히 개인적이고 농밀하면서도 웃지못할 사연들이지만 이러한 개인적인 사건들이 결국 그 시대를 살았던 우리의 적확한 모습이고 현실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소 국지적인 개인의 성과 사랑이라는 부분에 촛점을 맞추고 있지만 어찌보면 가장 내밀한 공간의 이야기가 그 시대상을 가장 정확하게 대변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별별 사연들이 나오지만 한번만 되집어보면 지금도 같은 사연들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면에서 근대라는 개념이 정치적이고 거대한 국가적인 담론에 묻혀 상당히 멀리 느껴질 수 있었는데 바로 지척의 일이 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또한 말은 근대라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취약했던 여권의 문제들 어떤 사연들은 과연 그럴수 있을까할 정도로 처참하게 무너지고 짓밟히는 여성들의 모습을 통해서 모던 보이, 모던 걸이라는 화려한 이면속에 숨겨져 있었던 우리의 근대를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극히 개인적인 사연들이 어쩌면 우리의 근대를 제대로 조명하는데 가장 실감나게 와닿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게 하면서 씁쓸했던 그 시대와의 소통을 확인하게 합니다. 사적인 영역에서 바라본 우리의 근대 모습, 화려한 이면속에 각 개인들이 갈국했던 해방구, 차라리 전근대로 돌아가고픈 억울한 심정들이 바로 솔직담백한 우리의 근대 모습이라는 것을 재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는 의미있는 저작인 것 같습니다. 크게 숲을 봐야하지만 이번 처럼 가끔식은 숲속에 들어 앉아 있는 나무들의 형상들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어떨까하는 의미를 던져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l******e 2014.07.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독자의 상담으로 본 근대의 성과 사랑
"독자의 상담으로 본 근대의 성과 사랑" 내용보기
"어째서 당신 부인의 오입은 죄로되 당신의 오입은 죄가 아니라고 봅니까?" (p.142) ​ 《경성고민상담소》는 '조선일보' 독자문답란 <어찌하리까>에 실린 내용과 '조선중앙일보' 독자문답란 <명암의 십자로>에 실린 내용을 주로 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1930년대 여성들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간접적으로 알수있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연상된 것이 바로 예전 방영되었던
"독자의 상담으로 본 근대의 성과 사랑" 내용보기

"어째서 당신 부인의 오입은 죄로되 당신의 오입은 죄가 아니라고 봅니까?" (p.142)

《경성고민상담소》는 '조선일보' 독자문답란 <어찌하리까>에 실린 내용과 '조선중앙일보' 독자문답란 <명암의 십자로>에 실린 내용을 주로 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1930년대 여성들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간접적으로 알수있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연상된 것이 바로 예전 방영되었던 이응경이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아씨>, '아씨'를 생각하면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노래 '아씨', ♪♬♩ 옛날에 이 길은 꽃가마 타고 말 탄 님 따라서 시집가던 길 여기던가 저기던가 복사꽃 곱게 피어있던 길 한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아씨는 1972년도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여로>를 리메이크한 것으로 드라마를 볼 당시 남자 주인공 선우재덕과 선우재덕의 첩이 된 신여성 이일화를 무척이나 미워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선우재덕은 이응경에게 이혼을 원했지만 이루지못했고 이일화는 선우재덕의 첨이 될수밖에 없었다.
결혼을 결정하는 것이 ​본인이 아닌 부모님의 역활이었던 시절, 부모님의 선택한 배우자와 결혼해서 시부모님 모시고 공경하며 자식낳고 단란한 가정을 이끌어가는 것이 최고인줄 알았던 구여성들과 내 삶의 선택은 부모가 아닌 나 스스로 하는 것이라던 신여성이 맞부딕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참~ 여기서 남자(남편)들의 선택이 조강지처가 아닌 자신이 선택한 배우자 즉 신여성의 손을 들어준다는것이 결정적 패배의 원인이라 할수있다. 거기다가 더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며느리 편을 들던 시부모님이 가정의 평화가 우선이라는 말로 결국 아들이 선택한 첩의 편이 되버린다는 것이다. 딸은 출가하면 남의 집 식구가 된다하여 배움의 기회도 주지않았음에도 당시의 배운 소위 신지식형 남성들은 기회를 얻지못한 조강지처를 안타가워하기보다 무식하다 하여 버리기 일쑤였다. 이 책에는 그런 억울한 일을 겪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아기까지 낳고 보니 남편은 부인이 있는 사나이', 이런 경우 누구의 잘못일까? 함께 공부하고 연애했으며 그 결과로 아이가 생겨났는데 고향에 본처를 둔 남자라면? 알고도 했다면 불륜이란 이름의 멍애를 써야겠지만 총각인줄 알고 사랑했고 결혼했는데 이미 유부남이었다면? 자신의 의사가 아닌 부모의 강요로 혼인한 것은 남성뿐 아니라 당시의 여성도 마찬가지인데 왜 당시의 남성들을 아내에 대한 이해없이 그것을 여자의 잘못으로 몰아갔던 것일까? 그들은 자신과 말이 잘 통한다는 이유로 신여성을 새로운 배우자로 선택하고 시골에서 부모님을 모시며 살고있는 본처에게 이혼장을 보낸다. 어느 누구 한사람의 말만 듣고는 사태를 파악하기 힘들지만 이 책에선 구여성을 대표하는 본부인들과 기혼남들 그리고 제2부인의 길을 선택할수밖에 없는 신여성들이 각자 자신들의 처지를 이야기 한다. 드라마 <아씨>를 보면서 이일화가 맡은 남의 남편을 빼앗는 신여성의 이미지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경성고민상담소》​에는 부모의 뜻을 받들어 결혼했고 시부모를 모시고 남편의 공부를 뒷바라지했으나 그 결과로서 이혼을 당해야 하는 운명에 빠진 여성들의 상담이 주를 이루었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고 읽어야 함에도 왜 인지 책을 읽으면서 화딱지가 일었다. 기혼여성의 외도는 중죄에 속하면서 기혼남성의 불륜은 불륜이라 칭하지도 않았다. '기혼 남성의 외도와 달리 기혼 여성의 외도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엄연한 실정법 위반이었다.' (p.133) 남편이 다른 곳에 첩을 두어도 시부모를 모시고 가정살림을 돌보면서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길 기다려야 하는 것이 본부인의 본분이란다. 그나마 기생첩은 언젠가는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많은지라 괜찮겠지만 신교육을 받은 신여성이 제2부인이란 이름으로 들어온다면? 참기힘들 정도로 짜증나는 상황은 남편의 부정에 대해 아내가 취할수있는 행동이 적다는 것이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이혼을 요구하더라도 순응해야 하는것이 부인의 도리라고?
​"어째서 당신 부인의 오입은 죄로되 당신의 오입은 죄가 아니라고 봅니까?" (p.142) 나는 바로 이 말을 당시의 남자들에게 묻고 싶었다. ​남편을 두고 부정한 아내와는 살수없다는 그런 남자가 자신의 부정에 대한 아내의 입장에 대해선 생각해 보았을까? 하긴 지금도 남자의외도는 한때의 바람이라고 하면서도 여자의 외도에 대해선 용서못하는 것이 바로 남자들이었다. 반면 부인의 외도로 고민하는 남자들도 적지 않았다. 조선시대는 여성들의 수난시대라 말할만 하다. 어린 나이에 부모의 바램으로 원치않는 혼인을 하는 것은 남자나 여자 모두 마찬가지, 하지만 남자가 외도나 축첩을 할수있는 자유가 있는 반면 여성은 오로지 시댁이라는 그늘하에 마음것 숨도 못쉬고 살아가야 했다.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 이 책을 통해 1930년대의 과도기를 넘어가는 과정에서 여성들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남성들은 어떠했는지를 적나라하게 알수있는 계기가 되었다. 끝으로 내가 과거의 시대가 아닌 현대에 태어나고 살아와서 참으로 다행이라는 것, 소위 여성상위시대를 외치는 사람은 아니지만 남녀는 평등해야 한다는 사람으로서 누군가 나에게 옛날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요구한다면?
s*******1 2014.07.0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1930년대 그들의 사생활《경성 고민상담소》
"1930년대 그들의 사생활《경성 고민상담소》" 내용보기
경성 고민상담소 독자 상담으로 본 근대의 성과 사랑 저자 전봉관 | 민음사 | 2014.06.20 | 페이지 320 | ISBN 9788937489228       가정문제, 남녀문제와 관련해 고민거리 없이 살아가는 사람 없듯 옛날 그들에게도 내밀한 고민은 있었습니다. 근대 한국인들은 어떤 고민을 했는지를 <조선일보> 독자문답란 『어찌하리까』, <조선중앙일보> 독자문답란 『명암의
"1930년대 그들의 사생활《경성 고민상담소》" 내용보기

 

경성 고민상담소

독자 상담으로 본 근대의 성과 사랑

저자 전봉관 | 민음사 | 2014.06.20 | 페이지 320 | ISBN 9788937489228

 

 

 

가정문제, 남녀문제와 관련해 고민거리 없이 살아가는 사람 없듯 옛날 그들에게도 내밀한 고민은 있었습니다.

근대 한국인들은 어떤 고민을 했는지를 <조선일보> 독자문답란 『어찌하리까』, <조선중앙일보> 독자문답란 『명암의 십자로』에 소개된 사연과 답변을 바탕으로 1930년대 한국인의 사적인 영역을 엿보며 그런 고민의 사회, 문화사적 의미를 규명하는 책 《경성 고민상담소》. 한국 근대 문화 연구자 전봉관 저자는 그 시대의 고민과 해결책을 통해, 현재 우리 시대를 이해하고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었으면 좋겠다 합니다.

 

 

법적, 제도적으로 현재와는 달랐던 그 시대에는 개인의 신념과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 역시 한계가 있더군요. 하지만 그 틀안에서 최대한 현명한 대안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조혼의 경우 그 폐해가 제가 상상했던것을 초월하네요. 단순히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 역시 조혼의 피해자일수 있었고요. 자손을 얻는 일에는 열성적이지만 자손의 행복에는 무관심했던 전근대 한국사회의 병폐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혼이라는 풍습의 원인이 사회정치적으로 중첩된 구조적 모순이 낳은 것이라는 점을 들며 조혼 그 자체만 떼내어 해결을 볼 사항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실제로 조혼이 근절된 것은 국민 의식과 사회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뀐 해방 이후였다고 하네요.

 

 

모던보이, 신여성의 등장으로 유부남 지식 청년의 중혼이 드물지 않았고 번거로운 결혼절차도 생략한 동거가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흔했던 그 시대. 더 많은 교육을 받았고, 지식과 능력 면에서도 우월했던 신여성을 제2부인이라는 명칭으로 부르는 상황을 만들어낸 심각한 사회문제 등 자유연애라는 신문화와 결혼이라는 제도 사이의 충돌, 남녀에게 불공정한 가족문화 등 1920~1930년대 한국 사회의 상황을 보며 근대 윤리를 생각해봅니다.

 

현재도 있는 고부갈등이나 가정폭력 등은 물론이고, 남아선호 인습 등 이 모든 것의 근원인 남성중심주의가 유효했던 상황에서 전근대 성윤리가 해체되며 다양한 문제를 낳았더군요. 

 

 

『 세상은 바뀌게 마련이고, 세상이 바뀌면 응당 바뀐 세상에 적응하면서 살아야 하건만,

기성세대는 변화를 타락이라 생각하고 변화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 - p41 

 

그 당시의 고민과 해결책을 보며 다름이 아닌, 문화적 차이를 벗어난 나쁜 문화의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인권, 자유, 평등, 사회적 약자 배려 등의 인류 공통의 가치에서 벗어난 나쁜 문화말입니다. 이런 것은 끊임없이 개선해야 할 과제이며, 그렇기에 옛 시대의 가족윤리와 성윤리가 현재보다 더 윤리적이진 않았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과거에서 현재로 올수록 인류 보편의 가치에 맞게 개선되어 온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행복의 원천이자 본질적인 고민의 근원인 성, 사랑, 가족 문제. 그때나 지금이나 그 기본 고민은 변한 것이 없지만 해결책은 분명 달라졌습니다. 전근대 윤리 가치와 현재의 윤리 가치의 변화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네요.


 

이달의 사락 l****5 2014.07.0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남녀, 결혼과 사랑에 대한 고민은 변함이 없도다
"남녀, 결혼과 사랑에 대한 고민은 변함이 없도다" 내용보기
1930년대의 남녀, 결혼과 사랑에 대한 고민을 다룬 책이다. 85년 전쯤, 그러니까 100년보다는 좀 못 미치는 과거 시대의 남녀에게는 어떤 고민이 많았을까? 당시 신문에 실린 고민 상담 글을 모아 근대 연구를 꾸준히 해 나가는 필자가 코멘트를 달아 원고를 썼다.   근대는 신여성이 등장하고 결혼의 풍속도 변화하는 시기. 부모가 정해준 배우자를 얼굴도 못 보고 결혼 당일에야 보
"남녀, 결혼과 사랑에 대한 고민은 변함이 없도다" 내용보기

1930년대의 남녀, 결혼과 사랑에 대한 고민을 다룬 책이다. 85년 전쯤, 그러니까 100년보다는 좀 못 미치는 과거 시대의 남녀에게는 어떤 고민이 많았을까? 당시 신문에 실린 고민 상담 글을 모아 근대 연구를 꾸준히 해 나가는 필자가 코멘트를 달아 원고를 썼다.

 

근대는 신여성이 등장하고 결혼의 풍속도 변화하는 시기. 부모가 정해준 배우자를 얼굴도 못 보고 결혼 당일에야 보면서 결혼하는 풍속이 차차 사라지고 자신이 원하는 이성과 결혼을 하게 되는 시기였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결혼 풍속대로 결혼해 조혼을 하게 되거나 원치 않는 결혼을 한 많은 어린 목숨들이 자결하는 비극도 벌어졌다.

 

남자들은 연애의 재미만 추구하다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를 무책임하게 나 몰라라 하고 본처에게 돌아가거나 어머니가 정해 준 여자와 결혼해 버리기도 한다. 그 흔한 오빠 못 믿어? 전략으로 여자를 속여서 자신의 소유욕과 정복욕을 채우고는 역시 언제 그랬냐는 듯 얼굴에 철판을 까는 것도 똑같다.

 

결혼 풍속의 변화에 따른 것만 빼면 사실 놀랍게도 현대의 모습과 닮아 있다. 85년 전이라고 해서 엄청나게 다를 것도 없는 게 그만큼 결혼, 연애에 대해서 여성은 약자의 입장에 놓여 있고 변화는 요원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2014년에도 여전히 남자의 외도는 한 때의 바람이라고 치부되는 경향이 깔려 있으나 여성의 외도는 상대적으로 훨씬 무겁게 다루지 않는가. 남편의 집안은 시댁이라고 부르면서 아내의 집안은 처가라고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 남편의 형제자매에 대해서는 아주버님, 도련님, 아가씨이고 아내의 형제자매에 대해서는 처남, 처제, 처형인 것도 그러하다.

 

그러고 보니 100년 전에 태어났다면 평생 함께 살아야 할 짝을 결혼식 날에야 얼굴을 보았을 것 아닌가. 마치 도박판에서 마지막 패를 확인하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쓸모없는 버릴 패라는 걸 확인하면 판을 확 엎어버리고 싶을 것이고, 전세를 역전할 만큼 대단한 패가 내 손안에 있다면 표정관리 하기 힘들만큼 헤죽헤죽 웃음이 귀에 걸릴 것이고.

 

앞으로 100년 후 남녀는 사랑과 결혼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게 될까? 남편의 바람은 스쳐가는 바람과도 같은 것이요, 아내의 바람은 더럽고 부정한 것이라고 이율배반적인 잣대를 댈까? 설마 그 때도 명절에 왜 항상 시가(댁)에 먼저 가서 일을 해야 하느냐로 다툼이 있을까? 둘 다 맞벌이를 하는데 왜 집안일과 육아는 여자에게 책임을 지게 하냐고 하소연하고 있을까? 에이 설마, 그러지는 않겠지? 하지만 어쩐지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 찜찜함을 어찌할 수 없구나.

b****l 2014.10.0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경성 고민 상담소 - 어찌하오리까
"경성 고민 상담소 - 어찌하오리까" 내용보기
알고 보면 나 역시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불쌍한 인생을 살고 있고, 공적 영역에서 보이는 모습은 내 삶의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5쪽) 알고보면 누구에게나 말 못할 고민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미아리 눈물고개~ 한소절이 생각났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애달픈 마음, 그 누가 아리오~   저자는 그당시 사람들의 사적인 고민을 찾아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193
"경성 고민 상담소 - 어찌하오리까" 내용보기

알고 보면 나 역시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불쌍한 인생을 살고 있고, 공적 영역에서 보이는 모습은 내 삶의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5쪽) 알고보면 누구에게나 말 못할 고민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미아리 눈물고개~ 한소절이 생각났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애달픈 마음, 그 누가 아리오~

 

저자는 그당시 사람들의 사적인 고민을 찾아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1931년 9월 18일부터 독자가 자신의 고민을 편지에 적어 신문사에 보내면 상담해주는 내용을 찾을 수 있었다. 고민이 해결되면 좋겠지만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하는 정도였다. 사연을 읽다보면 '조혼'으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들이 심각하였다. 유교 사상도 아닌, 대를 이어 보고자 15세 미만의 아이들을 강제로 혼인 시킨 것이였다. 그 당시에는 수명이 30-40이였으므로 오래살아야 40이였다. 오래 사신분들도 많지만 가뭄에 드문드문 나는 콩과 비슷했다.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억지로 사는 것이 고역이였을 터이다. 그러다가 아이가 생기고 맘 떠난 남편은 집 나가서 돌아오지도 않는다. 어떤 남편은 부인을 구박하고 나가라고 윽박지른다. 폭행도 서슴치 않는다. 전문가의 조언은 때론 화가나기도 했지만 그때의 생활상을 생각해보면 방법이 없다. 무식해서 함께 살기 싫다는 둥, 사랑하는 여인이 따로 있다는 둥,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시름시름 앓았을지, 한숨만 나온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법적인 부인, 사랑하는 여인에 남편은 하나요. 누군가는 상처받고 평생을 힘들게 살아야 했을지 모른다.

 

축첩이 제도적으로 인정되었고, 지식인들조차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중혼을 일삼았던 시대에 기혼 남성의 외도는 이처럼 아무런 죄의식 없이 자행되었다. (107쪽) 지금의 결혼제도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부인과 애인사이에서 어찌할바를 몰라 속이 탄다고 하였소~ 애까지 있는 본부인은 속이 더 바짝 타들어 갔다. 남자는 자유연애고 첩이도 다 되고 여자는 안된다니, 확 짜증이 밀려온다. 지금도 여자에게 더 제한적인 시대이다.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차별'이 아닌 '구분'이 되었으면 좋겠다. 애인을 잊지 못하는 부인에게는 전문가는 '단연코 청산하시오'라며 따끔하게 충고한다. 삶의 고달픔은 사람들을 벼랑끝으로 밀었고 자살하거나 살해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1930년대 구문화와 신문화의 충돌로 인해 사람들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동안 살아온 생활방식을 한 순간에 바꿀 수 없었다. 그로인해 사람들의 삶은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관계하고 나니 재미가 적어> 라는 주제의 이야기도 있다. 당시 남성들은 여성이 동성애를 경험한 것은 문제 삼지 않았지만, 다른 남성을 경험한 것은 용서하지 않았다. (257쪽) 아이러니한 일이였다.

 

80여 년전 과거의 이야기로 조금씩 달라졌어도 근본적인 문제는 비슷할꺼라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말못할 '고민'에 힘들어하고 딱히 털어 놓을때도 없다. 책속에서 나오는 문제들은 그나마 걸러진 그때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깊이 들어가면 그 참상은 입밖으로 꺼내기 힘들 것이다.

 

 

<민음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y******0 2014.07.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