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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성당 이야기』는, 범죄 스릴러를 표방하면서도 중세에서 현대로까지 이어지는 체코의 역사적 격변기를 복잡함과 웅장함으로 표현했다. 이 작품이 우르반의 대표작이면서 체코 고딕 문학의 역작으로 꼽히는 이유는 이러한 격변을 겪었던 체코인들의 정서와 심리를 포착하는 '체코다움'에 있다 한다. 번역자가 느꼈던 기묘하면서도 정중한 방식으로 잔인함을 내지르는 이 소설은, 건조한 문체로 묘사하는 게 특징이다. 본문 중간중간에 삽입된 그림은 본문에 표현된 내용을 상당히 선정적으로 표현했다. 복잡한 고딕 성당의 역사만큼이나 인물 구성도 또한 복잡하다. K가 항상 잘못된 상태와 사랑에 빠지고 그조차 자신의 이름이 너무 부끄러워서 먼저 다가가 본 적이 없었지만, 로제타만은 K의 이름을 듣고도 우스꽝스럽게 생각하지 않은 최초의 여인이었다. K의 스승인 네트르셰스크의 아내 루치에 역시 K의 욕망을 용인해준 또 하나의 여성이다. 그러나 로제타와 루치에 모두 함부로 취할 수 없는 경계의 성역이니, 이는 고딕 성당과 체코인의 관계를 암시하는 부수적 산물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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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사이코메트리를 방불케 하는 K는, 유년시절부터 체코 프라하의 중세 역사에 관심이 많고, 고딕 성당에 애착이 많아, 옛 건물에 손을 뻗으면 그 시대의 사건들을 볼 수 있는 기이한 능력을 가진 능력자이다. K는 자신의 불행의 역사를, 이름이 지어진 그날부터 존재한다고 믿는 소극적인 남자며, 그의 이름은 학교를 다니면서 비웃음의 시작이었고, 아이들 사이에 친밀한 관계도 제거됐으며, 성인이 되어서까지 공식적인 조롱거리가 되어, 그의 삶을 막아서는데 앞장섰다. 자신의 이름을 K로 불리기를 원하는 소심한 경찰인 그의 본명은, 다름 아닌 <크베토슬라프 슈바흐>이다. 불리기를 꺼려했던 그 이름은 번역가에 의해 밝혀진 각주에 의해 85페이지에 가서야 등장하고, 124페이지 본문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언급된다. 그도 그럴 것이 슈바흐는 독일어에서 유래된 성으로 '약하다', 크베토슬라프는 '슬라브 민족의 꽃', 둘을 조합하면 '슬라브 민족의 나약한 꽃'이 되므로 남성적이지도 않은 데다가 의미 자체도 상당히 부정적인 것이 된다. 그의 이력은, 대학 역사학과 중퇴, 경찰 직무에서 파면, 달리 내세울 기술은 프라하의 모든 폐허를 속속들이 안다는 것 정도이다.
프라하 중심가인 신시가지의 임시 폐쇄된 성 아폴리나리 성당에서 귀가 찢어질 듯한 종소리가 울린다. 종루에 매달린 것은 기절한 남자의 다리였고 밧줄이 다리를 뚫고 들어간 상태에서 종이 울렸다. 신시가지에서 벌어진 살인 미수에 그친 이 사건은, 11월에 조각상 머리 위에 얹힌 신선한 머위꽃과 함께 나타난 수수께끼였다. 이후로도 신시가지에서는 잔인한 살인 사건이 끊임없이 벌어진다. 살해된 사람의 다리가 의회 센터의 깃대 꼭대기에 매달리고, 실종된 십 대 소년 둘은 신성한 성당의 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성난 메시지를 낙서했다는 이유로 입 속에 알루미늄 깡통이 들어갔고, 배 안에는 스케이트보드를 집어넣었으며 벌거벗겨진 몸은 스프레이 페인트로 뒤덮여 있었고 종국엔 성 슈테판 성당 뾰족탑 꼭대기에서 왕관만을 뽑아내 매달았다. 살해된 시신들은 모두 프라하의 건축가들이었고 그들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신성모독이라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다. 살인자의 메시지는, 하느님의 집을 더럽힌 신성모독자들에 대한 심판이자 잠재적 신성모독자들을 향한 경고였던 것이다. 살인 사건들은 미학적인 구경거리로 기획되었으며 모두 신시가지의 성당 안이나 그 근처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 중심엔 체코의 중세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일곱 개의 성당이 있었다.
업무상 근무 태만으로 정직 당했던 K는, 아폴리나리 성당 사건을 목격하면서 복직을 하게 되고, 귀족 출신인 '마티아슈 그뮌드'와 기이한 난쟁이 '라이몬드 프룬슬릭'과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여자 경관 '로제타 벨스카'와 함께 팀을 이룬다. 자본주의에 함몰된 프라하를 과거의 중세 도시로 재건하려는 그뮌드에게 있어 K의 능력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고, K를 이용한 그뮌드의 계획은 종착지를 향해 다가선다. K가 폐허에서 건져올린 덩굴을 집에 들이자 사악한 '악마의 풀'로 해석한 집주인은 그를 내쫓고, 오갈데가 없던 그는 으시시한 미궁 같은 그뮌드의 거처에 함께 머물게 된다. 어딘가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뮌드는, <7성당>에 대한 계획에 집착한 나머지 중세 건축만을 생각하고, 이후 모든 시대의 예술을 전부 무시한다. 그뮌드가 얘기한 '7성당'은, 카를로프, 성 슈테판, 아폴리나리, 에마우제, 나 슬루피의 성수태고지, 성 카테리나, 그리고 마지막 일곱번째 성당은 어디인가? 존재하지 않는 '성체 성혈 대성당'과 로제타의 비밀은 어떤 연관성을 갖는가? K를 가장 슬프게 한 것은 건물들의 삶, 과거를 경멸하는 체코인들이 뽑아내고 절단해버린 도시의 눈과 귀와 혀들이었다. 사방에서 건물들이 살해당했지만 아무도 복수하지 않았고 아무도 벌을 받지 않았다. 프라하가 처음 건설된 8세기부터 근대까지 서민들의 일상생활 속에 함께 했던 오래된 가게들이 현대화의 이름으로 사라졌다. 그의 유일한 소원은 이곳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었다. 이 도시와 이 안에 있는 자신의 집이 자기 민족의 손에 의해 파괴되는 운명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것이 유일한 기도였다. 그렇다면 K의 소원과 그뮌드의 계획이 뜻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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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 밀로시 우르반은 ‘체코가 낳은 움베르토 에코’라고 평가 받는다. 특히 이번 <일곱 성당 이야기>는 14세기 중세 시대를 재건하려는 음모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라 중세 수도원을 배경으로 하는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진자>를 연상시킨다는 평도 받았다. 실제 현지에서는 이 작품에 대해 “움베르토 에코에게 보내는 체코식 답변!”이라는 찬사를 보냈다고 하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게다가 1990년대 당시의 복잡한 사회적, 역사적 격변을 겪었던 체코 사람들의 정서와 심리를 정확하게 포착해내어 그를 체코 문학을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현학적이고 지적인 추리 소설로 독자들을 매혹시키는 에코에 비견된다는 것만으로 밀로시 우르반에 관심을 가질 이유는 충분했다. 게다가 중세 고딕 미스터리라니, 흔치 않은 장르라 더욱 궁금했던 작품이다. 체코 프라하 중심가에 있는 중세 성당에서 거대한 종의 추에 매달린 사람이 발견된다. 살아 있는 사람의 발목에 구멍을 뚫고 밧줄로 꿰어 매달아 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 살해된 사람의 다리가 고급 호텔의 깃대에 꽂힌 채 발견되고, 스케이트보드 반쪽이 복부에 박힌 10대 소년의 시신도 발견된다. 엽기적이며 잔혹한 사건들을 목격한 것은 주인공 K이다. 그의 원래 이름은 크베토슬라프 슈바흐로 ‘슬라브 민족의 나약한 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름 때문에 조롱거리가 되기 일쑤였던 소심한 주인공은 스스로를 K라 지칭하며 주변인들에게도 그렇게 불러달라 말하는 인물이다. 그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다 중퇴했고, 이후 경찰이 되지만 경호를 맡았던 인물의 죽음으로 책임을 물어 경찰에서 쫓겨난 신세이다. 그는 살인 사건 목격 이후로 경찰 서장을 통해 귀족 출신 그뮌드와 조력자 3명을 만나게 된다. 그뮌드는 현대의 프라하 건축물을 중세 고딕 양식으로 되돌리고, 14세기의 법과 정의, 종교적 순수와 엄숙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꾸미고 있는 인물이다. K는 그들과 함께 이어지는 기묘한 사건에 휩쓸리며 이 모든 일의 중심에 체코의 중세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일곱 성당이 있음을 알게 된다. 여섯 개의 성당은 실제 존재하지만 나머지 하나 ‘7성당’은 대체 어디인지 알 수 없다. 그 동안 살해되거나 협박 편지를 받은 이들은 모두 건축가이거나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한 이들로 밝혀진다.
당연히 독자 여러분은 이 모든 것이 무슨 뜻인지 묻고 싶을 것이다. 나는 즉각 대답해 줄 수도 없고 직접적으로 대답해 줄 방법은 더더욱 없다. 말할 필요도 없이 여러분은 내가 어떤 부분을 일부러 설명하지 않고 넘어갔다고 의심할 것이다. 그 의심이 맞을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는. 그러나 계속해서 사건을 여러분의 추측에만 맡기는 것은 내가 진실을 찾아 헤맸듯이 여러분도 진실을 찾아 헤매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내가 느꼈던 것과 똑같은 불확실성, 똑같은 불안감, 똑같은 두려움을 여러분도 느끼기를 원한다. 그런 것 없이 여러분은 절대로 나와 같은 사실들을 알게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정말로 진실을 찾는다면 이 단어의 미로 사이에서 내 뒤에 바짝 붙어 있는 편이 좋을 것이다.
사실 살인 사건의 수사는 독자 입장에서 견딜 수 없이 느리게 진행된다. 그뮌드가 왜 K와 함께 일을 하려고 하는지는 중반이 지날 때까지 전혀 짐작할 수 없다. 가끔씩 특정한 환각 증상에 빠지게 되는 K 또한 그가 옛 건축물에 손을 대면 그 건물에 얽힌 과거의 사건을 보는 능력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기 까지 꽤 많은 페이지가 할애된다. 끔찍한 살인 사건들은 매우 점잖은 문체와 세련된 문장으로 건조하게 묘사된다. 하지만 너무도 상세하고, 아름답게 묘사된 건축물의 외관과 정제된 문장으로 다듬어진 인물들의 감정 표현은 페이지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책을 읽는 시간은 사건의 느린 속도만큼이나 더디게 흘러 간다. 500페이지가 조금 안 되는 분량인데, 다 읽기까지 일주일 여의 시간이 걸렸으니 얼마나 천천히 읽혔는지 짐작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단어들을 꼭꼭 삼켜가면서 읽어야만 할 것 같은 문장들은 매혹적이어서 자꾸만 책장에 손이 가는 독특한 작품이다. K는 사건의 배후에 프라하의 찬란했던 과거 ‘황금시대’를 재건하려는 어두운 세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중심에 중세 체코의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일곱 개의 성당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카를로프, 성 슈테판, 아폴리나리, 에마우제, 나 슬루피의 성수태고지, 성 카테리나, 그리고 마지막 일곱 번째 성당은 어디인가? 그는 존재를 알 수 없는 그 일곱 번째 성당의 비밀을 찾아 나선다. 도덕적, 종교적으로 타락한 현대의 프라하 건축물들을 중세의 고딕 양식으로 완벽 복원하겠다는 환상에 사로잡힌 그뮌드는 다시 한 번 과거가 현재가 되도록 만들려는 인물이다. 그의 맹목적 복원 의지는 단순히 건축 양식에서 그치지 않고, 14세기 당시의 급진적인 법과 정의, 결점 없는 종교적 순수함과 엄숙함을 프라하 전체에 입히려는 엄청난 계획이다. 현대 프라하의 모든 상업적인 요소들과 정신의 결여를 일순간 붕괴시키려는 것은 물론이고 말이다.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손에는 손으로, 발에는 발로, 화형에는 화형으로, 멍에는 멍으로, 상처에는 상처로 갚으라 했네. 모세가 하느님과 맺은 약속을 되돌이킬 때가 되었어. 멍청하고 무능하고 부도덕한 건축가와 관료주의자들이 몇 명 죽는 편이 모두가 파멸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 손에 고삐 대신 운전대를 잡을 야만인들 때문에 우리가 죽어야 하나?
14세기 카렐 4세가 세운 프라하 신시가지의 미학적, 종교적 이상에 빠져 있던 K가 관심 있었던 건 과거에 존재하는 것 그 자체였다. 지금 이곳의 과거, 오래 전에 사라진 시대의 그 순간 말이다. 그뮌드가 복원하려는 과거 자체가 아니라, 과거의 한 순간이다. 하지만 그 또한 비틀려 버린 과거와 더 아름다울 수도 있었을 현재에 대한 안타까움은 가지고 있다. <눈먼 지도자들이 이끄는 눈먼 나라다. 우리가 길을 잃은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눈먼 사람들은 도시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유서 깊은 도시를 부수어 쓰레기통에 처박았다> 라는 문구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말이다. 혼란스럽고 기괴하여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미로와 같은 상황, 이미 지나가 버린 몇 백 년 전의 플래시 백은 독자들이 K의 능력을 깨닫게 되기 전까지는 모호하고 답답할 정도이다. 하지만 조금만 인내를 가진다면 지금도 중세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유럽의 도시 프라하에 실존하는 여섯 개의 대표적인 성당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 그에 대한 섬세한 묘사 만으로도 자신도 모르게 극 속으로 푹 빠져들게 될 것이다. 게다가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적인, 다소 의외인 결말은 매우 놀랍다. 이건 뭐지? 싶어서 후반 몇 페이지를 다시 돌아가서 읽어야 했을 정도로 당황스러운 결말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색다른 중세 고딕 미스터리를 만나고 싶다면, 꼭 이 작품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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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체코의 프라하를 소개하는 책을 읽은 적 있다. 책 속의 프라하는 ‘건축박물관’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옛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중세시대를 경험할 수 있는 도시였다. 이뿐 아니라 거리마다, 건물마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구석구석 숨겨진 도시이기도 했다.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거리를 한가롭게 걷다보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을 것만 같은 위험한 도시가 바로 프라하였다. 그래서 프라하의 실존하는 여섯 개의 성당을 배경으로 그 안에 감춰진 비밀과 음모에 가까이 다가가는 과정을 그렸다는 『일곱 성당 이야기(2014.06.20. 열린책들)』의 소개 글은 이 책을 읽지 않고선 견디지 못하게 만들었다.
슬라브 민족의 나약한 꽃(P.85)이란 의미를 지닌 ‘크베토슬라프 슈바흐’라는 이름이 창피해서 스스로를 'K'라고 불리길 원하는 『일곱 성당 이야기』의 주인공은 중세에 대한 깊은 관심을 지닌 자로써 시간 날 때마다 쌍안경을 들고 프라하의 거리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오래된 성당을 구경 다니는 것이 유일한 취미다. K는 오래된 건물과 마주할 때면 실제와 같은 생생한 환각을 보는데 그는 이상한 경험이라고만 생각했을 뿐 자신이 타인과 다른 남다른 능력을 지녔다고는 인지하지 못한다.
소설의 이야기는 대학을 중퇴하고 경찰이 되었지만 근무 태만으로 파면된 주인공 K가 임시 폐쇄된 성당에서 미사 종에 거꾸로 매달린 남자를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는 경찰서장의 소개로 신시가지의 오래된 성당과 카롤링거 왕조의 남아 있는 건물들에 관심이 있어서 재건축에 후원을 하고 싶다(P.115)는 귀족 혈통의 ‘마티아슈 그뮌드’에게 고용된다. 수수께끼의 인물 그뮌드와 프룬슬릭은 20세기의 프라하를 14세기의 중세시대 모습으로 부흥시키려는 야심을 가진 자들로 K는 그들과 함께 하면서 의문스러운 사건들과 마주치게 된다.
남과 다른 특별한 능력을 지녔지만 어딘지 어설프고 모자란 인상을 주는 주인공이 중세시대의 모습을 간직한 프라하를 배경으로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를 거부하며 중세시대를 신봉하고 그 시대의 부흥을 꽤하는 사람들에 맞선다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읽고 나니 소개 글에서 눈에 띄던 『일곱 성당 이야기』의 저자 ‘밀로시 우르반’을 체코의 ‘움베르토 에코’라고 지칭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서 찾아보았더니 우리나라에 소개된 작품은 『일곱 성당 이야기』가 유일했다. ‘밀로시 우르반’을 소개하는 글에서 그의 작품을 제목으로만 접했는데 그것만으로도 궁금해서 읽고 싶은 마음이 하늘에 닿을 지경이다. 꼭 그의 다른 작품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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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 느닷없이 들리는 종소리에 근처에 있던 슈바흐는 뛰어가고, 그곳의 종루에 도착한 그는 유령처럼 매달려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하게 된다. 종을 쳐대며 추같은 역할로 다리가 밧줄에 묶여 있던 그는 다리를 뚫고 들어가 있는 밧줄에 단단히 묶여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끔찍했던 성 아폴리나리 성당에서의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관으로 활동했던 슈바흐였지만 자신이 보호해야 할 사람 펜델마노바 부인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채, 자살을 막지 못한 슈바흐는 결국 경찰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하지만 서장 올레야르주는 다시 그를 불러 오게 되는데, 물론 경찰관으로의 복귀는 아니었고, 도시의 성들을 구경하며 다니겠다는 그뮌드와 프룬슬릭을 가이드하는 일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뮌드가 특별히 그를 지명해서 불러 올린 것이라 슈바흐는 조금 의아하지만 스스로도 중세의 역사를 좋아하고 관심 있어하는 상황이었기에 그뮌드와 함께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성을 비롯하여 둘러보게 된다.
슈바흐, 이름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그는 이름때문에 늘 친구들 사이에 놀림감이 되기도 했는데, 중세의 역사에 관심이 많았음에도 그와 관련된 직업이 아닌 경찰관이 된 것은 그럴만한 계기가 생겨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중세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한 적이 없는 그는 성의 돌벽을 만지면 과거의 그들의 세계 속으로 돌아가게되는 환상을 만나게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뮌드는 7성당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해주면서 슈바흐를 데려가는 일을 절대 빠뜨리지 않는다. 그뮌드는 중세의 성 건축물들이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해가는 모습들에 아쉬움을 크게 가지는 사람이다.
성수태고지 성당 혹은 잔디 위의 성모라 불리기도 하는 성당, 전설에 따르면 교회가 지어지기 전 이교도의 시대에 기둥은 희생 제물을 바치는 장소로 동물과 인간 제물의 피로 붉은색이었다고 한다. 기둥 옆에 돌 표면에 이마를 대어보는 슈바흐에게 과거의 환상이 다시 보이고...
또다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건축가로 도시 계획과에서 몇 년간 일을 하고 있던 레호르주가 살해를 당했다. 그 역시 앞서의 사람들처럼 자갈돌 협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고, 살인범을 찾아나서기 위해 애쓰는데... 그리고 성 슈테판 성당에서 살해된 실종 소년 두 명의 시신을 발견하게도 되는데... 슈바흐는 성 슈테판과 성 아폴리나리 성당이 7성당에 들며, 성 카테리나 성당도 아닐까 의심을 해보게 된다. 그렇게 7성당의 수수께끼를 찾아나서는 슈바흐. 다시 바르나바슈의 경호를 맡게되는 슈바흐지만 또다시 경호한 사람을 제대로 경호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일곱개의 성당 그 이야기를 살인사건 속에서 얽혀 만나게 되는 이 책은 출간당시 체코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체코의 작가가 쓴 책을 읽기는 처음으로 그 역사적 사회적 사건의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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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금까지도 중세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유럽의 도시 프라하에 실존하는 여섯 개의 대표적인 성당을 배경으로 한 고딕 스릴러 작품으로 그려진다.
기이한 능력을 가진 비범한 인물인데 우연히 프라하의 어느 고딕 성당 종루에 살아 있는 사람의 발목이 밧줄에 꿰여 소름끼치는 종소리를 내고 있던 엽기적인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이때부터 프라하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들로 인하여 도시에 사는 주민들은 공포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이 사건들의 중심에는 늘 주인공 K가 있다. 14세기 카렐 4세가 세운 프라하 신시가지의 미학적, 종교적 이상에 빠져 있던 K는 도덕적 종교적으로 타락한 현대의 프라하 건축물들을 중세의 고딕 양식으로 완벽 복원하겠다는 환상에 사로잡힌 그뮌드와 만나게 된다. K의 능력을 이용해 그뮌드는 자신의 은밀한 계획에 조금씩 가까워진다.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던 K는 일련의 기묘한 사건들에 이리저리 휩쓸리며 이 모든 일의 종착점 수수께끼의 장소 [7성당]에 얽힌 비밀들을 조금씩 풀어나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이 소설은 주인공 K가 휘말리는 혼란스러운 사건들로부터 느끼는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현대화와 자본주의의 강력한 물결에 휩쓸리던 체코와 체코인들의 정체성과조급한 마음을 심도있게 반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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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가 낳은 '움베르토 에코'란 평가를 받는 밀로시 우르반의 고딕소설 '일곱 성당 이야기' 중세와 현재를 오가며 체코 프라하의 대표적인 성당들을 중심으로 한 역사를 만날 수 있는 흥미진진한 책이다.
주인공 나란 인물은 자신의 출생부터 불행하다고 털어 놓는다. '크베토슬라프 슈바흐'란 자신의 이름을 극도로 싫어해서 오히려 이니셜 'K'로 불리우길 원한다. 자식을 원하지 않았던 부모님은 슈바흐로 인해 결혼을 하고 함께 살지만 결국 아버지는 가족을 두고 떠나 버린다. 이름으로 인한 콤플렉스에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그를 인정해주는 선생님을 만났지만 그 마저도 마흔 살이나 차이나는 어린 여성을 만나 떠나버린다. 대학에 진학하고서도 외톨이로 지낸 슈바흐는 그를 알아주는 신부를 만나 겨우 아버지와의 화해를 시도하던 때 강도에 의해 신부가 죽음을 맞게 되자 그는 절망하게 된다.
어느 날 우연히 두 번이나 같은 여자와 마주친다. 무너져 가는 콘크리트 조각상을 보면서 알 수 없는 말을 쏟아내는 여자... 그녀가 사라지고 난데없이 들려오는 성당 종탑에서 울리는 종소리.. 슈바흐는 경찰에 연락을 하고 종탑으로 달려가 보니 한 남자가 다리에 밧줄이 뚫고 지나간 형태로 거꾸려 매달려 종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슈바흐는 경찰관이었다. 시청에서 오랜 시간 근무했던 여인을 보호하기 위해 그녀의 집에 상주하고 근무했지만 그녀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그는 경찰관의 옷을 벗게 된다.
슈바흐는 경찰 서장으로부터 두 명의 남자를 소개 받고 경찰관으로 복직되지 않은 상태로 그들과 동행하는 특수 임무를 맡게 된다. 더불어 그는 매력적인 여자경찰관 로제타를 소개받는데 그녀는 슈바흐가 가진 콤플렉스를 유머스럽게 보여주며 그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새로운 의문의 사건이 또 발생하고 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슈바흐는 자갈돌 협박을 당하기도 한다. 이 사건들이 종탑 사건과 자살한 여성과도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는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간다. 더불어 한 장의 사진이 사라진 소년들과 깊은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는데...
꿈처럼, 환각처럼, 진실을 형상으로 볼 수 있는 남다른 능력을 가진 슈바흐와 또 다른 인물도 흥미롭지만 개인적으로 내년에 너무나 여행하고 싶어 계획을 잡고 있는 체코 프라하의 성당들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무척이나 흥미롭게 느껴지는 면이 많았다. 다만 체코의 역사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읽었다면 더 재밌게 다가 올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생각지도 못한 진실이 들어나는 장면에서는 슈바흐와 같이 나 역시 멍해짐을 느꼈을 정도로 예상 밖이다.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을 통해 역사 속 진실의 문을 찾아가는 이야기 재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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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국제 도서전을 간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항상 함께 다녔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바빠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어 함께 다니기 힘들다. 이번에도 나는 평일에 다녀왔고 아이들은 일요일에 다녀왔다. 이번 국제 도서전에 이 책의 저자인 '밀로시 우르반'을 만날수 있다는 소식에 가려 했지만 다른 일정 때문에 가지 못했다. 그 아쉬움을 알아서일까. 작은 아이는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의 작가 '아사이 료'와의 만남을 가진 후 우연히 밀로시 우르반을 보았다고 한다. 물론 아이는 작가를 알지 못했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누구냐고 물었나보다. 그랬더니 엄마가 만나고 싶었던 작가라는 것을 알고 사진을 찍어왔다며 자랑을 한다. 그 덕에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아이를 통해 사진으로나마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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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꼭 읽고 싶었다.<일곱 성당 이야기>는 사회적, 역사적 격변을 겼었던 체코 사람들의 정서와 심리를 담은 것이라 한다.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고 스페인어, 독일어, 러시아어, 네델란드어, 헝가리어 등 1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체코가 낳은 움베르토 에코>, <체코 문학의 흑기사> 라는 찬사를 받은 작가의 작품을 드디어 만나게 된 것이다. 누구나 환상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체코가 그런 곳이다. 언젠가 꼭 갈 나라이고 정말 가고 싶은 나라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 나에게는 만나야할 이유가 충분하다.
전체적인 이야기를 하기전 아쉬움을 말하자면 체코를 좋아하고 가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지 그 나라에 대한 역사적 배경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이 책을 읽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 그 어려움은 책의 재미를 찾아가는데 어려움도 따른다. 단지 재미있다, 없다의 차원이 아니라 역사적 배경이나 그들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이해한다면 이야기속에서 의미하는 것들을 좀더 쉽게 찾을수 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좇아가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사건마다 만나는 이야기들의 숨은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해 문제를 해결하듯 읽어야했던 것이다. 그래도 그것이 힘겨운 문제가 아니라 해결하거 싶은문제라는 생각에 즐거움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이렇게 익숙하지 않은 문화와 역사를 만나면서 또다른 재미를 찾아가는 것이 책읽기의 묘미가 아닐까한다.
어렸을때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이름 때문에 놀림을 당하는 주인공은 자신을 'K' 라고 말한다. 약골과 실패자에게 어울릴 듯한 이름을 수백번이나 바꾸고 싶었지만 그럴수 없었다.
가장 나쁜 건 이 이름을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태어날 때 이름이 붙여지면 그게 끝이죠. 평생 그 이름을 달고 살아야 하니까요. - 본문 220쪽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였지만 졸업을 하지 못하고 징집영장이 나오는 것이 두려워 경찰을 선택한 K. 자신이 어떤 일을 할수 있는지 가능성을 탐색해보고 싶었던 그는 의문의 사건으로 인해 경찰을 그만두게 된다. 신변보호를 부탁했던 펜텔마노바 부인이 자신과 함께 있을때 자살을 한 것이다. 이 일의 책임을 지고 경찰직에서 물러난 K.
이야기는 경찰을 그만둔 K가 우연히 한 사건에 연루되며 시작한다. 우연히 성당에 들어갔다 듣게 된 종소리. 그 종소리는 한 남자가 종추에 한 다리가 밧줄로 묶여 매달려 있어 난 소리였다. 더 끔찍한 것은 발목에 밧줄이 묶인 것이 아니라 남자의 다리를 뜷고 들어간 것이다. 누가 이런 끔찍한 일을 벌인 것일까.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사람의 다리가 국기처럼 호텔 깃대에 꽂혀있고 스케이트보드가 소년의 복부에 꽂혀 있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건들과 마주하며 K는 자신도 몰랐던 능력을 발견한다. 이런 심각한 이야기를 보면서 한 개그프로그램의 한 코너에 나오는 닥터K가 생각났다. 자신이 만지는 물건을 통해 그 당시 일들이 보이는 것이다. 이름이 같은 그들의 능력도 비슷하니 심각한 상황에서 웃음을 주는 닥터 K가 생각난 것이다.
빠르게 읽혀지지는 않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읽게 만드는 책이다. 또한 생각하지못한 반전으로 인해 우리들을 책에서 눈을 뗄수 없게 만든다. 전체적은 분위기가 밝지는 않지만 어두운 느낌속에서 만나는 색다른 이야기라 흥미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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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가 낳은 움베르토 에코>라는 찬사를 받으며 체코 문학에
그의 유일한 취미이자 즐거움은 20세기의 문명을 벗어나 프라하 시가지에 있는 성당 주변, 즉 중세로의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더불어 그에겐 특수한 능력이 있는데, 과거의 건축물에 손을 대면 역사적인 환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길을 걷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종소리에 이끌려 성당 종탑으로 달려가게 된다. 그곳엔 한 남자가 다리를 밧줄에 관통당한 채 거꾸로 매달려 종을 치고 있었다. 이 엽기적인 사건에 'K'는 경찰에 연락을 하게 되는데, 그 역시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엔 경찰관이였다. 남편이 공산당원이였던 미망인의 신변을 보호하는 일을 맞았는데 그녀가 의문의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자 그 책임을 물어 결국 경찰관의 옷을 벗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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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성당을 보면 참 멋진 건물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왠지 일반적인 건물과는 다른 모습을 가진 성당에는 알게 모르게 내 마음을 압도하는 힘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종교의 힘인 듯도 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건물이 내뿜는 마력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성당과 관련된 제목의 작품이라 처음에는 종교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다. <일곱 성당 이야기>는 일종의 고딕 스릴러물이다. 또한 건물에 손을 대면 과거의 사건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K라고 불리는 인물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보면 어느 정도 판타지적인 요소도 가미되어 있다. 이 부분을 특이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왜 사람이 아니라 건물을 읽는다는 설정을 했을까라는 점이었다. 작가의 생각이 어느 정도 이런 설정에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사람은 언제나 변한다. 철저하게 급진적인 사람도 어느 순간 보수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인물로 변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한다. 또한 사람은 보는 모습과는 다르다. 중세 도시를 현대에 되살리려는 근본주의자 그뮌드도 과연 K에게 보여지는 모습 그대로였을까? 이런 점에서 보면 건물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비록 조금씩 조금씩 세월의 흔적을 남기긴 하지만 옛 모습 그대로이다. 외형과 내면이 다르지 않다. 결국 인간만큼 알기 어려운 존재도 없다는 의미에서 사람 대신 건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내세운 것은 아닐까 책을 읽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읽을수록 묘한 매력으로 다가오며 체코 프라하의 모습과 성당의 모습들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거꾸로 매달린 채 머리로 거대한 종을 치고 있는 남자의 모습, 고급 호텔의 깃대에 꽂아 놓은 시체의 다리, 신체 복부에 스케이트보드 반쪽이 박혀 있는 장면 등 잔인하고 섬뜩한 묘사에 소름이 돋기도 하였다. 말 그대로 중세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소름 끼치는 공포와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고딕 소설이라는 분류에 걸맞은 작품이었다. 또한 베일에 가려진 음모나 범인 추적 등 독자 나름대로 재미를 추구할만한 요소들이 많이 담겨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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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성당 이야기》
이 소설은 출간 당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1990년대 말 체코의 베스트셀러 였다고 한다. 실은 이전에는 체코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었지만 <움베르트 에코에 대한 체코의 답변>이라는 찬사를 받았다기에 또한 고딕 문학을 크게 접할 기회가 없었기에 많은 기대를 안고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을 읽고 난 느낌은 뭐랄까, 고딕 스릴러의 특징이라고도 하는 음산함, 무거움, 기묘함, 잔인함 등이 한꺼번에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영어권의 사건과 속도감, 반전이 특징이 스릴러 소설들을 주로 읽다가 접한 이 소설은 정말 색다른 느낌 이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기대와는 달리 소설을 읽기는 참 어려웠다. 앞서 말한 대로 속도감에 익숙해진 탓, 그들 역사에 대해 잘 몰랐던 탓에 책장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참으로 어려웠던 것이다. 읽다가 내려놓기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대단한 것은 어려웠지만 끝내 손에 놓을 수는 없게 만든 소설이랄까? 소설에서 묘사하는 체코의 건물, 거리, 특히 성당과 과거 역사에 대한 묘사들은 기본 지식이 없는 나에게 굉장한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인터넷을 뒤지며 언급된 성당의 모습을 찾아보기도 하고, 체코의 역사에 대해 공부를 하며 읽어야 했기에(그럼에도 제대로 잘 알지는 못했던) 흐름이 많이 끊기기도 하고, 주인공의 가장 큰 특징인 <건물에 손을 대면 과거를 볼 수 있는 능력> 도 환상을 그대로 묘사하는 바람에 집중을 잘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 K라 불리기 원하는 경찰이며, 등장인물들은 모두 독특하고 기괴하며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만일 영화로 만들어 졌다면 참으로 매력적인 인물일 테지만 귀에 진물이 줄줄 흘러나오는 K의 상사라든지, 키가 작고 등이 굽은 프룬슬릭이나 그와 반대로 거인처럼 생긴 남자 그윈드의 대화나 모습에 대한 묘사 등 또한 흐름을 따라가는데 참으로 어렵게 하는 요인이었다. 특히 소설 초반부 아버지와 주인공이 함께 성에 가는 장면 등은 과연 이 소설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이런 이미지는 책을 다 읽은 후에 <옮긴이의 말>을 읽으며 어느 정도 걷어 낼 수가 있어 참으로 다행이었다. 프라하에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발목 인대에 밧줄을 꿰어 종에 달아놓기도 하고, 다리를 찢어 높은 곳에 달아놓기도 한다. K는 자신이 보호하려던 사람이 살해당하자 결국 경찰을 그만둬야 했지만 좀 전에 언급한 거인 그윈드의 요청으로 이 사건들에 깊숙이 개입하며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자꾸만 살인은 벌어지고 단서는 그 사람들이 살해 당하기전 창문으로 날아든 돌맹이. 그러나 자신도 몰랐던 과거를 알 수 있는 능력을 알게 되고 서서히 진실에 접근하게 된다. 그러나 결말은 생각했던 방향과 달랐다. 아슬아슬하고 섬뜩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다 작가는 결말 부분에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숨겨 놓은 것이다. 소설은 전체적으로 여름에 읽기에 딱 좋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음산하고 엽기적인 고딕풍의 소설을 좋아한다고 해도 이 소설을 참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다만, 만일 나처럼 아무런 지식 없이 이 소설을 읽다보면 중간에 지쳐버릴 지도 모르니 꼭 소설의 맨 뒤에 있는 <옮긴이의 말>을 먼저 읽고 난 뒤 읽기를 권하는 바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체코의 역사와 가톨릭의 역사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만일 내가 그럴 수 있었다면 이렇게 힘들게 읽지는 않았을 거란 아쉬움이 많이 든다. 소설은 추천할 만하다. 내가 이렇게 혹평으로 보이는 언급을 하는 이유는 재미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힘들게 읽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소설 장르의 특성한 자세한 이야기를 쓰지는 않겠지만 앞서 말한 대로만 한다면 아주 즐거운 독서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