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서머셋 몸의 대표작 <달과 6펜스>
이 소설은 유명한 프랑스 화가 폴 고갱의 삶을 모티브로 한 ‘찰스 스트릭랜드’와 그의 기이한 삶의 행적을 서술하는 ‘나’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 된다. 찰스 스트릭랜드는 런던의 증권 중개인으로 안락한 가정과 넉넉한 수입이 있지만 그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집을 떠난다. 예술을 향한 충동에 휩싸여 집을 떠난 그는 가진 것 없이 그림에만 몰두하며 빈곤하고 궁핍한 생활을 이어 나간다. 예술을 향한 순수한 집념 밖에 없는 그에게 인간관계나 인습 등은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운 방해물인 것이다. 냉소적이고 이기적이며 비상식적인 그에게도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곁에서 돌봐주는 더크 스트로브라는 친구가 존재 했다. 그러나 스트릭랜드는 스트로브의 아내 블란치와 눈이 맞아 스트로브를 쫓아내 버렸고, 설상가상 블란치 역시 결국 스트릭랜드에게 버림을 받아 자살을 선택하고 만다. 블란치의 죽음 앞에서도 일말의 동정심을 갖지 않는 스트릭랜드는 타히티로 떠난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타히티 섬에 정착한 그는 그곳에서 아타라는 원주민 소녀를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며 예술가로서의 삶을 이어간다. 타히티에서의 평화로운 생활도 잠시 스트릭랜드는 결국 문둥병에 걸려 죽음을 선고 받게 된다. 죽음의 고통 속에서 스트릭랜드는 자신이 살던 집 벽과 천장에 마지막 혼을 담아 최후의 작품을 남기고 생을 마감한다.
소설을 읽는 내내 <달과 6펜스>라는 단어는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작품 해설에 따르면 ‘달’은 예술가가 지향하는 이상, 비전과 같은 초월적인 것을 의미하고, ‘6펜스’는 이상과 대조되는 현실, 욕망, 물질과 같은 세속적 가치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6펜스라는 억압된 현실을 벗어나 달을 추구하는 찰스의 자유로운 열정과 광기 어린 영혼의 몸짓이 이 소설의 주제라 할까. 그러나 나는 스트릭랜드를 통해 작가가 드러내고자 했던 ‘달’보다 ‘6펜스’에 가까웠던 등장인물들에 더 눈길이 간다. 교양도 없고 우스꽝스러우며 세속적 욕망에 충실한 그들이지만 저마다 나름의 ‘달’을 품으며 현실을 살아내는 모습이 어딘가 더 친숙하게 다가온다. 친구와 연인 모두에게 배신당했지만 그 어느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못하는 스트로브. 사랑에 목숨을 걸만큼 순수했던 블란치. 물질과 명예 등 세속적 가치를 더 중요시하지만 스트릭랜드로 인해 파탄 난 가정을 지키며 홀로 아이들을 키워온 전 부인 에이미. 그리고 이야기꾼 캡틴 니콜스와 티아레 부인. 스트릭랜드의 임종을 지키며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준 아타 까지.... 대단할 것 없고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지만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고 의지하며 꿋꿋히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적잖이 감동을 준다. 누군가의 삶은 누군가의 배경이라고 했던가. 그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스트릭랜드는 살아갈 수 있었고 예술혼을 불태울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저마다 형태는 다를지 모르지만 우리 모두에게도 달과 6펜스는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 대부분은 달과 6펜스 사이 그 어디쯤에 있다. 꼭 이상적인 ‘달’을 좇지 않아도 우리들의 ‘6펜스’가 만들어내는 삶의 모습은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달'은 영혼과 관능의 세계, 다시 말해 이상을 가리키고, '6펜스'는 돈과 물질의 세계, 다시 말해 현실을 가리킨다. 달과 6펜스는 '6펜스의 세계'에 있던 한 남자가 '달의 세계'로 탈출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내가 그러지 못하는 것을 곧잘 해내는 주인공은 매력적이다.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난 이듬해인 1919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출간 직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주저 없이 꿈을 쫓는 스트릭랜드가, 전쟁이라는 현실에 치이고 인간 문명에 염증을 느끼던 젊은이들의 마음 속에 뭔가를 타오르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스트릭랜드는 매력적이지 못했다. 일단 나이 40에 그림을 그린다고 가족 모두를 내팽게쳐버리고 도망간다는 것 자체부터가 어이가 없었고 그러면서도 부인과 아이들에게 일말의 미안함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더욱이 그가 하는 말은 다분히 여성 혐오적이라 읽고 있기 답답했다. "여자들은 사랑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다.", "내게 여자들이란 쾌락을 충족시키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도 "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정상적인 인간"이라고 말하는 스트랙랜드에게 부아가 치밀었다.
작가는 이렇게 '달'에 해당되는 비정상적인 예술 충동에 사로잡힌 광기 어린 예술가를 통해 '6펜스'에 해당되는 세속적 세계 비판하고자 했던 것 같다. 그 예로 화가 스트로브는 '6펜스'에 해당되는 인물의 좋은 예다. 그는 스트릭랜드의 그림을 보고 진정한 예술을 알아보면서도, 자신은 정작 그 예술에 다가가지 못하고 돈이 되는 그림만을 그려 팔았다. 스트릭랜드 부인이나 블란치 등 다른 등장인물들은 스트릭랜드를 비정상적이라 하지만, 스트릭랜드의 입장에선 그들이 비정상적이었다.
예술도 좋고 영혼도 관능도 좋지만, 윤리고 양심이고 다 팔아먹고 예술만을 추구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와닿지 않는다. 나는 벌써 6펜스를 너무나 꽉 쥐고 놓지를 못하나부다. 진정한 예술이 뭔지 궁금증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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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예술이다. 6펜스는 현실이다. 예술은 아름답지만 멀리 있고, 현실은 가깝지만 초라하다. 스트릭랜드는 6펜스를 버리고 달을 향해 떠났다. 단란한 영국 생활을 버리고 프랑스의 무명 화가가 되기까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그를 중심으로 벌어진다. 그의 행동을 현실의 기준으로 바라보면 납득하기 어렵지만, 예술이라는 굴레로 묶었을 때 아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현실을 버리고 예술을 좇은 그의 삶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예술가의 삶이란 세속적인 인간과 표현 방식이 다를 뿐 본질적으로 동일한 '인간'의 생애이다. 세속적이던 예술적이던 인간은 언젠가 죽는 유한한 존재이고, 짧은 인생 안에서 무엇인가 의미를 찾으려고 발버둥친다. 그렇다면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예술가의 삶을 동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들이 현재에 충실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기에, 실존에 집중하고 현재를 극도로 풍요롭게 영위하는 주체가 바로 예술가라고 생각한 것이다. 비록 그들의 외모,경제력과 같은 가변적 요소는 불충분하지만 그 내면의 건강함이 경이로운 매력으로 그들에게 다가온 것이다.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작가는 독자들에게 가르친다기보다 참고할만한 화두를 던져주는 것 같다. '우리는 지금, 예술가인가?'라는 질문을 말이다. 반복되는 일상에도 분명히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 목적들이 연결되어 다다르려는 곳이 과연 충만한 인생을 위한 예술가적인 삶인지, 아니면 단순히 반복되는 시시포스의 삶인지 한 번쯤 고민해 보자. |
처음에는 읽어볼 생각이 없다가 워낙에 유명한 책이고 앞으로도 계속 한 번쯤은 제목을 들어볼 것 같은 소설이라 한 번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폴 고갱의 신화를 각색한 내용이라는데 읽으면서 '예술적 영감'과 '천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이 세상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것은 온전히 스스로 정하는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기가 온전히 살고자 하는 삶을 사는 사람은 많이 없는 것 같다. 대부분은 현실에 안주하고 적당히 타협해버리고 포기하며 사는 것 같다. 나 또한 그렇지않다고 볼 수는 없고.. 찰스 스트릭랜드처럼 누구나 살 수는 없겠지만(그럴 수도 없겠지만), 이 책은 나에게 꿈을 불어넣어준 책이다. 나도 용기만 있다면 나의 동기와 나의 마음이 움직이는 삶을 굳건하고 담대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천재성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악마적 재능과도 같아서 그 사람과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기도 한다. ?"한 인간의 마음안에도 좀스러움과 위엄스러움, 악의와 선의, 증오와 사랑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음을 너무도 잘 안다." p.85 "성실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가식이 있으며, 고결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비열함이 있고, 불량한 사람에게도 얼마나 많은 선량함이 있는지를 몰랐다." p.56 |
스트릭랜드는 증권맨으로 두 자녀와 부인을 두었다. 다소 무뚝뚝해보이는 얼굴과 우람한 덩치의 그는, 작고 귀여운 아이들과 문학을 애호하는 부인과 함께 중산층 가정의 전형으로 보이는 삶을 이어갈 수도 있었다. 어떤 기색도 예고도 없이 홀연히 가장의 역할과 직업을 내던진 그는 기괴하고 이해불가능한 생활에 뛰어든다. 화가가 된 그에게 세속적 기준에 부합하는 상식과 윤리 따윈 없었다. 가족을 버리고, 병든 자신을 극진히 간호해준 화가를 배신하고, 그의 부인을 유혹하고, 타히티 섬으로 떠나 그곳 원주민과 결혼하고, 병에 걸려 죽는다. 이는 6펜스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의 눈으로 본 그의 삶이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 는 갑작스런 내면의 충동이었을지 '그림을 그려야 한다', 는 내적 악의 속삭임 때문이었을지 모르나 그는 그림 이외의 생활은 가치판단의 대상도, 목적도 될 수 없는 사람으로 변모했다. 그에게는 오로지 물감과 붓만 필요했기에 어떠한 형태의 보살핌도, 연인도, 돈도 필요 없었다. 가정이라는 인습의 공동체는 그를 옭아매는 굴레에 불과했고, 그는 동료를 배신한 일도 동료의 부인을 유혹한 적도 없던 사람이었다. 선의를 베풀거나 매혹을 느낀 건 그들의 감정일 뿐 그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겼다. 이 소설은 느닷없이 6펜스의 세계에서 뛰쳐나와 달의 세계로 들어간 한 예술가의 이야기다. 6펜스의 세계를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달의 세계로 간 화가의 모습은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가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사람이라면 해방감 또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작중 화자가 만난 스트릭랜드 주변의 많은 인물은 6펜스의 세계에 안주한 채 달의 세계로 간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비웃는데, 부와 명예를 지고의 가치로 여기는 그들의 말과 행동을 보고 있노라면 저자가 조롱하는 대상을 알 수 있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속물적인 사람들로 가득찬 세태를 꼬집는 풍자소설이기도 하다. 등장 인물들은 어느 세계에 속해 있건 번민과 고뇌가 끊이지 않았다. 세속적 가치에 연연해하는 사람들은 남의 이목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지금 누리고 있는 것을 즐기지 못했으며, 붓을 든 스트릭랜드는 자신이 조절할 수 없는 충동과 갈급으로 괴로워했다. 달은 환상의 세계, 내재된 욕망이나 충동, 이상향을 뜻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달을 품고 살아간다. 현실에 디딘 발을 차마 떼지 못한 채. 안온한 삶을 버리고 미혹하는 세계로 가야만 했던 한 예술가의 삶, 이 이해불가능한 인물의 자취를 추적하는 서머싯 몸의 필치는 유려했다. 소설이나 그림 등 예술작품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 또한 잘 드러나 있는 소설이다. 고갱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로, 서머싯 몸은 고갱의 삶을 소설화하겠다는 열망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작중 스트릭랜드는 실제 고갱의 삶과 닮은 점도 많지만, 그림을 그리게 된 전후 사정부터 차이가 크다. 이는 작품해설을 통해 자세히 알 수 있다. 재미있는 소설인데, 이 책은 작품해설마저도 흥미롭다. |
모두들 한번쯤은 일상에서 탈출해 자신의 꿈을 실현 하길 바란다. 이것은 이 시대뿐만아니라 서머셋몸이 살았던 그 시대에서도 마찬가지 였을듯하다. 달과 6펜스의 주인공 스트릭랜드는 지독할만큼 상상도 못할만큼 인간이라고는 할수 없을 만큼 의 그런 사람이다. 책의 전반부의 스트릭랜드는 독자를 충분히 화나게 할만큼의 강한 인상을 남긴다. 그는 그를 친구의 집을 빼앗고, 그 친구의 아내가 스트릭랜드에게 반해 사리를 분별 못할때에도 그는 가만히 내버려두는 파렴치한 인간이다. 그는 이런 모든것들이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 그냥 그림을 그릴뿐이다. 그냥 그에게는 붓과 그림그릴 캔버스가 필요할 뿐이다. 그렇다고 그 그림을 파는 것도 아니다. 어느누구에게 보여주질 않는다. 이 세상의 모든 사리 사욕으로 찌든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아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라고 해야 맞을것 같다. 그는 단지 그림을 그릴뿐이다. 과연 서머셋몸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주인공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고 한 것일까? 그의 의도는 책의 후반에 명확히 드러난다. 그리고 단 한 구절로 인해 우리의 사고의 전환을 꾀한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꿈을 실현 하기 원한다. 스트릭랜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다른 점은 스트릭랜드는 자신을 평가받기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존재이다. 우리는 얼마나 남에게 평가 받길 원하는가. 무엇을 하든 남에게 자랑하길 원하고, 다른 사람 앞에서 어떤일을 인정 받기 원하고, 그렇게 인정받으면 자신이 뭔가 이룬듯 기뻐하는 그런 단순한 인간들인 것이다. 그러는 도중에 우리의 꿈은 이미 우리의 것이 아닌것이된다. 차라리 그 꿈자체가 우리 자신의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것은 이미 다른사람을 위한 꿈이지 우리가 진실로 원하는 꿈이 아닌것이다. 스트릭랜드는 그 자신의 꿈을 꾸었고, 그 길을 향해서 다른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곧장 나아갔고, 그리고 그는 그의 또다른 아내에게 그가 최후의 걸작을 그리면서 죽어갈때 "내 그림을 태워주시오, 재마저 남지 않을때까지......" 라고 부탁한다. 이 부분은 과연 충격적이라고 할 만큼 나의 머리속 깊은곳을 자극했다. 그는 "나를 평가하지마시오!! 나는 평가받을수 없는 존재이다!!" 라고 죽어가면서 강력히 말했던것이다. 그의 꿈은 결국은 이루어졌다. 그는 달에 도달한것이다. 후세에 그의 작품이 길이 남아 아주 고가의 값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보고 명작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이 그의 꿈이 었을까? 당연히 아니다. 그는 죽어가면서 최후의 걸작을 그렸다. 그것으로 그는 달에 도달한것이다. 그의 꿈은 아쉽게도 우리가 볼 수 없다. 재마저 타버렸으므로...... |
중학생 아이가 세계문학은 민음사 시리즈로 읽고 있다. 이미 한번 읽었는데 내용이 어려운지 다시 한번 읽고 있다. 책 내용은 유명한 프랑스 화가 폴 고갱의 생애를 모델로 하고 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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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에도 나왔듯이 이 책은 고갱의 삶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꼭 고갱의 삶의 모습을 알아야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스트릭랜드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끄럽지만 나는 고갱의 그림 몇 점과 그가 타이히에서 작품활동을 했다는 점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기때문이다. 물론 고갱의 삶을 알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 속에 등장한 스트릭랜드와 고갱을 비교해가면서 보는 재미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스트릭랜드의 모습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한 재미와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아니 사회 속에서 하나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관계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사회의 한 일원으로 살아가다가 아예 사회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살아가려고 하면 어려움에 부딪힌다. 주위의 시선, 주위의 비난, 이런 곱지 않은 시선들을 받으며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실행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이내 좌절하고 원래의 삶으로 돌아오게 된다. 물론, 이 책 속에 주인공인 스트릭랜드는 다른 사람에 대한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던 사람이기에 거리낌없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갔고, 아브라함이란 장래가 유망한 의사는 본국에 있었더라면 큰 병원의 최고자리에 오를 수 있었지만 우연히 알렉산드리아에 방문했다가 결국 그 곳에서 눌러살게 된다.(이를 두고 본국에서 그의 그늘 뒤에만 머물러 있던 다른 의사는 결국 아브라함의 자리를 꿰차고는 "아브라함에게는 인격이 없었어"라고 말하며 그가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이렇듯 비교적 자신이 원하는대로 삶을 살아갔던 사람들이 있다면 또 한 편에서는 블란치는 스트릭랜드에게 반해 남편을 버리고 그를 따라가지만 결국 음독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이야기들도 있다. |
배운 사람일수록 더 쉽게 쓴다. 서머싯 몸의 글쓰기는 쉽고 재밌고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것에 목표를 두고 쓰여졌다. 그래서 고전 작품에 대해 어렵다고 인상을 받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작품은 예술혼을 가진 스트릭랜드의 이야기, 고갱의 이야기를 각색하여 다루었는데 평범한 직장인이던 스트릭랜드의 파격적인 행동들과 그걸 지켜보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에게 예술혼이 무엇인가에 대해 숙고하게 하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