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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오 이시구로의 팬이 된 이후에, 그의 최신작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판타지 장르에 관한 약간의 논쟁이 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사실, 그당시에는 지금처럼 작가에 관심이 있지 않았다. 한번 찾아봐야겠다. 역시, 라는 느낌이랄까. 탐정소설의 외피만 살짝 둘렀던,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면 '탐정'이 주인공이기만 한 'When we were orphans" 같다고나 할까. 고대 영국을 배경으로하고 용과 마법이 등장하지만 전혀 판타지 스럽지 않다. 예전 고어 스타일을 쓰는건지 영어도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시구로의 소설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감성은 여전하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아픈 과거들, 기억에대한 천착이랄까. 죽음으로의 여정의 메타포로 느껴지는 늙은 노부부의 긴 여정. 그들은 과연 같이 바다를 건너가는가. 멈출 수 없는 증오의 결과물을 알면서도 망각의 마법을 없애고야 마는 기사의 결정. 행복한 순간을 기억하겠다는 소년. 로드무비같은 형식에 다양한 캐릭터들이 엮여지는 좋은 스토리다. 'Never let me go' 만큼 깊은 울림을 주는 엔딩 또한 좋다. 결국엔, 이 작가의 모든 책을 다 읽을듯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