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이 든 사람의 글을 좋아한다. 삶의 경험에서 오는 성찰과 깨달음은 아무리 똑똑할지라도 젊은이는 흉내 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책을 편역하고 그 영향을 받은 문인이라니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나도 참 생각이 많은 스타일인데, 이분 정말 범상치 않다. 왜 아흔의 남자에게서 나와 같은 결이 느껴질까. 90년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성찰했기에 말할 수 있는 작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지식인 특유의 허세도, 노인의 꼰대력도 없이 오로지 자신이 젊었을 때는 그렇지 못했기에, 지금은 깨달은 대로 살고 있기에 너희도 할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말라는 말씀이 깊이 와닿았다. 나도 마흔의 중반에서 알고 있다. 정말 힘든 순간에도 늘 이겨낼 방법이 있었다는 것을. 90, 100세까지 살아도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구나 싶은 위로를 받았다. 어딘가 창문은 열린다... 그 말은 정말 사실이었다. 마흔의 나도 참 재미있게 읽었지만 스물의 청춘이 읽어도 좋은 글이 아닐까 싶다. 삶의 진실은 일찍 알면 알수록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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