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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히치하이커 중에서 덩치 큰 근육질의 남자, 가족이 없어서 갑자기 사라져도 경찰 수색을 피할 수 있는 건강한 남자를 찾아 돌아다니는 주인공 ‘이설리’는 지구 밖 어느 행성에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외계생명체다. ‘이설리’는 베스 주식회사의 직원으로 지구에서 인간 사냥꾼의 임무를 맡았다. 그녀는 인간을 꾀어내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인간의 육체와 비슷한 생김새를 갖춰야 했다. 그런 이유로 수술대에 올라 얼굴 절반을 깎아냈으며 꼬리와 귀도 잘라내는가 하면 진짜 가슴은 떼어내고 지방 덩어리를 가슴에 붙였으며 온 몸의 털을 모조리 밀어버렸다. 그 결과 ‘이설리’는 자신이 동료들과 같은 종족이었다고 증명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상실했고 끔찍한 고통을 참으면서 살아가야한다. 지난 몇 년 동안 그녀는 자신의 본 모습을 상실한 채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맡겨진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는데 집중하지만 외로움과 고통은 커져만 간다. 그러던 차에 베스 주식회사의 회장 아들 ‘암리스 베스’가 아브라크 농장에 온 뒤 꾹꾹 눌러왔던 내면의 목소리는 밖으로 터져 나온다.
『언더 더 스킨(2014.07.03. 문학수첩)』은 외계 행성에서 부족한 식량(고기)을 지구로부터 공급하려는 ‘베스 주식회사’의 탐욕스러운 욕망과 그 안에서 희생되는 인간을 그렸다. 외계인은 납치해 온 인간을 쓰레기라 부르며 인간의 희생을 당연시한다. 그리고 ‘이설리’의 희생도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해 버린다. ‘이설리’는 인간을 사냥하는 대가로 편안한 잠자리와 식량, 안전을 제공받지만 ‘베스 주식회사’의 탐욕에 점점 지쳐간다. 그런데 지구에서 물건을 공급받아 부와 권력을 축척한 ‘베스 주식회사’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지금보다 20퍼센트 가량 물량 증가를 요구하는 동시에 가공하지 않은 여자를 공급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받은 뒤 아브라크 농장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한다.
소설 속에서 인간을 납치해서 혀를 자르고 생식기를 제거한 뒤 감옥 안에 가둬둔 채 억지로 살을 찌워서 도살장으로 끌고 가는 과정은 너무 끔찍해서 구역질이 나온다. 그러나 학대 대상이 인간이라는 것만 다를 뿐, 현실에서 더 많은 양의 고기를 얻기 위해 동물을 학대하는 우리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기에 마음이 무거웠다. 나는 소설을 읽으며 학대 대상이 인간이라서 더 낯설고 참혹하게 느끼는 건 아니냐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더 부끄러워졌다.
소설을 읽다가 『언더 더 스킨』이란 제목을 가진 영화가 있었던 것이 떠올라 찾아보았더니 ‘스칼렛 요한슨’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슬쩍 살펴보니 영화는 소설과 많이 달라보였다. 공포와 역겨움을 느끼게 만들지만 육식의 폐해, 인간성 상실, 존재의 이유 등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소설과 달리 영화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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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SF소설이 나왔다. '언더 더 스킨'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원작소설이다. 외계에서 온 인간사냥꾼의 대담한 여정이란 강렬한 문구를 담고 있는 소설이 묘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우주 어디선가 존재하는 외계의 생명체가 지구에 출연 또는 잠입하는 이야기는 꽤 있다. 대표적인 맨인블랙 시리즈는 코믹적인 요소를 많이 담고 있어 나 역시도 재밌게 본 시리즈인데 '언더 더 스킨'은 맨인블랙에서 보여준 유머나 위트는 없지만 그 대신에 남자 인간만을 사냥하는 여자외계인의 심적 변화와 고민이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주인공 이설리는 젊고 아름다운 외계여인으로 전 우주적인 식품 대기업 베스 주식회사에 소속되어 오늘도 고속도로를 달리며 히키하이킹을 하려는 남자들만을 유심히 지켜본다. 한 번의 끔찍한 경험을 통해서 아끼던 자동차를 잃어버린 경험이 바탕이 되었기에 그녀는 신중의 신중을 기하며 마음에 드는 상대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다. 그녀가 차에 태우려는 히키하이커는 건강한 육체를 가진 남자들이다.
이설리는 자신의 원칙대로 히키하이커를 태우고 그가 그녀의 남다른 크기의 가슴에 눈길이 빼앗기고 기묘한 상상을 하게 만들면서 남자에 대한 정보를 얻어 낸다. 지구인의 경찰력이 빨리 움직일 수 있는 남자는 피하는 그녀... 그녀는 오늘도 보조석에 앉은 남자의 엉덩이에 충격을 가한다.
이설리가 느끼는 지구와 보드쉘(인간남성)에 대한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와 상반되게 그녀의 차에 오른 남성들의 속마음은...
솔직히 SF소설이지만 책장이 쉽게 넘어가는 것과 달리 내용은 심오하다. 스코틀랜드가 가진 독특한 배경에 이설리란 인물과 그녀의 사냥감, 사냥감을 처리하는 공장과 그곳에서 일하는 외계인들... 개인적으로 나도 고기를 좋아하는데 외계인이 인간고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식품으로 섭취하는 돼지, 소, 닭 등의 육식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영화에서 스칼렛 요한슨이 이설리란 인물을 어떻게 표현해 냈을지 무척이나 궁금해지며 영화가 국내에 상영된다면 꼭 확인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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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인간이라고 부르는 우리들 자신은 타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인간이 인간을 대상으로 전쟁을 벌이고, 전시가 아닌 시대에도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벌이는 것이 인간이다. 지역색에 따라서, 빈부격차에 따라서, 기득권에 따라서, 학벌과 인맥등 얄랑한 인연을 따라 서로 편을 가르고 상대방과 싸우는 것이 이쁘게 포장된 오늘날 민주주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다.
여기 한 인간이 있다. 날마다 혼자서 차를 몰고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의 A9번 도로를 따라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을 반복하는 여인이다. 낡은 승용차를 타고 그렇게 같은 길을 달리기를 반복하는 그 사람에겐 무슨 특별한 사연이 있다. 비록 서로 친하지는 않지만, 동지적인 목표아래 같은 노력을 하는 소수의 사람들 외에는 그녀의 사연을 알지 못한다.
혼자서 잠을 자고,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운전을 한다. 패션에 관심이 없고, 잘 먹는 것에도 관심이 없다. 무너져 내리는 오두막 같은 방에 가구라고는 달랑 침대 하나뿐인 살림이지만, 그녀는 그런 삶에 대해 불만이 없다. 그저 그녀의 불편한 척추를 받쳐주는 침대에 대해서 고마워 할 뿐이다. 다른 인간들보다 손가락이 하나씩 없고, 다른 인간들보다 걸음이 많이 불편한 그녀는 바닷가를 찾아가는 것을 즐겨한다.
인구밀도가 낮은 스코트랜드의 하이랜드. 그곳에서 한참을 운전해 가면 그녀가 좋아하는 바닷가가 나온다. 그곳에선 그녀를 스쳐 지나가는 움직임이 거의 없고, 바람과 물결과 물결이 물러갈떄 모습을 드러내는 바위가 있을 뿐이다.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듯, 그의 삶도 무심한 시간속을 정처없이 흘러간다. 그렇게 보내온 세월들이 수년째. 그녀는 거의 아무와도 대화다운 대화를 하지 않는다. 그저 낮선 땅. 이방인들이 득실대는 이곳에서 운전을 하고 또 운전을 하고, 마침내 녹초가 되어서야 피곤한 몸을 하나뿐인 가구인 침대에 눞이고... 그리고 가끔 바다를 찾아 가는 고독한 영혼의 소유자.
이 책은 그래서 인간의 고독과 상실감, 가없는 영혼의 흔들림을, 그리고 그 속에서 묵묵히 하루분의 삶을 살아가는 인생이야기를 다룬 멋진 소설이다. 사실 그런면에서 본다면 이 책은 좋은 책이지만 자칫 지루할 것 같기도 한 조건을 다 같춘 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은 매우 강한 흡인력으로 독자를 빨아들인다. 이 책이 이토록 흥미로운 이유는 이 책만의 특별함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인간은 '지구인' 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 멋진 착상과 장대한 발상으로 SF를 고급문학의 반열에 올려놓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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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영화 <언더 더 스킨>의 원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영상화 하기 좋은 SF소설일거라 생각하고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펼치자마자 나온 것이 '데이비드 미첼'의 서문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서문을 읽어내려가는동안 이것은 의외로 심오한 소설이 아닌가 하는 당혹스러움과 함께 이 시점에서 이미 킬링 타임용이라는 생각은 접어두었던 것 같습니다.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장르를 넘나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감각의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모로 서문의 주인인 데이비드 미첼의 소설과도 많이 닮아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정말 이상하고 감상을 쓰기 어려운 작품입니다.
여자는 어떤 목적으로 히치하이커들을 사냥하는 것인가. 그리고 여자의 이상한 외모와 그안에 숨겨진 비밀은? <언더 더 스킨>이라는 제목처럼 인간의 형상을 한 외관 아래에는 다른 생물이 잠복해 있다는 사실과 함께 그녀의 동료들의 세계를 조금씩 엿보게 되는 동안 상황은 점점 기묘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서스펜스, 호러, 다크 판타지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듯한 분위기에, 마지막에는 결코 흔치않은 장대한 배경을 드러냅니다. 초현실적인 사건을 그린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의 SF이면서도, 어떤 의미로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가지고 괴로워하는 여성을 그린 우화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이상으로 문학적인 면에서도 주목받을 것 같은 작품이므로, 초지일관 오락적인 요소를 기대하면서 읽으면 미묘하게 따분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한 SF소설을 만났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독자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만한 작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고 소감을 들어보고 싶은 부분입니다. <언더 더 스킨>은 저자인 '미헬 파버르'의 데뷔작이라고 합니다. 또다른 작품 중에는 드라큘라를 모티브로 한 고딕 로멘스 소설도 있다고 하네요. 다음 작이 너무너무 기다려지는 작가가 또 한 명 증가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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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잘생긴 남자를 찾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근육질의 남자이기를 원하는 마음이 있다. 차를 타고 한 바퀴 빙 돌다보면, 차를 얻어타겠다는 사람이 꼭, 한 두어명은 나타나기 마련이고, 그러면 천천히 지나가면서 쓱~훑어보면서 지나갔다가 마음에 들면 다시 되돌아와 "야, 타!" 이러면 되는 것이다.
차를 타겠다고 차를 세우는 사람과 차에 사람을 태우겠다고 서는 사람의 절묘한 만남이 합의점을 이루게 되면, 그들은 어느새 함께 차 안에서 목적지를 향해 달려 가는 것이다. 차를 세워주는 여자쪽은 대화를 하면서 알고싶은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조금 먼 거리까지 실어주기를 바라고, 타는 남자쪽은 우선은 몸매가 죽이는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이것이야말로 어떤 신호이지 않는가라는 착각을 하면서 함께 모텔로라도 가기를 희망하게 되는 찰나...
암리스 베스, 그에게 조금은 반해 있다고 말해도 될 것도 같다. 베스 주식회사의 회장 아들로 비즈니스 세계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암리스 베스가 아브라크 농장을 찾아온다는 소식이다. 이설리는 이 농장에 소속되어 히치하이커를 하는 근육질의 남자들을 사냥해오고 있다. 에스위스는 더 많이 최상이 품질을 공급해오기를 이설리에게 주문하고 있고, 이설리는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하기위해서 오늘도 운전을 하고 있다. 어디 물 좋은 근육질의 남자가 있지 않나, 눈을 반짝이면서....
보드셀 네 명이 사라졌다. 아니 탈출을 하였다는데, 에스위스와 이설리는 일련의 이 일이 실은 암리스 베스가 보드셀을 놓아준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날이 밝기 전에, 그래서 사람들에게 보드셀이 들키기 전에 빨리 도망친 보드셀 네 명을 잡아와야 한다. 총으로 쏴서라도, 혹은 살려서라도...
사실, 이설리는 지하에서 일어나고 있는 보드셀의 공정과정을 제대로 지켜 본 적이 없었다. 암리스 베스는 설명을 듣고싶어하고 보드셀의 인권을 수호하기위해서라고 말해야 하나... 여하튼 이 비즈니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보드셀을 취급하고 있는 그것을 사업으로 하고 있는 아브라크 농장에서 근무하는 이설리가 보드셀을 구하는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녀는 오늘도 운전을 나갔다. 그리고 단 한번도 하지 않았던 일인 바로 대머리를 차에 태운 것이다. 그렇게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는데, 이런 일을 당하다니....
이설리는 운전을 하면서 되도록이면 근육질의 히치하이커들을 태우고 있다. 보드셀을 베스 주식회사에 공급해주기 위해서이다. 그것이 그녀의 직업이다. 고향을 떠나와서 그녀가 살아가고 있는 하루 하루이다. 보드셀을 먹는 사람들, 암리스 베스처럼 보드셀을 하나라도 더 구해주려는 사람, 그리고 흔들리는 이설리... |
노골적으로 공장식 축산에 대한 우화이지만, 그와 더불어 회사에 종속된, 본질은 소모품에 불과한 개인이 자신의 일에 대해 자부심과 올바른 목적의식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나아가 과연 일에 대한 자부심과 올바른 목적의식은 사실 제대로 된 회사원이라면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소설로 읽혀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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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가볍지 않은 소설.
인간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짐승같은 본능에 대한 따끔한 일침.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난 후의 느낌이다.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한 영화와 동명의 원작 소설이란 얘기에 먼저 관심이 간건 사실이다. 할리우드에서 아니, 전세계에서 그녀만큼 섹시하고 매력적인 여배우는 드물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그녀, Her>에서 정말 말 그대로 '그녀'의 존재감을 다시한번 전세계에 확인시키지 않았나 싶다. 그것도 단지, 그녀의 '목소리' 만으로.. 그런 그녀가 주연한 영화의 원작소설이니 만사 제쳐놓고 흥미가 일게 된건 우연이 아니었다. 더욱 흥미를 돋게 만드는 전세계 언론들의 책에 대한 극찬. 첫 장을 열기전부터 이미 두근두근 떨렸음을 시인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외계인의 모습은 어떤것인가? 인간과 달리 특별하느 능력 즉, 초능력을 갖고 있을 것만 같은 존재, 강력한 힘을 갖고 있을 법한 존재, 뛰어난 문명을 지닌 존재 등등 하나같이 우리 인간보다 월등한 존재로만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가정해 보자. 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존재라면? 인간처럼 오직 생존을 위해 하루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존재라면? <언더 더 스킨>에 등장하는 주인공 이설리가 바로 그러한 외계인이다.
한적한 스코틀랜드 고지대를 달리는 빨간색 도요타 차가 있다. 운전석엔 한눈에 보기에도 매력적인 이쁘게 치장한 여자가 타고있다. 이름은 이설리.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외계인이다. 그녀의 일과는 이렇게 차를 몰면서 히치하이커들을 사냥하는것. 그것도 근육질의 건장한 남자들만을... 단지 고깃덩어리로 여기는 남자들을 사냥할때마다 자신 또한 그들과 다르지 않음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런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남자가 나타나게 되고 그 남자에 대한 알 수 없는 감정이 생기면서 그녀의 삶에 변화가 일어나고 혼란이 생긴다. 그 혼란은 결국 그녀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만다.
인간을 사냥하는 외계인, 이설리. 그녀는 우리 인간의 감춰진, 숨겨진 이면의 모습이 아닐까. 우리 인간에게는 선과 악이 모두 존재한다. 살면서 느끼지 못할 뿐이다. 생존을 위해 먹이감으로 인간을 사냥하는 이설리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의 목숨까지도 보잘것없이 희생시키는 자들이 다를게 무엇인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난무하는 이 시대가 처한 모습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다시한번 스스로 해보게 한다. 지금까지의 살아온 짧은 인생을 다시한번 되돌아보게 만드는 깊은 여운을 담고 있는 결코 가볍지 않은 소설을 읽은것 같다.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모두가 잠드는 이 시간 내 속에 감쳐진 또 다른 나인, 이설리에게 말을 걸어본다. 앞으로는 좀 더 나은 모습으로 살아가보지 않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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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
작가 데이비드 미첼의 유혹적인 서문을 읽고서 서둘러 이 소설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졌다.
매력적인 서문을 읽으며 외계에서 온 인간 사냥꾼 운운하는 섬뜩하고 도발적인 선전문구가 주는 선입견을
조금은 덜어내고 읽기 시작할 수 있었다.
읽기,
그런데 요건 정말 인간 사냥꾼 이야기라고밖에 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히치하이커들을 나름 까다롭게 수집해 수상한 농장으로 실어나르는 이설리.
그녀가 외계에서 왔다는건 처음에는 막연하고 단편적으로, 이후로 조금씩 확장되며 드러나다가
결국 그녀의 이전 세계 이야기로까지 이어져간다.
스스로를 인간이라 부르고, 지구의 인간을 식량으로서 생각하는 외계인들.
그들이 우리네 인간을 다루고, 사육하는 방식은 우리가 소나 돼지를 다루는 것과 흡사해보여 더 끔찍하다.
사실 그녀가 떠나온 외계행성 역시 우리네의 과거이자 현재이자 미래처럼 보여진다.
식량을 구하기 위해 먼 곳으로 규칙적으로 우주선을 보낼만큼 기술적으로 상상못할만큼 앞서있지만
뛰어넘기 힘든 계급이 존재하고, 자연을 잃어버리고 갇혀 살면서, 식량부족에도 직면해 있다.
주식회사가 있고 후계자가 있고, 또 보다 자유롭게 전체와 다른 생각을 하는 개체가 있다.
인간 사냥꾼으로 회사를 위해 히치하이커를 수집하던 이설리는 지구인간처럼 보이기 위해 끔찍한 수술을 받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바다와 파란 하늘 등을 향유하는 지구에 만족한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일에 대한 회한을 느끼며 파국으로 나아가게 된다.
읽은 후에,
왠지 한 편의 악몽을 꾼 것만 같았다. 인간이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해서 또한번 생각케하였다.
오히려 자신들과 외모가 닮아 '양'을 인간과 가깝게 느끼는 외계의 인간들 모습에서
옳고 그름의 판단이 얼마나 자의적일수 있는지, 완전한 진리라고 주장할 수 있는게 있는지를 생각해 본다.
스칼렛 요한슨 주연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져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하는데
SF적 요소를 살리면서 끔찍한 상황을 얼마나 끔직하게 보여줄지, 지구의 모습을 얼마나 아름답게 보여줄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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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 등장해서 SF물이겠거니 생각하고 책을 읽었는데 어찌보면 이 책은 조지 오웰이 쓴 동물농장류의 우화, 혹은 사회 풍자 소설이 아닐까 싶다. SF장르에 대해서는 다양한 기준과 취향이 존재하지만 각자의 생각이 다른 와중에도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그건 뭔가 과학적으로 앞뒤가 맞거나 적어도 독자를 설득할만한 말빨 혹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책은 그것과는 좀 방향이 다르다.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말이다. 읽어볼 사람도 있을테니 자세한 내용을 옮기기에는 그렇지만 행성간 여행을 할정도로 과학 기술이 발달한 외계인들이라면 이런 일을 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고 할까? 실제로 주인공인 이설리의 입을 빌려서도 인간들을 미개인, 아니지 가축 취급을 한다. 오히려 양은 자기네 종족과 비슷한 면이 있으니 먹을 수 없지만 인간은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런 서사의 헛점은 한두군데가 아니다. 그래서 내 생각에 이 책은 담담하게 잘 씌어진 사회 풍자물이 아닌가 한다. 실제로 책을 읽어나가며 채식주의와 육식주의, 내면의 아름다움과 인간다움, 겉으로 보이는 것과 실제로 중요한 것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우리가 키워서 식용으로 쓰는 많은 생명체들에 대해 전과는 다른 시각과 생각을 하게 만든다. 만약 내가 인간이 아닌 소나 돼지로 태어났다면 꿀꿀거리고 음매하는 것이 단순한 울음이 아니라 하나하나 의미있는 언어라면 고통도 슬픔도 아픔도 느끼고 그걸 시시각각 전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면 과연 우리는 가축을 키워서 식용으로 소비할 수 있을것인가 말이다. 이 책은 그러한 가치의 전복과 시선의 교환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작가가 소설을 구상한 출발점은 아마도 채식주의가 아닐까 싶다.) 영화를 본 사람들에 의하면 영화는 소설과는 좀 다르게 아름다우면서 건조한 느낌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영화도 꼭 한번 보고 싶다. 스코틀랜드의 아름다운 풍광이 담겨진 멋진 영화일듯. 하지만 그 내용만 놓고보자면 도살장에 끌려가는 존재들에 대한 풍자가 담겨있을지도. 어쨌거나 덮고 나면.. 마지막 장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이설리의 마지막 대사는 "내가 간다"였다. 그녀는 영원히 살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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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상상해보려 해도 떠오르지 않는 이설리의 모습을 그려내기를 포기하니 한결 읽기가 수월했다. 암리스 베리가 아무리 인간의 외양이 아닌 본질이 중요하다고 해도 그 본질을 알기 위해선 어디까지나 그 외양을 먼저 접해야 한다는 거.. 익숙해진 다음이라는 거.. 해서 내가 알게 된 것이 본질인지 확신할 순 없지만, 뭔가 조금은 알 것 같은 느낌이다.
이설리의 삶은 너무도 가혹했다. 지하 깊숙히 에스테이트에 갇히지 않기 위한 그녀의 선택이 또 다른 누군가를 그곳과 같은 곳에 가두게 했다. 그리고 그 다른 누군가는.. 그녀와 다르지 않은, 그녀의 모습을 한 또 다른 그들.. A9 도로에서 다른 차들의 도움을 구하는 히치하이커들 중 무연고자들로만 걸러 지하 깊숙히 보내버리는 일을 하는 이설리.. 참 아이러니했다. 그녀가 빠져나오기 위해 한 선택에 다른 누군가가 들어가야 한다. 그녀의 삶이 지속되기 위함이 다른 누군가의 삶을 앗아간다. 참으로 섬뜩한데.. 낯설지 않은 이야기.. 외계인도 人이라는 건가.. 人이 붙은 종족들의 벗어날 수 없는 끔찍한 숙명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매일 찾아오는 아침을 어떻게 견뎌내었을까? 누군가를 납치하는 일을 하기에 이설리는 너무도 인간적이고 여렸다. 암리스의 몇 마디의 말과 행동에도 휘청휘청거릴 정도로.. 그녀는 많이도 여린 여자였다. 그런 그녀가 그 일을 어떻게 수년동안이나 매일 매일 할 수 있었을까.. 가여웠다. 가여운 이설리.. 몸의 절반이나 잃었기에 더 이상은 잃을 것이 없어보이는 그녀였는데도.. 그녀는 매일 잃었다. 무언가를 매일 또 잃고 또 잃고 또 잃고.. 채워지는 것은 하나없이.. 그렇게 그녀는 어떻게 버텼을까.. ...바.다.일려나?? 해변가를 산책하는 그녀의 모습은 하루 중 가장 행복해보였다. 그래서 버틸 수 있었던 걸까? 바다가 있어서.. 비록 고향에선 살지 못했지만 이설리가 사는 곳에 바다가 있어서 정말이지 다행이었다. 정말 다행..;;;;
p.85 이설리는 자갈이 깔린 모레이 만의 바닷가를 걸으며 아름다운 풍광을 음미했다. 오른쪽으로는 수백만조 리터의 바닷물이 아브라크 해변과 수평선 너머 보이지 않는 노르웨이 사이를 넘실거렸다. 왼쪽으로는 가시금작화로 덮인 가파른 언덕이 농장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 너머 반도의 가장자리에는 습한 초지가 끝없이 펼쳐져 양들의 방목지로 활용되었고, 그 끄트머리와 찰랑거리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선사시대의 불과 얼음이 빚어낸 좁다란 바위투성이 천연 방파제가 가로놓여 있었다. 이설리는 그 바위 위를 산책하는 것을 제일 좋아했다. 발밑에 느껴지는 바위들의 형태와 색깔과 질감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조개껍데기 하나하나, 조약돌 하나하나, 바윗돌 하나하나는 억겁의 세월 동안 바다 밑에서, 혹은 빙하 밑에서 수없는 마찰에 의해 생겨난 것들이었다. 그 입자에 대한 자연의 무조건적이고 무제한적인 헌신은 이설이에게 정서적으로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그로 인해 인생의 부당함이 조금이나마 균형을 되찾는 듯이 보이는 탓이었다.
p.149 이설리의 종족이 다 그러하듯(물론 이설리와 에스위스만 빼고), 그는 더없이 날렵해 보였고 정확하게 똑같은 길이의 사지로 땅을 디딘 채 알몸으로 서 있었다. 꼬리는 뭔가를 움켜잡을 수도 있고, 뒷발로 일어서야 할 때는 그 꼬리로 땅을 짚어 삼각대 역할을 할 수도 있었다. 가슴은 매끈하게 좁아져서 기다란 목으로 이어졌고, 그 위에 트로피처럼 머리가 달려 있었다. 머리에 달린 길고 뾰족한 두 개의 귀와 여우 주둥이 같은 입은 삼각형을 이뤘다. 얼굴의 정면에 박힌 커다란 두 개의 눈은 완벽한 원형이었고, 얼굴은 몸의 다른 부분들과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털이 뒤덮고 있었다.
p.175 이설리는 제일 먼저 눈에 띈 갓길의 긴급 대피 구역에 차를 잠시 세운 채 진땀이 흐르고 벌벌 떨리는 몸을 진정시켰다. 어둠과 함께 눈송이가 소리 없이 대지로 내려오기 시작한 무렵이었다. 정말로 죽지는 않았지만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는 사실이 너무 당혹스러웠다. 인간의 목숨이란 얼마나 무상한지, 방향이 불과 몇 도만 틀어져도 눈 깜빡할 사이에 운명이 달라진다. 살아 있음을 결코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은 물로, 행운까지 따라야 한다.
p.259 그 대신 날씨 이야기를 꺼내보는 건 어떨까 싶었다. 그냥 허접한 날씨 이야기 말고, 요즘처럼 하늘이…… 하늘이 마치 눈의 바다처럼 보이는 날이면 가슴속에 어떤 생각이 오가는지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그 많은 눈이, 한 마을 전체를 하얀 얼음 가루로 뒤덮을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양의 고체화된 수분이, 마치 한 조각 구름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저렇게 허공을 떠돌 수 있다니, 이거야말로 놀라운 기적이 아닌가.
p.300 "이설리, 내 말 잘 들어요." 암리스가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검은 솜털이 곤두섰고, 그의 입에서 나오는 따스한 숨결이 그녀의 목을 간질였다. "당신 얼굴의 절반이 깎여 나갔다는 사실을 내가 모르는 줄 알아요? 당신의 몸에 이상하게 생긴 혹을 갖다붙이고, 진짜 가슴은 떼어내고, 꼬리를 절단하고, 털을 모조리 밀어 버렸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아요? 당신이 그런 일을 겪으면서 어떤 기분이었을지, 정말로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해요?" "아마 모를걸요." 이설리는 간신히 그렇게 대답했지만 왠지 눈알이 따끔거렸다. "나는 당신에게 일어난 일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내가 정말로 관심을 두는 것은 사람의 내면이에요."
p.324 이설리는 눈을 꼭 감고 잘려나간 귀에서 물방울이 흘러나오는 불쾌한 감정을 꾹 참았다. 그렇게 방심한 틈을 이용하기라도 하듯, 갑자기 온수 꼭지에서 뜨거운 물이 한 줄기 쏟아져 그녀의 왼쪽 발을 기습했다. 이설리는 깜짝 놀라 신음을 뱉으며 발가락을 동그렇게 말았다. 암리스가 떠나고 이제 죽을 준비까지 마친 마당에, 그토록 사소하고 하찮은 불편함이 아직도 이렇게 격한 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은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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