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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다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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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며 가며 길고양이를 자주 마주친다. 사무실 주차장에도 한 마리의 고양이가 거주하고 있다. 이 녀석들도 고양이과 맹수와 다르지 않게 각각의 영역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주차장에는 진한 밤갈색 무늬가 털에 새겨진 그 고양이 한 마리만 왔다 갔다 한다. 여름에는 세면 바닥에 몸을 뉘이고 잠을 청하기도 하고, 겨울이면 주차된 지 얼만 안된 자동차 본네트 위에 웅크리고 앉
"고양이는 다 알고있다," 내용보기

오며 가며 길고양이를 자주 마주친다. 사무실 주차장에도 한 마리의 고양이가 거주하고 있다. 이 녀석들도 고양이과 맹수와 다르지 않게 각각의 영역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주차장에는 진한 밤갈색 무늬가 털에 새겨진 그 고양이 한 마리만 왔다 갔다 한다. 여름에는 세면 바닥에 몸을 뉘이고 잠을 청하기도 하고, 겨울이면 주차된 지 얼만 안된 자동차 본네트 위에 웅크리고 앉아 추위를 피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이 귀엽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좀처럼 사람의 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항상 게슴츠레한 눈으로, '뭘 보냐'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 놈의 자식들. 근거 없는 까칠함에 어의가 없을 때도 있지만 그런 고양이의 모습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안다. 


소세키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 고양이 역시 전형적인 고양이의 모습을 드러낸다. '고양이'라는 단어가 반복되는 문장을 쓰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다. 주인공 고양이의 이름이 없기 때문이다. 이 고양이는 '나'로 표현되며 글도 읽을 수 있고, 사람의 마음을 독심술로 들여다보기도 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고양이는 말한다. 


"그런 건 알 필요 없다. 어쨌든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다."고.


소세키는 왜 이름도 없는 고양이를 소설 전체를 이끌어 가는 화자로 선택했을까. 시크한 고양이의 특성이 작품이 쓰여진 당시의 일본 사회를 풍자하는데 적절하게 연결된다고 생각한 건 아닐까? 그러나 풍자는 그 시대의 일본 사회에 국한되지 않는다.  


7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으며 본격적인 사건은 언제 시작되는지 궁금했다. 200페이지가 넘어가고 300페이지가 넘어가도 결정적인 내용이 등장하지 않는 것 같았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까지 일반적인 소설의 전개방식처럼 내용이 흘러가지 않았다. 단지, 구샤미, 메이테이, 간게쓰, 도후 등 남자들의 허무맹랑한 잡담만 잔득 늘어놓고 끝을 맺는 것 같았다. 정말 그랬다. 이들의 난잡한 대화가 도가 지나칠 정도로 이어졌고 굳이 이렇게까지 의미없는 대화를 길게 이어가는 이유가 무얼까 궁금하기도 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고양이가 쥐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간들의 이러한 행태를 고양이의 눈으로 들여다본다. 지식인으로서의 어긋난 자부심으로 새로운 문명을 거부하는 사람들, 자본의 힘을 이용해 유치하게 타인을 해코지하는 사업가를 고양이의 시각에서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 자체가 새로운 것을 올바르게 수용하지 못하고, 수용하더라도 잘못된 방식으로 오용한다는 걸 드러내 보여준다. 오늘날의 인간도 조금도 다르지 않다. 시대가 바뀌어도 인간의 본성이 변하지 않는 까닭이다. 이런 인간의 마음을 고양이가 잘 파악하고 있는가 보다. 사람 가까이 다가오지도 않고 항상 경계하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퇴근길에 주차장 고양이에게 말이라도 한 번 건네봐야겠다. 



s********8 2015.08.27. 신고 공감 2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