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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 같은 어둠'이라는 말이 있다. 짙게 옻칠을 한 까만색을 말하는데, 온통 깜깜해서 방향이고 사물이고 분간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런 적이 있는지. '그런 적'이란 것은 두 가지 경우를 의미한다. 눈으로 보이는 빛의 분별이 안되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각의 상태가 그 첫 번째다. 두 번째는 지금 처한 상황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고 상황이 타개되거나 조금도 나아질 기미도 없는 막막한 상태. '그런 적'이 있는지. 우리는 그런 '칠흑 같은 어둠'을 겪고 나면 삶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도 하고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뜨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 생텍쥐페리는 우편 비행기의 조종석에서 바라본 별빛과 그와 동료들의 조난의 경험을 썼다. 이 책은 생떽쥐베리가 1926년 아프리카 프랑스 남부 툴루즈와 아프리카 서부 세네갈의 다카르 간의 연락을 담당하는 라테코에르 회사의 신참 노선 조종사로 막 입사하고 아프리카 우편 비행기의 첫 출항을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자전적 소설이다. '칠흑 같은 어둠'을 마주하며 대지인지 바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절대 고독의 순간에 그는 대지와 하늘의 빛깔, 바다 위로 남겨지는 바람의 흔적, 석양 무렵의 황금빛 구름에 대하여 깊이 생각했다.(34쪽) 리비아 사막에서 그는 사흘간 고립되었다. 그에게 닥친 절망이 나무 한그루 없는 사막의 모래 속에 파묻혀 작렬하는 해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과 같을 때, 그는 포기의 순간을 이겨내고 신기루를 쫓아내며 눈앞의 걸음을 떼었다. 하늘 위의 비행기와 대지 사이의 공간만큼이나 먼 거리를 비행하던 생떽쥐베리는 이 자전적 소설의 제목을 왜 ‘인간의 대지’ (Terre des Hommes)로 하였을까. 그 사이를 메우는 이야기는 작가의 비행사로서의 고독과 외로움, 두려움, 인간에 대한 애정에 관한 것은 아니었을까. 신참 비행사로서 출정 전날 같은 노선을 비행했던 기요메로부터 설명을 듣기 위해 그를 찾는다. 스페인을 통과하여 비행하는 노선의 지리적 특성을 설명해 줄 것을 기대한 그에게 기요메는 세 그루의 오렌지 나무와 산기슭에 자리 잡은 부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드디어 동이 트고 우편 행낭과 함께 출발하는 처녀비행. 이후 그의 비행은 바다를 향하여 추락할 뻔한 위기와 별을 향한 비행 사이를 오간다. 폭풍우 치는 하늘을 가르며 산, 바다, 폭우라는 자연의 신과 싸우며 조종사의 고독은 별이 되어 반짝인다.
조종사인 그와 동료들에게 있어 무전의 침묵은 곧 죽음을 뜻한다. 그의 동료 메르모즈와 기요메. 사막과 산, 밤, 바다를 개척하며 다른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던 메르모즈는 10분 동안의 침묵과 함께 안데스산맥에서 마지막 비행으로 사라졌다. 기요메.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동료 기요메는 안데스산맥을 비행하다가 실종된다. 50시간의 사투 끝에 기요메는 돌아왔다. 안데스산맥에서 마주한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는 아내에게 전해질 보험증서를 떠올린다. 내가 지금 삶을 포기하고 실종된다면 보험증서는 전해질 테지. 그러나 그가 실종으로 처리되려면 4년의 실종기간이 지나야 했다. 그 사이 아내가 겪을 일을 생각하면서 기요메는 가족과 삶에 대한 책임감으로 한걸음 한걸음 걸어 돌아왔다.
쥐비 곶에서 공항 책임자로 있었던 때. 그곳에서 ‘나를 비행기에 숨겨 말라케치까지 데려가달라’는 노예(바르크)를 만난다. 기다리다 지쳐 초라한 행복에 머무르는 다른 이들과 딜리, 노예 상태에 안주하지 않은 바르크(115쪽)였다. 그는 바르크를 무어인으로부터 2만 프랑에 사서 그에게 자유를 선물한다. 바르크가 비행기에서 내린다 해도 한 푼 없이 굶어죽을 것이 걱정되어 그의 동료들은 1000프랑을 주었다. 1000프랑의 돈으로 바르크가 선택한 것은 사람 사이의 삶이었다. 바르크는 비행기에서 내려 버스를 타기까지의 한나절의 시간 동안 그의 동료들이 건네준 1000프랑의 돈으로 선물을 사서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베푼다. 그가 베푼 것은 사람들과 엮인 사람이 되기 위한 자유로운 사람으로서의 행동이었다. 돈이 아닌 자유로운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선택의 가치를 생떽쥐베리는 그렇게 알아차렸다.
리비아의 사막 한가운데 불시착 한 그와 동료 프레보는 사흘간 사막을 헤맸다. 오렌지 하나와 마시지 못할 물 2리터를 들고 사막을 헤매면서 끝없는 신기루의 허상에 시달린다. 삶의 포기와 고통의 인내를 오가다가 드디어는 구조되는 이야기는 이 책의 하이라이트였다. 읽는 내내 그의 입안에 말라붙은 침의 꼴깍거림조차 그대로 전해지는 대단한 묘사가 이어진다. 그가 끝까지 놓지 않은 삶에 대한 의지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지금과는 달리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비행기를 믿고 오로지 별빛과 지평선과 바다를 가늠하며 비행하는 조종사 삶은 매일 같이 죽음의 순간과 마주한다. 아차 하면 사라지는 무선의 얇은 신호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하는 것은 절망과 고뇌가 아니라 삶에 대한 책임과 깊은 애정이다. 이 글을 시작하면서 나는 '칠흑 같은 어둠'의 순간을 기억해보라고 했지만, 사실 우리는 매일같이 그런 순간을 마주하고 있지는 않은가. 반복되는 일상에서 내일도 오늘과 같지는 않을지, 오늘 나를 차지한 내 삶의 고민이 내일 단 한발짝도 나아지지 않고 다시 나를 만나는 그 느낌. 의미 없는 일상이 살아지는 듯하고 흘러가는 하루를 버텨낸 것과 같은 순간 말이다. 기한이 정하여 지지 않은 무기수가 내리꽂는 도형장의 곡괭이 같은 무한 반복의 형벌과 같은 삶. 나는 가끔 그런 삶의 순간을 느낄 때가 있다. "(199쪽) 우리들은 해방되고 싶다. 곡괭이질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곡괭이질에서 하나의 의미를 알고 싶어 한다. 도형수를 모욕하는 도형수의 곡괭이질은 개척자를 위대하게 하는 개척자의 곡괭이질과 같지 않다. 도형장은 곡괭이질이 이루어지는 장소에 있지 않다. ...도형장은 아무 의미 없는 곡괭이질이 행해지는 곳.... 우리는 도형장에서 탈출하고 싶다." 희망이라고는 없는 삶의 암흑 속을 떠올리며 이 책을 읽었다. 나만의 페르소나 속에 감춰두었든지 잊고 있었든지 했던 내 삶의 암흑 말이다. 그런 암흑을 떠올리며 읽은 책이었지만 곳곳에는 삶을 향한 희망의 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마치 비행기 날개 끝에서 세상을 향해 생존의 신호를 알리고 있는 전등처럼. "(203쪽) 아무리 하찮은 역할이라도 우리가 우리의 역할을 인식하게 될 때, 그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행복해질 것이다. 바로 그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평화롭게 살고 죽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죽음에도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그린 작품이라는 평을 받는 생떽쥐베리의 자전적 소설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라는 말이 품은 그 넓고도 모호한 뜻은 무엇일까. 삶에 대한 애정이며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기대를 떠올리고 한걸음 내딛는 것이 아닐까. 리비아의 사막에서 그는 잠시 손만 놓으면 끊어질 삶에 대한 끈을 포기하지 않는다. 고난을 함께하는 동료 프레보와 어깨를 걸머진 채로 그는 끝까지 동료를, 또 자신의 삶을, 가족의 삶을 책임진다. 그가 말하는 희망의 의미는 막막한 사막 속에서 허상일지 아닐지 모르는 200미터 건너의 신기루를 쫓아 달려나가는 것이 아니라, 밤사이 얻어지는 몇 방울의 이슬에 매달리는 절실함이다. 그는 19시간을 헤매다 마지막 남은 오렌지를 빨아먹으며 별똥별을 헤아리는 중에 행복을 느낀다. 그가 느끼는 행복은 절망의 바다에서 그가 기대는 한 뼘의 공간, 한 모금의 물이다. '(146쪽) 발길을 돌리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끔찍하게 여기면서도 그렇게 방향을 돌릴 때 나는 파멸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 아내의 눈이 다시금 떠오른다. 그 눈 외에 다른 것은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아내의 눈이 묻는다. ... 나는 대답한다! 나는 대답한다! 온 힘을 다해 대답하지만, 어둠 속으로 더 환하게 불길을 던질 수가 없다!' "(161쪽) 모닥불 가까이 누워서 찬란한 그 과일을 바라보며 나는 생각한다. '사람들은 오렌지가 무엇인지 모른다.' 나는 또한 이런 생각도 한다. '우리들은 죽음을 면할 수 없지만 그렇더라도 그 확신이 내게서 기쁨을 앗아가지는 못한다. 내가 손에 움켜쥔 이 반쪽의 오렌지가 내 생애 가장 큰 기쁨 중 하나를 가져다준다.' 나는 등을 대고 누워 오렌지를 빨아먹으며 별똥별을 헤아린다. 단 1분일지라도 난 여기서 무한히 행복하다.' 우리가 질서를 지키며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우리가 그 안에 스스로 갇혀보지 않으면 가늠할 수 없다." 생떽쥐베리가 이야기하는 삶에 대한 희망이란 것, 삶에 대한 책임이라는 것은 거창하거나 화려하거나 멋진 무엇이 아니다. 오늘 내리찍는 곡괭이질을 조금 더 의미 있게 하는 것. 도형수의 곡괭이질이 아니라 개척자의 그것으로 바꾸는 것. 삶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행복해지는 것이 삶에 대한 희망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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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문학 고전 중에서도 어린 왕자를 쓴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소설책이라 더욱 관심을 가지고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시공사에서는 정말로 좋은 프랑스 소설들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초역하는군요. 스탕달의 아르망스에 이어 이번의 인간의 대지 그리고 미래의 이브라는 국내 초역 소설까지 구매하려 합니다. 포함해서 2만 5천원 이상을 사면 스티키 노트까지 주던데 저는 3가지 종류 다 받을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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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야간비행>도 같이 볼 수 있어서 좋다. 인간의 대지 / 야간 비행 모두 명작이다. 프랑스 사람들이 사랑하는 소설가이자 비행사 생텍쥐페리 이 책은 물질이 아닌 정신적 가치를 강조하며, 삶은 타인과의 연결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고 삶이 더욱 아름다워 지기를.. |
| 어린왕자의 생텍쥐페리는 '인간의 대지'를 통해서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제시한다. 생텍쥐페리 자신이 주인공인 이 책은 신참 조종사에서 숙련된 조종사로 성장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인간의 삶과 존재에 대해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소설이지만 책을 읽고 난다음에 깊은 사색과 여운이 남게 되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강력추천!! |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에는 우리 인간의 삶과 죽음, 동료 간의 우정, 인간의 가치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그와 함께 첫 비행하며 별빛이 빛나는 대지를 내려다 보는 설레임을 느낄 수 있었고, 사하라 사막에서 같이 조난을 당해 죽음의 공포를 느낄 수 있었다. 동료들 이야기와 사하라 사막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고도 강인한지 생각들이 많았던 책이다. 사실 그 어느 것도 잃어버린 동료를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랜 친구들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함께한 그토록 많은 추억들, 함께 겪은 수많은 고된 시간들, 그토록 잦았던 다툼과 화해, 마음의 움직임, 그런 보물만큼 값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
| 생텍쥐페리는 어린왕자로 굉장히 유명한 작가 입니다. 그의 인간의 대지와 야간비행을 읽으며 그의 문학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인간에 대지는 생텍쥐베리의 자서전 으로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 삶을 녹여낸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특히 메르모즈의 죽음이 더 크게 다 왔습니다. 더불어 그의 죽음을 접하고 애도를 하는 과정에서 생텍쥐베리의 애도란 무엇인가 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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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로 유명한 생텍쥐페리의 또 다른 작품인 <인간의 대지>는 깊디 깊다. “자신이 인간이라고 믿지만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압력에 의해 마치 개미들처럼 이미 만들어진 관습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자유로울 때, 그들은 무엇을 하며 어리석고 짧은 휴일을 보내는가? .......나는 사람들을 몽매하게 만들기 싫다” (p. 173) 자신을 우물에 매어두는 끈, 마치 탯줄처럼 지구의 배에 묶어두는 보이지 않는 끈의 존재를, 그리고 한발짝만 더 가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치열하고 처절한 고민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풀어낸 생택쥐페리에게 경의가 느껴진다. |
| 쌩떽쥐 베리하면 어린왕자만 생각하게 되는데 고명환 작가님께서 유튜브에서 이 책도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해 주셔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부로 여러가지 내용을 듣긴 했지만 직접 읽으면서 저만의 감동을 받아 보려고 합니다. 어린왕자 만큼 큰 선물을 저에게 주길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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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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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대지는 어린왕자를 쓴 생텍쥐페리의 작품이다. 고등학교시절 독서회에서 한번 읽고 대학교시절 한번 더 읽었지만 그때는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작품보다 다른 성향의 취향탓인지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최근에 친구가 읽고싶은 책으로 이 책을 고르기에 코로나로 19로 다들 집콕을 하는 생활패턴이 되어버린 친구에서 선물로 보내주었다. 생텍쥐페리의 자서전적인 이야기로 우편 비행 업무를 수행하던 중 사막에 추락했다가 살아남은 경험을 입체적으로 정제하여 서정적이고 사색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