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으로 사랑에 빠졌을 때 하는 행동들이 눈에 선하게 잘 그려져 있다.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고 또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하게 되고 그래서 서로 닮아가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오래 같이 산 부부를 보면 생김새나 생각이 비슷한 점을 발견하는데.... 주인공 '나는야 나는 게 즐거워' 토스카넬아는 혼자 사는 지저분하고 함부로 말하고 공부에도 관심이 없는 7살짜리 아이다. 어느 날 아는 것도 많고 있는 대로 멋을 부린 보석성에 사는 에르네스트를 만나 첫 눈에 반한다. 처음엔 서로 익숙하지 않아 어색하지만 다음번에 180도로 다른 모습으로 만난다. 멋쟁이 신사 에르네스트는 토스카넬라처럼 지저분하게 되었고 토스카넬라는 멋쟁이 숙녀가 된 것이다. '사랑의 힘' 그것은 정말 위대한 것 같다. 아이들이 대사 한마디 한마디를 좋아하는 멋진 책이다. |
| 초등학교 4학년에 막 올라간 딸아이의 책가방에서 '사랑해'라고 남자친구에게 고백한 편지를 본 순간 얼마나 당황하고 놀랐는지... 재빨리 편지를 가방에 밀어넣고 떨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애써 태연한척 무시해 보지만, 사춘기를 막 시작한 딸아이만큼이나 떨리고 불안하던 마음. 그 뒤 아이에게로 몰래몰래 향하던 의구와 감시의 눈초리를 아이는 느꼈을까? 온통 '사랑해'라는 말로 뒤범벅된 편지를 열병처럼 주고받던 아이가 점차 심드렁해지고, 며칠 후 다른 남자아이에게 비슷한 관심을 보일 때서야 겨우 휴 하는 안도감과 함께 피식 웃음이 나왔으니... 사랑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서 탈인 어른들의 쓸데없는 걱정이란 게 바로 이런 거지 싶다. 아무튼 우리 큰아이는 이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심지어 유치원에 다니는 7살짜리 딸아이도 내가 읽어주는 것을 아주 재미있어하며 듣는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얼굴이 빨개진다는 것까지 공감하면서 말이다. 요즘 아이들이란... 확실히 예전과는 다르다. 감추어졌던 많은 것들이 드러나고 과장되고 반복되고 공공연히 이야기되는 현실 속에서 자란 아이들인지라 사랑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표현하고 능동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어른들이 생각하는 사랑은 아니다. 단지 자신들이 느끼는 것들을 어른들이 즐겨 사용하는 언어로 표현했을 뿐이다. 7살짜리 마녀 토스카넬라와 에르네스트의 사랑은 얼마나 깜찍하고 아름다운가! 그들의 노래는 또 얼마나 부드럽고 감미로운가! 좋아하는 사람과 가까워지기 위해 자신을 변화시켜 상대에게 다가가기 -사랑에 빠진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렇게 하겠지! 하지만 곧 본모습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서로를 인정하는 7살짜리의 어른보다 더 어른스럽고 기막힌 사랑, 그래서 그들의 사랑은 진정으로 아름다웠다. 특히나 우리 막내를 뒤집어지게 만들었던 토스카넬라의 거침없이 쏟아내는 말투는 너무나 생생하게 우리를 사로잡는다.- 마치 말괄량이 삐삐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