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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기획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도시기획자들. 기존 건축에 현재의 환경에 맞는 형태로 재구성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형태의 도시기획자들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우선적으로 하게되었다. 이 책은 도시기획자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7인이 각자 꿈꾸고 실현해온 자신만의 색깔을 아낌없이 전달해주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서로의 마음을 한대 묶어서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기획 성공시켰다. 그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도시기획이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곰곰이 해보았다. 아마도 책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삭막한 도시를 살 만한 곳으로 바꾸는 것을 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빠른 변화속에서 우리의 도시는 많은 환경속에서 기존의 형태를 많이 퇴색시켜가고 있음을 인식하였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도시기획자들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도시란 환경과 여러 조건들이 집약이되기 때문에 그러한 장점이 강하면 강할 수록 거대한 도시로 남을 수도 있으며 아니면 시골처럼 한산한곳으로 이뤄나갈 수 도 있는 것이다. 이 도시기획자들로 인해서 삭막함과 차가움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어다니는 이곳이 도시의 농부, 도시의 숲, 도시의 욕망, 도시의 청년, 도시의 예술, 도시의 이야기속에서 꿈과 희망이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일단 디자인부터 맘에 쏙 들었던 부분이다. 책을 구입하면서 가장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바로 겉표지에 대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심플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의 표지 였다. 내용은 여태껏 알고 있던 도시기획에 대한 고정관념을 싹 버리게 끔 만들어준 책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던 그리고 단순하게 느끼기만 했던 도시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넣어준 느낌이랄까? 퓨전시대에 맞춰서 도시의 퓨전화로 인해서 우리나라의 도시기획에 관한 것들이 세계에서도 주목받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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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서울을 가꾸고 있는 사람들의 일곱 이야기 하나하나가 정말 흥미있어 금방 읽었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 기획자인 이채관, 쌈지사장에서 농부가 된 천호균, 비영리재단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이강오, 지역활성화 센터 대표 오형은, 홍대클럽데이 창안자 최정한, 사회적기업 이음 대표 김병수, 공공미술가 유다희. 이들 7명 모두 전에는 모르던 사람들이지만 이들의 생각을 보니 너무나도 가깝고 금방 친구가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서울이라는 삭막한 도시가 살고 싶은 지역으로,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귀로 듣고 가끔 가서 눈으로 보기는 했다. 하지만 그러한 일들이 정말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을 한 장소로 불러내어 같은 일을 하게 만든다는 것은 정말 그 일에 대한 굳건한 신념과 의지, 그리고 열정이 없으면 어렵다. 사업을 위해 찾아간 경상도지역에서 여자라고 인사도 안 받아 주는 경우들을 이기고 사업을 어렵게 성공했을 때의 그 마음은 정말 대단했을 것 같다. 어려움 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가지 노력하여 성공했을 때 배우는 노하우는 천만금으로도 살 수 없는 귀한 자산이 된다. 그러한 험산준령을 하나하나 넘으면서 고수가 되어가는 것이다. 농업을 하는 사람으로 ‘예술이 세상을 바꾸고 농사가 인류를 구한다’는 쌈지 천호균대표의 말이 인상깊었다. 서울이기에 농업에 아트마케팅을 접목하는 것이 가능했으리라고 본다. 농촌지역에서는 먹고 살기에 바쁘기에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면 혼난다. 그러나 서울은 먹는걱정은 없는 동네이니 모내기가 가능하다. 농사가 농업이 되면서 모내기가 아니라 모심기가 되었다는 말이 맞는다. 그러나 농사가 농업이 된 것도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니다. 통일벼가 보급되고 나서 우리나라에서 쌀 식량 자급이 가능해 졌으니 말이다. 아직도 농사로 먹고 살기도 힘든 나라들에서는 참으로 꿈과 같은 일들을 우리 도시에서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도시에 살고 있으니 당연한 것이다. 한국에 태어났음을 감사하며 예술가와 같은 농부의 마음으로 콩 세알조차 나누는 삶을 살자. 한 알은 땅속 벌레가 먹고 한 알은 새가 먹고 나머지 한 알은 사람이 먹기 위해서. 나눔의 배려가 인간을 넘어 흙 속 미생물에게까지 뻗치는 농심으로 산다면 이 도시도 농촌도 멀리 나아가 전 세계가 다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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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이다'라는 도시에 대한 정의로 이 책 [도시기획자들]은 시작한다.
7명이 각기 다른 키워드로 도시를 정의하고 기획한다. 그러나 결국 그들이 꿈꾸는 도시의 모습은 한 곳으로 모인다. 현재 도시의 속도를 버리고, 그들만의 리듬으로 살맛 나는 도시를 조용히 그리고 함께 만들어 간다. 한 사람, 두 사람의 꿈과 열망은 그렇게 도시 한 구석을 사람냄새 나는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한 때 사람들을 집어 삼킬 것 같은 도시의 삭막함이 너무 싫어서 잠시 떠난 적이 있었다. 본능적으로 흙냄새가 그리웠고, 쉴새없이 가속으로 돌아가는 도시의 시간에 숨이 막혔었다. 그래서 나고 자란 도시를 떠나 농촌이라는 곳으로 갔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패잔병처럼 나는 다시 도시로 돌아왔다. 그리워서가 아니라 익숙해서.
그리고 다시 꿈을 꾼다. 떠날 수 없다면 바꾸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주위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떠나기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비로소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문제는 떠나서는 결코 해결되지 못한다는 것을 배운 지금 나는 내가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도시기획자들].
이 책을 만났을 때 피식 웃음이 났던 것은 나의 고민을 듣고 답을 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였다. 책을 읽고 당장 뛰어들 수는 없다. 그런 능력도 조건도. 그러나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그리고 한 구석에서나마 그렇게 조금씩 세상을 변화시켜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안도했고 행복했다. '희망'이 이상 속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이 반갑고 고마웠다.
![]() 재생지같은 종이에 흑백으로 인쇄된 사진, 그리고 투박스러운 서체로 디자인된 책은 혁명지 같은 인상을 풍긴다. 세련되고 부드러운 음성이 아닌 날것 그대로의 거친 목소리처럼 들린다. 책의 구성 역시 인터뷰 형식이지만 최대한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살려 냈다는 필자는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의 그들을 보여주고 있다.
![]() 그들은 실패도 했다. 그리고 지금이 성공이라고 자만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바뀔 지 그들 자신도 모를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은 충분히 즐기고 있고, 자신들이 하는 일이 옳다고 믿으며, 작지만 큰 걸음을 꾸준히 내딛을 것이란 것이다. 그렇게 그 작은 힘들이 모여 꿈쩍도 하지 않을 것같은 무생물체의 거대한 도시는 조금씩 생명을 얻고 움직이고 있다.
도시는 인문학이다 - 책 읽는 도시 풍경을 그려낸 서울와우북페스티벌 기획자 이채관
도시는 농부이다 - 착한 생산과 착한 소비의 다리를 놓는 쌈지농부 창업자 천호균
도시는 숲이다 - 서울숲 운영자이자 서울시 그린 정책의 핵심 브레인 이강호
도시는 이야기이다 - 이야기를 통해 사람 사는 경관을 빚어내는 커뮤니티 플래너 오형은
도시는 욕망이다 - 도시의 욕망 에너지를 주목한 홍대클럽데이 창시자 최정한
도시는 청년이다 - 전주를 청년의 땅으로 바꿔 낸 사회적기업 이음 대표 김병수
도시는 예술이다 -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공공미술프리즘 대표 유다희
![]() 도시는 이들이 칠하는 일곱빛깔의 색깔로 곱게 물들어가고 있다. 단순한 열정이 아닌 철저한 계획과 실패를 통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그들은 올곧게 성장해간다. 그리고 믿는다. 그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들이 꿈꾸는 도시가 생각보다 조금 더 빨리 올 것이라는 것을.
재미있는 것은 7명의 도시 기획자들 중 누구도 처음부터 도시기획자를 꿈꾼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 직업이나 직종이 없었으니 당연할 수도 있지만... 사투를 벌이며 지금 있는 곳까지 올 때까지도 도시기획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의식하고 온 이들은 없다. 마음이 끌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해야만 하는 일을 하다보니 공통 분모로 모이게 된 것이다.
"저는 도시기회자가 되어 이런 일을 하고 살 줄 몰랐습니다.
살다 보니 이렇게 되었죠. 미래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불안하지만
보이지 않기 때문에 설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설렘을 즐기고
한번 통 크게 살아 보는 것, 그게 청년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 p.51 <도시는 인문학이다> 이채관
잠깐 짬이 나서 읽기 시작한 책을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어 버렸다.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책을 읽는 내내 후끈한 열기가 가슴 속을 퍼져 나간다. 시작도 어렵지만 유지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꿈만 있다고, 열정만 있어도 될 수는 없다. 그러기에 각 인터뷰의 마지막에는 '미래의 도시기획자들에게'라는 코너에서 함께 동참할 꿈은 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 준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습니다. 도시기획은 어떤 지역이든지 다
필요로 합니다. 직무가 정해져 있다기보다 로컬 안에 일이 있고
답이 있습니다. 자꾸 먼 곳에 시선을 두지 말고 자기가 살고 있는
범위 내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과 친근해져야 합니다. 인류가
밀어 올린 가치, 고귀한 것들을 계승하고 발전시킨다면 굉장히
많은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도전하고 경험할
만한 흥미로운 만남이나 재밌는 일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p.205 <도시는 청년이다> 김병수
그럼에도 '꿈'을 꾸고 싶다면 언제든지 뛰어 들어도 좋을 듯 싶다. 힘겹지만 그들이 한바탕 놀아 볼 판을 점점 크게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더 많은 이들의 동참을 기다리면서. 이 책의 뒷날개 마지막에 있는 문구를 읽으니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도시가 바뀌어 갈 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된다.
"이 책의 저자 인쇄는 서울 공덕역 부근 경의선 폐선부지에 들어선 사회경제장터, '늘장'의 운영기금으로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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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삭막하다... 어떤 면에선 비정하기까지 하다...
우리가 지하철을 타기위해 거리를 걸어갈때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릴때도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은 무표정하기만 하다... 지하철을 탔을때는 상대방과 가급적 눈도 안마주칠려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만 내려다보기 급급한 실정이다...
갈수록 이웃간의 정도 사라지고 우리나라도시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이제 아파트에 살고있는 실정이라 더욱더 이웃간에 접촉빈도는 떨어지고있는 형국이다. 그런 와중에 박원순서울시장취임이후로 서울특별시는 뭔가 다른 면모들을 보여주고 있어 다행이라 생각된다. 그전의 서울시장들이 토목위주의 건설공사에만 몰두해 콘크리트숲으로 둘러싸인 삭막한 광경들만 보게했다가 도시가 살아숨쉬는 환경친화적으로 바꾸려하시고 책읽기도 장려해 서울도서관을 개관한 모습에서 전임시장들과 차별성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그러던차에 <소란북스>에서 출간한 도시기획자 7인과의 인터뷰기사들을 실은 이책 <도시기획자들>을 읽게된건 이 살아숨쉬는 도시의 기능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줘 넘넘 뜻깊은 독서였다.
특히, 나는 마포구에 살고있기에 평소 <홍대 클럽문화>에 관심이 많다. 그러던차에 현재 문화협동조합이사장으로 재직중이신 최정한이사장님께서 창안하신 <홍대클럽데이>에 대한 이야기는 내마음에 확와닿는 뭔가가 있었다.
평소 홍대클럽문화나 길거리버스킹 등에도 관심이 많이 가서 홍대를 종종 찾는 나는 홍대에만 가면 뭔가 젊음과 생기발랄함을 느낄 수 있어 넘넘 좋았다. 언젠가 버스킹을 구경하는데 어떤 청년두명이 자신들은 이버스킹을 하기위해 멀리 대전광역시에서 올라왔다고한다. 글고 열정적으로 기타치며 노래부르는 그모습에 반해 나는 버스킹구경 최초로 그들에게 지폐몇장을 건네주기도 하였다^^*
또, 얼굴이 엣댄 남자 셋이 기타치며 놀기에 쟤네는 나이가 얼마나 되나 궁금했는데 세상에나 17~18세라해 깜짝 놀라기도 하였다.
이게 바로 홍대의 참모습이고 홍대 젊음의 현주소인 것이다.
게다가 티켓한장이면 홍대 어느 클럽이든 출입할 수 있는 클럽데이... 이는 젊음과 청춘에너지 분출의 장이요, 마당인 것이다. 그 발상자체가 신선했고 획기적이었다.
또, 홍대인디뮤지션들이 앨범을 내는 것도 서로 식사를 하다가 얘기가 왔다갔다하다가 그래 우리 앨범한번 내볼까 의기투합하여 함께 내기도 한다니 그 젊음의 소통과 패기가 부럽기까지 하였다.
글고 이책에선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의 탄생배경과 서울숲의 진면목 글고 동네부근인 공덕역 경의선 폐선부지에 세워진 늘장의이야기들도 참으로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생각되었다.
그리하여 이책을 통해 내가 살고있는 또는 이땅의 도시라는 공간에서 살고있는 사람들에게 문화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숨쉴 공간을 제공하거나 가슴이 확 트이게하는 마당을 제공하여 삶의 활기와 생기를 돌게한 그분들의 신선한 아이디어에 이은 땀의 결정체에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내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이제 내가 살고있는 이 서울특별시라는 도시가 더이상 삭막하지않고 문화와 예술이 살아숨쉬는 도시라는 생각에 오늘도 이도시에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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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으로 둘러친 도시에서의 메마른 감성을 풍부하게 해주는 이들이 있다. 삭막하기만 했던 공간을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곳으로 바뀌어놓기도 하고 도시농부로 직접 지은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축제를 열기도 한다. 도시에 숲을 끌여들어와 책도 읽고 예술과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창출한다. 도시기획자들은 저마다 도시를 각각 다르게 정의내린다. 도시는 인문학이기도 하며 농부가 되기도 하고 숲을 만들고 이야기가 있으며 욕망이 꿈틀대며 청년들이 활기차게 활동하는 예술 공간이기도 하다. 도시가 풍요로울 수 있는 있었던 이면에는 이들의 노력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간혹 다큐멘터리에서 소개된 외국의 도시풍경을 볼 때면 사람과 자연이 도시 속에서 공존하며 조화를 이룬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사람이 살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건 과연 누구의 몫일까? 지속가능한 도시경영을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이룩한 공동체를 통해 소박하게 시작하여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하나하나 그들이 이루고자 했던 꿈들을 도시 속에서 이뤄나가고 있다. 10월이면 홍대에서는 책과 문화, 공연이 한바탕 축제의 향연에 빠진다. 몇 년전부터 알게된 축제인데 홍대의 차없는 거리에서 일주일간 수많은 사람들이 소통하는 장이 열린다. 바로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이다. 인디가수가 와서 아무렇게나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는 등 자유분방하다. 지금은 처음때보다 규모가 커져서 외국인들이 장기자랑하는 문화공연도 열리고 유명작가의 사인회와 거리공연, 세미나와 전시회가 근방에서 대대적으로 열리는 종합문화 축제로써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참여하는 출판사들도 꽤 유명한 곳도 많다. 파주출판단지가 들어서기 전엔 홍대 주변에 출판사들이 많았다고 한다. 처음에 시작할 때 주변 출판사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줘서 지금의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이 꾸준히 열리게 된 건지 모른다. 책을 사랑하고 늘 책이라면 관심높은 내겐 과연 누가 기획했을 지 궁금했었는데 이번에 <도시기획자들>을 읽으면서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또 쌈지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천호균 대표도 있다. 국내 쌈지라는 브랜드는 독특한 스타일로 널리 알려졌는데 인사동의 쌈지길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쌈지농부로 독립해서 대표농부로 모내기도 하고 농촌과 도시를 이어주는 역할을 담당했다는 건 책으로 알게 되었다. 하긴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다. 도시인들이 도시 안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모임을 TV에서 본 뒤 참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단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과 장소가 제한적이라는 한계성은 분명 갖고 있다. 천호균 대표는 유통에 관심이 많다. 유통할 공간이 있어야 소비되고 자신이 만든 것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기획자들>을 읽으면서 새로운 꿈을 꾼다. 도시에서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도시만의 매력에 빠져 사는 사람들도 많다. 도시 속에 수많은 공동체와 공원, 사람들을 서로 이어주고 만날 수 있는 공간, 청춘들의 에너지들을 소비할 수 있고 꿈틀대는 열정을 발산할 수 있는 장소. 이들처럼 도시기획자들이 더 많아진다면 막혀있는 소통의 부재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환경이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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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기획자들! 제목부터 눈에 확 꽂힌 책이었다. 내가 나고 자라고 사랑한 도시.. 그 도시를 기획한다고? 책처럼, 광고처럼, 영화처럼?
언제부턴가 도시를 탈출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들려왔다. 누군가는 더이상 살 만하지 않아 떠나가는 도시에서 나는 살고, 일을 하고, 많은 시간 즐겁다. 삶이 팍팍한 건 도시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 도시에는 팍팍한 삶을 기댈 곳이 많다. 버스 한 번 타면 언제라도 영화관에 갈 수 있고, 언제나 보고 싶은 미술 전시나 공연이 열리고 있고 도서관도 많고 축제도 많고.. 요즘은 거리에서 뜻밖의 벼룩시장이나 인디밴드 라이브공연을 들을 때도 많고...
..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면 그런 나의 즐거움이 누군가 준비해놓은 선물 같은 것이었단다. 서울와우북축제, 홍대클럽데이, 인사동 쌈지길, 서울숲, 주말에 광화문에서 열리는 서울 농부의 시장... 내가 좋아한 모든 풍경에 7인의 도시기획자들의 손길이 스며 있었다.
이 책 덕분에 나는 나의 도시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이 책을 만난 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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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기획자들’ – 은유 잠깐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몇 년씩 이들은 왜 이렇게 도시에 집착을 했던 것일까? 미쳤던 것 같다. 도시라는 하나의 주제에, 그리고 그 도시와 어울리고 싶다는 그 단순한 생각에 미쳤기에 7사람은 도시를 기획했던 것이다. 책 읽는 도시 풍경을 그려낸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의 기획자 이채관, 도시 안에서 착한 생산과 착한 소비의 다리를 놓는 쌈지농부 창업자 천호균, 서울숲 운영자이자 서울시 그린 정책의 핵심 브레인인 이강오, 이야기를 통해 사람 사는 경관을 빚어내는 커뮤니티 플래너 오형은, 도시의 욕망 에너지에 주목한 홍대클럽데이 창안자 최정한, 오래된 전주를 청년의 땅으로 바꿔낸 사회적기업 이음 대표 김병수,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공공미술프리즘 대표 유다희의 이야기가 이 책에는 그려진다. 책은 인터뷰 위주로 정리되어 있어서, 읽기 어렵지도 않고, 주인공들의 생각을 아주 잘 전달해준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직접 읽을 수 있어서 더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듯하다. 또한, 그들의 활동 내용이 중간중간 그림으로 정리되어 있어 더욱 보기 좋았다. 간절함이 있었기에 이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던 일을 이루어낸 것 같다.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았고,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고, 또 시간이 내 편이 아니라 생각하면 기다리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큰 투자는 해당 도시, 또는 지역에 대한 고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으로 찾아보고, 관심을 기울이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리고 도시가 보여주는 이야기를 듣고 느끼는 것. 나는 이 책을 의정부경전철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뒤적이다가 알게 되었다. 내 개인적으로는 참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머릿속에 딱 ‘이거다’ 하고 떠오르지는 않지만, 내가 어떤 방향으로 생각을 하고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어렴풋한 방향이라도 제시해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사람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항상 자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적 자극이건 외적 자극이건간에 말이다. 항상 같은 환경에만 놓여 있는다면 발전할 수 없다. 그래서 책도 보고 미술도 보고, 음악도 듣는다. 내가 평소에 익숙하던 환경에서 잠깐씩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의정부경전철 수요활성화를 위해 내 앞에 놓인 개인적인 시간이 얼마인지 모르겠다. 내가 그들처럼 혼신의 노력을 다할 수 있을지, 그런 만큼의 시간이 주어질지, 시간이 주어진다손 치더라도 나 스스로 인내심을 갖고 변화를 기다릴 수 있는 힘이 내게 남아 있는 것인지. 글의 주인공들은 항상 지역 사람들과 엮였다. 그들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무엇을 하더라도 지역 사람들과 함께 했다. 이해를 구하기도 하고, 협조를 얻기도 했다. 결국 의정부경전철 사업의 답도 거기에 있지 않은가 싶다. 지역 주민들과 엮여야 하는데, 이는 지역에 대한 고민없이 머리 속에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만으로는 안 되는 일일 것이다. 저 밖에 나가서 현장을 보고 뛰어야, 고민하고, 부대껴야 나올 정답이다. 어쨌거나, 주어진 시간 동안에는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해보기로 한다. 2015. 07. 11
도시는 인문학이다 책 읽는 도시 풍경을 그려낸 서울와우북페스티벌 기획자 이채관 가치 지향이 없는 실천은 노가다일 뿐이다. 기획자라면 의미를 조직하고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채관은 그래서 기획자의 생명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말한다. 기획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문제의식이죠.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해결하고 싶은가에 관한 물음을 가져야 합니다. 아이디어는 이벤트 거리도 안 됩니다. 그냥 아이디어일 뿐이죠. 기획자는 스스로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 또 그것을 하기 위해 어떤 자원과 노력과 사람이 필요한지 궁리하고 그걸 종합해서 만들어 가는 사람입니다. (p43) 제가 생각할 때 도시기획자에게 필요한 자질은 세 가지입니다. 깊이 있게 공부할 것, 유쾌하게 도시를 즐길 것, 그리고 좌절을 버틸 것 첫째, 공부는 필수입니다. 철학이나 사회학 같은 인문학 책을 읽고 사회 문제에 대한 생각의 깊이를 키워야 합니다. 둘째, 도시를 즐기려고 노력하세요. 저는 요즘도 게이바에 놀러가고 라운지클럽도 갑니다. 막걸리집도 가고 전시회도 갑니다. ‘죽기 전에 다 놀아보자’는 맘으로 이것저것 즐기려고 노력합니다. 셋째, 좌절은 견디는 일입니다. 대개의 좌절은 두 가지 형태로 옵니다. 시간과 사람. 우리 삶은 실패 덩어리입니다. 젊은이들한테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지요. 실패하고 좌절했을 때 버티는 힘이 필요합니다. 저는 사회적으로 누군가 나를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인정욕망이 굉장히 강했습니다. 인정욕망이 강하면 과도한 욕심이 생깁니다. 과도한 욕심은 결국 사달이 나고요. 그래서 저는 계속 실패하는 경험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시간을 버티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자원입니다. 시간에는 관계와 경험이 축적되니까요. 저는 무리하게 시간을 당기려다 좌절했습니다. 시간을 버티고 꿈꾸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경험과 지식과 관계와 자원이 쌓입니다. 그런 게 축적되면 어느 순간 자기가 끌고 왔던 일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습니다. (p49) 도시는 농부이다 도시 안에서 착한 생산과 착한 소비의 다리를 놓는 쌈지농부 창업자 천호균 본디 유통은 소통입니다. 옛날에는 시장이 소통하는 공간이었죠. 물건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고 정을 나누고 물건을 나누고요. 저는 어릴 때부터 큰길이 있어도 꼭 시장을 통과해서 지나갔어요. 시장이 그렇게 재밌는 곳이에요. 유통 부분은 도시기획에서 꼭 해결해야 될 영역입니다. (p65) 아마 곧 학교 수업에 텃밭 가꾸기가 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p79) “흙을 가까이하면 삶은 아름다워진다.” (p81) 도시는 숲이다 서울숲 운영자이자 서울시 그린 정책의 핵심 브레인 이강오 도시기획은 시민들이 깨어나고 조직화되고 주권자로서 자기 역할을 하는 것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 좋은 지자체장을 뽑아서 지역이 좋아지기를 기대하는데 역발상도 가능하죠. 시장이 잘하는 도시는 ‘괜찮은 도시’, 공무원이 잘하는 도시는 ‘좋은 도시’, 시민들이 잘하는 도시가 ‘위대한 도시’ 아닐까요? (p91) 이강오에게 필리핀은 제2의 고향이다. 그곳에 살면서 다를 수 있음을 배웠다. 동남아시아 쓰레기 문제는 심각하다. 사람들이 분리수거를 하지 않고 무조건 무단투기다. 교육도 받는데 왜 저럴까? 그가 유추한 원인은 ‘문화와 경제의 단절’이다. 필리핀 사람들은 비닐을 쓰기 전에 바나나 잎사귀를 사용했다. 밥도 바나나 잎사귀에 덜어서 먹고 장보자기도 바나나 잎사귀를 썼다. 그건 쓰고 나서 아무 데나 버려도 상관없었다. 무단투기가 문화적 전통처럼 내려왔다. 그런데 비닐 사용과 같은 외부경제가 들어와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니 아직 문화랑 섞이지 못한 거다. 한국 사회의 많은 문제도 비슷한 이유로 발생하지 않았을까, 그는 생각했다. 오래 머물면 보이는 것들, 삶으로 다가오는 것들을 그렇게 하나씩 배웠다. (p93) 좋은 공원은 뭘까요? 미국에서는 ‘공원은 단지 공원이 아니다(Park is not just a park)’라고 말합니다. 공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그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죠. 그런 걸 보면서 우리도 공원에서 어떻게 청소년 문제, 노인 문제를 풀어볼까, 공원에서 어떻게 지역사회의 공동체 장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p99) 서울숲에서는 독서, 생태, 과학, 체험 등 1년에 800회 정도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있다. (p100) 미국의 경우 1950년대에 반전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정치운동에 환멸을 느끼고 지역운동을 하러 내려갔죠. 지금 시애틀의 유명한 커뮤니티가든이 체계적인 모습을 갖추기까지 무려 40년이 걸렸어요. 뭘 하든 최소 10년은 걸립니다. 커뮤니티가든이 도시의 주류가 도리 순 없지만 그런 보조적인 순기능을 하는 공간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죠. (p106) 저는 지금 여러분에게 ‘공공의 재구성’을 꿈꾸자고 말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시민과 주민은 행정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민원인이고, 행정이 우리 도시의 모든 공공성을 만드는 전지전능한 권력인 것처럼 여겼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세금을 적게는 10퍼센트, 많게는 30퍼센트 정도 냅니다. 저는 세금 내는 만큼만 공공성을 행정에 위임했다고 봅니다. 공무원과 정치인은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혹은 만들고 있는) 공공성의 대리인일 뿐입니다. 그것도 극히 일부를 맡고 있죠. 나머지 공공성은 우리가 만들어야 합니다. 서로 의지하고 살아가는 마을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지역과 마을의 공공성입니다.(p108) 도시의 공간이 그러한 것처럼 경제와 사회문화적으로도 늘 빈틈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내가 할 일이 없다고 낙담하지 말고 도시의 틈바구니에 슬그머니 나를 내려놔 보세요. 꿈틀거리는 도시를 어슬렁거리다 틈이 생기면 재빠르게 씨앗을 뿌려 보는 건 어떨까요. (p109) 현대의 도시기획은 다릅니다. 도시 문제의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온라인에 몸과 마음을 빼앗긴 아이들을 야외활동으로 데려오는 방법, 방향을 잃은 청년이 도시의 주인공이 되게 하는 방법, 수십 년간 경쟁에 이골이 난 시니어들이 젊은 세대와 잘 협력해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방법….... 이 모든 세대의 문제들을 마을과 지역에서 실타래 풀 듯 풀어가는 일, 그리고 시민과 주민이 도시공간의 진정한 주인으로 서는 방법을 모색하고 제시하는 일이 현대사회 도시기획자의 임무입니다. 도시에 새로운 기획이 필요한 것은 도시가 무엇인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요구에 대한 응답은 늘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들이겠지요. ‘현재의 문제는 미래의 생각만이 풀어낼 수 있다.’ 아인슈타인이 남긴 말입니다. 현시대에 발생하는 문제들은 현재의 사고방시으로는 풀 수 없다는 얘기지요.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할 때만 문제의 본질을 꿰뚫을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해법을 찾기 바랍니다. (p110) 도시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통해 사람 사는 경관을 빚어내는 커뮤니티 플래너 오형은 시장을 외부의 힘으로 키우지 않겠다고 말했어요. 누군가 시장에 들어와서 사람들을끌어 모으지 않고 상인들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겠다고 했죠. 우리는 문화기획자가 아니다, 외부의 작가가 들어와 예술행위를 해서, 혹은 바깥을 치장해서 바꾸는 건 안 하겠다고요. 지역 커뮤니티는 그곳에 살고 있는 당사자들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상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서 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p123) 못골시장은 자체 동력으로 이야기를 생산하며 살아가는 공동체의 좋은 사례가 되었다. 오형은의 바람대로 외부의 힘이나 지원 없이도 그들끼리 즐거운 놀이를 하고 일상을 살뜰히 영위해 나갔다. 그 과정에 생기는 일들, 즉 싸우고 오해하고 주춤하기도 하고 청소를 같이 하기도 하고 언론에 첫 출연도 하고 무대에도 서고 하는 일들은 고스란히 그들의 자산으로 축적되었다. 그것이 시장의 이야기가 되고 사람들의 자부심이 되면서 그 힘으로 못골시장이 유명해진 게 아닐까, 그는 생각한다. (p131) 기획자는 지역 주민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찾아내야 해요. 그 다음은 스스로 참여하게 하고 칭찬해야 합니다. “할머니, 꽃이 예쁘게 잘 컸어요”라고 말하니까 더 신이 나서 열심히 하셨어요. 누구나 나의 일을 지켜보고 관심 가져 주는 사람이 있으면 더 잘하고 싶어지잖아요. 어르신들도 당신들 작품에 자부심을 느끼면서 즐겁고 재밌게 해내셨죠. (p132) 끝이 좋아야 다 좋다는 말도 있듯이 아름다운 마무리는 그가 일하면서 가장 꼼꼼히 챙기는 부분이다. 어느 지역에서 일을 하든지 꼭 그 지역에 사람을 남긴다 그 마을이 자생력을 갖도록 인연의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는 ‘더 잘살게 돕는다’는 자신의 일에 대한 윤리적 태도이기도 하다. 사람은 떠나도 삶은 계속되니까. (p136) 그런 원망을 들으니까 자괴감이 생기고 그만두고 싶고 도망가고 싶었어요. 다른 마을이장님을 만나서 고민을 터놓았죠. 그때 두 가지 얘기를 들었어요. 마을은 너보다 나이가 많다. 네가 마을에 가서 하는 행위는 마을의 시간에 비하면 얼마 안 된다. 너는 짧은 시간 동안 마을을 본 거다. 네가 하는 일이 마을의 방향을 틀거나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 너무 욕심내지 말고 너무 걱정하지도 마라. 마을은 사라지지 않는다고요. 또 이장님이 그릇에 빗대 얘기하셨죠. 사람은 다 자기 그릇이 잇다. 사발에다 양동이의 물을 담으려고 하면 그 그릇은 쓸모가 없어진다. 그 그릇이 쓸모가 있도록 일을 해라. 그래야 쓸모 있는 사람이 된다고요.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들,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때 답을 주는 분들을 만나는 게 이 일의 좋은 점 같아요. 일을 하면서 도움을 받기도 하고 제가 좀 더 사람답게 되는 것 같아요. (p138) 도시기획이나 커뮤니티계획 관련 일을 하고 싶어서 찾아오는 후배들이 많습니다 뭔가 좋아 보이고 착한 일 같아 보이나 봅니다. 그런데 어렵고 답답한 일입니다.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듣고 설득하는 일이고 그 과정이 만만치 않아요. 70평생 살아온 분들께 우리가 새로운 의견을 내고 권유하기는 막막하고 어렵습니다. 사람에게 애정 쏟고 희망을 품고 기다려야 합니다. 정성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일이죠. (p141) 그와 반대로 후배들이 자문해 올 때도 많습니다. 저는 그저 현장 경험을 들려줄 뿐입니다.사람에 관계된 일은 복잡한 상황과 조건이 있습니다. 모범답안처럼 정답이 있는 게 아니므로 제가 해온 방법을 얘기해 줍니다. 이거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답은 머릿속에도 책에도 있지 않고 오직 그 현장에만 있습니다. (p143) 도시는 욕망이다 도시의 욕망 에너지에 주목한 홍대클럽데이 창안자 최정한 우리는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섞어놓으면 위화감 생긴다고 하죠. 임대주택이 자기 공간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매우 배타적입니다. 이래서는 문제 해결이 안 돼요. 좋은 도시는 갯벌 같은 특성이 있어야 해요. 삶의 다양성과 지속성이 보장되는 동네, 물고 물리는 생태적 질서, 먹이사슬, 자기 생산성이 자연스럽게 가동되는 것이 바람직하죠. (p165) 지방 소도시들이 달라지면 삶의 서울 집중화를 저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스파에 샴페인 깔아놓고 놀아도 되고 숙박지도 많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재투자를 안 해서 노후한 콘도들만 새로 정비하면 될 텐데요. 아직 예산 수립이 안 된 상황입니다. 때가 오길 기다리는 거죠. 도시기획은 기다리는 일입니다. 어떤 풀씨는 죽어 버리고 어떤 풀씨는 살아나고. 곳곳에 가능성들을 던져 놓고 싹이 올라오기를 기다립니다. (p168) ‘도시기획자’라는 말에는 카리스마적 의미가 담겼습니다. 단어가 갖는 도발적 의미가 있어요. 자신을 도시기획자라고 자임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하지만 사고는 글로벌하게, 실천은 지역적으로 해야 합니다. 우리가 도시를 보지 않고서는 작은 맥락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넓고 크게 그물을 치되, 촘촘하게 그물망을 만들어 가는 자세가 필요하겠지요. 저도 도시기획자로서 불완전한 존재입니다만 시행착오를 통해 경험한 몇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자기만의 욕망을 발견하세요. (중략) 도시를 보기 위해서는 자기 욕망을 잘 알아야 합니다. 욕망이 생기면 에너지도 저절로 생깁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도시하방(下放)을 권하고 싶습니다. 귀촌 현장이 됐든 도시의 버려진 유휴공간이 됐든, 느낌을 받고 말을 걸 수 있는 장소와 결합해 자기 삶을 던져 보세요. 직접 현장에서 부딪치는 것만 한 배움은 없습니다. 나를 던져 보면 압니다. 둘째, 도시는 결국 사람이 인테리어입니다. 홍대클럽도 처음에는 별 볼 일 없었습니다. 쓸모없이 버려진 박스형 지하공간에 사람들이 들어가서 채우고 스타일과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결국은 클럽이 되어 사람들을 모으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장소 안에 들어 있는 사람들의 삶 자체가 중요합니다. 도시기획자는 그들의 삶을 읽어 내고 그들을 이해서 뭔가 계획하는 게 아니라, 그곳에 직접 뛰어들어 삶의 흐름을 같이 타면서 프로세스를 만들어 가는 사람입니다. 미리 어떤 결론을 갖고 누군가의 삶이나 공간을 대상화시키는 게 아니라 내부에서 같이 작용하는 존재지요. 장소와 결부시켜 그 안에서 자기 역할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동네 앞 놀이터가 됐든 버려지는 공간이 됐든, 뜸을 들이고 살피면서 관계를 만들고 이야기를 만드세요. 셋째, 좋은 선배를 만나세요. 특히 요즘 같이 젊은이들이 살기 힘들 때는 멘토가 더 필요합니다. 저는 멘토가 없었습니다. 멘토가 없어서 시행착오가 너무 많았죠. 누군가 조금만 더 나를 부추겨 주었으면 더 나은 성과를 얻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멘토가 꼭 선배일 필요는 없습니다. 상하관계가 아녜요. 동료도 얼마든지 멘토가 될 수 있습니다. 자기 삶을 의지하면서 함께 풀어갈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멘토입니다. (중략) 인맥은 목적이 개입된 자기중심적 관계지요. 목적을 벗어나 삶을 공유하고 나누고 붇돋아 주는 좋은 친구를 곁에 많이 두세요. 마지막으로, 삶의 기록을 남기세요. 도시기획자는 일상과 일의 구분이 없습니다. 틈틈이 기록하세요. 저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카메라를 들고 나갑니다. 난지도에서 백로와 왜가리가 돌 하나 놓고 벌이는 작은 다툼을 기록하고, 꽃과 나무의 변화를 사진에 담습니다. 사무실 근처 편의점 앞에서 외국인들이 페트병 맥주를 놓고 동네사람들처럼 앉아 있는 모습에서 연남동에 변화가 일어나는 느낌을 단상으로 적기도 합니다. 일의 관점이 아니라 사람과 공간을 들여다보고 새로움을 발견하는 게 여가이자 자유이고 일에도 영감을 줍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E.H. 카는 말했죠. 자기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나온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와 의미를 남기세요. 저는 홍대클럽데이, 선셋장항페스티벌 등 모든 프로젝트의 자료를 포스터 한 장까지 다 남겨두었습니다. 과거를 기록하고 현재와 소통하면서 그 안에서 길을 찾는 것, 도시기획자에게 기록은 또 하나의 힘이자 밑천입니다. (p172) 도시는 청년이다 오래된 전주를 청년의 땅으로 바꿔낸 사회적기업 이음 대표 김병수 진정한 사랑은 사랑하는 대상을 창조한다고 니체가 말했던가. (p180) 괴물과 싸우는 가장 큰 위험은 그 자신도 괴물이 되어 간다는 점이다. 거울처럼 괴물과 마주치는 일로 삶은 날로 삭막해져 갔다. 넌더리가 났다. 사회악에 대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 아니라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김병수는 고등학교 때 연극 활동하던 일, 대학 때도 데모하는 짬짬이 연극을 했던 일, 그런 내면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감수성이 그리워졌다. 영영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의 중심을 못 찾으면 어쩌나 조바심이 났다. 경실련에 사표를 내고 바로 여행을 떠났다. “들고 있는 것도 없었지만 내려놓으니 좋았다”고 한다. 그의 나이 서른 셋. 네팔, 인도로 6개월을 돌아다녔다. 지나가는 트럭을 세워 얻어 타고 바람 따라 발길 따라다닌 여행. 말이 잘 안 통해서 사람들과 대화하기보다 주변 환경이나 상황에 눈길이 갔다. 무엇이건 오래 들여다보았다. 꽃을 한참 쳐다보면 꽃 색깔이 눈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 환각적인 느낌이 든다. 그러면 꽃과의 관계가 각별해진다. 그동안 흘깃 봐왔던 것들이 저마다 손을 흔들고 말을 걸었다. 그 느낌은 자연과 조화롭고 동등한 관계를 추구했던 유년의 그것이었다. (p184) 한 장소에 30년 이상 산다는 게 뭘까요. 그건 외로움, 배고픔이 아닐까요? 세월을 비켜서서 어떤 자리에 계속 서 있다는 것, 그건 또 뭘까요. 결국 사회적 생태계의 문제로 귀결되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세대 단절이 심해요. 늙음은 열성입니다. 늙음이 우성이 되려면 세대가 고르게 구성돼야 해요. 젊은 청년들이 사물 시장에 들어와야 상대적으로 늙음이 미덕이 됩니다. 왜 어린아이가 떠들면서 지나가면 상큼할까요? 그렇다면 청년들이 곁에서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장소의 기운에 변화가 오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p191) 나부터 속여라! 마키아벨리가 말했잖아요. 가고자 하는 길이 있으면 나부터 속이고 몰입해서 가보자는 일종의 자기암시죠. 내가 그렇게 하면 사람들한테도 긍정의 기운이 감염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또 좀 뻥이면 어떻습니까. 그 뻥 안에서 책임을 지기 위해 열심히 하게 되는 거죠. 삶을 주눅들게 하는 거추장스러운 것들, 가령 편견, 통념, 습속 같은 것들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일을 해내려면 다소 사기가 필요합니다. (p196) 도시기획이 원래부터 정답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도시를 기획한다는 건 수법과 기법이전에 ‘발견’입니다. 내가 먼저 발견해야 하고 발견한 것을 소리쳐야 남들도 보죠. 내가 발견하기 전에는 설명이 안 됩니다. 깊은 몰입과 분석적인 생각을 거쳐 컨셉트를 잡는 거죠. 나를 붙잡는 것, 징후적인 것을 생각으로 풀어야 합니다. 미심쩍고 의심되는 건 왜 그런지 깊이 생각해야죠. 생각하는 힘이 없으면 기획 작업이 안 됩니다. 그 힘이 독서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거든요. 어떤 징후에 대해서 빨리 결론 내리지 않고 삶의 차원에서 탐색하는 것이 사고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p197) 어떤 장소를 대할 때 공간의 시간적 흐름을 좇으며 통시적으로 고찰하죠. 이 공간이나 장소가 지금까지 어떤 변천을 겪었는지, 그 기운을 온 몸으로 느낍니다. 깊은 애정이 생기죠. 단서 하나를 찾기 위해서 엄청나게 걷고 답사하고 파고들면서 실마리를 찾습니다. 변화의 실마리랄까요. 이걸로 틀을 짜면 여러 가지 것들을 다룰 수 있겠다 싶은 어떤 것에 대해 깊게 들어갑니다. 그러면 꿈도 꾸고 깨어 있을 때도 이미지가 나타나요. 이건 뭐 연애할 때보다 더하죠. (웃음) (p199) 그간 도시의 물적 토대가 도로, 터널, 대형 공연장 등 자본의 효율을 위한 인프라였다면 이제는 소자본이라든지 작은 경제활동의 인프라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는 내다본다. (p199) 도시가 누군가에 의해 공급되어진다는 생각을 단절시키고 싶어요. 누가 나서서 해주겠지 하는 의존적인 생각들, 권위나 절차에 기대는 관습들이 있잖아요. 도시인들에게는 규범적인 사고가 만연합니다. 개인의 자율성이 높아졌고 인권의식도 생겼는데 존재론적 사유는 약해졌죠. 도시인들이 저절로 주어지는 것들, 그런 일방적인 흐름의 타성을 벗어나서 자기 삶의 양식을 스스로 설계하고 작은 변화를 이뤄낼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p201) 도시기획자의 기본 자질은 인문학입니다. 세상에 대한 기본적 관심, 이해, 성찰적 태도 없이 도시기획은 있을 수 없습니다. 도시기획자를 꿈꾼다면 우리 사회의 생태적 문제에 대해서, 혹은 우리 사회의 탐욕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 합니다. 인종, 젠더, 계급 등 차별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한번 지적으로 해결해 보세요. 문학, 예술, 경제, 사회 등 삶에 관한 것은 전부 인문학입니다. 도시기획자 중에 영화나 음악, 소설과 친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참 건조하게 산다 싶은 사람도 자연현상이나 생명에 대해서 관심을 둡니다. (p203) 시나 단편소설은 예나 지금이나 꾸준히 읽으려고 노력합니다. 소장하고 있다가 또 꺼내보고 여러 번 읽습니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고 나서 읽으면 책은 또 전혀 다른 게 보이니까요. 책은 주마간산 식으로 계속 훑어보면 좋습니다. 혼자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가지세요. 저는 많이 걷고 버스도 많이 탑니다. 걷다가 앉아 있기 좋은 데서 한 번씩 머물죠. 노숙인들이 모인 곳이나 담배꽁초가 많이 떨어져 있는 자리에 주로 앉는데, 남들이 머물거나 머물고 싶어하는 곳은 대개 시야가 좋고 기운이 좋습니다. 가로수도 여러 각도에서 쳐다봅니다. 일상적 사물이지만 바짝도 보고 멀리서도 보고 옆에 서 있어도 보고 렌즈로도 보고. 내가 움직임을 달리 함으로써 변하는 사물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겁니다. 신호등도 한 번 굶고 건너죠. 파란 불에 바로 건너지 않습니다. 뭐든 해보는 편입니다. 자기가 해본 것들 안에서 영감이 떠오르고 감각이 움트니까요. (p204) 도시는 예술이다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공공미술프리즘 대표 유다희 예산으로 1400만 원을 받고 못할 것이 없다고 의기양양했다. 일주일간 하루에 600통씩 경기도 내 공공기관과 단체들에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싸늘했다. ‘우리는 그런 사업 필요 없다. 안 한다. 다른 부서에 알아보라. 그런 거 모르겠다.’ 공공미술의 의미와 가치와 재미가 확산되기 전이었다. 돈이 있음에도 일을 할 수 없엇다. 고민에 빠져 있을 때 경기도 안산시청에서 일하는 공무원에게서 연락이 왔다. 열정이 좋아서 같이하고 싶다고. (p216) 안산 상록수역 벽화 작업을 1년 동안 진행했습니다. 칠십 넘으신 할머니, 8개월 된 임산부, 40대 아주머니, 아이들이 함께 모여서 콘크리트 벽에 그림을 그렸죠. 그때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 기억나요. 내가 죽어서도 나의 흔적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고. 임산부는 태어날 아이들 위해서 하고 싶다고 했어요. 시민들의 진심 어린 에시지를 접하면서 ‘이 일은 꼭 해야겠구나’ 다짐했죠. (p217) 저는 한 명의 스타 예술가보다 작가그룹을 기반으로 젊은 예술가들이 많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추구합니다. 지금은 다양한 영역과 전공에서 배출된 청년들과 함께 일하고 있고요. 프리즘이 있어서 그들이 의지하고 디디고 성장하게 만들고 싶어요. 공공미술은 현장에서 차분히 배워야 하고, 아무래도 조직이 있으면 리스크가 적습니다. 완충작용을 하는 거죠. 일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해요. 1등만 최고인 세상, 명문대생만 대접받는 세상에서 최고가 아니더라도 자기 역할에서 어떻게 최선을 다하면 되는가를 배우는 곳이길 원합니다. (p229) 유다희가 볼 때 도시기획자는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삶에 대한 생각들이 곧 도시기획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 역시 치열한 삶이 습관이 되었다. 10년간 이 분야에 머물다 보니 커피 한 잔에도 수만 가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먹고 즐기고 일하고 아이 키우고 사는 것이 전부 배움이다. 꼭 대단한 업적을 남긴 유명인만이 아니라 주차장 아저씨, 어린 학생들한테도 자극을 받는다. 배움과 자극은 어디든 존재한다. 그는 2008년에 결혼해서 4세, 5세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프리즘은 주 5일 야근이 적교주말에 쉰다. 충실한 가정생활이 창작자, 기획자로서의 삶에 영감을 준다. 아이들과 미술관에 가는 것이 무엇이고, 집이 무엇이고, 먹거리가 무엇이고, 남편이 무엇이구나. 그 자신이 평범하게 살아 봐야 평범한 생활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고 했다. 도시기획자는 예술적 영감만이 아니라 이런 생활 감각이 있어야 한다. 대중의 호응을 끌어내는 일이기 대문이다 또한 아주 혁신적인 것보다는 많은 사람의 삶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는 게 좋다. 그런 점에서 여성 기획자가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p230) 한 분야의 일을 꾸준히 하다 보니까 어릴 때 나를 무시했던 사람도 변하고, 사회에서 인정도 받고 존중도 받게 됩니다. 전문성을 갖춘 좋은 기획자는 똑똑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자기 일이 만들어집니다. 삶과 생활에 관해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인내하고 진득하게 가는 것이 중요하죠. (p233) 도시기획은 늘 새로운 장이 열립니다. 공공미술의 틀에서 관계 창작, 기획 창작, 작품 창작을 해나가는데 저는 그것을 즐거운 도전으로 느낍니다. 쉬운 일을 하기보다는 ‘이걸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할 수 있는 일을 택합니다. 쉬운 일이나 익숙한 일이 아니라 새로운 일, 하지만 우리 전문성으로 포용할 수 있는 일을 저는 좋아합니다. 즐겁게 받아들이니까 10년이 금세 흘렀습니다. 만약 새로운 일을 두려워하고 기존에 하던 일만 했으면 시대가 바뀌는 흐름에 맞추기 힘들었을 텐데 늘 다른 일, 새로운 일을 추구하다 보니 어떤 일도 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p234) 현재 도시 문제는 너무나 다양하지만 정확한 규명과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육, 환경, 주거 등 수많은 사회적 문제가 있음을 직시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그 대안을 실현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현실은 바뀝니다.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기 전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은 현실을 만들고 작더라도 좋은 변화를 이뤄낼 수 있다면, 그것이 직업이라면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이 아닐까요.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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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시절 전공이 지역사회개발학이다보니 제목만 보고도 읽어보고 싶다는 맘이 간절했다. 단순히 디자인 서울, 디자인 도시라는 `전문가의 이력`보고가 아닌 우리가 현재 살고 앞으로도 살아가게 될 도시기획이었다. 도시기획자들이라는 단어로 모인 7명의 이력은 다른듯해보이지만 결국은 같았다. 도전했고 사람들을 끌어모았고 적어도 현재로서는 실패가 있었다지만 충분히 성공적으로 보였다. "도시기획이 원래부터 정답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도시를 기획한다는 건 수법과 기법 이전에 `발견`입니다." 도시를 기획하는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공통적인 주장은 한가지다. 정부에 힘에 의해 자본에 의해 완성될 수 없는 것이 도시기획이다. 도시에 살고있는 한사람한사람이 주체가 되어야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너는 조경하는 사람이 왜 그런 일을 하느냐고 사람들이 많이 물어봐요. 그러면 저는 대답하죠. 나는 경관을 만드는 사람이고 경관 중에서도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경관에 관심이 많다고요." 좋은 정책과 이벤트를 만들고 시도하는 것은 물론 기획자들의 머리에서 나왔지만 와우북페스티발, 전통시장 활성화등은 분명 페스티발에 찾아오는 사람들과 시장 상인들의 참여로 이뤄낸결과다. 그리고 그런 행사가 세워진 곳이 바로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땅, 흙이다. "흙을 가까이하면 삶은 아름다워진다." 책의 구성이 기본적인 기획자들의 이력, 그들이 이뤄놓은 성과, 그리고 앞으로 도시기획을 꿈꾸는 미래의 도시기획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로 이뤄졌다. 모든 시도가 어쩌면 무모했고 그들이 시작이나 다름없었기에 조언자가 되어주고 싶다는 7인의 도시기획자들의 한결같은 마음이었다. 무언가 엄청난 이력과 능력을 가지고 홀로 일어섰다는 생각은 전혀들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십과 그 순수한 열정이 멋있는 사람들. 그들처럼 기획안을 내고 함께 하자고 소리를 낼 수 없는 소시민이지만 책을 읽고 한가지는 분명하게 깨달았다. 좋은 도시, 살고싶은 지역을 만드는 것은 소시민, 결국 나의 적극적인 사회참여라는 것. 한마디로 요약하면, 나무를 심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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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사람 냄새나는 살만한 곳으로 만들려는 사람들 일곱 명의 인터뷰를 담은 이 책은 이른바 공동체의 터전인 도시를 재미있고 아름답게, 또는 생산적이고 희망이 넘치게 가꾸어 나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나도 참여한 적이 있는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을 탄생시킨 주인공, 서울의 숲과 공원을 가꾸는 서울숲 운영자, 수원 등에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이들과 사회적 기업의 대표, 공공미술가, 그리고 홍대클럽데이 창안자까지 다양한 이들이 인터뷰 대상자들이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사람은 도시 안에서 착한 생산과 착한 소비의 다리를 잇는 쌈지농부 창업자인 천호균 씨 였다. "아니! 어디 갔나 했는데 여기 있었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쌈지를 부도내고 어딘가로 잠적했나 했더니만 그런 일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놀란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특히 인사동과 북촌에서 한옥 같은 공간의 원형들, 삶의 흔적들을 보존하는 일을 했다는 사람이 홍대클럽을 보고 영감을 받아 클럽데이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서울 한강대교 아래 노들섬에 도시농업 공원과 텃밭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또한 나도 가끔 가보는 서울숲이 기업, 정부, 시민, 환경단체, 경제단체, 대학 전문가 등 다자가 참여한 생명의 숲 국민운동이 수년간 노력 끝에 만들어낸 거대한 생태공원이란 사실도 새삼스레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도시 기획자들이 공공성, 좋은 생각들, 재미, 새로움, 낯선 장면,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을 공동체의 일원인 내가 앞장서서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서울시정 모니터 요원으로 참여하며 서울 같은 대도시 내에서도 작은 공동체들을 구성해 마을과 이웃 단위로 많은 일들을 수행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