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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바다 ★★★★★ 저자 고동현 출판 바른북스 발행 2024.10.23. ISBN 9791172631772 134*195*20mm | 260p 카테고리 한국 소설 「검은 바다」는 아열대 기후로 변한 한반도를 초대형 태풍과 쓰나미가 휩쓸고 정부가 계엄령을 내린 후 해안에 난파된 한 범선에서의 생존기가 담겨있는 배경의 디스토피아 소설입니다. 다소 빠르지 않은 속도감으로, 한국 배경의 재난 소설이라서 정말 재미있었고, 자연에 대해 겸손하지 못했던 인간에 대한 경고로 느껴져 다 읽은 후에도 여운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주요 인물인 강 중위의 시점으로 이동합니다. 강 중위는 해군 긴급 구조 특기대 소속이고, 해안에 난파된 범선에 생존 중인 인물들을 구하라는 명령이 받았습니다. 같은 임무를 받고 먼저 파견된 김 대위는 행방불명 되었고 홀로 배에 다가갑니다. 마리라는 여인이 범선에서 강 중위를 보며, 그렇게 강 중위는 범선에 승선하게 되고 이야기의 시작을 알립니다. 수백 년 동안 외부와의 접촉이 완벽히 차단된 섬, 카오 섬은 주요인물들과 큰 접점이 있다. 제물을 바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섬이고 광범위한 공간이 아닌 '파두아호'라는 범선에서의 진행이 많아서 지루할 틈 없이 읽었던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검은 바다’와 어두운 비극을 상기시키면서 이야기가 흘러가,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따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인간의 본성과 밑바닥일 때의 모습을 철학적으로 풀어내어서 몰입이 잘됩니다. 단순히 재난 소설이라고 넘기지 못할 이랴기를 담고 있고 혼란 속에서 그들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일상이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 자연스럽게 느껴져서 스스로에게도 혼란이었습니다. 재밌는 작품을 읽게 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재난 디스토피아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 강렬하고 몰입할 수 있는 소설을 읽고 싶은 분, 자연에 대해 관심이 있고 관련된 생존기에 깊이 빠져보실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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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은 해변에서 20여 미터쯤 되는 높이였다. 해변에는 자갈이 깔려 있었다. 그는 로프를 아래로 던졌다. 로프가 자갈밭에 닿자, 허리에 로프를 묶고 절벽을 탔다.자갈밭에 발을 디뎠다. 발을 옮길 때마다 자갈에 엉겨 붙은 기름에 군화가 질척거렸다. 휘발성분이 증발하고 응고한 기름 찌꺼지는 미끄러웠다. (-11-) 작전 지역 SN16-24.유조선 자이언트호가 침몰한 제주도 서북부로부터 12킬로미터 지점의 군도.군도의 모든 거주자는 섬을 떠난 상황. 동북쪽 암석 무인도에 배수량 4,000톤급 범선 발견. 한 명의 여자를 포함한 민간인 4~5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됨. 무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음. 통신망 사용 불가 지역. 김진혁 대위의 송수신기에 무전이 잡힌 곳. 김 대위의 실종 경위를 조사하고 민간인을 설득해 임시보호소로 인도할 것. 나흘 후 수송용 헬기 도착 예정. (-18-) 순응하리라. 거대한 바람으로 돛을 부풀려라. 그것은 갈기갈기 찢기리라.그대의 손아귀로 돛대를 꺾어라. 철퇴 같은 파도로 난간을 부수어라. 아가리를 벌리고 검은 혀를 내밀어 갑판을 핥아라. 유리 날처럼 쏟아지는 햇볕을 반사해 눈을 멀게 하라. (-74-) 며칠이 지난 뒤, 서른 명 넘는 군인들이 섬에 왔다. 보호소로 피신시킨다는 명분이었지만 마을 사람에게 대하는 행동이 난폭했다. 마치 시위대를 진압하기라도 하는 듯 발로 차고 총구로 위협했다. 멀쩡한 사람도 마구잡이로 잡아들였다. 마을 사람들은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들이 숨을 곳은 한 군데뿐이었다. 남쪽 해안에 있는 동굴이었다. (-127-) 하루는 샤먼이 나를 찾아와 쉰 목소리로 말했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습니다. 그것을 막는 방법은 폭력을 행한 사람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스스로 내어 놓는 길뿐입니다." 내 아이 호아의 피로 나 자신을 정화하라는 말이었지. (-166-) 그레이트호의 육중한 선체가 서서히 자태를 드러냈다. 강 중위는 시동을 걸고 기어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다가 곧 기어를 중립으로 돌렸다. 그의 동공은 한껏 응축했고 빠르게 흔들렸다. 나는 그의 시선을 따라 눈을 돌렸다. (-218-) 불은 사그라지고 돛대는 부옇게 뜬 재에 싸였다. 불씨만 남은 장작처럼 벌겋게 달아 있더니 그마저 차츰 누그러졌다. 불기둥은 그렇게 파두아의 날개를 살라버렸다. 그는 검게 그을린 돛대를 번갈아 보았다. 갖은 바람과 비, 그리고 파도에 몸을 맡기며 힘겨운 항해를 이어온 파두아가 잠들 시간이었다. (-252-) 소설 『검은 바다』는 실종된 김대위를 찾아나서는 강중위, 그리고 파두아라는 범선과, 마리라는 신비스러운 여인이 등장하고 있었다.바다라는 속성은 파도가 잔잔한 낮에 보면, 상당히 매력적이며, 바다에 풍덩 뛰어들고 싶은 공간이다. 따듯한 햇살을 머금은 낮에 보는 바다를 보며 마음이 힐링된다.자연의 위대함과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응축된 곳이다. 육지에 머무르며, 바닷가에 들어갈 수 없는 인간이 바다에 대해서, 설레임과 공포가 공존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바다는 생명이 태어나고 죽어가는 곳이다. 플랑크톤이 있었고, 그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 수많은 바다 생명체가 존재한다. 그 신성한 바다에 인간이 개입하기 시작하였다. 배 하나가 주는 그 무게감은 사소한 것에 부과하지만, 무한대에 가까운 인간의 욕망은 바다를 서서히 잠식하고 파괴하려는 속성을 유지하고 있다.이 소설에서,바다와 섬, 샤머니즘이 언급되고 있는 이유도 그렇다. 인간은 쓰나미의 공포를 직접 보지 않는 이상 그 공포를 느낄 수 없다. 썰물과 밀물의 공포를 넘어서서,바닷가에서,삶을 이어가는 수많은 생명들에게,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수십만 명이 죽어갔던 인도네시아 쓰나미에서 느꼈다. 단지 역사 속에 기록되지 않았을 뿐, 바다는 언제나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다. 결국 나약한 인간이 , 인간 재물을 바쳐서라도, 바다의 노여움을 잠재우고,자연에 대한 순응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닐런지, 돛대와 등대가 인간의 삶을 비추고,배가 검은 바다에서,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인간의 폭력은 사람 재물을 바치는 것을 생각하는데 있었다.인간의 공포는 언제나 폭력을 머금고 있다.소설 『검은 바다』는 자연에 대해 겸손하지 못한 인간에 대한 경고 메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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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바다]는 고동현 님의 소설로, 지구라는 거대한 생명체를 두고 인류의 재난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해보아야 하는가를 떠올리게 하는 스토리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되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는 이제 온난화의 기로에서 급속도로 온난화로 빠져들게 되고, 우리나라 역시 아열대 기후가 되어 가면서 더운 지방의 기후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들이 심화되기에 이릅니다. 태풍과 쓰나미가 찾아들고, 이로 인해 급기야 정부는 계엄령을 내리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난파한 범선과 그곳에 남아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만난 강중위는 범선에 남아 상식적이지 못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 이들에게서 이질감과 혼란을 느끼다가 나중에는 그들에게 녹아들어가게 되면서 우리는 위기에 처한 인간들의 사악한 변화의 모습에 대한 숙고를 하게 되고, 나아가 재난을 인간이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가에 대한 숙고도 해보게 만들어주니 더 오래 곱씹어가면서 읽는 소설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힘든 재난, 그리고 그것에서 희생을 당한 자들과 그러한 희생자가 어떤 의미로 그려지는가에 대한 생각들을 천천히 음미하듯이 해보게 만들어주는 소설이라서 그 진한 여운이 더 오래오래 남는 스토리와 그것을 통한 인간적 물음과 해답을 찾아보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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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바다_바른북스 리뷰입니다 해양소설책으로 한반도를 기점으로 한 해양의 몰아치는 재난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전개가 사뭇 기대가 되는 바이다 검은바다, 바다는 푸르다고 생각하는데 제목 자체에서 검은바다라고 일컫는 그 검은바다는 우리가 보지 못했던 바다의 깊숙한 심해를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 가까운 미래, 아열대 기후로 변한 한반도를 초대형 태풍과 쓰나미가 휩쓴다는 설정은 실제로 한반도가 동남쪽인 하와이 방향으로 매년마다 약 3cm씩 이동하고 이로 인해 대형 지진이나 쓰나미의 우려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미래적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소설은 이러한 부분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되어진다 소양강댐이 붕괴하고 한강이 범람하는 일촉측발의 상황에서 정부의 계엄령과 더불어 C군도에 파견된 긴급구조특기대 소속 강 중위의 운명적 만남이라 할 수 있는 난파한 대형 범선과의 만남과 범선 사람들의 비현실적, 비상식적인 생각, 행동으로 인해 혼란을 겪다가 차츰 그들과 동화되어 가는 강중위와 범선 사람들의 충격적 과거의 실체가 하나씩 파훼쳐가는 흥미진진한 해양스릴러 검은바다 장편소설 책을 통해 소설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책으로서 적극 추천드리는 바이다!!! ![]() ![]()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검은바다 #바른북스 #재난소설 #해양소설 #바다 #범선 #생명 #문화충전 #서평이벤트 #소설책 |
바다를 생명이 창조된 바다로, 생명이 숨 쉬는 곳으로 인식할 수도 있고 어둡고 힘겨운 심연으로의 장소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과연 우리는 어떤 의미를 바다에서 읽고 이해하고 있는것일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기에 바다라는 존재는 중의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세상 거의 모든 것들이 그러한 양날의 칼과 같은 상반된 모습을 갖고 있음을 우리가 간과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더우기 오늘날의 현실은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파괴, 개발과 산업의 발달로 인해 태초의 생명이 잉태된 바다가 죽음의 바다로 바뀌어 가고 있는 실태를 생각하면 인간의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가능성이 그리 밝게 빛난다 말하지 못할 것 같다. 검은 바다는 현실적으로 보이는 바다가 될 수도 있는가 하면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인간의 미심쩍은 마음을 중의적으로 표현한 말로 이해할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검은 바다" 는 나, 우리의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쓰나미가 한국에서도 일상 다반사가 되어 피해를 입게 되고 기후변화에 대한 예측을 넘어서듯 슈퍼태풍이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그야말로 유토피아를 꿈꿨던 인간에게 인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디스토피아가 탄생할 상황이 벌어진다. 국가의 안위를 지키는 군이기에 소설에서는 해군 긴급 구조 특기대 소속 강중위가 난파 된 범선에 탄 인물들을 구출하기 위해 외딴 섬으로 향하는데, 이는 앞서 동일한 임무를 띠고 출발한 김대위의 행방불명으로 말미암은 연이은 임무라 독자로서는 의혹을 품게 된다. 배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인물들, 그들은 강중위에게 진심 어린 자신의 마음을 보여 주지 않고 무언가를 숨기는듯 한 어두운 그림자를 느끼게 하는데, 강중위는 그들의 과거와 승선의 이유를 알게 되고 결국 그 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어둠을 마주하게 되는데...소설은 현실과 SF 세계관이 맞물려 있어 전체적으로 의미를 읽어내는데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상황은 현실적인 구조상황과 맞물려 있는 인간의 심리적 상황의 교묘한 컨트롤이 엮어내는 긴장감을 읽어볼 수 있게 한다. 실질적으로 현실적인 긴장감이 구조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수 많은 영화를 통해 살펴 보듯 인간은 극한의 순간에 자신밖에 모르는 선택을 하는 경향이 강한 존재이기에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 줄어들 수 밖에 없고 그러한 인간의 마음이 우리가 '함께'를 지향하며 사는 세상에서는 빛보다는 어둠으로 그려질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하게 된다. 인간의 본성은 무엇일까? 그러한 본성적인 측면은 나, 우리가 생각하는 각각의 정의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일이겠지만 그럼에도 핵심적이고 공통적인 의미를 찾는다면 나, 우리의 존재는 나만이 아닌 함께임을 더욱 갈망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비록 오늘을 사는 환경이 유튜피아가 아닌 디스토피아적 환경일지라도 우리의 지속가능함을 위한 단 하나의 길임을 검은 바다는 일러 주고 있다 판단할 수 있다. 어둠이 단순히 두려움과 공포를 뜻하는 어둠이 아니라 생명의 탄생을 잉태하게 하는 빛을 필요하게 하는 어둠이라면 오히려 찬란한 어둠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전일적 지구의 관점에서 보는 삶의 욕망을 인간의 삶의 욕망으로 치환해 보면 검은바다가 주는 중의적인 의미에서 현실감 있는 의미를 캐치할 수 있을것 같다. **출판사 바른북스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 요즘 'SF 소설' 전성시대라고 할 만하다.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의 약칭(SF)으로 쓰이니 우리말로는 과학 소설이라 해야 할 것 같다. 과학적 사실이나 가설을 바탕으로 상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문학 장르이다. 과학소설(科學小說) 또는 SF 소설을 가리킨다. '대세'라고 할 만큼 문학 분야만 아니라 영화 등의 다른 매체들의 장르를 포괄하는 단어로 쓰인다. 과학 소설은 독자가 어렸을 때 기억으로는 '공상 소설'이란 말을 더 자주 썼었던 것 같다. 이 책 『검은 바다』는 가까운 미래, 아열대 기후로 변한 한반도를 무대로 펼쳐지는 SF소설이다. 저자 고동현은 작품의 〈프롤로그〉를 통해 바닷속 환경과 생물체에 대한 묘사를 먼저 한다. 기이한 느낌의 묘사는 매우 신비하기도 하지만 공포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입도 항문도 없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배설하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이것은 하루에 2밀리미터씩 자란다. 다 자란 것은 3미터가 넘기도 한다. 이것을 만나려면 한없이 깊은 바닷속으로 내려가야 한다. 천천히 심해를 향해, 온몸으로 심연을 맞아들여야 한다. 어둠을 두려워해서는 이것을 볼 수 없다. 바다의 수면에서 20미터만 아래로 가면 어둠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100미터까지 내려가면 아예 빛은 사라지고 만다. 태양 빛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생명체의 활발함은 더 이상 보이지 안흔다. 이제부터는 태양이 지배하는 영역이 아니다. 육지에서 감각되는 빛깔들은 무의미해진다."(p.4) 저자가 묘사한 심해 속 광경은 현실적이지 않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저자는 생물체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절대 암흑이 지배하는 곳, 유일한 빛은 일부 생물의 순간적인 자체 발광이다. 이곳에서 날카로운 것에 의해 팔을 벤다면 그것에서 흘러나오는 잿빛 피를 보아야 한다. 수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수압이 오른다. 잠수정이 개발되기까지는 미지의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이곳을 '무의식의 세계를 탐험하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이곳에서 만나는 생명체는 기이한 모습이다. 몸의 세 배가 넘는 긴 지느러미를 뻗어 다리 삼아 걸어 다니는 물고기, 우산 같은 촉수를 거느린 연체동물, 살이 투명해 내장과 뼈가 비치는 녀석들은 사체인지 생물인지 아니면 유령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 이 소설 작품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8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고립」, 2장 「혼란」, 3장 「부러진 노」, 4장 「어둠과의 악수」, 5장 「해 질 녘의 하루살이」, 6장 「관(管)벌레」, 7장 「어둠 속의 생명」, 8장 「검은 바다」 등이다. 마지막 장 「검은 바다」가 이 소설의 표제어가 되었다. 「검은 바다」는 작품 속에서 탈영한 인물 '강 대위'의 노트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소설은 강 대위를 찾아 나서는 해군 긴급구조특기대 소속 장교 강 중위가 주인공이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화자(話者)이기도 하다. 강 대위의 탈영 소식이 전해지자 강 중위는 C군도에 파견된다. 이 소설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이야기여서 마치 현실 세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기후 변화 속 초대형 태풍과 쓰나미가 한반도를 휩쓴다. 소양강댐이 붕괴하고 한강이 범람하자 정부는 계엄령을 내린다. 소설 첫머리는 탈영한 강 대위를 찾으라는 명령을 받고 그가 실종된 곳에 강민 중위가 헬기를 타고 도착하면서 시작한다. "헬기가 꼬리를 틀며 수평선을 향해 날아갔다. 절벽 위해 내린 강민 중위는 먹구름 속으로 사라져 가는 헬기를 바라보았다. 검은 구름장 아래로 시커먼 바다가 죽은 듯이 잔잔했다. 추적거리는 비가 숨죽인 바다에 쉼 없이 내리고 있었다. 먹물처럼 번진 하늘과 바다는 수평선을 감추었다. 그는 헬기에서 받은 작전 명령서를 배낭에 넣었다."(p.10) 강 중위는 그곳에서 거대한 기름띠가 초승달 형태로 펼쳐져 있고, 해변에서 20여 미터쯤 되는 높이의 절벽 등 스산한 풍경과 마주한다. 이곳에서 강 중위는 태풍을 맞아 험난한 길임을 예고한다. 다행히 고생 끝에 70~80미터쯤 되는 난파한 대형 범선을 마주친다.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인데 "웬 범선?"이란 생각으로 배에 남은 사람들을 만난다. 비현실적이고 상식에 어긋나는 생각과 행동을 지녔다. 강 중위는 혼란을 겪다가 차츰 그들의 논리에 동화되어 간다. 인간은 재난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가, 그 과정에서 희생자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지구를 전일적 생명체로 바라보는 세계관 속에서 그들의 충격적 과거가 하나씩 밝혀진다. ![]() 범선에 다가선 강민은 한 명의 여인 '마리'를 만나고 그의 소개로 범선과 범선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주고 받을 정도로 낯을 익힌다. 음식과 술(보드카)을 나누고 안정을 찾은 강민은 작전 명령서 서류를 자세히 살핀다. "작전 지역 SN16-24. 유조선 자이언트호(號)가 침몰한 제주도 서북부로부터 12킬로미터 지점의 군도(群島). 군도의 모든 거주자는 섬을 떠난 상황. 동북쪽 암석 무인도에 배수량 4,000톤급 범선 발견. 한 명의 여자를 포함한 민간인 4~5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됨. 무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음. 통신망 사용 불가 지경. 김진혁 대위의 송수신기에 무전이 잡힌 곳. 김 대위의 실종 경위를 조사하고 민간인을 설득해 임시 보호소로 인도할 것. 나흘 후 수송용 헬기 도착 예정.(p.18) 아내를 찾기 위해 긴급구조특기대에 자원했던 강민에게 이번 임무는 의문투성이다. 강민은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하면서 아내의 얼굴을 떠올리려 노력한다. 미래를 예견한 듯 쓸쓸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아내. 그것이 그가 본 아내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강민의 개인사가 하나 하나 저자의 묘사로 그려진다. 십일 년간의 군 생활을 접은 강 중위는 아내의 간청을 받아들여 남해안 고향 마을로 돌아왔다. 결호한 지 일 년이 채 되지 않은 때였다. 사실 그는 바다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배운 거라고는 어렸을 적부터 몸으로 익힌 고기잡이와 해군으로 복무하면서 배운 항해 기술뿐이었다. 고향 마을은 그다지 변한 게 없었다. 아내는 어촌에 살면서부터 얼굴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녀가 태어난 동남아시아 섬나라로 되돌아온 양 야무지게 일하면서도 지친 기색이라곤 없었다. 생선의 배를 쉼없이 따고 말렸다. 그녀는 한국에서 받아왔던 낯선 시선을 더는 의식하지 않아도 되었다. ![]() 봄인데도 후덥지근한 어느 일요일 아침. 강 중위가 일어났을 때 아내가 보이지 않았다. 지난밤, 아내가 쓸쓸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모습이 마음에 걸렸다. 해상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마을이 흔들리자, 아내는 처음엔 두려움에 떨었다. 그러다 초조해했고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기도 했다. 마침내 그녀는 모든 걸 체념한 듯 힘없이 누웠다. 해변을 찾아봤지만 헛수고였다. 강 중위는 포기하고 읍내를 향해 트럭을 몰았다. 뭔가 찜찜했고 왠지 모를 불안이 차올랐기에 그는 갑자기 차를 세웠다. 서둘러 집을 향해 차를 돌렸다. 때때로 말썽을 일으키던 트럭이 그날따라 말을 듣지 않았다. 펑크 난 타이어를 갈고 보닛을 손봐야 했다. 언덕을 넘어가려고 할 때였다. 수많은 증기기관차가 동시에 증기를 내뿜은 것 같은 소리가 울렸다. 천둥소리는 아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였고 하늘에 번쩍임은 없었다. 이어 거센 파도 소리가 밀려왔다. 그 속에는 연달아 터뜨리는 비명이 섞여 있었다. 간신히 언덕을 넘어섰을 때 그는 넋 빠진 모습으로 마을을 둘러봐야 했다. 해안은 바다에 잠겼고 그 위로 뒤집힌 어선과 자동차, 기와지붕과 탁자, 냉장고 따위가 뒤섞여 떠다녔다. 강 중위는 자신이 들었던 소리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설마, 해일이······. 저자의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지진, 쓰나미, 대홍수…. 인간은 그런 재난을 끔찍하게 여긴다. 하지만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가정해 보자. 그 생명체는 인간의 재난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까. 단 한 번의 재채기? 가벼운 몸살? 반면, 인간보다 더 짧은 삶을 누리는 개체도 있다. 그것들은 또 다른 시각을 가진다. 인간이 겪는 평범한 일상이 그 존재에겐 종말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가이아’ 이론을 관통한다. 그 이론은 지구를 살아 숨 쉬는 거대한 생명체라고 주장한다. 인간은 어둠에서 벗어나기 위해 찬란한 문명을 발전시켰다. 그 과정의 본질은 무엇일까. 수많은 희생자는 단지 어두운 기억에 묻혀야 하는 걸까. ![]() 1장 「고립」의 각 장에는 제목 밑에 바다에 범선이 떠 있고, 그 밑에 〈- 김 대위의 노트 '검은 바다' 中〉이란 원전을 밝히며 성경처럼 귀절이 들어 있다. 1장 「고립」의 경우 다음과 같은 노트 내용이 소개된다. "태초에 태어난 생명을 생각해 보자. 당시 지구는 불안정한 대기에 싸여 있었고 화산과 지진이 서로 경쟁하듯 반발했다. 바다는 시커먼 입을 벌리며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삼킬 기세였다. 그곳에서 생명이 탄생했다. 그리고 최악의 환경을 이겨내 왔다. 최초의 생명은 고립 그 자체였다. 어디로든 움직이려면 죽음의 도박을 받아들여야 했다. 2장 「혼란」에는 "척박하고 어두운 환경에서 탄생한 생명체, 그것이 해야 했던 최초의 갈등은 무엇이었을까. 빛이 존재한다는 것을 감지한 순간부터 그들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 그대로 머문 것인가, 아니면 빛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라고 적혀 있다. 4장 「어둠과의 악수」 아래에는 "생명은 어둠에서 시작한다. 어머니 자궁 또는 알 속에서 생명체가 제일 처음 먹는 것은 어둠이다. 그렇게 태어난 생명은 영원히 살 것처럼 바둥거리나 곧 깊이를 헤아리지 못할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간다. 생명은 단 한 번의 번쩍임을 위해 영겁의 어둠을 잉태한다. 8장 「검은 바다」에서 드디어 생명이 바다속에서 나와 빛을 향해 나아간다. "태초에 태어난 생명체들은 끝없이 퍼져나갔다. 그들 대부분에게 산소는 치명적이었다. 내리쬐는 태양의 빛도 끔찍한 것이었다. 주위는 모두 검었다. 그러나 생명은 차츰 극복했고 해로운 환경을 필수적인 것으로 만들어 냈다. 지금 있는 환경에 맞춰 끊임없이 적응하며 변해가는 것, 그것이 생명이다."(p.228) 강 대위의 노트에 적힌 내용을 일부 발췌해 각 장의 표지에 적어 놓은 저자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가이아 이론에 따른 생명의 진화를 책 속에 담은 것이다. 다소 성경처럼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도 있지만 인간은 바닷속 생명체에서 점차 바다 밖으로 나와 볼 수 없던 모든 환경에 적응하며 자신에 맞게, 혹은 자신이 맞춰가며 진화해 왔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게 저자의 의도가 아닐까. 이유는 환경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인간은 결국 적응하고 극복하며 살아낼 것이란 점을 이 소설이 품은 뜻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 빛은 어둠을 사르고 어둠은 빛을 삼킨다. 그 순환 속에서 생명은 순간의 반짝임이다. 생명의 본질은 어둠이며, 생명의 어머니인 바다의 본질 또한 그러하다. 빚을 얻지 못한 생명은 절망하지만, 어둠이 없는 생명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난파한 범선에서 다양한 개성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자 사연을 가졌으나 그들의 목적은 오로지 파두아라는 범선을 다시 움직여 항해하는 것이다. 그 욕망은 현실과 어긋나며 범선에 파국을 가져오지만·····. 저자는 〈에필로그〉를 통해 인간의 존재와 생명의 기원, 극악한 환경에 적응하고 변화시키며 살아왔음을 확인시킨다. "나는 한 방울의 물이다. 아주 오래전, 바다는 특이한 존재를 탄생시켰다. 그것은 스스로 움직였고 지구가 얼어붙거나 지글지글 끓는 동안에도 번식했다.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인내하며 지켜온 유전자는 그 어떤 물질보다도 값진 것이었다. 그 존재들은 다양한 생김새로 변했고 그것은 진정한 창조였다. 그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포효를 그치지 않던 바다가 안정된 리듬을 보였다. 무엇이 불만이었을까. 그의 일부는 차츰 바다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계를 갈망했다. 그들의 힘은 놀라웠다. 무엇이든 꿈꾸는 대로 이루어내고 말았다. 그것을 위해 죽음도 불사했고 가혹한 도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마침내 최초로 바다에서 떠나기로 한 무리가 결심을 실행할 때였다. 나는 그들 중 하나의 몸에 실려 뭍으로 나왔다. 나는 땅속 깊은 곳에서 이십억 년간 정화되었다가 바위 틈으로 새어 나왔고, 단 하루라는 삶의 주기를 가진 하루살이의 눈이기도 했고, 그것이 죽어 바람에 흩날리는 동안 기체가 되었다가, 떨어지는 빗방울과 함께 다시 땅에 떨어져 고이기도 했고, 예쁘장한 꿩이 나를 삼키자, 그것의 피가 되어 일 년간 순환했고, 그것이 죽은 뒤엔 썩은 물의 일부가 되었고, 썩은 내를 맡고 몰려온 박테리아 무리가 꿩을 분해하는 동안 떡갈나무의 뿌리 밑으로 스며들었고, 뿌리를 타고 올라와 줄기의 수액이 되었고, 한 인간이 그 나무를 베기까지 팔십년 동안 그 속에 머물렀고, 이갈이하는 들쥐에 의해 그것이 흘리는 침과 하나가 되기도 했고, 곧 참애의 입에 들어가 그것의 내장 속을 떠돌았고, 그것을 총으로 쏘아 죽인 인간의 입속에 들어가 육십 년간 그의 심상이 일으키는 진동을 느끼며 머물렀다. 아프리카 한 사막에서 그 인간의 시체가 말라붙는 동안 뜨거운 햇살이 내 몸을 조각조각 분해했다. 나는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그곳에서 솜털 구름이 되었다가 적란운이 되기도 했고 태양을 가릴 때면 먹구름으로 변했다. 회오리바람이 휘몰아치던 날 나, 아닌 구름은 갈가리 찢겼고 그중 한 조각의 일부분으로 남아 잇다가 차갑게 식으며 바다로 떨어졌다. 나는 고향으로 돌아왔다. 저자 : 고동현 성균관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IT 기술자로 10여 년 근무했다. 다니던 회사가 한국에서 철수하는 일이 벌어지자, 전공을 포기하고 어린 시절 꿈꾸었던 문학에 다시 손을 댔다. 그렇게 글 쓰는 삶으로 새로운 인생의 길을 걸었다. 바라는 삶은 소박하다. 하루 책 한 권을 읽고, 네 시간 동안 글을 쓰며, 틈틈이 강아지와 산책을 즐기는 것이다. 2014년 전북일보 신춘 문예에 ‘청바지 백서’로 등단한 후, 오로지 글만 쓰는 삶을 살고 있다. 철도 문학상·대한민국 디지털 작가상·해양 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동인지·문예지·e-book·오디오북 등 다양한 경로로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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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현 장편소설 『검은 바다』의 시대적 배경은 멀지 않은 미래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완전히 접어든 시기이다. 무지막지한 폭우와 태풍으로 인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고 예전에는 겪어 보지 못한 재앙적인 날씨로 군을 동원해 주민들을 통제하기 시작한다. 강중위는 난파된 범선을 조사하고 범선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 구조하라는 특명을 받고 범선 파두아호에 오르게 된다.
![]() 선장을 비롯해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양한 인생사를 간직한 채 범선과 함께 한다. 강중위가 나타나기 전까지 아니 엄청난 태풍이 휘몰아 치기 전까지는 범선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며 지냈다. 아열대 기후로 변해버린 한반도에는 대처가 불가능한 수해가 발생하고 그들이 타고 있던 범선이 멈춰버리면서 스스로 쌓아 놓은 인생의 한계심은 무너져 버리고 억압되어 있던 욕망과 분노가 폭발해 버린다.
제임스 러브룩은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하나의 유기체로써 서로 상호작용하며 진화해하고 변해간다는 가이아 이론을 소개했다. 작가는 지구에 생명을 탄생시킨 바다를 그리고 있지만 소설의 제목처럼 지구의 바다는 더 이상 생명의 탄생처가 아닌 죽음과 공포로 바뀌어 버렸다. 그것은 지구를 오염시킨 인간에 대한 벌이 아닐까.
![]() 『검은 바다』는 생명의 탄생처이며 동시에 죽음의 공간이다. 인간은 각자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바다를 이용하고 결국 바다를 오염시킨다. 오염된 바다는 더 이상 생명의 근원처가 아니다. 지구는 스스로 자정작용을 하며 바다가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뛰어난 지능을 바탕으로 지구의 절대적 지배자가 되었지만 지구의 입장에서는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의 부속물일 뿐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작성한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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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책을 덮고 나서도 머릿속이 계속 복잡했다. 처음에는 그저 재난 소설이겠거니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 이야기가 단순히 재난을 그린 작품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태풍과 쓰나미로 아열대 기후로 변한 한반도라는 설정은 상상 속의 재난이 아니라, 바로 지금 내 주변에서 벌어질 수도 있을 법한 현실처럼 다가왔다. 소양강댐 붕괴와 한강 범람이라는 강렬한 이미지는 내가 마치 현장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범선 위 남은 사람들의 존재가 나를 가장 혼란스럽게 했다. 그들은 일반적인 이성과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반복했다. 처음에는 그들의 세계관이 비현실적이고 괴상하다고 느껴졌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그들의 논리를 따라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강 중위가 혼란 속에서 조금씩 그들의 사고방식에 동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그 흐름에 휩쓸리고 있었다. 내 머릿속에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험은 오랜 독서 생활 중에서도 굉장히 독특한 감각이었다. 읽는 내내 머릿속에 떠오른 질문이 있다. 자연은 우리에게 왜 이렇게 거칠고 두려운 존재로 다가오는 걸까? 우리가 마주하는 재난은 단순한 사고나 우연이 아니라, 어쩌면 인간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닐까? 태풍과 쓰나미, 댐 붕괴 같은 거대한 사건들은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근본부터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장치였다. 책 속에서 재난은 단순히 피해를 주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믿고 있는 문명과 질서를 송두리째 흔드는 무언가로 느껴졌다. 이 책은 재난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 놓는다. 우리는 흔히 재난을 외부에서 온 불행으로 생각하지만, 이 이야기를 통해 재난을 자연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 속에서 희생된 사람들은 더 이상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었다. 그들의 존재와 그들이 남긴 흔적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어떤 의미를 상기시키는 듯했다. 이 책은 나에게 재난과 인간이라는 두 축을 마주 보게 만들었다. 한쪽은 자연이라는 거대한 존재, 다른 한쪽은 그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 그리고 그 두 존재는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는 점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휘몰아쳐라. 거세게 부딪혀라' 라는 구절처럼, 이 책은 엄청난 폭풍처럼 다가온다. 한 번 빠져들면 헤어 나오기 어렵고, 책장을 덮고 나서도 그 잔상이 오래 남는다. 재난의 외피를 쓴 이 작품은 사실 인간과 자연, 그리고 생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탐구하는 강렬한 체험이었다. ??추천 대상 ? 재난과 인간 심리를 다룬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 ?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 ? 긴장감 넘치는 심리적 서사를 즐기는 이들 ? 독창적인 설정과 강렬한 스토리를 찾는 독자 ?? 이 책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 가까운 미래, 한반도는 초대형 태풍과 쓰나미에 휩쓸리고 한강마저 범람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긴급구조특기대 소속 강 중위는 C군도에 파견되고 난파한 커다란 범선 하나를 발견하는데... 그에게 주어진 미션은 사라진 김 대위의 실종 경위를 조사하고 범선에 탄 민간인들을 설득해 임시보호소로 인도하는 것. 배에 오른 그가 마주한 사람들은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개성있는 모습이었다. 서른 중반을 넘긴 검은 원피스를 입은 여자, 술 냄새를 풍기는 안경쓴 남자, 뚱뚱하고 체격이 다부진 남자, 턱 전체에 턱수염이 덥수룩한 남자, 그리고 온몸을 구리로 덮은 듯한 매서운 눈매의 선장까지. 이야기는 범선 파두아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들이 어떻게 해서 이곳까지 흘러왔는지, 그들 각자의 과거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도 때론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들의 공통점은 그들은 어떻게든 바다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었으며 또한 파두아에 남기를 바란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며 김 대위에겐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이 책은 단순히 스토리 위주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바다, 심해, 지구에 이르기까지의 전체로서의 생명, 그리고 재난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관점이 폭넓게 어우러졌고, 철학적이기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