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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철은 <피로사회>부터 꾸준하게 자기 식으로 '문명 속의 불만'을 이야기했다. 그는 주로 진단가이지 처방가는 아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는 일종의 처방가로서 그동안의 진단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다. 그것은 플라톤부터 최고의 삶으로 제시했던 '관조'다. 나는 관조하는 삶을 역설한 저자의 견해에 동의하다. 나 역시 관조하면서 무위로서 내 삶을 흘러가게 두고 싶다. 그러나 그런 삶은 녹록치 않다. 그래도 이런 책을 읽는 시간은 즐겁다. |
| 관조하는 삶을 생각해 보았다. 한발 물러서서 생각을 내려놓고 바라보는 것. 현대 사회는 관조가 줄고 관음은 늘어난 것 같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음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너무 바쁘고 매일 매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은 나의 속도와 맞지 않아 버거울 때가 있다. 잠시 멈춰서서 파란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가 있었으면 한다. 한병철의 책은 그러한 사유를 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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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소멸’ 표면적 인상은 어려움 그 자체로 다가왔다. 문장 자체가 매끄럽게 읽히지 않고, 다소 헷갈리는 표현들이 많으며, 명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사전을 꺼내 들어야 할 때가 많았다. 200 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이 한 권의 책을 읽는 데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집중력이 소요된 듯하다.
그럼에도 저자의 다른 저서들을 찾아 읽어 보고플 만큼 책의 내면적 인상은 매력 가득이었다. 여태껏 생각해본 적 없는 생각들이 주는 생소함과 신선함의 매력, 그리고 미처 정리하지 못한 생각 파편들이 책 속 단어와 문장으로 정돈되는 명확함의 매력. 즉 지금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이 사회의 면면들, 특히 사물과 데이터란 키워드로 바라 본 지금 이 사회의 면면들이 때론 생소하게, 때론 명확하게 정돈되어 전달되며 텍스트 자체의 에너지와 매력을 한껏 발산하는 인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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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으로 저자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피로 사회>,<사물의 소멸>등으로 이미 유명하신 분이었어요. 저서가 무려 50여권이나 되는 분이셨어요. 그런데 독일에서 철학을 연구하신 철학자의 글을 번역한 거친 문체와 두서없이 툭툭 던져지는듯한 문단과 갑자기 튀어나오는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들이 저를 난감하게 했어요. 꼼꼼히 읽어내는 데 인내심이 필요했습니다. 이 책은 한마디로 현대 정보화 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처한 위기를 꼬집어 말하고 있어요. 오늘날 정보체제 사회의 문제점은 우리가 이미 체감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정보체제 속에서 사람들은 손가락 하나만을 움직여 모든 정보를 선택할 수 있어요. 그렇게 되자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 속에서 데이터 가축, 소비 가축으로 떨어지게 되었어요. 그러면서도 자신들이 정보 속에 긷힌 줄도 모르고 아무 강제도 없이 스스로를 생산하고 자기보여주기 공연까지 합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디지털 떼거리를 이루어 정체성 없는 군중으로 전락합니다.이렇게 사람들이 정보에 도취할수록 민주주의 과정에 혼란을 가져오는데, 이것을 저자는 '인포크라시'라고 불러요. 정보의 지배, 인포크라시를 가져오는 저변에는 대중미디어가 있어요. TV, 영화뿐만 아니라 우리 손을 떠나지 않는 스마트폰이 그 도구가 됩니다. 거기에다 디지털 사회에서 활용되는 소셜봇, 밈이 그것을 거들기도 합니다. 더구나 선거전에서는 마이크로타기팅이나 암흑광고와 함께 트롤 군단의 활약도 빼놓기 어렵습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디지털 소통을 한다면 실시간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으리라 믿는 것도 착각이랍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소비가축으로 탈정치화 되고 스마트폰은 예속 장치일 뿐 공론장을 파열시키고 단지 끊임없이 사적인 것을 공개할 뿐이지요. 그리고 인터넷 필터들이 계속적으로 나의 신념과 요구를 예측하여 '필터버블'이 일어납니다. 그러면서 나는 '나-고리'안에 빠져 나의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공적 공감을 하찮게 여기게 됩니다. 나에서 타인도 사라져가고 소통행위를 어렵게 하는 디지털 소외 속에서는 담화가 사라지고 공론장도 없어진다는 겁니다. 19세기까지만 하더라도 독서대중들이 합리적으로 숙고하며 펼쳤던 공론장은 사라지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담론적 공론장의 기능적 대체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소통과 담론이 없는 '디지털 합리성'은 결코 '소통적 합리성'이 될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은 기계 학습을 대체할뿐입니다. 그리하여 민주주의는 데이터 주도의 인포크라시에 밀려나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디지털화, 즉 정보는 진실과는 확연히 대비됩니다. 정보는 아무렇게나 조작이 가능하고 존재하지 않는 실재를 제작하여 근본적으로 불신사회를 조장합니다. 또, 정보는 확실성과 불확실성의 양면을 재생산 하여 우리에게 '진실스러움'을 들이밀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디지털화된 정보 사회의 병적 현상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합니다. 저자는 인포크라시의 위기에 필요한 대안으로 푸코가 주장한 민주주의를 이끄는 두 가지 원리를 얘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시민의 자유발언권인 '이세고리아'와 참되게 말하기 '파레시아'가 그것이지요. 그리고 용감한 파레시아는 탁월한 정치적 행위라고 말합니다. 진정, 진실의 시대는 가고 인포크라시가 가까워진 것일까요? 지금이라도 진실을 향할 용기있는 자가 나서서 꺼져가는 진실의 빛을 살릴 수는 없을까요? 용감한 파레시아라고 할 만한 정치인, 언론인, 방송인, 지식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이 책을 덮으며 여러가지 생각이 일어났습니다. 정보사회의 긍정적인 측면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정보체제의 정치적 측면 외의 다른 문제점들은 무엇일까? 정보체제 안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를 견지해야 할까? 이런 생각들이었어요. 저자는 신랄하고 극단적인 표현으로 정보체제 사회를 비판하고 있으나 그 해결책에 대해서는 푸코의 주장 외에는 뚜렷한 의견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모아 본 것으로는 우선 정보를 생산하고 퍼뜨리는 포털이 사회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포털이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가짜뉴스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팩트체크 저널리즘이 강화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깨어있자. 진실을 볼 줄 아는 눈을 갖자!' 라고요. 그런데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든 용감한 파레시아가 될 수 있을까요? 용기가 필요할 겁니다. 어떤 경우에도 진실을 지키기 위해 용감해야 하니까요... 그게 어렵다면 우리가 먼저 미디어 리터러시, 정보 리터러시라도 높여야 할 것 같아요. 이 책에 대한 저의 한 줄 평은 '반쯤 눈감고 졸고 있는 나에게 꿀밤을 먹여 준 책!' 입니다. 한 동안 세상 변화에 무관심했고 졸고 있는 사람처럼 보냈는데, 이 책이 저에게 현재 내가 처한 사회 현실을 일깨워 주어서 그 졸음에서 번뜩 깨어난 느낌이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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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라고 우습게 봤다가 큰 코 다쳤다. 분량이 짧을 뿐이지, 전혀 짧지도 가볍지도 않은 감각으로 읽게 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어려운 문장도 있어서 내가 이걸 다 이해했나 몇 번을 물어야 했고, 결론은 나는 이 책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끝까지 다 읽지도 못했다. 그래서 언젠가는 완독해야 할 목표로 남은 책이다.
기존 저자의 다른 책을 읽다 보면 이 책도 저절로 읽힐 줄 알았더만, 아니었다. 역시 깊은 메시지가 있는 것 같기는 하고,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잘 살펴보고 뼈 있는 말을 들려주는 듯하다. 아직 낯선 장면들 앞에서는 좀 더 깊게 들여다보게 되고, 익숙한 장면들 앞에서는 무엇을 봐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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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츄얼에 종말을 선언하며 현대의 위치를 분석하는 한병철의 신작. 한 교수의 대안이 궁금한 독자들은 시간의 향기, 선불교의 철학, 타자의 추방과 함께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 뒤에 부록으로 실린 인터뷰 내용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한병철에 대해 동의할 수 없었던 부분들에 대한 예리한 지적과 답변이 등장한다. 여담으로 한교수의 책을 즐겨 읽는 독자로서 새 역자 전대호의 번역이 마음에 들었다. 적어도 내게는 한병철을 제대로 독해한 자로 느껴졌다. |
1️⃣ 無爲의 原義(원의)無爲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아니다. 의미는 이렇다. 이는 消極性(소극성)이 아니라 2️⃣ 觀照란 무엇인가觀照는
불교적 맥락에서는 念(념)을 놓치지 않는 意識(의식)의 훈련이다. 관조는 도피가 아니다. |
| 서사의 위기를 읽고 인상깊어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들고다니기도 좋고 마음에 들어요 자주보는웹툰의 참고도서라고 해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하면서 읽어야 할 내용들이라서 집중할때 읽는것을 추천드립니다 좋아요 추천합니다 마음에들어요 |
| 신자유주의가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현실을 보여준 뒤,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하는가, 단초를 제공하는 책. 이전의 책에서 저자는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로 인해 다양한 증후를 보인다고 했다. 성과사회의 우울증, 빅데이터가 만든 감시사회, 다양성이 사라진 투명사회가 그것들이다. 이 책에 이르면 자본주의는 인간 세상을 파괴하는 죽음의 충동으로까지 묘사된다. 여전히 날카로운 분석과 독창적인 비유를 통해 저자는 인간 삶이 총체적으로 자본에 지배된 세상에서 철학을 통한 새로운 봉기를 주장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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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지적대로 오늘날 혁명은 불가능하다. 아니 누구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그런 가능성을 믿는 사람을 광인 취급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가 있다. 인간이 무한을 떠올릴 때마다 자신의 유한함 속에서 최상의 것을 이루려고 하는 것처럼 혁명을 상기할 때마다 지리멸렬한 이 세상에서 조그마한 틈이라도 내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