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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책무 시월 말일에 세상이란 바다로 와서 꽃을 피우는 고래를 보며 시인의 책무에 대해 깊이 생각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서정시인이라 불리우는 게 하나도 헛말이 아닌 정일근 시인님의 고래 시선집 <꽃 지는 바다, 꽃 피는 고래> 읽으며 드는 생각, '시인의 사회적 책무' 이 말이 자꾸 제 생각 주머니를 열게 했습니다. 고래를 함부로 잡고, 식용하고, 고래 바다를 마구 해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시력 40 년 동안 일관된 마음으로 천착하기란 쉽지 않구나 생각합니다. 초지일관 문제 의식을 가지고 고래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실제로 시를 통한 문화 행사를 통한 실천으로 나아간 시인의 고래 사랑에 읽는 이의 가슴도 뭉클해집니다. 고래의 절규가 들려와서 저도 모르게 숨이 막히고 눈물이 났습니다. 글엔 정서만 담기는 게 아니고 세상을 가르치고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담깁니다. 물론 저절로 그냥 담기는 건 아닙니다. 글쓴이가 문제 의식을 가지고 사회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며 실천하는 의지가 꺾이지 않기 때문에 글에 힘이 담기는 겁니다. 정일근이라는 이름 뒤에 최고의 시인이라는 찬사가 붙는 건 그가 독자들의 감성을 쥐락펴락하는 서정시만 썼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책무를 등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고래의 삶의 터전인 바다를 해하지 않아야, 고래가 그 바다를 항진할 수 있어야 우리가 살 수 있다. 정일근 시인의 이 메시지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버리면 안 된다고 감히 말합니다. <꽃 지는 바다, 꽃 피는 고래>, 꼭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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