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놀라웁다.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길때마다 한지를 구기고 접어서 만든, 정성스러움이 듬뿍 묻어 나오는 작품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한지 종이로만 만들어진 콩쥐의 예쁘고 착한 모습뿐아니라 팥쥐와 새엄마의 심술궂고 못난 그모습까지도 눈이 가고 애정이 가는 넉넉함이 담겨있다. 자갈투성이의 밭이랑, 무지개 타고 내려오는 검은 암소랑, 밑빠진 항아리에서 새어 나오는 물줄기와 노오란 벼, 하이얀 쌀 그리고 앙증맞은 참새들....... 어느것 하나 감탄하지 않을수 없는 종이 작품들! 그 소박한 아름다움과 아기자기한 이야기에 아이들이나 나나 쏘옥 빠져드는것 같다. 새엄마의 구박에도 슬퍼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꿋꿋하게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콩쥐의 모습은 요행이나 바라는 요즈음의 세태를 걱정하는 작가의 작은 바램이 묻혀있는것 같다. 참 고마운 일이다. 나무호미로 자갈밭을 매다가 호미가 부러져 엉엉 우는 콩쥐에게 나타난 검은 암소는 이렇게 말한다. /콩쥐야 콩쥐야, 울지마. 내가 도와줄께/저기 저 시냇물에 가서/ 아랫물에서 손발씻고/가운데 물에서 목욕하고/ 윗물에서 머리 감고 오렴./ 후훗! 참 재미있다. |
| 이 콩쥐팥쥐는 접고 오리고 붙여서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장점을 잘 묘사하고 있다. 장화홍련, 콩쥐팥쥐 그리고 서양에 신데렐라가 있다면 우리에겐 콩쥐팥쥐가 있다. 신데렐라에서 왕자와 신데렐라를 맺어주는 역할을 한 것이 유리구두라면, 여기서 콩쥐를 원님과 맺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꽃신이다. 신데렐라를 도와주는 건 요정, 콩쥐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등장하는 것은 두꺼비, 소, 참새 등등.. 둘 다 결국엔 그들이 속한 사회에서 최고의 신분을 가진 왕자, 원님과 결혼하는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동화의 뼈대가 이리도 닮은 것은 사회적 발전이 비슷했던 탓이라고 한다. |
| 엄마가 일찍 돌아가신 착한 콩쥐네 집에 새엄마가 오셨는데 같이 온 팥쥐만 이뻐하고 콩쥐는 천덕구러기 신세가 된다. 일을 시켜도 더 많이 시키고, 더 많이 잘해도 칭찬은 팥쥐몫이고 콩쥐는 그저 야단만 맞을 뿐이다.(이렇게 콩쥐가 구박을 받고 자라는데 콩쥐 아빠는 어디 있는 것일까.. 아이는 이런 의문을 가지지 않는가 보다.)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잔치집에 가면서 새엄가가 세가지 일을 시켰는데 누구 누구가 도와주었다는 이야기에 한가지가 더 추가되어 있다. 검은 암소가 나타나 나무호미가 부러져 울고 있는 콩쥐를 도와주는 일이 먼저 일어난다. 그 후에 잔치에 새엄마와 팥쥐가 가면서 세가지 일을 시키는데, 밀린 빨래를 몽땅하라는 일이 새로운 한가지 일거리이다. 이것 역시 검은 암소가 나타나 해결해 준다. 엄마의 입장에서의 이야기지만 콩쥐 팥쥐 이야기중에서 콩쥐가 새엄마가 시킨 일을 해결하지 못해서 우는 잘면들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그 때마다 누군가 나타나서 콩쥐의 일을 해결해 준다는 방식을 아이가 행여 자신의 생활에도 받아들이지는 않을까 싶어서이다. 아이가 자가기 맡은 일을 해결하지 못할 때 울면서 누군가 나타나서 자기를 도와주기를 기대하고 꿈꾸는 사람이 되지는 않을까.. 그렇더라도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이야기들은 우리 아이들이 착한 심성을 지니고 자랄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그림들은 종이-한지를 구겨서 만들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겉표지에서는 다른 인물이나 배경은 흑백처리를 하고 중요한 세 인물-새엄마, 팥쥐, 그리고 콩쥐만을 색감있게 처리하여 두드러져 보이게 하였다. 나무와 덤불이 있는, 노란 지붕과 자그마한 돌담이 잘 어울리는 속표지의 집이 매우 아담하게 보인다. 다만 새엄마와 팥쥐가 나쁜 사람이라고는 하나 너무 못 생긴 외모로 묘사된 겉 같지는 않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