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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삶, 하나의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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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혁명가로 불리는 빅토르 세르주의 자서전이다. 인터넷 서점 A의 이벤트 ebook 『젊은 작가의 책』에서 김애란 작가가 추천?은 아니고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든 책이다. 문학가나 역사가 자서전을 주로 읽어온 것 같아 사회혁명가의 삶이 궁금하기도 했고,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혁명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한번쯤 제대로 겪어보고 싶기도 했다. 현대 사회는 제대로된 혁명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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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혁명가로 불리는 빅토르 세르주의 자서전이다. 인터넷 서점 A의 이벤트 ebook 『젊은 작가의 책』에서 김애란 작가가 추천?은 아니고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든 책이다. 문학가나 역사가 자서전을 주로 읽어온 것 같아 사회혁명가의 삶이 궁금하기도 했고,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혁명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한번쯤 제대로 겪어보고 싶기도 했다. 현대 사회는 제대로된 혁명이 사라진 세계라는 실망을 누를 수 없다. 지킬 것이 너무나 많아진 세상에서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자기를 바쳐 무언가를 위해 싸우는 일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바람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는 차르에 반대해 러시아를 탈출한 망명객 부모에게서 태어난다. 일찌감치 아나키스트 사상을 받아들였다는데 나는 아나키스트 사상이란 게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모른다. 이렇게 누군가의 삶을 읽어도 되는 것일까, 뭣모르는 내가 거룩한 삶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는 게 아닐까. 이 책은 읽는 중의 책이지만 그렇다고 그의 다사다난한 이력을 채색할 힘이 부족한 건 아니다. 그는 왜 이토록 끈질기게 혁명했을까.

 

그는 결국 부모가 버린 러시아로 돌아갔다. 혁명 러시아에서 볼셰비키가 되어 스탈린을 끊임없이 비판하고 당에서 제명되고 체포와 유배 시절이 이어진다. 무국적자가 되어 스탈린주의 흉한들에 쫓기던 그는 삶의 대부분을 무국적자에 망명자 신세로 지냈지만 체념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1947년 멕시코에서 사망했다. 이 책은 1951년 출간됐다. 혁명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다. 억압에 적응하고 소극적으로 투쟁하며 그럭저럭 살 것인지 아무것도 무엇이 되지 못하더라도 온 삶을 다해 맞서싸우다 죽을 것인지 결정하는 문제다. 죽는 날까지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바꾸기 위해 투쟁한 삶을 거룩하다 하지 못하면 대체 무엇에 대해 말할 수 있을까. 그가 왜 이렇게 살아야 했는지 파고들지 않는다면 독서가 왜 필요할까 생각했다. 수없이 많은 문학적 성과를 남기면서도 혁명가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게 살았던 빅토르 세르주가 간헐적으로 혁명에 참가했던 다른 수많은 작가들보다 덜 알려진 건 그를 기릴 국가가 없었기 때문일까. 출판사 오월의봄이 빅토르 세르주가 남긴 저자들을 하나하나 출간할 예정이라니 다행이다.

 

많은 나라를 유랑하며 위태롭게 살던 그는 5개 국어에 능통했다. 그는 살아있는 내내 쉬지 않고 싸웠지만 정작 이뤄낸 성과는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떠돌다 죽었고 어딘가 자신의 이름을 남기지도 못했으며 어떤 자리에 올랐다는 기록도 없다. 하지만 그의 삶에는 생생한 인물들이 살아숨쉰다. 그가 살던 세계, 부조리하고 비정상적인 세계의 모든 게 들어있다. 그래서 20세기 혁명사를 그로부터 짐작할 수 있다. 하나의 삶이 하나의 혁명이 되어버린 경우, 모든 것이 소중한 하나하나의 기록을 읽고 있다. 자신의 이상을 향해 평생을 달려가던 사람을 떠올려본다. 간혹 그의 뒤를 힘껏 뒤쫓아보지만 그는 금방 사라진다. 어디에도 없다. 그는 저 멀리, 누구보다 먼 곳에 우뚝 섰다. 저기 서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자신의 삶으로 혁명 그자체가 되어버린 사람이.

s*****d 2016.02.29.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