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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1997 1,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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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재미 삼아 우리의 20대를 회상하는 일이 종종 있다. 지금보다 부족하고 지금보다 나약하고 지금보다 불안했던 우리의 20대를.. 누군가는 한창 나이트에 미쳐 출근 도장을 찍는 친구도 있었을 테고, 누군가는 어떻게 펼쳐질지 모를 미래 때문에 고민한 친구도 있을 테고 누군가는 사랑에 미쳐 사랑만 바라봤을 수도 있는 20대.. 색깔과 모양은 다르지만 20대의 우리는 젊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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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재미 삼아 우리의 20대를 회상하는 일이 종종 있다. 지금보다 부족하고 지금보다 나약하고 지금보다 불안했던 우리의 20대를.. 누군가는 한창 나이트에 미쳐 출근 도장을 찍는 친구도 있었을 테고, 누군가는 어떻게 펼쳐질지 모를 미래 때문에 고민한 친구도 있을 테고 누군가는 사랑에 미쳐 사랑만 바라봤을 수도 있는 20.. 색깔과 모양은 다르지만 20대의 우리는 젊다는 이유 하나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시절이었다. 나의 20대는 누구보다 치열했고, 누구보다 열심히 움직였으며 누구보다 미친 듯이 살았다. 그랬기에 그 재미있고 흥미 있다는 나이트를 자주 가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때론 음악에 몸을 맡기고 박자에 맞춰 춤을 출 수 있었던 그 시절이 좋았구나 싶을 때가 있다.

 

이대 92학번. 줄리아나 오자매. 그녀들의 마흔 하나 인생이 여기 펼쳐진다. 주인공 송지연과 친구들 정아, 세화, 진희, 은영.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들...

 

내가 이런 말하면... 욕 먹으려나? 나와 비슷한 나이기에 이들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지만, 이런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 과연 몇이나 될까? 교수 남편에 작가를 꿈꾸는 주인공 지연, 4년 전 남편이 투자 실패와 함께 대학원생 여자를 사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외도를 시작한 여자. 그리고 현재 연하의 편집장 남자를 사귀고 있다. 그리고 대형 로펌 대표가 아빠이자 변호사로 잘나가는, 심지어 외모까지 출중한 정아, 고지식하고 한 사람만 바라보던 아이가 어느 날 선 봐서 부동산 재벌(?)과 결혼한 세화, 가난이 싫어 남자를 성공 수단으로 생각한 진희, 능력은 있지만 사랑엔 서툰 은영까지... 결코 평범한 인생을 살지 않는 5명의 여자들..

 

아무렇지 않게 남자를 사귀고 남자와 잠자리를 가지면서 남편이 외도를 했으니 나도 이정도 쯤이야... 라고 생각하며 자신은 진정 사랑을 한다고 생각하는 자기 합리화의 달인 지연. 나는 잘 모르겠다. 나는 여자의 인생을 포기하라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지나치게 여자의 인생, 자신만의 인생을 갈구하는 여자의 인생도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남이 하면 불륜이지만 내가 하면 로맨스라고... 내가 보기엔 맞바람에 불과한 것을 자신은 사랑이라고 우긴다. 그리고 그 사랑을 아니 그 불륜을 정당화 시킨다. 마흔이라는 나이. 아직 여자로 아름답고 원숙미가 넘쳐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을까 

 

이렇게 남자 친구, 혹은 연하의 남자를 애인으로 두고, 가정은 깨지 않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장난처럼 남자친구는 필수 조건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내 중학교 동창 중에도(연락하는 친구는 아니고 하나 건너 알고 있는 친구지만) 남편이 바람을 피운 뒤 자신도 같이 맞바람을 피우다 결국 이혼한 아이가 있다. 서로는 (친구와 친구 남편) 서로의 본능에, 사랑에 충실했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을 지켜본 아이들은 어떨까? 아이가 인생의 전부가 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 없는 게 아이들이다. 아이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엄마를 연기하는 지연이란 여자가 난 치가 떨리게 싫었다.

 

취업이니 뭐니 고민 많은 대학생들이 더 많다고 나는 생각한다. 부모님 잘 만나 나이트 죽순이(?)를 하면서도 결혼으로 인생의 또 다른 황금기를 맞이하고 싶은 여자들. 같은 여자이지만 나는 이런 여자가 정말 싫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오늘 하루에 충실한 많은 40대 여자들을 섹스에 미치고, 남자에 미친 것처럼 이야기하는 이런 것들이 참 싫다. 책은 책일 뿐 현실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런 책을 읽고 나도 얼마 남지 않은 40대 불태우고 말리라 하며 나이트나 카바레로 부킹을 하러 뛰어나갈까 무섭다.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복해지려고 나는 남자를 만났다... 라고 말하는 사람. 에궁. 내가 너무 고지식한 게야... 이런 책은 역시 나랑 맞지 않는다.

YES마니아 : 로얄 k*****3 2014.08.03. 신고 공감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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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자매] 줄리아나 1997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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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자매의『줄리아나 1997』은 자음과모음 출판사의 서평단에서 받은 책이다. 7월에 4권의 책이 왔는데 모두 소설이었다. 이 책을 가장 늦게 펼친 이유는 상권과 하권으로 되어 있으니 분량이 많아서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요즘은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 탓인지 두툼한 분량을 보면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그렇게 긴 기간 동안 몰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오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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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자매의『줄리아나 1997』은 자음과모음 출판사의 서평단에서 받은 책이다. 7월에 4권의 책이 왔는데 모두 소설이었다. 이 책을 가장 늦게 펼친 이유는 상권과 하권으로 되어 있으니 분량이 많아서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요즘은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 탓인지 두툼한 분량을 보면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그렇게 긴 기간 동안 몰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오랜만에 대하는 2권 분량의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긴 대하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자음과모음 서평단에서 받은 4권의 책이 서로 연계가 되는 듯한 인상이었다는 의미이다. 물론 세 작품은 저자도 다르고 소재와 내용 역시 전혀 관계가 없다. 그런데 세 작품의 주인공들은 각각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인물들의 중학시절, 고교시절, 대학시절과 청춘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읽은『미치도록 가렵다』의 주인공은 갖가지 사고로 인해 강제전학을 당한 중학생 강도범이고, 두 번째 읽은『통』은 강도범보다 더 끔직한 일로 전학을 온 고교생 이정우이다. 즉,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문제아들을 두 작품이 다루고 있는 셈이다. 『통』을 읽으면서 강도범이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면 이정우와 같은 삶을 살았을 것이고, 이정우의 중학시절은 강도범과 같은 나날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물론『줄리아나 1997』은 두 작품과는 성격이 다르다. 중요한 등장인물은 41세의 가정주부 송지연과 그녀의 친구들인 4명의 여성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제목이 암시하듯 17년 전인 1997년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7년 전에 그녀들은 대학을 졸업하던 청춘기였다.

 

송지연이나 그녀들은 강도범이나 이정우와 같이 조폭은 아니다. 그렇지만 조폭만 문제아인 것은 아니다. 날라리같은 삶을 살고 있거나 살아왔던 그녀들은 강도범이나 이정우를 만났다면 그들의 여자가 되었을 수도 있다. 즉 『줄리아나 1997』은 강도범이나 이정우의 여성이 될 수도 있었던 여성들의 청춘기를 지나서 40대에 접어들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 세 권의 작품을 서평단 도서로 선정한 것은 10대에서 40대까지 접어드는 성장소설에 대한 독자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출판사 관계자의 전략이 아니었을까?

 

나로서는 우연한 선택이었지만 『미치도록 가렵다』-『통』-『줄리아나 1997』의 차례대로 읽은 것이 다행이었다. 만약 순서가 바뀌었다면 지금과 같은 연계성은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세 작품 모두와 만나는 인연이 닿는 독자가 있다면, 나와 같은 순서로 읽기를 권하고 싶다.

 

둘째, 섬뜩할 정도로 사실감을 느끼면서 책장을 넘겼다. 이 작품의 시간적인 배경은 2014년 현재이다. 현재를 배경으로 해서 41세의 유부녀인 송지연과 그녀의 친구들인 김정아, 박은영, 이세화, 황진희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들은 대학시절에 나이트클럽인 줄리아나에서 자주 만났다. 그래서 스스로 줄리아나 5자매로 자처하며 절친이 된 것이다. 송지연을 화자로 한 1인칭시점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송지연 자신의 사연을 중심으로 해서 그녀의 눈에 비친 친구들의 모습이 독자에게 전달된다.

 

섬뜩할 정도로 사실감을 느꼈던 이유는 실존하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줄리아나 5자매는 이화여대 동창이었고, 그녀들의 상대인 남성들의 학교도 서울대, 연세대 등이고 활동하는 무대 역시 실재하는 장소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호텔 중에는 나도 두 번이나 갔던 곳이 있다. 물론 투숙을 한 것이 아니라 모임 때문이었지만……, 지방에 거주하는 내가 서울의 호텔에 몇 번이나 갔겠는가? 나로서는 뚜렷하게 기억하는 현장이 이 작품에 등장하고 있고, 시기까지 유사하니 생생하게 현장감을 느낀 것이다.

 

셋째,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고 거부감을 느끼기까지 하였다. 이 작품에 대해 부정적인 의미의 표현은 아니다. 주인공인 송지연은 부러울 것이 없는 여성이다. 큰 부자는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고, 남편도 대학교수라는 직업을 갖고 있으며, 아들도 있다. 그런데도 그녀는 유성열, 진수현 등의 남성을 만나고 불륜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빵만으로 살 수는 없다. 정신적인 만족이나 위안도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여성만 그렇겠는가? 남성 역시 나름의 고민이나 고비가 있다. 그때마다 마음이 흔들리면서 엇나간다면 우리 사회는 어찌 될 것인가? 지연을 비롯한 줄리아나 5자매의 삶을 보면 가벼운 불륜 정도는 그리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는 일상사처럼 느껴진다. 그런 모습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고 나가서 혹시라도 동경하면서 실행에 옮기는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은 그야 말로 가정과 사회를 마비시키는 독과 같은 내용이 아니겠는가?

 

재미있게 읽기는 했다. 마치 줄리아나 5자매 중에 하나가 되어서 그녀들의 수다를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하지만 아직은 이 작품의 의미나 작가가 전하려는 의도를 모르겠다. 이 책은 첫 장면에서 송지연이 남성과 함께 모텔에서 밤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대목에서 황당함을 느꼈었다. 밑도 끝도 없이 이게 뭔가? 그야말로 말초적인 흥미를 유발하는 통속소설인가, 라는 생각도 했다. 마지막 장면까지 읽으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줄리아나 1997』상권은 지연이 그를 만나서 모텔에 가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을 같은 내용으로 구성한 작가의 착상이 기발했다. 하권에서는 그 뒷이야기가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 사연은 좀 쉬었다가 들으려고 한다. 일단 다른 작품을 먼저 읽으면서 내 심장을 진정시키고 싶다. 줄리아나 5자매에 비하면 구세대인 나로서는 호흡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을 듯해서이다.

y******3 2014.07.18.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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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1997 상,하》 막장과 트렌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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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결국 엄마의 바람대로 '시집이나 가서 남편 돈으로 생활하며 편하게 취미로 소설이나 쓰는' 삶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결혼하면서 글쓰기는 아예 포기해버렸다. 글은커녕 내 삶을 지탱하기도 힘들었으니까. 나름 굴곡 많은 결혼 생활에서 겨우 버텨냈다 싶었는데, 마흔이었다. 작년에는 친구들이 마련해준 마흔 번째 생일 케이크를 앞에 두고 대성통곡했지. 이렇게 한 해, 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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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결국 엄마의 바람대로 '시집이나 가서 남편 돈으로 생활하며 편하게 취미로 소설이나 쓰는' 삶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결혼하면서 글쓰기는 아예 포기해버렸다. 글은커녕 내 삶을 지탱하기도 힘들었으니까.

나름 굴곡 많은 결혼 생활에서 겨우 버텨냈다 싶었는데, 마흔이었다. 작년에는 친구들이 마련해준 마흔 번째 생일 케이크를 앞에 두고 대성통곡했지. 이렇게 한 해, 한 해 무의미한 존재로 소멸해버리나 싶었다. 한 해, 한 해 늙어갈 테고, 무능해질 테고, 무감각해질 테지, 싶어서. 

 

송지연,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던 해 실연의 아픔으로 썼던 소설 '줄리아나 1997'이 공모전에 당선되어 책으로 출간되지만, 그 이후로는 단 한 권도 쓰지 못한 소설가이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에 살림을 꾸리다가 보니 글을 쓰고자 했던 열망은 어느 샌가 사그라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흔한 살의 어느 날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그녀의 책을 소개하고 싶다고 연락이 오고, 그녀는 그 방송을 계기로 자신의 인생이 뭔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느낀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은 얼마 되지 않아 막을 내리고, 그 쫑 파티에 서 유명한 남성 패션 잡지트렌디의 편집장인 진수현을 만나게 된다. 그 이후 어느 유부녀의 발칙한 비밀일기가 시작하게 된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핸드폰도, 인터넷도, 내비게이션도, 케이블 방송도 없던 시절, 그녀는 줄리아나 나이트클럽을 몇 년 동안이나 주름잡았었다. 자칭 타칭 '줄리아나 오자매'라고 이름이 붙은 친구들과 함께 말이다. 어림잡아 매주 한 번씩 갔다고 하니 말 그대로 줄리아나 죽순이였던 것이다. 줄리아나 오자매는 모두 이대생이었는데, 송지연과 박은영은 국문학고, 김정아는 법학과, 이세화는 영문학과, 황진희는 비서학과였다. 로펌 대표 아버지에 자신도 잘나가는 로펌 변호사인 정아, 광고대행사에서 인정받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은영, 줄리아나에 처음 이들을 인도하고, 제일 먼저 줄리아나를 졸업했던 세화, 미모와 관능으로 남자들을 홀렸던, 현재는 '줄리아나 바' 사장인 진희까지.. 이들 중에 유난히 남자 복이 없었던 은영만 아직 미혼인 상태이다. 학창시절에 좀 놀아본, 화려하게 그 시절을 보냈던 이들일수록 좋은 남자 만나서 착실한 아내로 살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누군가 그랬던가. 이들은 모두 20년 후 각자의 삶을 나름 성공적인 모습으로 살아내고 있다. 그러나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그녀들의 인생 역시 가까이서 보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결혼이란 틀에 들어와 14년을 살면서 억울함과 분함이 생겼다. 남편의 희로애락에 나의 희로애락이 맞춰졌고, 남편의 결정에 내 운명이 좌지우지되었다. 남편이 멋대로 투자했다가 전 재산을 들어먹어도 나는 내조 못하는 와이프가 됐고, 남편이 어린 여자랑 바람이 나도 나는 남편을 지키지 못한 무능한 아내가 되었다. 절망과 무기력함이 나를 짓눌렀다. 페미니스트도 아닌 평범한 대한민국 여자인 나에게 저항의 기운이 가득 찼다.

하지만 수현을 만나면서 난 희망과 생기가 생겼다. 바람 피우고 들어온 남편을 보고도 생긋생긋 웃어주는 여유도 생겼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독립적인 여자로 사는 느낌이었다. 나는 그에게서 기쁨과 희망을 얻었는데, 그는 나 때문에 집에서 나왔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수현을 만나면서 스스로의 자존 감을 되찾은 것 같다고 고민하는 지연에게, 정아가 말한다. 핑계 대지 말라고. 아무리 미화시켜도 넌 바람 피우는 거고, 불륜은 합리화시킬 만한 일은 아니라고. 그 만남이 너한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면 죄책감은 덜어지겠지만, 너는 그를 만나기 전에도 독립적인 여자였다고 말이다. 물론 수현과 헤어지는 것도, 아이를 버리고 남편과 이혼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연을 포함해서 이들 다섯 명 친구들의 사연을 하나씩 읽어보다 보면 공감이 되는 것도, 그럴 수 있겠다 싶은 것도 많았던 이유가 다소 전형적인 갈등 전개 때문이 아니었다 싶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여자들의 이야기이기에 적나라한 묘사도 있고, 막장 드라마에서처럼 비현실적인 인물들도 있다. 한없이 외설스럽게도 느껴지다가 순정만화 속 주인공들처럼 순애보를 보이는 인물 때문에 이들이 40대인지, 20대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장점은 분명하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보면서 하루의 피로를 잊어버리곤 하는 드라마들처럼, 별 생각 없이 가볍게 읽기엔 최고의 페이지 터너 이긴 하다는 것이다.

언젠가 친구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진정한 막장 드라마를 보려면 고전 소설을 읽으면 된다고. 그러면서 위대한 고전으로 칭송 받는 몇몇 작품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이런 소설이 진정한 막장 드라마의 시초라고 했었다. 무슨 소리냐며 처음엔 갸우뚱하다가 그 작품들의 스토리라인을 떠올려보면서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던 기억이 난다. 불륜부터 시작해서 출생의 비밀, 억지스런 우연의 남발 등 소위 현대판 막장 드라마에서 너무도 자주 사용하는 장치들이 우리의 위대한 고전에도 항상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막장과 문학의 차이는 '스토리'가 아니라 '문학적 표현'의 깊이였을 것이다. 엄청나게 디테일한 장면 묘사와 심리 묘사는 페이지 넘어가는 속도를 더디게 만들어주고, 평범한 스토리에도 문학적인 깊이를 주고 행간의 숨겨진 뜻을 헤아리게 만들어주니 말이다. <줄리아나 1997>은 명백하게 전자이다. 문학적인 표현들은 싹 걷어내고, 티비 드라마 처럼 인물들의 대사와 스토리전개에 비중을 두어 속도감은 최고이다. 그러나 마냥 막장으로 치부하기엔 좀 아쉽긴 하다. 그래서 이 작품은 누군가에겐 '사랑과 전쟁'이 될 수도, 누군가에겐 '섹스 앤 더 시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정도가 어떨까. 노골적이고, 솔직해서 트렌디하게 느껴질 수도, 어디서 본 듯한 뻔한 갈등 구조에 심심함을 느낄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YES마니아 : 로얄 r*******n 2014.07.28.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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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1997 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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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면서 보는 막장 아침드라마... 평소에 TV이를 별로 보지 않고 드라마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기에 보지 않지만 친구나, 지인을 만나면 한 번씩 드라마를 이야기로 삼아 스토리를 얘기해 주었기에 보지 않아도 그 드라마의 성격은 파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단골 소재처럼 등장하는 불륜, 출생의 비밀 등의 이야기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는 우리나라 드라마... 솔직히 파급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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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면서 보는 막장 아침드라마... 평소에 TV이를 별로 보지 않고 드라마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기에 보지 않지만 친구나, 지인을 만나면 한 번씩 드라마를 이야기로 삼아 스토리를 얘기해 주었기에 보지 않아도 그 드라마의 성격은 파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단골 소재처럼 등장하는 불륜, 출생의 비밀 등의 이야기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는 우리나라 드라마... 솔직히 파급력이 큰 TV 드라마, 영화 등에 이런 소재가 너무 자주 나온다는 것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가 배우자외의 다른 사람을 애인으로 만드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문화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사랑을 했던, 조건을 보고 했건 결혼이란 울타리를 만들고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인 사람들이 일탈을 꿈꾸는 사회... 쇼윈도우 부부가 많다지만 그렇다고 불륜을 아름답게 그려내는 이야기에 호응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학창시절에 클럽을 가 본 적이 없기에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줄리아나란 클럽이 있는지도 몰랐다. '줄리아나 1997'은 이대를 다니면서 젊음을 클럽 줄리아나에서 맘껏 발휘하며 화려한 시간을 보낸 다섯 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의 주인공은 한 편의 소설이 화제를 모으며 화려한 데뷔를 하였지만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그 남자의 아내, 아들의 엄마, 며느리로 살며 다시 소설을 쓰고 싶은 마흔한 살의 송지연이다. 책과 관련된 프로그램의 종영 파티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남성패션잡지 편집장을 만나게 된다. 스마트하고 세련된 외모뿐만 아니라 그의 글 솜씨는 지연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적극적으로 나오는 편집장의 모습을 은근 즐기면서도 그에 대한 마음을 서서히 커져만 가는데....

 

솔직히 어느 가정을 들여다보아도 느끼는 당사자가 느끼는 감정의 차이가 있지만 한두 가지 문제없는 가정은 없다.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상처받은 과거의 기억들이 수시로 지연을 편집장에게 이끄는 요소로 등장한다. 그녀의 친구들 중 한 명은 소설이기에 가능한 입이 떡 벌어지는 화려한 이력을 가진 경우도 있고, 연애 따로 결혼 따로를 실천하는 친구, 온전히 순결을 지키며 사랑하는 남자만을 기다린 친구, 남편이란 울타리에 만족하며 삶을 즐기는 친구가 모여 다시 예전의 화려함을 한 번씩 즐기는 일탈 속에서 자신들의 가정이 가진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신이 하면 로맨스라고 지연 역시 자신은 로맨스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을 합리화하고 싶지만 그녀가 하는 일탈은 결국 불륜이다. 그녀가 사랑을 쫓는다고 그 사랑이 평생 같은 마음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이런 류의 소설에 크게 흥미나 재미를 느끼지 않기에 이 책에 대한 평은 일단 보류하고 싶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나와는 다른 열정적인 모습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인생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면서 읽으면 괜찮지 않을까...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룬 사람들은 많은 것을 공유하며 산다. 결혼이 섹스 하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닌데...

예전과 달리 섹스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면서 오직 성적 이끌림에 마음을 빼앗기고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일이 생겨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줄리아나 1997'가 더 아쉬움으로 남는 작품이다.

q******5 2014.07.18.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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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야설? (1,2권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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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대놓고 야한 소설을 읽었다. 부제조차 “어느 유부녀의 비밀일기”다. 책을 읽기 전에 한참동안 작가 소개를 읽었다. 작가는 자신의 실명이 거론되면 이 작품이 희석될까봐 작품만 읽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쩔 수없이 ‘용감한자매’라는 필명을 썼다고 한다. 대단한 자부심이다. 그 소개 글을 옮겨본다.   저자: 용감한자매   소설, 영화, 드라마 등등 매체를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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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대놓고 야한 소설을 읽었다. 부제조차 어느 유부녀의 비밀일기. 책을 읽기 전에 한참동안 작가 소개를 읽었다. 작가는 자신의 실명이 거론되면 이 작품이 희석될까봐 작품만 읽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쩔 수없이 용감한자매라는 필명을 썼다고 한다. 대단한 자부심이다. 그 소개 글을 옮겨본다.

 

저자: 용감한자매

 

소설, 영화, 드라마 등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이야기를 만드는 21세기형 낭만 스토리텔러

 

오래 전부터 소설과 영화 시나리오를 써왔다.실력으로 수많은 독자들과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으나모든 결과를 빼어난 외모 탓이라고 음해하는 세력 때문에올해부터는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하기로 작정함.다음 작품인 야설 그 남자의 19가 연재를 시작하고대본을 쓴 드라마 노블레스(가제)도 곧 전파를 탈 예정.오늘도 서울 모처에서 술과 사랑을 원료 삼아 창작 활동 중이다.팬레터, 감상문, 연애 상담, 인생 상담, 판권 문의 대환영.신랄한 리뷰와 화환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신랄한 리뷰를 정중히 사절한다고 미리 방어를 했으니 읽은 감상을 위주로 이야기 해야겠다. 내용은 이대생 다섯 명이 나이트클럽 죽순이로 지내다가 각기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이십년 후 이들은 다시 만나고 그들의 추억과 현재가 뒤섞인 채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는 이 다섯 명 중의 하나인 소설가 송지연이다. 지연은 십오 년 전에 쓴 소설 한 편이 늦게 주목을 받아서 방송에 출연할 일이 생긴다. 그 후 그 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마지막 파티가 열리고 그 자리에서 남성잡지 편집장인 진수현을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결국 이 이야기는 송지연과 진수현의 늦은 연애담이다. 그 속에 양념처럼 다섯 명의 얽힌 이야기들이 섞여있다.

 

로펌 변호사인 정아는 무능한 남편이 유일한 약점이다. 알아주는 광고회사에서 잘 나가는 은영은 어쩐 일인지 남자들에게는 호감을 받지 못하는 골드미스다. 재벌가로 시집간 세화는 남편의 바람기 때문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성과 미모, 섹시함까지 모든 것이 갖춰진 듯한 황진희에게는 늘 반지하를 면하지 못한 가난한 집이 발목을 잡는다. 이렇게 각각의 사연을 붙잡고 지연은 수현과의 늦은 연애를 하기에 여념이 없다.

 

소설은 화자인 지연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여준다. 먼저 바람을 피운 남편이 있기에 지연은 수현과의 만남에 그다지 죄책감을 갖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뒤로 미뤄둔 채 수현과의 만남에 집중한다. 수현의 현실도 멋지기만 하다. 재벌가의 사위였지만 늦게 만난 지연과의 사랑을 위해 아내와 이혼을 한다. 하지만 멋진 장인은 그런 사위의 재능을 인정해서 그동안 수현이 편집장으로 있던 잡지사를 수현에게 고스란히 넘겨준다. 수현의 양아버지는 일본 최고의 의사다. 일본 여행 중에 갑작스레 지연의 아들이 사고를 당하자 두말없이 일본으로 달려와 준 수현은 지연의 남편대신 지연 아들의 사고를 수습한다. 당연히 이 일로 둘의 사랑은 견고해진다.

 

나이트클럽과 아무도 찾지 않는 차고 안, 중산층 아파트 거실과 조명이 낮은 술집. 이런 장소를 오가며 이 다섯 명의 사랑과 갈등, 엇갈린 인연들을 찾기 위한 초조함 속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야한 장면들은 영화로 만들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지가 잘 떠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에 모든 갈등이 다 해피하게 되는 마무리가 관객들에게 그 어떤 부담감도 주지 않는 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책을 덮은 뒤, 독자보다는 필명 뒤에 숨은 작가를 위한 책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작가의 마음속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뱉어버린 느낌. 작가가 이 이야기를 쓰면서 즐거움을 느꼈을 것 같다.

 

독자인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상투적인 내용에 조금 지루하면서도 수위가 높은 야한 장면에서는 19금이 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해지기도 했다. 솔직히 내 책장에 꽂아놓기에도, 누구에게 권하기에도 난감한 책이다. 내숭이라기보다는 내 나이가 많아서겠지.

 

t******e 2014.07.07.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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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1997 (상하 리뷰 ) -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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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작가 - 용감한 자매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리뷰를 써야할지 난감했다. 우선 초고를 애인님에게 보내서 한 번 봐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올리면 블로그 관리자가 자기 호출할지도 몰라. 강퇴시킬 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 이런 경우는 작년의 '복수의 탄생'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건 어쩌면 두 소설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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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작가 - 용감한 자매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리뷰를 써야할지 난감했다. 우선 초고를 애인님에게 보내서 한 번 봐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올리면 블로그 관리자가 자기 호출할지도 몰라. 강퇴시킬 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 이런 경우는 작년의 '복수의 탄생'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건 어쩌면 두 소설이 내가 제일 싫어하는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복수의 탄생'은 그 때문에 고난의 길에 빠져든 주인공을 그리고 있어서 어느 정도 통쾌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 소설은 전혀 그러지 않았다. 그래서 더 화가 났다. 진짜 책을 읽다가 열 받아서 몇 번이나 멈췄는지 모르겠다. 날도 더워죽겠는데, 책이 날 더 덥게 만든다.

 

  난 불륜이나 양다리가 싫다.

 

  그건 계약에 어긋나는 일이다.

 

  흠. 계약이라는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혼이라든지 연애라는 것은, 그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은 서로 상대방에게 충실하겠다는 일종의 계약이 아닐까? 그 때문에 결혼한 사람들은 서로의 월급을 공유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며, 상대의 가족을 자신의 가족처럼 대접한다. 물론 이건 보통의 경우를 뜻한다. 그렇지 않은 집도 있다는 건 알고 있다. 그리고 연애를 하는 사람들 역시 그 때문에 서로 시간과 요일을 정해서 데이트를 하고 밤새 전화로 사랑을 속삭이는 것이다.

 

  이건 상대를 믿는다는 신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상대방을 믿지 않는데 내 월급 통장을 맡길 리도 없고, 믿지 못할 사람의 아이를 낳아 기르지는 않을 것이다. 불성실한 상대와 굳이 주말마다 만나서 밥을 같이 먹고 극장엘 가는 건 시간 낭비이고 말이다.

 

  그런데 바람을 피거나 양다리를 걸친다? 그건 상대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상도에 어긋나는 일이다.

 

  지연은 지금 바람을 피우고 있다. 그 시작은 대학교수인 남편이 제자와 불륜을 저지르면서였다. 유명 의사와 섹스 파트너로 지내던 그녀는, 어린 아들을 생각하며 그 관계를 끝낸다. 그러다가 우연히 자신이 20년 전에 썼던 소설이 다시 화두에 오르면서 만난, 남성 잡지의 편집장 수현과 관계를 가지게 된다.

 

  책의 제목인 '줄리아나 1997'은 그녀가 썼던 작품의 제목이기도 하다. '줄리아나 오자매'라 불리며 클럽 죽순이였던 대학 동기 다섯 명의 얘기를 그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은, 20년 후 40대가 된 그들의 사연을 담고 있다.

 

  책의 뒤표지엔 이런 글이 적혀있다. '클럽 줄리아나를 주름잡던 이대 나온 다섯 언니들 20년 후엔 착실한 아내가 되어 잘 살고 있다는 후문이?' 착실하긴 개뿔이……. 주인공 지연은 연하 편집장남과 불륜을 저지르고 있고, 잘 나가는 정아는 동료 변호사에게 관심을 보내고 있다. 세화는 남편의 바람기 때문에 고생이 심하고, 은정은 40년 솔로 생활을 정리하고자 안달이 나있다. 그리고 진희는 너무도 뛰어난 외모 때문에 여러 남자들의 노리개로 살아왔고 말이다. 그런데 이게 어디가 착실하다는 거지? 내가 아는 '착실'과 작가가 아는 '착실'의 개념이 다른 건가? 국립어학원에서 언제 뜻을 바꿨나?

 

  나중에 정아는 남편과 화해하고, 세화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남편을 휘어잡는데 성공했으며, 은정은 결혼에 골인하고, 진희는 첫사랑과 재회를 한다.

 

  하지만 주인공 지연은……이 망할 미친년은 남편과 이혼도 하지 않고 수현과는 진정한 사랑이라고 주절대고 있다. 그러니까 남편의 사회적 지위와 돈을 놓치기 싫고, 수현과의 섹스나 그의 애교 같은 것을 잃기는 싫고. 두 권 내내, '유부녀인 자신과 유부남인 그와의 사랑이 과연 허용이 될까' 내지는 '이래도 될까'라고 고민을 하는데, 전혀 공감이 가지 않았다. 수현과의 사랑? 글쎄, 사랑이라기보다는 섹스 파트너로 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 생각 없이 친구들 만나서 수다 떨고 놀다가, 그와 만나서 섹스하고 시간 맞춰 집에 가서 아들과 남편 밥해주다가 시간이 남으면 그제야 '아, 수현아 난 널 사랑해. 놓치지 않을 거야. 그래도 될까?'라고 중얼거리면서 혼자 비련의 사랑에 빠진 불우한 여주인공 코스프레 하는 느낌이었다.

 

  남편과 시댁에게 더없이 잘하는 최고의 며느리이자 내조 잘하는 부인이라는 평을 들으면서, 속으로 그런 말하는 사람들을 비웃어주는 그런 스릴이라든지 이율배반적인 감정을 맛보는 게 좋아서 그러는 것 같았다. 그냥 남들을 속이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남자와 비밀스러운 관계를 맺고 있다는 우월감?

 

  작가가 이 불륜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남편이 지연을 속이고 계속 제자와 만나고 왔다거나, 수현의 가정이 거의 붕괴상태였다는 등등의 설정을 주긴 했지만, 많이 부족했다. 차라리 잡다한 과거 얘기를 걷어내고, 친구들의 얘기를 조금 더 줄이면서 지연의 내적 갈등을 더 보여줬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 망할 미친년이라는 말은 안 들을 것 같다.

 

  지연이 얼마나 제정신이 아니냐면, '남편이 바람피운다고 남자를 찾고 남편이 마음잡았다고 따라서 정리하는, 그런 후진 여자가 되고 싶진 않다.'라고 말한 주제에, 남편이 불륜녀와 완전히 헤어진 것을 알자 이딴 생각을 한다. '나쁜 년. 내 남편을 힘들게 하다니. 내 남편을 울리다니. 결혼식장에 찾아가서 왜 내 남편 버리고 결혼하냐고 깽판이라도 칠까?' 아니, 뭐 이런 자아분열적인 심리 상태가 있지?

 

  게다가 세화의 남편이 바람을 피우자, 같이 찾아가서 '이 나쁜 년'하면서 상대 바람녀의 머리채를 휘어잡기도 한다. 저기 주인공님아? 너님이 그 여자애 욕할 처지가 아닌데요? 아무리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지만, 생각이라는 걸 좀 생각해보시지요? 게다가 변호사인 정아씨? 너님은 불륜 중인 지연을 응원까지 하면서, 누구 욕을 하시나요? 아, 역시 끼리끼리 모인다는 말은 만고의 진리인가보다.

 

  이야기가 너무 난잡하게 이리저리 얽혀서, 읽으면서 웃음만 나왔다. 은정의 결혼상대가 진희에게 한눈에 반해서 따라다니지 않나, 수현이 꿈에도 못 잊는 첫사랑이 알고 보니 진희! 설마 진희는 눈만 마주치면 사랑에 빠지는 마성의 여자인가! 이건 뭐 등장인물들끼리 돌아가며 사귀기는 드라마도 아니고……. 그러니까 이런 웃기지도 않는 설정을 늘어놓는 대신, 주인공의 심리 변화를 더 드러냈어야 했다. 그래야 주인공의 처지에 0.00001%라도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그냥 화끈하게 불륜남녀의 섹스 장면이라도 잘 쓰던지! 그럼 '아아, 이 책은 좋은 야설이었습니다.'라고 광고라도 해주지! 여자들이 섹스 중에 내뱉는 말이라고는 '빨리 싸줘!'뿐이고, 묘사라고 해봤자 '그의 페XX가 꿈틀거렸다' 정도였다. 아아, 21세기에 쌍팔년도에서나 볼 수 있는 진부한 표현이라니……. 어떤 독자층을 노렸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분명히 여성 독자를 노린 것 같은데, 여자들이 어떤 야설을 좋아하는지 작가는 모르는 걸까? 남자들이 행위 자체에 중점을 둔다면, 여자는 행위가 일어나기 전과 후의 분위기에 뻑간다는 걸 몰랐을까? 왜 여자들이 전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남자는 꺼려하고, 관계 후에 남자가 벌떡 일어서서 혼자 씻으러 가는 걸 싫어하는데? 이 책의 섹스 장면보다 몇 년 전 인터넷에서 유행했던 네스퀵과 흰 우유의 19금 버전이 더 꼴렸다.

 

  불륜에 정당성을 주지도 못했고, 화끈한 언니들이라기엔 많이 모자라고, 이래저래 읽으면서 화가 나는 책이었다. 게다가 두 번이나 고쳐 써야 해서 더 짜증이 났다. 아우, 왜 별 0개를 못 주는 거야?

 

 

 

 

v********0 2014.07.17. 신고 공감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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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지만, 즐기기엔 애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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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연히 한 호텔의 객실에서 청담동에 있는 엘루이호텔 사장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호텔 경영 악화를 비관한 자살이었다. IMF의 여파로 나라가 곤두박질치던 90년대말, 엘루이 호텔은 강남에서 좀 논다는 이들의 명소였다. 호텔이 아니고 그 지하에 있는 클럽 때문이었다. 그 클럽이 바로 '줄리아나'다. 듣기로 당시 최고의 클럽이었다고 한다. 많은 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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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우연히 한 호텔의 객실에서 청담동에 있는 엘루이호텔 사장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호텔 경영 악화를 비관한 자살이었다. IMF의 여파로 나라가 곤두박질치던 90년대말, 엘루이 호텔은 강남에서 좀 논다는 이들의 명소였다. 호텔이 아니고 그 지하에 있는 클럽 때문이었다. 그 클럽이 바로 '줄리아나'다. 듣기로 당시 최고의 클럽이었다고 한다. 많은 연예인들이 찾아 더욱 유명해졌다. 바깥은 IMF로 도산하고 대량 해고 당하고 좌절하고 자살하고 그랬어도 거기만은 쿵짝쿵짝, 부비부비였다. 아무리 IMF라는 블리쟈드가 불어도 계층에 따라 느끼는 체감 온도는 이렇게나 천차만별이다.



 용감한 자매(가요의 '용감한 형제'가 언뜻 떠오른다.) '줄리아나 1997'의 '줄리아나'는 바로 그 줄리아나를 말한다. 이제 그 '줄리아나'는 없다. 사장의 자살은 그 시대가 가버렸음에 대한 단적인 상징이다. 여기, 그 줄리아나에서 허구헌날 젊음을 불태웠던 여인이 하나 있다. 그녀의 이름은 송지연. 그녀는 이제 불혹의 나이다. 그녀는 더이상 젊지 않다. 자유롭지도 않다. 바람피는 교수 남편과 한창 커가는 아들이 있다. 속끓는 아내로 아이 성적에 안달하는 학부모로 지내는 나날이다. 그런 그녀에게 '줄리아나'는 현재의 누추함만 되새기게 만드는 덧없는 기억이다. '줄리아나'는 사라졌다. 그녀의 젊음과 더불어.


 그런 그녀가 우연한 자리에서 한 잡지사 편집장을 만난다. 처음엔 너무 선수 같아서 내키지 않았지만 왠지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바람피는 남편과 잔소리 심한 시어머니로 인한 스트레스의 탈출구 삼아 이어갔던 만남이 점점 몸도 주고 마음도 주는 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다 덜컥 깨닫는다. 자신이 그 남자를 정말 사랑하고 있음을. 소설의 부제는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이 비밀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이제 분명해졌을 것이다. 바로 '불륜'이라는 것을.


 '줄리아나 1997'은 그런 이야기다. 자신의 욕망에 더없이 충실한 여성들의 이야기. 그를 위해서는 사회적 제약 따위 얼마든지 뛰어넘을 수 있는 여성들의 '뜨거운' 고백. '뜨겁다'는 것은 성애 묘사가 적나라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예전에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라는 소설이 있었다. 영국 여성들의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었었다. 이 소설의 발간으로 전자책 매출이 엄청 올랐다고 들었다. 구매한 이들은 주로 여성들이었다. 책으로 읽으면 남들이 볼 수 있으니 잘 볼 수 없는 전자책을 주로 구매했기 때문이었다. '줄리아나 1997'도 '그레이'스럽다. 그렇다고 변태 행각이라는 것은 아니고 그저 성적 묘사가 노골적이라는 정도의 의미다. 저자인 용감한 자매는 안에는 욕망을 들끓는 잘나가는 유부녀들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고 하는데 딱 그런 이야기다. 읽는 이에 따라서 '섹스 앤 더 시티'가 될 수도 있고 '사랑과 전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대리만족과 막장 사이...


 그렇게 읽으면 될 것 같다. 드라마를 보듯 가볍게. 저자들도 이 소설이 무겁게 다가가는 건 바라지 않는 것 같으니. 그러니까 연애도 사랑도 이렇게 가볍게 묘사했겠지.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이 모두 다 어찌나 어린애들 같은지. 도무지 30대 후반에서 불혹의 나이라고 여겨지지 않았다. 그냥 철없는 20대? 달리 말해 '비현실적'이라는 이야기다. 여기서 비현실이라는 것은 리얼리티가 없다는 말이 아니라 소설의 모든 것이 너무 '전형적'이라는 의미다.


 송지연의 괴로움도 친구의 고민도 송지연 상대 남자의 결혼 생활도(그도 유부남이다.) 전개되는 갈등도. 이미 다 어디서 몇 번이나 본 익숙한 것들이다. 그런 전형성이 넘쳐나기에 소설이 진짜 이야기처럼 안 느껴진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 때문에 이 소설은 좀 타격을 입을 것 같다. 소설의 분위기는 한없이 좀 외설스런 순정만화 같은데 소재는 잘 공감할 수 없는 불륜에다 가벼운 성관계를 그리고 있으니.

이왕 유부녀의 불륜이라는 도발적인 소재를 택했다면 독자가 좀 더 받아들이기 쉽도록 송지연의 선택을 충분히 공감할만한 것으로 만들어 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그러면 불륜이든, 유부녀가 그렇게 쉽게 남자와 관계를 갖는 것이든 좀 더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았을까? 너무나 전형성이 넘치기에 송지연의 선택은 가벼워 보인다. 그녀가 아무리 사랑하고 있다고 말해도 그건 그저 그녀의 말로 표현되는 것일뿐,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것이다. 그냥 일탈적인 감정 같고, 겨우 그런 것으로 막중한 책임이 뒤따르는 가정을 쉽게 포기하니 솔직히 좀 너무 이기적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드는 것이다.


 소재에 따라 가볍게 갈 수 있는 것도 있고 무겁게 갈 수 있는 것도 있는 것 같다. 





l****1 2014.07.26.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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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1997 - 용감한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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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1997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눈길이 가서 더 기대감이 높았던 책이었지만 생각했던 것에 비해 실망감이 드는 작품이다.『줄리아나 1997』은 90년대를 풍미한 젊은이들의 문화를 제대로 되살렸으며, 자칭 타칭 ‘줄리아나 오자매’라 불리던 이대 나온 다섯 여대생들을 주인공으로 세워 우리들을 스쳐간 많은 사랑과 우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여대생에서 마흔한 살이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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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1997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눈길이 가서 더 기대감이 높았던 책이었지만 생각했던 것에 비해 실망감이 드는 작품이다.『줄리아나 1997』은 90년대를 풍미한 젊은이들의 문화를 제대로 되살렸으며, 자칭 타칭 ‘줄리아나 오자매’라 불리던 이대 나온 다섯 여대생들을 주인공으로 세워 우리들을 스쳐간 많은 사랑과 우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여대생에서 마흔한 살이 될 때까지, 서로를 샘하고 질투하였으나 결국 어떻게든 행복해지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놓고 있는 책이다.

 

책의 첫장을 넘기면서부터 생각지도 못했던 장면으로 인해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중 일부는 거부감도 느끼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적지않은 충격이었고, 사실 상, 하권 두 권을 읽는 내내 전반적으로도 그랬던 것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점을 제외한 전체적인 스토리를 생각해보자면 현실에도 있을 것만같은 그녀들의 솔직한 이야기에 별 세개쯤 주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스타일의 도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러 종류의 책을 읽어볼 수 있었던 기회로 생각하고싶다.

 

d********0 2014.07.10.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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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나 1997]-좀 놀아본 다섯 언니들의 온몸 뜨거워지는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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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주부들>보다 위태롭고 <섹스 앤 더 시티>보다 발칙하다는 책 표지 문구. 도대체 무슨 이야기이길래 이처럼 강렬하단 말인가? 오래 전부터 소설과 영화 시나리오를 써온 작가는 실력으로 수많은 독자들과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으나 모든 결과를 빼어난 미모 탓으로 음해하는 세력 때문에 올해부터는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하기로 작정했다는 저자 소개 또한 강렬하다. 어쨌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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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주부들>보다 위태롭고 <섹스 앤 더 시티>보다 발칙하다는 책 표지 문구. 도대체 무슨 이야기이길래 이처럼 강렬하단 말인가? 오래 전부터 소설과 영화 시나리오를 써온 작가는 실력으로 수많은 독자들과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으나 모든 결과를 빼어난 미모 탓으로 음해하는 세력 때문에 올해부터는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하기로 작정했다는 저자 소개 또한 강렬하다. 어쨌거나 이 책의 작가의 이름은 용감한자매. 강렬했던 문구와 작가 소개를 시작으로 흥미롭게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프롤로그 또한 강렬하다. 모든 것이 강렬한 책 <<줄리아나 1997>>이다. 19금을 연상케하는 자극적인 이야기에 처음엔 놀라움으로 그 다음에는 호기심으로 읽어내려갔다. 2013년 봄날, 어느 유부녀에게 생긴 이 이야기는 작년 초여름의 어느 날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문학소녀였던 송지연의 첫 책이자 마지막 책이 되어버린 <<줄리아나 1997>>을 추천한 유명한 재즈 여가수로 인해 지연은 작가로 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고 이 계기로 프로그램 폐지로 인한 쫑파티에도 참석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만나게 된 사람은 유명한 남성 패션 잡지의 편집장인 진수현이다. 진수현의 팬인 친구 은영을 핑계로 다시 만난 진수현은 유부남이었지만 선수 같았고, 그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지연은 수현이 싫지 않았다. 지연은 설렘과 죄책감이 들었지만 그보다 우선 호기심이 먼저 일었다. 뺀질뺀질한 선수 수준인데 이상하리만치 거부감이 들지 않은 그, 진수현. 그렇게 지연은 친구 정아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진수현과 문자를 통해 더욱 친밀해진다.

 

이야기는 지연이 화자가 되어 시작되고 있으며, 현재와 20년 전의 대학시절을 오간다. 20년 전, 이대의 국문학과인 지연과 은영, 법학과 정아, 영문학과 세화, 그리고 나중에 합류하게 된 비서학과의 진희까지, 줄리아나 나이클럽을 오가며 이십 대 초반 아가씨들의 특권을 마음껏 누렸던 '줄리아나 오자매'의 에피소드가 발랄하게 그려진 반면, 20년 후의 지금은 41살의 주부와 노처녀의 현실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은영이 마음에 드는 남자친구를 소개하는 자리에 그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던 한때 걸레라 불리었던 진희까지 합류하며 오자매는 다시 만나게 된다. 지연은 수현과 만남과 문자 대화를 지속했고, 무능력한 남편과 살고 있는 정아에게는 윤상무라는 사람이 껄떡대고 있었으며, 줄리아나 바를 운영하는 진희는 은영의 남자친구인 주민석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다. 지연은 출장갔다 돌아오는 남편을 마중나가기 위해 공항에 나갔다가 남편이 4년 전 자신을 고통의 늪에 빠드렸던 남편보다 열 살 어린 대학원생과 함께 나오는 것을 보게 되고, 그 길로 수현을 만나러 간다.

 

나는 시트를 잡아 뜯으며 소리를 질렀다. 미친 여자처럼. 그는 엎드린 내 등에 입을 맞추기도 하고, 말을 타듯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기도 했다. 불규칙한 자극 때문에 내 신경을 롤러코스터처럼 짜릿하게 울렁거렸다. 쾌락. 그 두글자가 머리에 쾅쾅 새겨졌다. (본문 321p)

 

지연의 과거 회상을 통해 20년 전 젊은이들의 문화를 엿볼 수 있어 잠시동안 추억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오자매의 사랑과 배신, 우정, 질투 등이 지금과 다를 바 없는 젊은이들이 겪는 의식과 같은 일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남편의 불륜에 절망하면서도 지연은 바람을 핀 적이 있었고, 지금 또다시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예전에 드라마 <애인>으로 인해 유부남, 유부녀들의 애인 만들기가 유행아닌 유행처럼 번진 일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 책으로 인해 권태로운 결혼 생활로 인해 무기력한 여자들에게 젊은 애인 만드는 것이 불륜이 아닌 로맨스처럼 다가올 수도 있으려나? 하지만 오해하지 말기를.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그들의 불륜 아니 로맨스라 불리는 그들의 연애가 달콤하고 달달하게 다가오고, 그들의 일탈이 흥미롭게 바라보며 즐거워하면 되는 것 아닌가. 소설 속 주인공에게 법과 도덕의 잣대를 들이대며 읽을 필요는 없지 않나? 그렇다면 소설이 주는 재미를 온전히 느끼지 못할테니까. 그저 재미있게 읽으면 그만인 것을. 현실이 아닌 소설이기에 가능한 이야기, 그래서 오히려 더 강렬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처음부터 강렬하게 시작한 <<줄리아나 1997>>의 하권에서는 이 보다 더 강렬한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강렬하면서도 달달한, 재미있게 읽고 싶은 책을 원한다면, 좀 놀아본 다섯 언니들의 온몸 뜨거워지는 고백을 담은 <<줄리아나 1997>>을 추천한다.

s*****2 2014.12.23. 신고 공감 1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줄리아나 1997 상』 by 용감한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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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에 사회 생활을 시작했고, 일년 후에 대학을 들어갔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스무살에 처음 맞은 문화는 직장 선배들과의 술문화였고, 동기들과의 나이트문화였다.  클럽이 아닌 나이트를 어찌나 자주 갔었는지, 늦은 야근에도 불구하고 스무살 동기 여섯이 일주일에 두번이상을 종로로 향했었던 기억이 난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물질적으로도 풍족해지기 시자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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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 초에 사회 생활을 시작했고, 일년 후에 대학을 들어갔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스무살에 처음 맞은 문화는 직장 선배들과의 술문화였고, 동기들과의 나이트문화였다.  클럽이 아닌 나이트를 어찌나 자주 갔었는지, 늦은 야근에도 불구하고 스무살 동기 여섯이 일주일에 두번이상을 종로로 향했었던 기억이 난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물질적으로도 풍족해지기 시자했지만, 그것과 나이트문화는 별 상관이 없었다.  스무살 어린 아이들은 전혀 새로운 세계였고, 그곳에선 자유만 있었으니까.  그 시절은 어찌나 놀았는지, 다음해에 들어간 대학은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고, 스무살에 다녔던 나이트 문화는 그걸로 끝이 났다.  나이트 보다 회사에서 쌓인 피로를 도서관에서 푸는 방법을 알아냈으니까 말이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렇게 놀 수 있을지 자신 할 수는 없지만, 스무살은 힘이 넘치는 나이였던것만은 확실하다.

 

 

  얼마전에 엘루이호텔 사장에 대한 기사가 나온적이 있었는데, 엘루이 호텔하면 나이트클럽 '줄리아나'가 떠오를 정도로 청담동 나이트클럽 '줄리아나'는 유명한 곳이었다.  그곳을 밥먹듯이 들락거렸던 '줄리아나 오자매'이야기가 『줄리아나 1997』이다.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것 처럼 20여년전 푸릇한 20대 대학생들이 마흔을 넘긴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대학 졸업 후 '줄리아나'라는 달랑 한편의 글을 쓴 작가 송지연에게 TV 출현의 기회가 오고, 그 곳에서 만난 유명 남성 패션 잡지 『트렌디』의 편집장 ‘진수현’과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첫장부터 수위를 넘나들고 '누나'라는 표현을 쓰고 있어서 아주 어린 연하의 남자아이를 만나는 줄 알았는데, 유부남, 유부녀의 사랑이야기다.   이걸 참 뭐라 해야할지?   그리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음에도 '용감한 자매'가 풀어낸 이야기에 끌려가는 이유는 ‘줄리아나 오자매’라 불리는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 때문이었다.

 

  얼굴 되지, 몸매 죽이지, 로펌 대표 아버지에 잘 나가는 로펌 변호사인 ‘정아’. 굴지의 광고대행사에서 인정받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골드미스 ‘은영’. 줄리아나 오자매의 태동이자 오자매를 클럽 줄리아나에 인도한, 세화여고 출신의 ‘세화’. 마지막으로 이대 비서학과 졸업에 미모, 지성, 관능까지 모든 걸 겸비하고 압구정에 ‘줄리아나 바’ 사장 ‘진희’와 바람피는 남편을 보고 맞바람을 피우는 무서운 작가 '지연'까지 '줄리아나 오자매'는 결코 만만한 인물들이 아니다.  두번의 이혼 후 바를 운영하는 진희와 골드미스인 은영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정이 있는 이 친구들이 은영의 남자친구를 소개받기위해서 모였다.  마흔에 사랑을 찾은 것 같다는 은영과 그녀의 사랑에 힘을 실어주고 싶은 친구들. 그리고 은영의 남자, 민석의 눈길을 받고 있는 진희.   어린시절부터 진희는 그랬단다.  청순한 김완선, 섹시한 강수지에게 눈이 가지 않은 남자가 어디 있겠냐마는, 진희를 따라다니는 '남자는 열쇠, 여자느 좌물쇠다. 이 자물쇠, 저 자물쇠 다 열수 있는 열쇠는 만능키라고 다른 열쇠들이 부러워하지만, 이 열쇠에도 열리고 저 열쇠에도 열리는 자물쇠는 아무 소용이 없다.  진희는 후자였다.' (p.108)는 소문은 친구들과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기도 했지만, 친구는 친구이기에 이들은 또 다시 만나고 있다.

 

  상권은 '줄리아나 오자매'의 젊은 시절 이야기와 함께 지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왜 송지연이 이럴 수 밖에 없나를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리 설득력이 있지는 않다.  유명 패션 잡지 편집장이 '누나'라는 호칭을 쓰면서 지연에게 지분거리고 있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신이 하면 로맨스처럼 지연과 수현의 이야기는 로맨스로 그려지고 있지만, 유부녀, 유부남의 썸은 불륜이다. 애정이 없는 결혼과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는 이유가 불륜을 합당하게 만들 수는 없다.  아무리 요즘 세태가 아줌마들의 애인을 이야기하고 직장남들의 숨겨진 애인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이런 이야기는 간간히 들려오는 이야기이고 소설이나 인터넷세상 속의 이야기일뿐 현실에서는 지탄받아야 할 일이다.  그러기에 지연도 비슷한 생각으로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는 자신의 연하 애인을 이야기하지만 아들 현수의 친구 엄마들에게는 입을 다물고 있는지도 모른다.  상권은 내내 읽기 불편했다.  소설은 분명 소설일 뿐이다.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할 나이도 아니고, 더 말도안되게 야한 글들도 읽었었는데, 왜 이글이 이렇게 불편하게 다가오는 걸까?

 

  '수현아, 그런데 어쩌지?  난 이유가 없어.  너를 좋아하는 이유가.  그냥 훅 니가 와버렸어.  송지연의 머리에, 가슴에, 입술에.' (p.267)  썸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긴가민가하는 사이, 연인이 되기 전 사이. 그런 사이에 놓여있는 수현과 지연.  분명 사람을 좋아하는데는 이유가 없다.  하지만, 지연도 알고 있다.  그러면 안된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러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남편의 이어지는 외도는 지연을 수현에게 몰아놓아버린다. 지연이 외도하는 남편을 응징하기 위해서 수현을 만나는 것도, 그렇다고 흔한 아침 드라마의 소재처럼 이혼 후 백마탄 왕자님으로 수현이 짠하고 나타나서 지연의 부족한 걸 채워주고 있지도 않다.  둘이만나 밥먹고, 차마시고 카톡하는 정도가 상권의 내용이지만, 내 남편이 만약 이런다면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일 것이다.  줄리아나의 오자매의 지금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지연에게 쓸 이야기는 어찌나 넘쳐나는지 모른다.  평범하지 않았던 오자매가 평범하게 사는건 힘이드는지 들려줄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하권은 멤버들 각자의 이야기와 지연과 수현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불편하다 이야기하지만, 다른 멤버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그들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말이다.  

d****2 2014.07.28. 신고 공감 1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