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열네 살 엘리스는 궁금하다.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할 부모님은 이혼할 예정이고, 좋아하는 소녀 메이 펄은 제 이름도 모른다. 이런 와중에 소년의 앞에 머드가 나타난다. 사랑하는 여인 주니퍼를 위해 살인을 저지른 순정적인 사내. 그는 연인을 만나 함께 떠날 작정으로 왔다고 한다. 머드의 이야기를 들은 엘리스는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기 위해 탈출을 돕는다. 엘리스의 단짝인 넥본은 부모님이 계시지 않아 삼촌과 살고 있다. 소년들과 머드의 조우가 잦아질수록, 머드는 아버지의 역할을 대체하는 듯 하다. 이제 소년들은 진심으로 위험을 무릅쓰며, 도둑질도 서슴지 않는다. 미국 아칸소 주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아주 정교하게 배열된 줄거리를 유유히 흘려 보낸다. 엘리스에게 머드는 미래를 연상케 하는 인물이다. 엘리스 만할 때 주니퍼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평생을 그녀 주변을 위성처럼 맴돌며 생을 던진 머드. 부모님이 계시지 않았다는 것도 어떤 면에선 비슷하게 느껴진다. 엘리스는 아버지에겐 sir, 어머니에겐 ma'am이란 호칭을 붙이는데, 이는 거리감을 드러내는 듯 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정한 머드를 좋아하게 되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머드를 돌봤던 톰 할아버지는 그가 거짓말쟁이라 엘리스에게 경고하지만 소년은 크게 화를 내며 머드를 두둔한다. 소년에게 머드와 주니퍼의 사랑은 어떤 역경에도 반짝임을 잃지 않을 다이아몬드 같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니퍼의 태도에 크게 상처받았고, 그녀에게 전달한 쪽지 내용을 알게 되자 머드에 큰 배신감을 느낀다. 상처받지 않으려 단꿈만 속삭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아이는 몰랐던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사정에 끼어들었기 때문일까? 머드에게 달려들어 겁쟁이라고, 거짓말쟁이라고 울분을 토해낸 소년은 독뱀에 물린다. 일종의 통과의례처럼, 소년은 그렇게 성장한다. 영화 초반부와 후반부에 아빠의 트럭을 타고 마을을 훑는 소년이 카메라에 잡히는데, 후반부의 눈빛은 한층 깊어져 있다. 보이는 것이 모든 것을 설명하진 않는다. 소년이 진정한 사랑은 모른다고 비난했던 톰 할아버지는 평생을 한 여자만 사랑했다. 머드와 주니퍼도 서로를 사랑하지만 현재도 미래도 함께 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에 헤어진다. 아이에게 실망하여 폭언을 퍼부었던 아버지는 아들을 사랑한다. 싱글 라이프를 즐기며 조카를 풀어놓던 삼촌의 눈은 늘 아이의 뒤를 따라다닌다. 소년의 세계는 점점 넓어진다. 사람에겐 여러가지 면이 있고, 우리는 그 사람이 보여주기로 결정한 일부를 혹은 보기로 한 일부를 본다. 모순처럼 보이는 것이 때론 진실을 품고 있다는 것, 엘리스는 그것을 조금씩 배운다. 머드는 아이들을 꼬여 내 이용하기도 했지만, 자신이 수배중임을 알면서도 엘리스를 살리기 위해 응급실에 달려간다. 머드를 거짓말쟁이라 꾸짖던 톰 할아버지는 그를 구하기 위해 총을 든다. 여자의 사랑을 믿지 말라던 아버지는 홀로서기 할 엄마를 곁에서 도우라 당부한다. 조용하던 시골 마을, 강 위에 떠 있던 집이 해체되면서 엘리스의 유년 시절 일부도 떨어져 나간다. 공사를 지켜보던 넥본이 불만을 토로하자 엘리스는 대답한다. That's the law. 그렇다. 인생도 그러하다. 어린 배우들의 연기가 특히 좋았다. 타이틀 롤이 뜨는 것을 보며 나는 문득, 영화가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