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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면서 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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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파리를 상상한 사람들에게 파리 지하철 냄새는 실망을 안겨 준다.”앗! 내가 느꼈던 파리인데? 지저분함으로 인해 잠시 앉을 자리조차 거부하게 만들었던 과거의 파리 여행을 떠올리며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려는 그 순간, 저자는 바로 그 옛날 우리나라의 지저분한 개천으로 나를 인도한다. 발을 담근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지저분한 개천이 흐르던 우리나라의 어렵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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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파리를 상상한 사람들에게 파리 지하철 냄새는 실망을 안겨 준다.”

앗! 내가 느꼈던 파리인데? 지저분함으로 인해 잠시 앉을 자리조차 거부하게 만들었던 과거의 파리 여행을 떠올리며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려는 그 순간, 저자는 바로 그 옛날 우리나라의 지저분한 개천으로 나를 인도한다. 발을 담근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지저분한 개천이 흐르던 우리나라의 어렵던 그 시절 속에 어느새 나는 서 있다. 무언지 모를 배신감을 느끼게만 했던 프랑스 파리와 달리, 애잔함이 몽글 몽글 피어오르는 회상의 개천가 지저분함 속에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이렇게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물 흐르듯 적어 놓은 순간 순간의 찰나들은 나에게 또 다른 세상을 제공한다. 추억이 만들어주는 또 다른 화두 속에서 따스한 존재가 된다.


주제별로 저자가 담담히 풀어내는 과거의 실타래들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애써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아도 살아 숨 쉬는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 의미의 날실과 씨실을 엮어 나간다. 각자가 삶의 나날로 짜는 태피스트리는 아무도 모르는 전시장에 걸려있다. 그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설령 아무도 찾지 않는다 해도 상관없다. 이미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비밀이기 때문이다.”


설령 아무도 기억하지 않고, 심지어 나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의 모든 시간들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비밀인 것이다.


책 속에 정겹게 설정된 과거라는 무대에서 나는 그의 이웃이 된다.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듯 이미 지나가 버린 나의 과거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나에게 말을 걸고, 그에 대답하게 되는 신기한 체험은 저자가 나에게 선사하는 소중한 선물로 다가온다.


“사람은 살면서 책이 된다.”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가? 그 모든 이들은 한 편의 대 서사 속 주인공이다.

혹시 당신이 만들어 온 과거를 소위 추억이라는 단어로 퉁 쳐 버리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뿌연 연기로 흩어져 있는 과거 속에서 진정한 주인공으로서의 나를 발견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 책 속으로 기꺼이 초대해 본다. 책의 목차에 있는 제목을 살펴보고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제목이 있다면 그 단어 속 나만의 추억 거리를 먼저 떠올려 본 후 저자의 글을 읽어보자. 어쩌면 먼저 가있던 저자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만나 반가운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지도...


m*****c 2024.11.27. 신고 공감 17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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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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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孤외로울고 兒 아이아‘외로운 아이가 아니었을 때’가 언제 였을까?표지의 그림 속 고래 등을 타고 있는 저 사람은 어른일까? 아이일까?저 둘은 지금 어디를 가는 중일까?왠지 이 책을 열면 고래가 나타나 나를 등에 태우고 바다 깊은 속에 숨겨둔 어린 시절로 시간 여행을 보내줄 것 같은 기분에 들어 마음이 설렜습니다.고래를 타고 여행을 떠납니다. 제가 도착한 곳은 나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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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孤외로울고 兒 아이아
‘외로운 아이가 아니었을 때’가 언제 였을까?
표지의 그림 속 고래 등을 타고 있는 저 사람은 어른일까? 아이일까?
저 둘은 지금 어디를 가는 중일까?
왠지 이 책을 열면 고래가 나타나 나를 등에 태우고 바다 깊은 속에 숨겨둔 어린 시절로 시간 여행을 보내줄 것 같은 기분에 들어 마음이 설렜습니다.
고래를 타고 여행을 떠납니다. 제가 도착한 곳은 나의 어린 시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 거제도. 그리고 1993년도 여름. 뉴스에서 태풍 소식이 나오면 아빠와 엄마는 창문 샷시에 청테이프를 붙이고, 동생은 촛불을 찾아두고, 나는 욕조나 양동이에 물을 가득 받아 두었습니다. 창문에 부딪히는 비바람 소리가 무서웠지만 정전마저 즐거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촛불 하나지만 온 가족이 함께여서 외롭지 않았던 그 시절로 잠시 되돌아가게 해주었습니다. 아무 걱정이 없던 시절이었죠.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면서 그 시절이 반갑고 그리운 건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기에 공감이 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조재선 작가의 “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 안에도 그런 이야기들이 가득 실려 있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 사이의 관계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가는 수필집입니다.
어른이 되어 딸아이를 자전거에 태워보니 어릴 적 자전거를 태워 준 친구가 새삼 고맙다는 내용과 지금은 자전거를 배울만한 공터가 사라졌다는 내용, 그리고 자전거를 타듯이 사람들과도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네요.
누구나 이 책을 펼치는 순간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시작 될 것입니다. 지금의 20,30대는 조금 갸우뚱할 수 있겠지만 40대 이상 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회상 할 수 있는 시간일 것입니다. 작가의 기억을 따라 가다 보면 어른이 되면서 조금씩 잊고 살았던 어린 시절 기억들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평범해서, 잊고 싶어서,  삶이 바빠서 여러가지 이유로 잊고 지냈던 과거로 시간을 여행 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그리웠는지 눈물이 핑 돌기도 한답니다.






YES마니아 : 로얄 a**m 2024.11.24. 신고 공감 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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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이 주는 메시지에 작가의 철학을 차곡차곡 담아놓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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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20년 쯤 뒤에 내 아들이 수필을 쓴다면 우리가 살았던 시대와 풍경의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까? 조재선 작가의『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를 읽으며 문득 궁금해졌다.“아침에 올라가고 저녁에 내려오는 것은?”의 수수께끼에 “눈꺼풀”이라고 답을 한 나는, 나름 창의적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침대를 쓰던 부유한 소녀도 아니었고, 그저 이부자리를 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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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

20년 쯤 뒤에 내 아들이 수필을 쓴다면 우리가 살았던 시대와 풍경의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까? 조재선 작가의『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를 읽으며 문득 궁금해졌다.
“아침에 올라가고 저녁에 내려오는 것은?”의 수수께끼에 “눈꺼풀”이라고 답을 한 나는, 나름 창의적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침대를 쓰던 부유한 소녀도 아니었고, 그저 이부자리를 개지 않는 철없는 막내딸이라서 바로 수수께끼의 정답을 맞추지는 못했다. 정답은 이부자리였다. 
수필집의 첫 글이 “이부자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참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이 책은 자신의 느낌을 시원시원하게 글로 표현하고, 부당한 세상의 일들을 재미있게 꼬집기도 한다. 사회가 우리를 대하는 방식에 대한 글이었는데, 내가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던 부당한 마음을 작가가 비슷한 사례들을 나열하여 속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 
비슷한 상황을 하나 꼽자면, 지금 공교육은 선행을 비판하면서도 선행을 무지막지하게 한 학생들의 성적에 변별력을 이유로 극심화된 킬러문제를 낸다.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는 학생들에게 만점은 그림에 떡이 되기도 한다. 뭐 일부 학교들의 이야기 일 수 있지만 말이다.
 
나는 어른이 되면 무엇이든 다 알고, 잘하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큰 착각 속에 살고 있었던 것 같다. 부당한 처우에도 큰 목소리로 따지지 못하기도 하고, 내 생각이 옳고 그른지 판단이 되지 않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1부의 「물고기」이야기에서 작가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니 다행스런 마음이 들었다. 호기심 많은 딸아이가 새로운 어휘가 나올 때마다 질문을 하면 선 듯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책을 많이 읽은 자타공인 똑똑 박사 남편에게 토스를 한다. 너무 똑똑하셔서 사전적 의미를 줄줄 외면 아이는 “그게 무슨 말이야?”라며 설명 속에 나오는 새로운 어휘를 되묻곤 한다. 결국 우리는 네*버에 도움을 받는다. 아이에게 엄마, 아빠도 다 알지는 못한다고 이야기 해 준다.

이 수필을 읽고 있으면 나도 보태고 싶은 추억들이 하나 둘씩 떠오른다. 직접 볼펜을 꺼내 적어보기도 하고, 동감하는 글에는 밑줄도 쳐 본다. 

“괴로움은 늘 그런 것 같다. 처음에는 감각을 빼앗고 다음에는 인식을 빼앗고 나중에는 기억까지 모조리 빼앗는다.” 「물고기」p66 중에서 

 나를 예뻐해 주시던 9층 할머니께서 점점 나를 못 알아보시는 것을 알아차렸다. 한동안 뵙지 못한 사이 그리 되셨다. 할머니는 딸 가족과 함께 사셨는데, 무심한 가족들에게 늘 화가 나 계셨다. 집안일도 돌보지 않고, 식사도 각자 알아서 먹고, 집안의 허드렛일은 모두 할머니의 몫이었다. 그런 힘들 일이어도 딸을 위해서 늘 바삐 움직이셨던 기억이 난다. 화는 마음에 병을 만들었고, 마음에 병은 자꾸만 온 몸으로 퍼져나가서는 급속도로 살이 빠지셨다. 기운 없어 하신지 몇 달 만에 몸이 절반으로 줄으셨다. 가끔 분리수거장에서 뵈면 휘청거리시면서도 내 손을 꼭 잡고 한참을 이야기 나누길 원했다. 그리고 한참 만에 만나서는 내가 애가 셋인 것을 모르고 계셨다. 나는 기억이 흐려지는 원인이 정확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괴로움은 , 마음에 고통은 왜 힘든지도 모르게 하고, 어디가 아픈지, 왜 먹는지, 여기가 어딘지 모조리 빼앗아가서 결국 고통을 잊게 하는가 보다.
나를 기억해 주시는 할머니가 보고 싶다. 
나도 이 수필에 내 기억을 보태본다. 

b****9 2024.11.23. 신고 공감 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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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여행을 하고픈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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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음악을 들으면 처음 들었던 그때로 돌아가게 된다. 조재선의 수필집은 바로 그런 시간여행을 선물한다. 일상의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우리 모두의 추억을 깨워주는 이 책은바쁜 일상 속 잠시 멈춰 서서 과거를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4부로 나뉜 수필집은 어린시절 추억의 놀이, 학창 시절, 가족과의 추억, 음악, 일상의 소소한 발견들로 풍성하게 채워져 있다.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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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음악을 들으면 처음 들었던 그때로 돌아가게 된다. 조재선의 수필집은 바로 그런 시간여행을 선물한다. 일상의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우리 모두의 추억을 깨워주는 이 책은바쁜 일상 속 잠시 멈춰 서서 과거를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4부로 나뉜 수필집은 어린시절 추억의 놀이, 학창 시절, 가족과의 추억, 음악, 일상의 소소한 발견들로 풍성하게 채워져 있다. 각 에피소드마다 작가의 진솔한 고백과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어 독자의 추억을 골고루 건드린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쯤이면 더 보고 싶어 아쉬워진다. 어떤 주제가 나와도 재미있는 추억여행을 시켜줄 것만 같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커피 자판기에 대한 이야기다. 이 부분을 읽는 순간 내가 다녔던 대학의 자연과학대학 건물 중정원의 풍경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믹스커피를 좋아하는 나에게, 대학 시절 자판기 커피를 나눠 마시던 사람들이 그리워져 추억여행도 했고, 자판기 마다 맛이 다른 것도 알게 되었다.

  음악과 가수에 대한 회상도 인상적이다. 작가가 소개한 노래를 틀어 두고 책을 읽으면 주변 공기가 달라지며 시간여행이 시작된다. 카펜터스의 ‘Yesterday Once More’가 소개된 부분에서 이 노래가 귓가에 들리자 나는 다시 대학생이 되었다. 작가는 음악을 통해 개인의 추억을 소개하고, 동시대를 살았던 우리는 공통된 감성이 살아난다.

  작가의 문체는 친근하고 두런두런하다. 마치 선배와 자판기 커피를 마주하고 나누는 대화처럼 편안하다. 추운 겨울밤의 포근한 이불처럼 따뜻하고 안락한 이 문체야 말로 수필집의 가장 큰 매력이다. 담백하고 솔직한 이야기 톤은 독자와의 내적 친밀감을 자연스럽게 높인다.

  회사 일과 육아에 지치면서 어쩌다 30대가 된 내 삶에, 추억을 한 웅큼 느끼게 해준다. 앞만 보고 달리는 이들에게 잠시 멈추고 추억에 잠길 수 있는 따뜻한 코코아 같은 시간을 선물해 줄 수 있는 책이다.

  과거의 기억을 통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응원도 받게 된다. 이런 따스한 위로를 안고 가는 우리는 무엇이든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겨난다. 연말연시, 코끝이 시큰해지는 겨울밤에 음악과 함께 뭉근하게 읽어보기를 권한다. 책장을 덮을 즈음이면, 독자들은 자신만의 소중한 추억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t********2 2024.11.22. 신고 공감 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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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면서 책이 된다. 책이 된 사람 조재선과 대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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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면서 책이 된다. 책이 된 사람 조재선과 대화하기-『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 조재선 지음, 다시문학『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 표지에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고래 등에 엎드린 사람이 그려져 있다. 고래 등에 엎드려 있는 사람이 나처럼 느껴졌다. 길잡이가 되어주는 넓은 고래 등 위에서, 안전하고 편하게 쉼과 여유를 누리며 희망을 향해 천천히 흘러가고 있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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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면서 책이 된다. 책이 된 사람 조재선과 대화하기
-『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 조재선 지음, 다시문학

『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 표지에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고래 등에 엎드린 사람이 그려져 있다. 고래 등에 엎드려 있는 사람이 나처럼 느껴졌다. 길잡이가 되어주는 넓은 고래 등 위에서, 안전하고 편하게 쉼과 여유를 누리며 희망을 향해 천천히 흘러가고 있는 내가 보였다. 나는 고래 등 위에 엎드려 있는 사람인 동시에, 사람을 등에 태운 고래이기도 하다. 내가 주변으로부터 도움과 영향을 받으며 나도 똑같이 누군가를 돕고 무엇인가를 나누고 있다. ‘저 고래처럼 언제나 누구나에게 넓은 등을 내어줄 수 있게 마음과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조재선 작가는 오래전 일상의 경험과 기억들을 솔직하고 친절하게 나누어준다. 목소리를 들어본 적 없지만 작가의 생생하고 따뜻한 육성으로 인생, 직업, 동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작가 조재선은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시도 쓰고 수필도 쓰는 사람이다. ‘성심수녀회 역사’ ‘발명이야기’ ‘시몬 볼리바르’ ‘라쉬의 작은 꽃들’ ‘삶을 살리는 교육’ ‘헬스케어 영성’의 역자이며 ‘마음 둔 곳’이라는 시집을 냈다.

내 남편과 아들의 성씨는 이 책의 작가와 같은 조씨이다. 게다가 내가 살고 있는 강서구 화곡동이 주배경지이며, 심지어 가톨릭 신자이다. 내가 혈연, 지연, 학연을 우선시하는 연고주의자가 아님에도 책을 읽는 내내 내적 친밀도가 급상승했다. 이부자리, 텔레비전, 목욕, 아이스크림, 버스, 스카우트, 커피 자판기, 전자오락실, 설, 이름, 시골 등 우리 누구나에게 친근하고 익숙한 것들과 관련된 이야깃주머니가 펼쳐진다. 어렵고 복잡한 것이 없다. 단순하고 소박하다. 그래서 반갑다. 알려고, 이해하기 위해 애쓸 필요가 전혀 없다. 영악한 계산 없이 순수와 열정이 있던 그 시절의 추억들이 그리워진다. 지금처럼 편리하지도, 빠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았던 그 시절의 에피소드들이 삐죽삐죽 웃음을 새어 나오게 하기도 한다. 누구나가 “맞아 맞아”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요즘은 버스 탈 일이 많지 않다. 출퇴근도 차로 하고 서울과 이웃한 도시는 지하철을 타면 편리하다. 버스는 그리움의 대상이 되었다. 사연으로 가득 찬 사람들과 공간과 시간을 나누는 공유, 내 맘대로 갈 수 없고 그저 정한 노선을 따라가야 하는 겸허, 버스 기사에게 모든 걸 맡기고 창에 머리를 부딪치며 잠들 수 있는 신뢰, 매일 다니는 거리의 풍경을 철마다 낯설게 보는 비판적 안목, 비 오는 날 습기 찬 차창에 손가락으로 비밀의 기호를 적는 재미, 이것들로부터 너무 오래도록 떨어져있었다. " 「버스」 102p

아들과 남대문 시장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내 맘대로 갈 수 없고 그저 정한 노선을 따라가야 하는 겸허한 마음으로 버스에 오르며 이 에피소드를 떠올렸다. 길거리에서 휙휙 지나가는 버스를 보고도 나 혼자 낭만에 사로잡힐 수 있다.




"지금에 와서 동네 부동산 앞에 붙어 있는 아파트 가격을 보고 있으면 갑자기 숨이 막힌다. 삶의 자리인 아파트가 이제는 집이 아니라 가격이 되고 말았다. 기대와 사연과 생활이 머무르는 터전이 자산으로 환원되면서 마음과 영혼은 빈곤해졌다. 많은 사람이 수십억짜리 아파트에 살지만, 누구 하나 편하게 전화해서 “안녕! 잘 지냈어? 마침 여기 지나는 길인데 잠깐 들려도 될까?” 할 곳이 없다. “이렇게 오랜만에 왔는데 주무시고 가세요. 그동안 못한 얘기를 나눕시다.” 할 친척이나 친구도 없다. 놀이터에서 “우리 집에 놀러 올래?” 하고 친구를 초대하는 아이들도 드물어졌다. 그사이 우리는 조금 더, 아니 어쩌면 아주 많이 가난하고 외로워졌다."「아파트」 108p
최근에 남편 직장 동료의 예식장에 가며 축의금을 얼마를 해야 하나 고민했다. 아들들이 따라가고 싶다 하였지만 축의금 10만원으로 가족 넷이 가면 사람들이 욕한다며 안된다고 했다.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보다 계산이 앞서는 현실이 애석했다. "우리는 조금 더, 아니 어쩌면 아주 많이 가난하고 외로워졌다."는 작가의 말이 몹시 공감이 되면서도 왠지 씁쓸했다.



"어릴 때 꼭 해 보고 싶었던 일 중 하나는 보이스카우트 활동이었다. 짙은 파란색 제복을 입고 노란 삼각건을 목에 두른 뒤 스카우트 마크가 달린 모자를 쓰고 싶었다. 통으로 된 베이지색 치마를 입고 동그란 빵모자를 실핀으로 고정한 걸스카우트 아이들과 나란히 서서 선서식도 하고 하교 운동장에서 야영도 해보고 싶었다. 매듭법이나 구호법을 배워서 가슴에 휘장도 하나씩 늘려 달고 싶었다. 하지만 스카우트 활동은 비용이 제법 들어서 형편이 어느 정도 되어야 할 수 있었다. 고만고만한 집 아이들에게 스카우트는 언감생심이었다. "「스카우트」 123p

초등학생 때 걸 스카우트가 하고 싶다고 말한 내게 “그거 돈 많이 들어, 안돼.”라고 했던 우리 엄마가 보고 싶어졌다. 중학생 아들이 ‘학원에 다니고 싶다’ 말하는데 공부하겠다는 아들의 선언이 반갑기도 전에 ‘학원비는 얼마지?’ 생각하는 지금의 내가 그 시절의 우리 엄마를 다시 만났다. 

"대학 때 과외를 가르치러 가면 늘 아이스크림을 주는 집이 있었다. 내가 가르친 학생은 그 집 막내아들이었다. 세 살 터울 위로 피아노를 전공하는 누나가 있었다. 그 누나는 ‘엑설런트’라는 아이스크림을 유난히 좋아했다. 그 집에 갈 때 마다 반강제로 엑설런트를 먹어야 했다. 누나는 금색 포장과 파란색 포장 중 고르라고 했다. 누나에게는 두 종류의 맛이 다르게 느껴졌을지 모르지만, 아무리 먹어 봐도 똑같은 맛이었다." 「아이스크림」 47p

저녁 먹고 가족들과 엑설런트를 나눠 먹다보니, 나도 모르게 엑설런트를 먹던 작가가 생각나 피식 웃었다. 나와 작은 아들은 금색 포장을 좋아하고 남편과 큰아들은 파란색 포장을 좋아한다. 작가는 아직도 두 종류의 맛이 똑같이 느껴질까? 궁금했다. 

"사람은 살면서 책이 된다
찾아가기 힘든 無名의 골목 어귀 
세상을 잊은 고요한 도서관
그 깊고 깊은 서가에 꽂힌
표제 없는 책이 된다"
「작가의 말」 262p

책을 읽으며  『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 책 제목과 표지의 의미를 계속 생각해 보았다. 과거의 안정된 상태나 보호받았던 시간에 대한 그리움과 회상의 뜻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언젠가 작가를 만나게 되면 꼭 물어보고 싶다. 나는 작가와 어떤 시대를 함께 지내오면서 같은 추억을 공유하며 마치 친구가 된 기분이다. 차가운 겨울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에게 책이 된 사람, 조재선을 친구로 소개해주고 싶다. 

YES마니아 : 로얄 c*******k 2024.11.28. 신고 공감 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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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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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의 기억을 적은 저자의 글에 눈물이 차오른다. 내 안에 자리하고 있던 어린 시절 외갓집 기억이 몽글몽글 세상으로 나온다. 글을 읽으며 내 추억의 크기가 얼마만 한 지 느끼게 되었다. 캄캄한 밤, 벽에 걸린 손전등, 밤에 마당에 피우면 눈이 시려지는 모깃불, 조카가 오면 밤에 메기를 잡던 작은아버지, 눅눅한 새우깡, 저녁이 되면 집집에 밥 짓는 연기가 동시에 올라오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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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의 기억을 적은 저자의 글에 눈물이 차오른다. 내 안에 자리하고 있던 어린 시절 외갓집 기억이 몽글몽글 세상으로 나온다. 글을 읽으며 내 추억의 크기가 얼마만 한 지 느끼게 되었다. 

캄캄한 밤, 벽에 걸린 손전등, 밤에 마당에 피우면 눈이 시려지는 모깃불, 조카가 오면 밤에 메기를 잡던 작은아버지, 눅눅한 새우깡, 저녁이 되면 집집에 밥 짓는 연기가 동시에 올라오는 모습, 오줌을 참으며 문풍지가 시퍼렇게 바뀌길 기다리는 새벽 시간, 화장지 대신 신문을 조각 내 묶어 놓은 뒷간, 벽에 비스듬히 걸린 낡은 사진 액자, 우리는 이것들을 기억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다. 마지막이 된다는 것은 물론 쓸쓸한 일이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커다란 특권이기도 하다. (258p)

시간은 참 빠르게 흘렀다. 시골의 정취를 기억하는 마지막 세대가 그다음 세대를 낳았다. 
시간은 흘렀지만 눈을 감으면 바로 그곳에 가 있는 것 같고 손만 뻗으면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자그마한 어깨가 만져질 것 같다. 벌떡 일어나 흙 마당을 먼지 나게 뛰어가면 쪼글쪼글한 증조할아버지 할머니가 웃으며 맞아주셨다. 주섬주섬 다락에서 사랑방캔디를 꺼내 주셨다. 입안을 가득 채운 사탕의 달콤함에 심심할 줄 몰랐다. 그때 충청도 시골에서 은하수를 보았던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흩뿌려진 별들에 눈을 뗄 수 없었는데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아무도 그 은하수에 관심이 없었다. 그 모습이 이해가 안 가고 이상했다. 매일 그곳에서 별을 보다 잠들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오늘은 조재선 작가의 수필집 덕분에 그 시절 시골에서 실컷 놀다 왔다.

책을 중간쯤 넘기니 더 천천히 읽고 싶어졌다. 나의 추억들이 저자의 글들과 함께 살아났기 때문이다. 소중한 추억을 오래 느끼고 싶어서 며칠씩 쉬어가며 읽었다. 설거지 중간이나 잠들기 전 기도 중에 지난 이야기들을 곱씹으며 추억했다.

어떤 날은 카펜터스의 노래를 찾아서 들었다. 작가가 느꼈던 그 기분을 나도 조금이나마 느껴보고 싶었다. 함께 사는 가족들이 흥얼거릴 때까지 스피커로 들었다. 아름답다. 이렇게 가사에 마음이 흔들려 본 게 언제던가 싶다. 

이 책은 글자로 쓰여 있지만 목소리가 있고 노래도 하고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마치 글자가 표지 속 고래가 되어 나를 태워 추억의 바다를 누비는 상상을 해본다. 여기저기 잊고 있었던 곳으로 나를 데려간다. ‘우리의 추억이 생생히 살아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추억이 의미 있는 건 왜일까? 글을 읽는 독자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추억에서 오늘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이 책을 통해 내 마음속에 은하수가 아직도 그대로라는 걸 알았다.
어린 시절 내가 받은 그 별빛들. 가족과 이웃들의 관심과 사랑, 살림살이는 부족했지만 자연에서 누렸던 넉넉함과 풍요로움. 그 빛으로 연약하기만 했던 내가 자라났다. 하늘에 수없이 반짝였던 별들이 떠올라 기분 좋게 잠에 든다.

추억여행이 필요한 분들 머리맡에 이 책을 살며시 놓아드리고 싶다.
모두의 시간에 축복이 있기를 바라며 책장을 덮는다. 
9*****2 2024.11.28.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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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온기를 그러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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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집 마당에는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었다.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잎이 수북이 쌓였고, 나무 아래로 떨어진 은행 열매를 줍는 게 일이었다. 톡 쏘는 듯한 냄새를 견디며 손끝으로 열매를 살피다 보면, 어느새 큰 대야 한가득 은행을 모을 수 있었다. 할머니는 은행을 깨끗이 씻어 볶아내곤 했다. 따끈한 은행알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호호 불며 식힐 때면, 그 온기가 온몸에 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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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집 마당에는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었다.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잎이 수북이 쌓였고, 나무 아래로 떨어진 은행 열매를 줍는 게 일이었다. 톡 쏘는 듯한 냄새를 견디며 손끝으로 열매를 살피다 보면, 어느새 큰 대야 한가득 은행을 모을 수 있었다. 할머니는 은행을 깨끗이 씻어 볶아내곤 했다. 따끈한 은행알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호호 불며 식힐 때면, 그 온기가 온몸에 스며들었다. 


조재선 작가의 『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를 읽으며 그 시절의 기억들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때는 미처 몰랐다. 누군가의 보살핌과 배려에 기대어 살았음을. 무심히 지나쳤던 평범한 일상 속에는 늘 다정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로 인해 나는 자랐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됐다. 


작가의 이야기에 잊혀진 기억들이 끊임없이 불려졌다. 단촐한 밥상과 이웃 간의 다정한 대화, 그리고 어딘가에서 터져 나오던 웃음소리 같은 것들. 부족한 것이 많던 시절이었지만, 애틋함만큼은 결코 부족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서로를 귀하게 여기고 아끼던 모습을 통해 현재의 나와 주변을 돌아보게 됐다. 


할머니 병세가 악화된 이후로 은행나무를 찾는 발길은 잦아들었다. 주방에서 은행 열매를 굽는 일도 사라졌다. 어릴 적 내가 느꼈던 따뜻함을 두 손에 꼭 쥐고 싶었지만, 오후 햇살 속에 잠시 반짝이는 먼지처럼, 낡아가는 기억은 손끝에서 사라져 바람 속으로 녹아들었다. 이제 은행나무는 마당 한구석에 조용히 서 있을 뿐이고, 할머니는 세상에 없다. 


책장을 덮으며 생각했다. 혼자가 아니었던 때가 무수했고, 아직 내게 남아 있는 사람들은 무구했다. 쌉싸름한 기억의 조각을 굴리며 『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 표지를 매만져 보았다. 잊고 있던 온정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닿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온기를 나누고 싶어질만큼. 추운 겨울날, 얼어붙은 손끝을 감싸주는 따뜻한 책이었다.


f*******8 2024.11.25. 신고 공감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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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의 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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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서로 만날 때는 살아온 모든 시절의 체험과 기억을 그대로 품고 만난다. 서로 다른 길을 지나온 삶의 궤도가 한 지점에서 교차한다. 아름다운 경험, 사랑받았던 기억뿐 아니라 가난과 박탈, 상실과 폭력, 은은한 슬픔과 쓸쓸함을 그대로 간격 한 채 서로 만난다. 각자 간직하고 있던 기억의 심상이 우연히 겹칠 때 낯선 것과 익숙한 것을 가르는 경계 사이로 기쁨의 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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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서로 만날 때는 살아온 모든 시절의 체험과 기억을 그대로 품고 만난다. 서로 다른 길을 지나온 삶의 궤도가 한 지점에서 교차한다. 아름다운 경험, 사랑받았던 기억뿐 아니라 가난과 박탈, 상실과 폭력, 은은한 슬픔과 쓸쓸함을 그대로 간격 한 채 서로 만난다. 각자 간직하고 있던 기억의 심상이 우연히 겹칠 때 낯선 것과 익숙한 것을 가르는 경계 사이로 기쁨의 문이 열린다.”46쪽


조재선 작가의 수필집 <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를 한 구절로 정리하라면 46쪽의 문장으로대신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저자의 모든 시절의 체험과 기억을 그대로 품고 있다. 서로 다른 길을 걷던 독자와 저자가 어느 한 지점에서 만난다.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다녀오는 일이나, 오락실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며 앞 친구의 오락을 구경하는 일, 방학 때 시골 할머니 집에 가는 일과 선생님의 집에 초대받는 기억들. 똑같지 않아도 비슷한 추억을 간직한 사람들은 저자의 추억이 마치 내 추억인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낯설기도 익숙하기도 한 서로의 기억이 겹칠 때 비로소 우리는 공감한다고 말한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일들, 현재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그리워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들을 잔잔하게 나열한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그의 이야기들은 신기하게도 멀리까지 뻗어 나간다. 지금은 더운 물이 콸콸 나오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동네의 공중목욕탕을 지나 군대의 생각보다 길었던 샤워시간을 거쳐 필리핀의 샤워실과 주일학교 아이들과 캠핑 갔을 때의 물놀이 그리고 프랑스에서 묵었던 어느 대학에서 운영하는 기숙사의 입욕 제품을 이야기 하면서 익숙한 것을 고집하는 자신의 선택이 때로는 좋은 선택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좋지 않은 선택이 되기도 한다고 말하며 글을 마친다. 수필치고는 상당히 긴 호흡의 글이지만 자신만의 문체를 사용해 독자들을 보듬는다. 오래된 추억에 우리를 가둔다. 


30대는 조금 낯선 일일수도 있지만 40대의 독자들이라면 조재선 작가의 책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10쪽이 넘는 수필을 읽으면서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구절에서는 목이 콱 막히기도 하고 눈물이 글썽거리기도 하는 자신을 만날 수 있다. 


내가 만난 것은 어린 나이기도 하고,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지금의 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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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의 추억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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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선 작가의 수필집 『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를 읽다보니 영화 팩투터퓨처가 생각났다. 그 때는 지금 과학이나 문명이 이렇게 발달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상상 이상으로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의 세상은 지금의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발달 할 것이다. 문명이 발전할수록 과거의 것들을 추억하는 일은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일까? 텔레비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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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선 작가의 수필집 『우리가 고아가 아니었을 때』를 읽다보니 영화 팩투터퓨처가 생각났다. 그 때는 지금 과학이나 문명이 이렇게 발달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상상 이상으로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의 세상은 지금의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발달 할 것이다. 문명이 발전할수록 과거의 것들을 추억하는 일은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일까? 


텔레비전이야기, 연대앞 독수리 다방, 빨간 손전등, 개천이 복개 된 동네, 연탄재 이야기를 읽을 땐 내이야기인가 싶었다. 그런데 단순히 추억팔이에서 끝나지 않고 그의 이야기는 그의 단단한 사유로까지 나아간다. 지혜와 경험은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곧바로 이식되지 않고, 삶은 이어달리기처럼 누군가 끝낸 자리에서 바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며, 태어나면 처음부터 배워가며 소멸의 순간까지 자기 몫을 다해서 달릴 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거대한 시간의 흐름속에서 한 사람 한 사람 허무로 치닫는다. 그것을 뻔히 알면서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선한 의지와 지향을 놓을 수 없는 존재, 그게 바로 사람이다.”


사람을 선한의지와 지향을 놓을 수 없는 존재라고 정의하는 조재선 작가의 글에서 나는 사람에 대한 그리고 인간의 삶에 대한 그의 ‘선한 시선’을 읽을 수 있었다. 

그의 문장을 짧은 듯하면서 짧지 않고, 긴듯하면서도 길지 않다. 접속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문장이 수수하고 단아한 사람이다. 그래서 에세이치고는 호흡이 긴 글도 차분이 따라가며 읽을 수 있었다. 읽었다는 말 보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기분이 든다. 


50대인 나에게는 겹치는 에피소드가 많아서 친근하고 정겹게 다가온다. 오랜만에 옛동네 길을 가다 우연히 초등학교(우리땐 국민 학교)동창을 만나 반갑게 얼싸 안고 등을 토닥이는 기분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j******0 2024.11.22. 신고 공감 3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