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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모순의 희생자 황진이
"계급모순의 희생자 황진이" 내용보기
지금까지 북한 책은 대개 영인되거나 남한에서 새로 편집 출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이 책은 북한에서 직수입된 책이다. 남한에서는 책 거죽만 새로 씌워서 냈다. 거죽을 벗기니 완연한 북한 책이다. 주체91(2002)라는 연호가 생경스럽다. 연호만큼이나 활자, 삽화, 지질도 사뭇달라서 한번쯤은 이런 책을 읽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다만 너무 비싸다는 것이 흠이다. 500쪽
"계급모순의 희생자 황진이" 내용보기
지금까지 북한 책은 대개 영인되거나 남한에서 새로 편집 출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이 책은 북한에서 직수입된 책이다. 남한에서는 책 거죽만 새로 씌워서 냈다. 거죽을 벗기니 완연한 북한 책이다. 주체91(2002)라는 연호가 생경스럽다. 연호만큼이나 활자, 삽화, 지질도 사뭇달라서 한번쯤은 이런 책을 읽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다만 너무 비싸다는 것이 흠이다. 500쪽 정도 되는 소설 한 권이 만구천팔백원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북한 종이가 남한 종이보다 훨씬 얇아서 520쪽이나 되는데 350쪽 정도의 왕대하고 두께는 비슷하다. 그래서 더 아깝게 느껴진다. 이렇게 얇은 책이 거금 이만원에 육박하다니!!!!!!! 그러나 북한책을 처음 산다는 호기심과 남한에 수입된 양이 북한에 남아있던 재고 1440권이 전부라니 그 희소성으로 그정도는 감내하고 샀다. 지은이는 홍석중이다. 임꺽정으로 잘 알려진 벽초 홍명희의 손자이자 북한의 저명한 국어학자인 홍기문의 아들이다. 그는 이 소설로 남한의 권위있는 문학상이 만해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띄어쓰기다. 개눈에는 똥만 보인다더니 국어 선생 눈에는 띄어쓰기만 보이나 보다. 북한의 문화어는 남한의 표준어와는 띄어쓰기 기준이 다르다. 거칠게 말하자면 북한은 남한보다 훨씬 덜 띄어쓴다. 줄거리는 제목과 같다. 계급적 관점에서 황진이의 비극을 그려내는 것이기에 우리가 알고 있는 황진이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황진이의 아버지 황진사는 겉으로 드러난 것과는 전혀 다르게 여색을 밝히는 파렴치한 인간으로 부인의 교전비였던 현금이를 겁탈하였다. 현금이는 황진이를 낳고 남편의 영달을 위해 안달복달하는 황진사의 부인은 그 사실을 감추고 황진이를 자기가 낳은 자식인양 기른다. 황진이가 나이가 차서 서울 명문대가와 약혼을 하였으나 그 사실이 약혼자의 집에 알려져 파혼을 당하고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듣게 된다. 충격받은 황진이는 신분이 비천한 놈이와 잠자리를 같이 하고 그길로 기생이 된다. 너무 많이 적으면 다른 사람들이 안 읽을테니 여기까지 적고 ......

[인상깊은구절]
청교방에서도 장사의 규모가 제일 크고 손님이 제일 많이 찾아 드는 색주가인 장덕집은 골목의 어중간쯤에 있었다. 골목안에 들어 서자마자 제일먼저 눈에 띄우는것이 주토칠을 한 그 집의 솟을대문이였다. 잔뜩 호기심이 동한 손님이 문앞에 가서 잠간 머리를 기웃거리기만 해도 끼끗하게 차려 입은 여릿군이 문간에서 소리없이 달려 나와 연신 나으리 나으리 하고 허리를 굽신거리며 얼떠름해 진 손님의 겨드랑이를 임금의 칙사 모시듯 부축해서 무작정 대문안으로 끌어 들인다. 문턱을 넘어서면 모래 섞인 황토를 다져 깔아 깨끗한 안마당이 널직하고 란간 달린 퇴마루가 미음자로 동서남북채를 에둘렀는데 간반통넓이의 손님 맞는 방마다 일매진 규격의 지게문이 퇴마루쪽으로 나 있고 지게문에는 언제봐도 손가락구멍 하나 뚫리지 않은 창호지가 깨끗하게 발려 져 있어 량반대가집 사랑채면 정갈함이 이 같으랴 싶었다.
n****2 2004.10.21.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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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비유와 우리말의 성찬을 곁들인 좋은 소설
"현란한 비유와 우리말의 성찬을 곁들인 좋은 소설" 내용보기
미디어 서평을 비롯한 많은 서평자들은 이 책의 상징성과 출판이 가지는 의의에 천착하고 있고, 이것이 독자들을 유혹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은 '북한소설에서 보기 힘든 노골적 성애묘사'라거나 '벽초의 손자의 소설'이라거나 '남북한 문화교류적 가치'라는 등의 관점만으로 평가되어서는 크게 부족한 듯하다. 사실 그리 노골적이지도 계급적이지도 않고 나아가 이데올로기적
"현란한 비유와 우리말의 성찬을 곁들인 좋은 소설" 내용보기
미디어 서평을 비롯한 많은 서평자들은 이 책의 상징성과 출판이 가지는 의의에 천착하고 있고, 이것이 독자들을 유혹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은 '북한소설에서 보기 힘든 노골적 성애묘사'라거나 '벽초의 손자의 소설'이라거나 '남북한 문화교류적 가치'라는 등의 관점만으로 평가되어서는 크게 부족한 듯하다. 사실 그리 노골적이지도 계급적이지도 않고 나아가 이데올로기적이지도 않다. 바로 이 점이 이 글을 오롯이 문학적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해 준다. 다시말해, 모든 외형적 요소들을 배제하고라도 이 책은 문학적으로 보기 드문 깊이와 감동을 주는 책이다. 바라건대, 한국의 독자들에게 좀 더 진지하고 충실한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은 시종 현란한 비유적 묘사와 우리말 구사가 이어진다. 우리말사전이나 속담사전 없이는 도무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듯하지만, 그럼에도 실상 독자의 마음으로 능히 느낄 수 없는 부분은 또 없으니 이또한 오묘하다. 독서중에 문득 저자의 능수능란함이 그 할아버지를 뛰어넘는 듯도 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차제에 이 작품속에 녹아 있는 수많은 비유적 표현들과 단어들을 묶어 풀이한 자그마한 부록이라도 있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