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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입문서를 읽어볼려고 했는데, 마땅치가 않았다. 겨우 이 책을 찾았다. 제목을 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전기로 착각할수도 있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다. 의외로 그리스 철학이나 철학자만 다룬 쉬운 입문서가 별로 없는 것 같다. 물론, 논술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을 위해 당시의 고전을 짧게 요약한 책을 제외하고서 말이다. 왜 그럴까?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지나간 주요 영역마다 그 영역의 주요 개념을 짧게 설명하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개념 설명의 대부분을 아리스토텔레스의 원문 인용을 통해서 제시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직접 설명은 최대한 자제한다. 이 방법은 장점과 단점이 분명히 있다. 먼저 장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들의 원문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단점은 조금 더 많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사람은 제시된 원문을 이해하기도 무척 힘들다. 또, 인용문이 부분이다 보니 전체적인 그림을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마치 장님 코끼리 뒷다리 만지기 식이 되어 버린다. 위와 같은 장점과 단점은 이 책의 주요 독자층이 초급 독자인지 중급 독자인지 애매하게 만든다. 결국, 나같은 초급 아리스토텔레스 독자에게는 무척 어려웠다. 초급자에게는 뭔가 딱 정리한 내용이 필요한 데 이 책은 그렇지 못하다. 각 개념마다 설며을 하다가 만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내 지식이 짧아서이리라.
아쉬운 점이 또 있는데, 어려운 개념에 대해 역자의 주가 들어갔으면 좋겠다. 낯선 철학자나 신화에 대한 주는 있는데, 정작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모호한 개념에 대한 주가 없다. 어떤 개념이 내가 읽었던 책에 나왔던 개념과 같은 것 같기도 하고 다른 것 같기도 한데, 정확하게 같은지 다른지 확신이 안 서는 경우가 많았다.
번역서를 만날 때 마다 항상 딜레마에 빠진다. 읽기 쉬운 번역서는 과도한 직역을 했다는 의심을 같고, 읽기 어려운 번역서는 역자가 과연 제대로 알고 번역을 했을까 라는 의심이다. 어쩌다 독자의 책임은 빠져버렸는데, 저급한 독자의 책임도 있겠지. 이 책은 읽기는 쉬웠는데, 정작, 내가 읽은 게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참 대답하기가 어렵다. 독자의 책임이 크겠지. 참고 사진도 아쉬움이 있다. 원서에는 없는 그림을 넣은 것 같은데, 많은 그림이 꼭 넣지 않아도 되는 그림이거나 본문 이해에 도움이 안 되는 그림이 많았다.
쓰다보니 단점은 지적하게 된다. 글쎄, 뭐라 할 말이 없다. 결론은, 내가 아리스토텔레스 독자로서 부족하기도 하고, 이 책도 나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고, 뭐 그렇다. 총체적 난국이다. |